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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언덕> 포스터, 조금은 부끄럽고 어쩐지 소중한 나만 아는 마음에게, 2023년 7월 12일 개봉

비밀의 언덕

GV11 The Hill of Secrets
프로그램명
7월 한국독립영화 프로그램
상영일자
2023-07-17(월) ~ 2023-08-31(목)
상영관
인디+
작품정보
122min | D-Cinema | color | 한국 | 2022 |
관람료
일반 8,000원 / 청소년 7,000원
감독
이지은(LEE Jieun)
배우
문승아, 임선우, 장선, 강길우, 장재희
배급사
(주)엣나인필름
  • 가족은 무엇일까요?

    저에게 가족은 물음표에요


    모두에게 사랑받고 싶은

    감수성이 풍부하고 예민한 5학년 소녀 ‘명은’이

    글쓰기 대회에 나가 숨기고 싶었던 진실과 마주하는,

    그 시절 나만 아는 이 여름 우리가 꺼내 보는

    비밀스러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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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가 주목한 화제작


    제72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초청! 전주, 무주, 평창 국내 유수 영화제 수상!

    전 세계가 먼저 반한 화제작! 반드시 주목해야 할 올해의 독립영화!


    7월 12일(수) 개봉하는 영화 <비밀의 언덕>은 모두에게 사랑받고 싶은 감수성이 풍부하고 예민한 5학년 소녀 ‘명은’이 글쓰기 대회에 나가 숨기고 싶었던 진실과 마주하는, 그 시절 나만 아는 이 여름 우리가 꺼내보는 비밀스러운 이야기.


    일찌감치 “다정하고 사려 깊은 영화”라는 평과 함께 제72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제너레이션 Kplus 경쟁 부문 초청되어 현지 언론으로부터 “보석 같은 데뷔작”(critic.de), “촘촘하고 강렬하며 흥미로운 영화”(thereviewshub) 등의 극찬과 함께 뜨거운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화제작이다. 제10회 캐나다한국영화제에서 ‘경계를 넘어 매혹적인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예술적 언어의 작품에 주는 상’인 구름상(관객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더한 <비밀의 언덕>은 이외에도 제19회 홍콩아시안영화제 ‘뉴탤런트상’ 후보에 오르고 제49회 시애틀국제영화제, 제23회 샌디에이고아시안영화제, 제62회 즐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 제9회 키즈키노국제어린이영화제, 제17회 런던한국영화제, 제17회 파리한국영화제, 제15회 헝가리한국영화제, 제11회 프랑크푸르트한국영화제에 연이어 초청되며 영화 팬들의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뿐만 아니라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부문에 올라 “사춘기 소녀의 시선을 통해 가족의 의미를 돌아보게 하는 <비밀의 언덕>은 입체적인 캐릭터와 섬세한 연출이 특히 돋보인다. 우리 각자가 가진 비밀의 언덕을 떠올려 보면 좋겠다.”는 심사평을 얻으며 CGV아트하우스 창작지원상을 수상해 올해 반드시 주목해야 할 또 한 편의 놀라운 독립영화 탄생을 알렸다. 또한 제10회 무주산골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되어 나봄상(감독상)과 무주관객상을 수상했으며, 제4회 평창국제평화영화제 국제장편경쟁 부문에서도 심사위원상을 수상하는 등 연이은 수상 소식을 전하며 탄탄한 완성도를 입증했다.


    “휴대폰이 없던 시절의 아날로그적 감수성과 더불어 성장과 함께 찾아오는 정체성의 문제와 연결된 가족의 의미를 세심하게 고찰하고 있는 작품”(아시아엔), “비밀과 거짓말 그리고 성장통. ‘명은’이 스스로 성장통을 감내하는 여정을 사려 깊게 바라본다. 명은을 어리다는 편견에 가두지 않는 태도 또한 이 영화가 지닌 미덕이다.”(씨네21) 등의 언론 리뷰는 올여름, 우리 모두의 마음 깊숙한 곳에 숨겨진 조금은 부끄럽지만 어쩐지 소중한 ‘비밀의 언덕’에 다시금 오르게 만들 영화 <비밀의 언덕>을 더욱 기다리게 만든다.



    우리가 기다린 이야기


    “성장통을 겪는다는 건 언덕을 오르는 것” 이지은 감독의 따스한 장편 데뷔작!

