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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성영화에서 유성영화로 옮아가던 시기의 할리우드. 모뉴멘털 영화사의 스타 돈은 여배우 리나와 함께 승승장구한다. 라이벌 영화사에서 유성영화를 흥행시키자 모뉴멘털에서도 유성영화를 만들려 하지만, 리나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문제다. 제작자는 파티에서 소동을 벌였던 캐시의 아름다운 목소리를 더빙해 넣으려 한다. 한편, 우연한 만남에서 시작해 작업을 함께하던 돈과 캐시 사이에 사랑이 싹튼다. 유성영화로의 전환기를 헤쳐나갔던 배우들의 몰락과 적응 과정을 경쾌하게 그린 뮤지컬영화의 걸작.

  
  

  ⓒPark Circus(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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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탠리 도넌(Stanley Donen)
  진 켈리와 함께 만든 대표적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 Singin’ in the Rain>(1952)에서 보듯 스탠리 도넌 감독을 할리우드 시스템과 배우 진 켈리와 따로 떼어놓고 이야기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시각적인 연출을 해내는 도넌의 재능은 놀라운 것이지만 확실히 그는 진 켈리와 같은 낭만주의적 캐릭터를 필요로 했다.그러나 도넌이 춤의 세계에 무지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그의 출발점은 MGM사의 안무가 중 하나였으며 <커버 걸 Cover Girl>(1944)을 비롯한 여러 뮤지컬의 안무를 담당했다. 그러나 데뷔작인 <온 더 타운 On the Town>(1949)은 다른 뮤지컬들과는 좀 달랐다. 진 켈리와 함께 만든 이 작품은 극본가인 아돌프 그린과 베트 캄든, 촬영감독인 해럴드 로센의 도움으로 가장 뛰어난 뮤지컬이 되었다. 물론 흥행에도 대성공이었다. 끊임없이 움직이는 6명의 주연 배우와 생동감 있는 화면이 영화를 빛나게 하였다. 춤과 음악에 의존하는 기존 작품들과 달리 틀에 박힌 노래와 탭 댄스를 배제하고 일정한 내러티브를 지닌 뮤지컬의 표본이 되었다. 또한 확실한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꼭대기에서 춤을 추는 장면을 독창적으로 삽입하였다.한동안은 진 켈리와 결별하고 <황제의 결혼 Royal Wedding>(1951)이라는 작품을 만들기도 하였지만, 다시 진 켈리와 힘을 합해 <사랑은 비를 타고>를 완성한다. 이후 수많은 영화들이 아낌없이 패러디한 빗속에서 춤을 추는 명장면은 오랫동안 인구에 회자되었다. 그러나 이 영화를 통해 도넌은 할리우드 시스템의 이면을 비판하고 있었다.50년대는 그의 전성기이기도 한데 이어 또하나의 히트작인 <7인의 신부 Seven Brides for Seven Brothers>(1954) <화니 페이스 Funny Face> (1957)를 선보인다. 미국의 작가주의자 비평가인 앤드루 새리스는 도넌을 ‘신비적 표현파’ 감독으로 분류한다. 낡은 장르 때문에 찬양받지 못하는 감독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들은 대개 진지함이나 우아함에 의해 보상된다. 새리스의 분류가 적절하지 못하더라도 그에 대한 평가는 귀기울일 만하다.여하튼 50년대 중반 이후 할리우드 뮤지컬은 사양길에 접어든다. 그것은 뮤지컬을 만들던 쟁쟁한 멤버들이 극영화로 옮겨가거나 은퇴하던 시기이기도 했다. 도넌은 전자에 속했다. 70년대에는 주로 사회성 짙은 코미디를 만들었다. 물론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지는 못했지만 말이다.

