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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별 상영시간표

DURERAUM SUMMER SPECIAL 2017 서머 스페셜 2017 2017.08.03목 ~ 08.31목

[시네마테크] 서머 스페셜 2017

Dureraum Summer Special 2017

2017-08-03(목) ~ 2017-08-31(목)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에서는 한여름의 더위에 지친 심신을 달랠 아주 특별한 휴가를 떠납니다.

이번 ’서머 스페셜 2017’에서는 흥미로운 여정을 담은 로드 무비들을 만나는 ‘길 위에서’,

금기와 흥겨운 유희를 벌이는 베르트랑 블리에의 세계를 만나는 ‘베르트랑 블리에의 이상한 나라’,

중세 시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들을 모은 ‘중세로의 여행’까지

세 가지 주제로 엮은 다채로운 영화들을 선보입니다.

시네마테크에서의 풍성한 여름 영화 축제를 함께 즐기시길 바랍니다.

장소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
요금
일반 6,000원 / 유료회원, 경로, 청소년 4,000원
주최
(재)영화의전당
상영문의
051-780-6000(대표), 051-780-6080(영화관)

시네도슨트 영화해설

해설: 영화평론가 박인호

일정: 상영시간표 참고





Program Director's Comment


영화는 여행을 직접 다루고 있지 않을 때에도 종종 여행처럼 느껴집니다. 먼 땅을 배경으로 이국인들이 등장하는 영화들이야 말할 것도 없겠지만, 좋은 영화라면 익숙한 시공간조차 낯설게 만들고 평범한 사람들로부터 특별한 표정과 몸짓을 이끌어내 우리를 비일상적인, 때로는 신비롭고 충격적인 세계로 인도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한 편의 좋은 영화는 언제나 아직 탐험되지 않은 미지의 땅입니다. 


끝날 것 같지 않은 기나긴 여름의 마지막 고비에서,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가 또 다른 여름여행을 제안합니다. 세 섹션으로 이뤄진 올해의 ‘서머 스페셜’은 영화 관람이 동반하는 여행의 감각을 더 깊고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영화들로 준비되었습니다. 


‘길 위에서’라는 제목을 단 첫 번째 섹션은 수작 로드 무비들로 이뤄져 있습니다. 로드 무비는 여정이 목적지에 이르는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가 영화의 육체이자 영혼인 영화입니다. 그런 점에서 어쩌면 모든 영화는 비유적인 의미에서 로드 무비라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로드 무비의 왕이라 불리는 빔 벤더스의 최고작 가운데 하나인 <시간의 흐름 속에서>를 비롯해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의 <여행자>, 테오 앙겔로풀로스의 <안개 속의 풍경>, 짐 자무시의 <천국보다 낯선>, 데이비드 린치의 <광란의 사랑> 등 기라성 같은 거장의 걸작들이 여기에 소개됩니다. 국내에 개봉되지 않은 알렉산더 페인의 가슴 저리는 수작 <네브래스카>, 미국영화의 진정한 아웃사이더인 몬티 헬만의 아름다운 걸작 <자유의 이차선>도 놓치지 마시기 바랍니다. 


두 번째 섹션은 괴짜 프랑스 감독 베르트랑 블리에의 작품을 모았습니다. 베르트랑 블리에는 발표하는 작품마다 논란과 화제를 불러일으킨, 프랑스영화계의 불량배라 불릴 만한 특별한 감독입니다. 블리에는 프랑스 특유의 교양주의와는 완전히 담을 쌓은 채, 도발적인 성 묘사와 예측불허의 유머, 파격적인 캐릭터와 일탈적인 서사로 보는 이를 놀라게 합니다. 하지만 그의 영화는 결코 난해한 형식 실험에 빠져들지 않으며, 어처구니없는 소동을 경유해 완전한 자유와 사랑을 향해 나아가는 낭만주의자의 여정이라 부를 수 있습니다. 감독에게 명성과 악명을 함께 가져다 준 화제작 <고환>을 비롯해, 박찬욱 감독이 가장 사랑하는 영화 중 한 편으로 꼽은 <손수건을 준비하세요>, 그리고 그의 최고작으로 불리는 <차가운 찬장> 등 블리에의 대표작 8편이 소개됩니다. 


세 번째 섹션은 ‘중세로의 여행’입니다. 유럽의 중세는 가혹한 종교적 억압의 시대였지만 동시에 경건함과 명상의 시대였고, 또한 그 내부에 들끓는 정념과 광기를 감춘 도착적 시대이기도 했습니다. 이 섹션에서 만나게 될 영화들은 중세의 우아함과 그 도착성을 동시에 보여줍니다. <갈루아인 페르스발>의 에릭 로메르, <베아트리체의 수난>의 베르트랑 타베르니에, <맥베스의 비극>의 로만 폴란스키, <리처드 3세>의 로렌스 올리비에, <사계절의 사나이>의 프레드 진네만 등 당대의 거장들이 중세에 매혹된 것은 그것의 모순된 양면 때문일 것입니다. 거대하고 아름다운 성과 숨 막힐 듯 압도적인 성당, 그리고 언제 끝날지 모를 어둠 속에서 욕망과 자유의지가 몸부림치는 특별한 시공간으로 이들이 안내합니다.   


목적지를 잊어버린 여행이 아마도 좋은 여행일 것입니다. 시네마테크의 여름여행이 그런 여행이 되기를 빕니다.



영화의전당 프로그램디렉터   허 문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