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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별 상영시간표

알랭 기로디 특별전|ALAIN GUIRAUDIE RETROSPECTIVE 2017.9.22.(금) ~ 10.4(수) 매주 월요일 상영 없음

[시네마테크] 알랭 기로디 특별전

Alain Guiraudie Retrospective

2017-09-22(금) ~ 2017-10-04(수)


장소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
요금
일반 6,000원 / 유료회원, 경로, 청소년 4,000원
주최
(재)영화의전당
상영문의
051-780-6000(대표), 051-780-6080(영화관)

이송희일 감독과의 대담


게스트_ 영화감독 이송희일 (대표작: 동백꽃(2004), 후회하지 않아(2006), 남쪽으로 간다(2012), 야간비행(2014), 미행(2016) 등)

사회_ 영화의전당 프로그램디렉터 허문영

일정_ 9.29.(금) 19:00 <스테잉 버티컬> 상영 후




시네도슨트 영화해설


해설: 영화평론가 박인호

일정: 상영시간표 참고




Program Director's Comment


프랑스 영화에 대해 어떤 이미지를 갖고 계신지요. 한때 한국에선 프랑스 영화가 감성적이고 멜랑콜릭한 영화의 대명사로 받아들여지던 때가 있었습니다. <나의 청춘 마리안느>(1955, 줄리앙 뒤비비에), <안개 낀 부두>(1938, 마르셀 카르네), <시벨의 일요일>(1962, 세르주 부르기뇽) 등 감상적이거나 탐미적인 일부 프랑스 영화들이 한국 관객들을 매혹시켰던 기억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프랑스 영화계는 1920년대부터 인상주의, 초현실주의, 아방가르드, 시적 리얼리즘 등의 각종 사조가 출몰하고 경합하며 어느 문화권보다 강력한 지적 영화의 전통이 깊이 뿌리내린 곳입니다. 영화계 백과전서파라 할 수 있는 누벨바그 세대가 전면에 등장한 1950년대 말부터 프랑스 영화의 지적 전통은 굳건한 것이 되었고, 이 경향은 많은 스타 비평가와 걸출한 영화학자들의 비평문화와 어우러지며 오늘까지 지속됩니다. 


하지만 오늘의 프랑스 영화들은 특유의 지적 전통이 오히려 일종의 규범처럼 작용하면서 영화적 창의력은 정체해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종종 갖게 합니다. 칸영화제의 단골이며 종종 상도 받아가는 자크 오디아르나 로랑 캉테의 영화를 보면 그런 생각이 들게 됩니다. 풍부한 교양과 발랄한 영화적 상상력을 결합해 영화미학의 첨단을 이끌었던 전 연대의 위대한 시네아스트들의 진정한 후예들이 아직 눈에 잘 띄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아마도 알랭 기로디는 드문, 어쩌면 유일한 예외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많은 프랑스 감독들이 지적 이력을 가진 것과 달리 노동자 출신인 알랭 기로디의 영화에는 규범적인 요소를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계보를 짐작하기 힘든 그의 괴이한 영화는 거칠고 종잡을 수 없으며, 다른 한편으로 놀라운 활력과 싱싱한 육체성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특히 기로디가 게이로서의 성 정체성을 전면에 드러낸 최근작들인 <도주왕> <호수의 이방인> <스테잉 버티컬>은 다음 장면이 어떻게 진행될지 짐작조차 하기 힘든 탈관습적 서사의 결정판으로서, 보는 이에게 거의 해방감을 안겨줄 정도의 자유분방한 화술과 변칙적 스타일이 빛을 발합니다. 


기발하고 거칠고 때로 황당무계한 기로디의 영화에는 포르노에 가까운 외설적인 표현이 종종 등장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표면의 외설성이 아니라 스타일의 관능성입니다. 그런 점에서 기로디는 진정으로 관능주의자라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알랭 기로디가 누벨바그의 적자, 혹은 장 으스타슈의 진정한 후예라는 평판을 유심히 들을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알랭 기로디의 중편과 장편 전부를 만날 수 있습니다. 누구와도 같지 않은 이 창의적이고 희귀한 시네아스트의 낯선 세계와 즐겁게 만나시길 빕니다.




영화의전당 프로그램디렉터   허 문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