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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은 외떨어진 저택으로 사진작가의 조수 자리에 면접을 보러 간다. 까다롭고 별난 사진작가 스테판은 19세기에 발명된 ‘다게로타입(은판사진술)’이라는 촬영방식을 고집한다. 은판 위에다 인물을 찍는 방식으로, 스테판은 완벽한 사진을 위해 딸 마리가 쓰러질 때까지 똑같은 자세를 유지하도록 한다. 지친 마리는 장과 사랑에 빠져 아버지를 떠나려 하고, 저택을 노리던 부동산업자는 장을 꾀어낸다. 비밀을 간직한 외딴 저택의 음습한 분위기 속에서 삶과 죽음의 경계는 모호해진다.

  
  

  ⓒ㈜안다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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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로사와 기요시(Kurosawa Kiyoshi)
  이제 일본을 대표하는 거장으로 자리잡은 구로사와 기요시는 공포, 액션, 코미디 등 다양한 장르의 V시네마를 연출하며 내공을 쌓았고 <큐어>를 통해 작가로서 인정받았다. 구로사와는 장르 영화를 만들면서도, 그 장르를 뛰어 넘어버린다. 초기작인 <지옥의 경비원>이나 <스위트 홈>은 비교적 장르의 문법에 충실하면서도 자신의 영역을 만들어냈지만, <큐어>와 <카이로>에서는 장르 자체를 재구성한다. 공포영화가 아니라, 구로사와 기요시 영화라고 말하는 것이 가장 잘 어울리는 지점까지 나아간 것이다. 구로사와의 영화는 장르를 인용하면서도, 그 장르를 일일이 뜯어내고 다시 세운다. 그리고 영상이 가진 근본적인 힘이 무엇인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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