    “새로운 10대 여성 캐릭터를 향한 욕망”! ‘명은’이었던 모두를 사로잡을 배우 문승아!


    다수의 단편 작업을 통해 실력을 쌓아온 이지은 감독은 장편 데뷔작 <비밀의 언덕>. 이지은 감독은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성장통을 경험한다. 겉으로 드러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오직 자신만이 아는 비밀스러운 성장통도 있다. 성장통을 겪는다는 건 언덕을 오르는 것과 비슷한 일 같다.”며 영화를 통해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들을 그 시절 비밀스럽게 숨겨둔 각자의 비밀의 언덕으로 불러 모은다.


    “늘 새로운 10대 여성 캐릭터를 보고 싶었다. 주체적이고, 독립적이고, 발칙하고, 뜨거운 욕망 가진 그런 작은 인물이 머릿속에서 계속 맴돌았고 그런 이상이 투영된 캐릭터가 주인공 ‘명은’이다.”라는 이지은 감독은 ‘명은’이를 찾기 위한 4개월에 걸친 긴 오디션 끝에 문승아 배우를 캐스팅했다. 당시 ‘명은’이와 같은 5학년 학생이었던 문승아는 영화 대본이 아닌 자유 연기를 통해 이지은 감독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이지은 감독은 “’명은’을 즐겁게 탐구해 나갈 수 있는 친구를 찾는 것이 목표였다. 대화 내내 자신을 표현하는 모습에서 함께 소통해 나가는 과정이 즐겁겠다 확신했고, 편안한 연기에도 시선을 머물게 하는 놀라운 힘이 있는 배우였다.”며 문승아 배우를 향한 무한한 애정과 신뢰를 드러냈다. 홍의정 감독의 장편 데뷔작 <소리도 없이>(2020)에서 의도치 않게 유괴된 아이 역으로 몰입감 넘치는 연기를 선보이며 관객들을 매료시킨 문승아 배우. 이듬해 개봉한 <흩어진 밤>에서는 부모님의 이혼 후 남겨진 아이 역으로 평단의 유례없는 극찬을 얻어내며 제19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최초로 신설된 한국경쟁 부문 배우상을 최연소로 수상해 떡잎부터 남다른 괴물 신인의 탄생을 알렸다. 올해 제39회 선댄스영화제와 제73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초청작이자 제작•배급사 A24와 CJ ENM이 참여한 셀린 송 감독의 <전생> 개봉도 앞둔 그녀는 <비밀의 언덕> ‘명은’이로서 유년 시절을 지나오며 우리가 겪은 미묘하고 복잡한 감정들을 다시금 불러일으키며 언젠가 ‘명은’이었던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그립고 애틋한 그 시절로 돌아가게 하는, 내내 안아주고 싶은 영화.”, “내 마음속 올해의 대상을 주고 싶은 영화. 영화가 끝나는 순간 ‘명은’이었던 내가 선명히 떠올라 마음이 몽글몽글”, 모두 자신만의 언덕이 떠올라 그렇게 훌쩍이는 소리가 많았나 보다”, “마음에 묻어두었던 유년의 비밀들이 하나하나 떠오르는 고마운 영화”, “누구나 한 번쯤은 꼭 봐야 하는 작품. 올여름에 단 한 편의 영화를 본다면 <비밀의 언덕> 강력 추천” 등 실관람객들의 솔직하고 진심 어린 극찬은 우리가 기다린 이야기 <비밀의 언덕>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고조시킨다.



    모두가 공감할 캐스팅


    ‘명은’이가 좋아하는 담임 선생님부터 미워하는 엄마, 아빠까지!

    임선우, 장선, 강길우 배우의 빛나는 열연과 호흡! 1996년으로 초대하는 완벽한 조합!


