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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별 상영시간표

Manuel de Oliveira Retrospective 마누엘 드 올리베이라 회고전 2017.10.31(화) - 11.22(수)ㅣ11.28(화)-12.07(화)

[시네마테크] 마누엘 드 올리베이라 회고전

Manoel de Oliveira Retrospective

2017-10-31(화) ~ 2017-12-07(목)

2017.10.31.(화)~11.22.(수) / 11.28.(화)~12.7.(목)

(매주 월요일 상영 없음 / 부산독립영화제 기간 상영 없음)


시네마테크에서는 지난 2015년 106세를 일기로 영면한 포르투갈의 전설 마누엘 드 올리베이라 감독을 추모하는 자리를 마련합니다. 올리베이라의 영화적 도전은 멈출 줄을 몰랐고, 그 도전은 100세 이후 오히려 더욱 신선하고 새로워졌습니다. 이번 회고전에서는 그의 첫 장편 <아니키 보보>(1942)부터 마지막 장편 <게보와 그림자>(2012)까지 올리베이라의 풍성한 세계를 만나실 수 있습니다. 관객 여러분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

장소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
요금
일반 6,000원 / 유료회원, 경로, 청소년 4,000원
주최
(재)영화의전당
후원
Cinemateca Portuguesa - Museu do Cinema, IP
상영문의
051-780-6000(대표), 051-780-6080(영화관)

특별강연


강연: 영화평론가 김성욱

일정: 11/12(일) 15:00 <안젤리카의 이상한 경우> 상영 후


강연: 영화평론가 임재철

일정: 11/18(토) 15:30 <베닐드 혹은 성모> 상영 후


(+ 추가)

강연: 영화평론가 정성일

일정: 12/2(토) 18:30 <토킹 픽처> 상영 후




시네도슨트 영화해설


해설: 영화평론가 박인호


일정: 상영시간표 참고




Program Director's Comment


2년 전에 우리 곁을 떠난 포르투갈의 전설 마누엘 드 올리베이라 감독의 회고전을 마침내 열게 되었습니다. 이번 회고전은 그의 장편 극영화 31편을 모두 상영하는 국내 최초의 기획전입니다. 20세기 초인 1908년에 태어나 70세가 넘어서야 본격적인 필모그래피가 시작되었고, 2015년 107세로 영면하기 직전까지 단편, 다큐멘터리를 포함해 쉼 없이 맹렬한 영화 작업을 해온 영화사상 유례없는 인물입니다. 더 놀라운 것은 그가 평생을 통해 어떤 고정관념이나 사조에도 얽매이지 않고 영화적 표현 영역의 한계를 끊임없이 돌파해온 진정한 시네아스트라는 사실입니다. 


올리베이라의 첫 작품은 1931년에 만든 무성 다큐멘터리 <도우루 강에서의 노동>이었고, 첫 장편 극영화는 1942년에 만든 <아니키 보보>였으며, 마지막 작품은 107세의 나이로 영면 직전인 2015년에 만든 단편 다큐멘터리 <힘의 한 세기>입니다. 이것은 그의 영화 이력이 무성영화부터 토키에까지, 그리고 고전기에서 모던 시네마의 시대를 거쳐 21세기 디지털 시대까지 포괄한다는 뜻입니다. 말하자면 올리베이라는 85년에 걸친 사적인 영화 인생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영화사가 되는 전무후무한 인물이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는 평생 동안 특정 장르나 유행, 사조와 운동에 구애된 적이 없습니다. 더 중요하게는 그에게 영화는 대중문화와는 무관한 그저 하나의 예술이었습니다. 포르투갈이라는 세계영화계의 변방이라는 그의 활동 장소가 오히려 영화를 매스커뮤니케이션이 아니라 오직 하나의 예술적 표현양식으로만 대할 수 있는 환경이 되어 주었을 것입니다. 중심을 동경하는 변방이 아니라 중심의 중력으로부터 자유로운 변방. 이것은 지난해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에서 열린 ‘포르투갈의 거장 3인전’에서 소개된 주앙 세자르 몬테이로, 안토니우 레이스, 페드로 코스타의 작품들이 우리에게 알려준 바, 포르투갈 영화의 정신적 전통이라고 부를 만한 것입니다. 


올리베이라의 영화 세계를 정의할 한 가지 단어는 없지만 잠정적으로 ‘경계의 영화’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의 영화들은 다큐멘터리와 픽션의 경계뿐만 아니라 문학, 연극 등 비영화와 영화의 경계도 종종 횡단합니다. 그의 영화들은 경계를 가로지르지만 융합을 지향하진 않습니다. 오히려 각각의 예술 분야가 지닌 고유한 역량을 한 편의 영화 안에서 고스란히 드러내려 합니다. 그의 영화는 때로 기꺼이 아름다운 문학을 읽거나 거의 대사로만 진행되고(<봄의 제전> <토킹 픽처> 등), 때로 기꺼이 프레임을 하나의 연극 무대로 드러냅니다(<프란시스카> <비단 구두> <나의 경우> 등). 올리베이라에게 영화는 배타적 애호의 대상이거나 우월한 예술 분야라기보다 서구의 미학적 자산이 서로 대화하고 각축하고 합주한다는 의미에서 특별한 예술인 것입니다. 그의 대부분의 극영화가 다큐멘털리스트의 시선으로 서사 경계를 넘어 장소와 인물의 질감과 표정과 기운을 기록하고 있음은 말할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올리베이라 영화의 형식적 파격성은 단순히 양식 실험으로 받아들여서는 곤란합니다. 서구 문명에 대한 근심, 아름다움의 추구, 사라진 것들에 대한 향수 등 그의 영화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주제는 올리베이라가 근본적으로 고전적 예술가임을 방증합니다. 다시 말해 올리베이라의 파격적이고 도발적이며 풍성한 필모그래피는, 영화애호가들의 관심사이거나 영화사의 한 장이기를 넘어, 시대를 번민하고 미를 사랑한 한 20세기 예술가의 기나긴 고민과 분투와 성취가 담긴 장대한 기록이기도 한 것입니다. 



이번 회고전에서 ‘영화의 현자’라 불리며 누구도 그의 자리를 대신할 수 없었던 위대한 감독의 발자취를 만나시길 빕니다.



영화의전당 프로그램디렉터   허 문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