  

  진 켈리(Gene Kelly)
  사랑의 기쁨에 도취하여 억수 같은 비를 맞으며 우산을 휘둘러대는 <사랑은 비를 타고>의 진 켈리의 춤은 그의 활기찬 남성미와 함께 영원히 기억될 하나의 영화 이미지로 각인돼 있다. 감독으로서뿐만 아니라 40, 50년대 MGM 스튜디오의 황금기 뮤지컬의 영웅이자 안무가, 뛰어난 춤꾼으로서의 진 켈리는 영화산업에서 다른 어떤 감독들보다 다재다능하고 인상적인 성취를 이룩했다.켈리는 원래 피츠버그주립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마침 불어닥친 불황으로 인하여 주유소 점원, 땅파기 같은 막일을 전전하며 댄스 교사로도 일했으나 1938년 브로드웨이 뮤지컬 합창단의 일원으로 마침내 1940년 <팔 조이 Pal Joey>에서 주요 배역을 맡아 브로드웨이 무대에 데뷔한다. 그후 여러 브로드웨이 히트작의 안무를 맡은 후 주디 갤런드와 나란히 주연한 <나와 여자친구를 위해 For Me & My Gal>(1942)로 할리우드에서도 쾌조의 스타트를 끊는다. 1945년 (1945)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의 물망에 올랐으며 이후 스탠리 도넌과 공동감독한 세편의 뮤지컬 <춤추는 대뉴욕 On the Town> (1949) <사랑은 비를 타고 Singing in the Rain>(1952) <언제나 푸른 하늘 It’s Always Fair Weather>(1955)로 그는 명실공히 1950년대 MGM 뮤지컬의 페르소나가 된다.이것은 MGM 뮤지컬 장르의 아이콘이 프레드 아스테어에서 진 켈리로 넘어갔다는 것을 의미한다. 허스키하면서도 부드럽게 넘어가는 노랫소리와 쾌활하고 소박한 성격이 어우러진 그의 연기 스타일은 아스테어가 보여주는 춤에 비해 우아하고 섬세한 맛은 떨어졌으나 남성적이고 힘찬 안무 스타일의 혁신은 그를 1950년대 가장 미국적인 뮤지컬 스타로 자리매김하기에 이른다. <춤추는 대뉴욕>의 경우 동적인 연출과 켈리의 활기찬 안무 덕택에 뉴욕은 하나의 유토피아처럼 보이고, <사랑은 비를 타고>는 무성시대에서 토키시대로 넘어가는 시기의 할리우드의 혼란을 경쾌한 어조로 풍자한 뮤지컬 사상 최고의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1951년에 빈센트 미넬리가 <파리의 아메리카인 An American in Paris>에서 조지 거슈윈의 동명의 곡에 맞추어 추는 켈리의 17분간의 클라이맥스 춤은 뮤지컬에서 대중 예술과 엘리트 예술의 결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명장면으로, 음악적으로나 시각적으로 그의 경력에서 하나의 정점을 이루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 작품으로 그해 아카데미 특별상을 받았다.그러나 춤과 노래를 뺀 연기자로서의 진 켈리의 경력은 그리 순탄치만은 않았다. 처음으로 단독 감독을 맡은 작품 <무도회의 초대 Invitation to Dance>(1957)는 대사 없는 진솔하고 야심찬 뮤지컬로서 베를린영화제에서 그랑프리를 받았으나 흥행면에서나 예술적으로 그리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 1960년대 TV의 보급으로 MGM 뮤지컬이 사양길에 접어듦에 따라 그의 연기나 감독 경력도 점차 내리막으로 들어선다. 이후 그는 <신의 법정 Inherit the Wind>(1960) <3인의 특공대 Three the Hard Way>(1974) 등에서 다수의 조연급의 숙달된 연기를 보여주었으나 그의 춤과 안무가 보여준 반짝이는 영감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이었다.그의 영화사에서의 업적을 기려 1985년 미국 영화협회에서는 평생공로상을, 1994년 클린턴 대통령은 국가유공훈장을 수여했으며, 1996년 2월 뇌출혈 합병증으로 캘리포니아 베벌리힐스 자택에서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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