    은남 초등학교 5학년 7반 ‘명은’이가 가장 좋아하는 담임 선생님 ‘애란’ 역은 임선우 배우가, 미워하는 엄마 ‘경희’ 역은 장선 배우가, 부끄러워하는 아빠 ‘성호’ 역은 강길우 배우가 연기해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묵직한 화두를 던지는 독립 영화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르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해 믿고 보는 탄탄한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임선우, 장선, 강길우 배우는 ‘미화되지 않고 장점과 단점 모두를 가진 리얼한 인간’의 모습을 갖춘 배우를 찾던 이지은 감독의 원픽 캐스팅이었다. 누군가의 담임 선생님, 엄마, 아빠 역할은 지금까지 무수히 등장했던 역할이기에 <비밀의 언덕> 속 인물들만의 차별화를 위해 캐스팅 전부터 많은 고민을 했던 이지은 감독은 인물들의 전형성을 비트는 상황과 대사들을 배치함으로써 캐릭터에 힘을 더했다. ‘명은’이가 동경하는 인물로 설정된 담임 선생님을 연기한 임선우 배우는 청순하고 차분한 분위기 이면에 숨겨진 의외성을 디테일하게 표현해내며 ‘명은’과의 티키타카를 완성했다. ‘명은’에게는 너무 큰 존재이지만 교장 선생님을 비롯한 베테랑 선생님들에게는 아직 사회 초년생인 ‘애란’이 보여주는 조금은 서툴지만 매사에 진심인 모습들은 관객들에게 아련한 초등하교 시절의 추억 소환은 물론 잔잔한 미소를 선물하며 깊은 인상을 남길 것이다. 낯선 마스크에 예측을 불허하는 생경한 연기들로 이지은 감독을 사로잡은 장선 배우는 시장에서 젓갈 장사를 하며 누구보다 강한 생활력으로 ‘명은’이네 집안을 이끌지만 ‘명은’이 기대하는 엄마의 모습은 아닌 ‘경희’로 분했다. 잘 알면서도 잘 알지 못하는 우리 모두의 엄마가 가진 얼굴을 생생하게 표현해낸 장선 배우표 엄마의 모습은 ‘명은’이와 같은 감정을 한 번쯤 느껴 봤을 관객들에게 더욱 특별한 잔상을 남길 것이다. 캐스팅 전부터 아빠에 관한 색다른 해석을 기대하게 했던 강길우 배우는 가족에 대한 사랑은 넘치지만 회사에 다니지 않고 노는 것을 좋아하는 아빠 ‘성호’로 분해 이야기의 분위기를 주도한다. 그 시대 아버지들이 했을 법한 말과 제스처들은 물론 헤어, 의상 등의 스타일까지 거침없이 소화해 낸 강길우 배우는 관객들에게 또 다른 재미와 볼거리를 제공할 것이다.


    모두의 기억 속에 살아 숨 쉬는 너무나도 익숙한 캐릭터에 자신만의 특별한 색을 더한 배우들의 호연이 빛나는 <비밀의 언덕>은 보는 것만으로 90년대 감성을 물씬 느끼게 하는 정교한 프로덕션, 레트로한 로케이션까지 더해져 극장을 찾은 관객들을 아련하고 애틋한 1996년도로 소환할 것이다.





    감독 이지은의 메모장


    # ‘아이’ 아닌, ‘여성’이자 ‘인간’으로, 새로운 10대 여성 캐릭터 ‘명은’을 탄생시키다!

    늘 새로운 10대 여성 캐릭터를 보고 싶다는 욕망을 가지고 있었다. 주체적이고, 독립적이고, 발칙하고, 뜨거운 욕망 가진 그런 작은 인물이 머릿속에서 계속 맴돌았다. ‘명은’은 나의 이상이 투영된 캐릭터이다. ‘명은’이라는 가공의 인물이 진짜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 나의 성격이나 습관, 자전적인 경험을 많이 가져왔다. 그러나 성인인 내가 10대의 시점으로 이야기를 쓰는 것에 대해서는 자칫하면 10대를 대상화할 수 있기 때문에 스스로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운이 좋게도 시나리오를 쓰던 시기에 초등학교에서 예술 강사를 하고 있어 저학년부터 고학년까지 많은 아이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이 경험을 통해 그간 미디어에서 학습되어 왔던 ‘아이다움’이나 ‘동심’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맑은 눈으로 10대를 볼 수 있었다. ‘명은’을 ‘아이’라는 프레임을 지운 한 ‘여성’으로, 아니 그보다 더 넓은 개념인 한 ‘인간’으로 담아보겠다는 야심이 생겼다. 그렇게 방향을 정한 순간 놀랍게도 상상할 수 있는 범위가 더 넓어졌다. ‘명은’뿐만 아니라 <비밀의 언덕>에 등장하는 모든 10대들을 보여주는 것에 있어도 이 원칙은 똑같이 적용되었다.



