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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문>이 드러내는 여러 차원의 우리 현실2023-08-11
<더 문> 스틸사진


<더 문>이 드러내는 여러 차원의 우리 현실

 

송영애 한국영화평론가협회


 

지난 82일 김용화 감독의 <더 문>이 개봉했다. 이로써 2021<승리호>(조성희), 2022<외계+1>(최동훈), 2023<정이>(연상호) 등에 이어 우주를 담아낸 또 한 편의 한국영화를 연달아 만나게 되었다.

 

810일까지 43만여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흥행을 기록하고 있지만, 한국 SF영화 계보에서 꽤 중요한 역할을 할 거라 예상한다. 그래서 사전 탐색 단계로 <더 문>을 통해 여러 차원으로 드러나는 우리의 현실 몇 가지를 찾아보려 한다.

 

<더 문> 포스터


 

SF영화의 현재성

 

아무도 모르는 미래를 배경으로 한 SF영화의 경우 더더욱 나름의 세계관 구축이 중요하다. 이에 따라 관객의 이해와 몰입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소위 팩트 체크 자체가 불가능한 미래의 일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관객에게 얼마나 그럴 듯하게 다시 말해 얼마나 현실적으로 느껴지는지가 중요하다.

 

사실 미래를 배경으로 하는 SF영화가 담아내는 미래는 사실 영화가 제작된 현재와 다르지 않다. 현재를 바탕으로 한 예상 혹은 상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미래에는 현재의 바램이나 우려가 모두 담기기 마련이다.

 

게다가 <더 문>2029년을 배경으로 해 더더욱 현실적이다. 꽤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해, 관객 모두가 더더욱 현재처럼 느끼게 된다. <승리호>가 담아낸 2092년이나 <정이>가 담아낸 2194년보다, <더 문>2029년은 훨씬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그래서 조금만 그 세계관의 현실성이 약해도 비판받기 쉬워진다.

 

기술력이라는 현실

 

일단 일차적으로 <더 문>을 통해 느끼게 되는 현실은 영화 외부에 위치한다. <더 문>에서 보여주는 우주, 우주선, , 달 뒷면, 유성우 등은 시청각적으로 전혀 어색하지 않다. 우리 기술력의 현실을 새삼 확인하게 된다. 이제 한국영화의 VFX 기술은 우리도 드디어!’ 식의 이슈가 아니다. 여러 영화와 드라마 등의 영상 콘텐츠를 통해 축적된 기술은 다양한 방식으로 진화되고 있고, 관객도 익숙해지고 있다.

 

알고 보면, 과학적 오류일지 모르나, 그걸 찾아내는 것은 전문가의 영역이고, 다큐멘터리 영화의 영역이다. SF 극영화 <더문>을 보면서 눈으로 보는 것들을 의심하게 되지는 않는다. 매우 그럴듯하고, 현실적인 달 탐사 과정이 펼쳐진다. 영화적 기술력은 <더 문>의 시청각적 현실성을 강화한다.

 

2021, 2022, 2023년으로 이어지는 누리호 발사 현장을 목격한 관객이라면 더욱 실감 날 수 있다. 2029년 정도라면 달에 갈 수 있을 것도 같다.

 

<더 문> 포스터


2등이라는 현실?

 

<더 문>에는 현재 우리 사회의 또 다른 현실도 담겼다. ‘우리도 잘할 수 있다!’는 바람이 담겼는데, 여기서 이라는 것이 성과 중심적으로 결정되는 것 같다. 그것도 이왕이면 세계 속 경쟁에서 이기길 바란다.

 

영화 마지막에 우주 진출에서는 국가 간 경쟁을 하지 말자는 인류애’, ‘지구애적인 발언들이 무더기로 등장하지만, 미국에 이어 2번째로 달에 간 우리라는 점이 매우 강조된다. 현실을 반영한 부분이겠으나, 결국 위험에 처한 2등 한국은 1등 미국의 도움 없이는 귀환할 수 없다.

 

우리 독자 기술로 달에 갔지만, 선진국과의 비교 속에서 우리의 위치를 확인하는 건데, 이런 사고방식은 현재 우리 주변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현실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내 취향에 맞으니 좋은 노래, 영화라고 판단하지만, 선진국 차트나 영화제에서 성과를 얻으면 더 좋게 느껴지는 그런 자랑스러움다른 차원으로 자신감 없음말이다.

 

<더 문>은 미래라는 게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현재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여러 현실을 담아내고 있다. 매우 익숙한 정형화된 인물도 만날 수 있다. 그래서 누군가는 매우 쉽고 편안하게, 누군가는 조금 불편하게 볼 수 있다. 단순한 정답은 없지만, SF영화에 담아내느 세계관, 현실성에 대한 여러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그래도 영화관에서 다녀오는 달 탐사는 매우 그럴듯하다. 2023년 현실에서 즐길 수 있는 2029년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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