    # 미션 파서블, 함께 탐구해 나갈 수 있는 ‘명은’이를 반드시 찾고야 말 것이다!

    <비밀의 언덕>의 가장 큰 미션은 ‘명은’을 찾는 일이었다. 연출 노트 가장 앞 장에 [나는 ‘명 은’이를 반드시 찾고 말 것이다]라는 원대한 목표를 써 두었다. 주인공을 캐스팅하려 할 때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이 캐릭터를 즐겁게 탐구해 나갈 수 있는 배우를 찾는 것이었다. 나이 차이를 뛰어넘어 미지의 그녀와 내가 대화가 통하는지가 매우 중요했다. 4개월이라는 긴 시간 동안 연기 경험이 없는 이부터 인지도가 있는 배우까지 수많은 배우들을 만났다. 그중에 문승아 배우가 있었고 환한 미소를 지으며 오디션장을 들어오던 모습이 지금도 기억난다. 도도 하고 세련된 이미지와 달리 대화 내내 자신의 생각을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모습에서 이 배우와 소통해 나가는 과정이 즐겁겠다고 확신했고 이 배우와 함께 만들어 나갈 ‘명은’이 굉장히 궁금하고 기대됐다. 그렇다, 나는 마침내 명은이를 찾은 것이다! 문승아 배우가 캐스팅이 된 이후 촬영까지는 수개월의 시간이 남아있었고, 그 시간 동안 우린 정말 많이 만났다. 나는 문승아 배우가 촬영 현장에서 어떤 모습이라도 거리낌 없이 보여줄 수 있도록 충분한 신뢰 관계를 쌓고 싶었고 학교생활, 친구들, 좋아하는 가수, 취미 등등 목적 없는 수다들을 친구처럼 나누었다. 이때 촘촘히 쌓은 교감과 신뢰 덕분에 우리는 단단해진 관계로 촬영에 들어갈 수 있었고, 그 많은 수다들을 떨며 알게 된 문승아 배우의 취향, 습관, 매력들은 ‘명은’의 디테일을 더해주었다. 문승아 배우의 ‘명은’이 되기의 화룡점정은 바로 헤어 스타일이었다. 시나리오를 썼을 때부터 생각했던 ‘명은’이의 명확한 스타일이 있었는데, 그것은 어릴 적 동네 미용실에서 했을 법한 단발에 뽀글거리는 파마였다. 당시 문승아 배우는 탐스럽고 긴 생머리를 하고 있었기에 또 그 나이의 친구에게 외모는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짐작이 되기에 제안이 쉽지는 않았으나, 며칠 뒤 문승아 배우는 머리를 싹둑 자르고 파마까지 하고 나타났다. 세련되고 예쁜 파마여서 내심 아쉬웠지만 배우의 도전과 헌신에 고마워서 좋다고 말해줬는데 그녀가 나의 진짜 마음을 읽었는지 며칠 뒤 테스트 촬영 날에 더욱 빠글빠글 볶은 파마머리로 현장을 찾았다. 어찌 문승아 라는 배우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 미화되지 않은 리얼한 인물들과, 1996년도 속으로 점프하다!

    <비밀의 언덕>의 인물을 표현할 때 정한 또 다른 원칙은 ‘모든 인물은 장점과 단점을 모두 가지고 있을 것’이었다. 미화되지 않은 리얼한 인간을 그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데이터가 없어 오디션을 치렀던 10대 배우의 캐스팅에 비해 성인 배우의 캐스팅은 처음부터 원하는 바가 분명했다. 임선우, 강길우, 장선, 곽진무 배우는 나의 원픽 배우였고 이 배우들 외엔 다른 대안은 만들어 놓지 않았다. “나는 당신을 원해요!”라고 강하게 구애했고, 간절한 마음으로 답변을 기다렸다. 다행히 내가 선망했던 배우들은 모두 출연을 승낙해 주었다. 가장 신이 났던 건 지금 활발히 활동하는 젊은 배우들에게 1996년도의 인간상과 옷을 입힐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누군가의 선생님, 아빠, 엄마, 삼촌은 우리가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무수히 많이 봐왔던 역할이기에 어떻게 차별화를 줄까라는 측면에서 캐스팅 단계부터 많은 고민과 전략이 필요했다. ‘애란’ 역의 임선우 배우는 ‘명은’이 선망하는 담임선생님으로 ‘내가 명은이라면 누구를 동경할까?’ 라고 생각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올렸던 배우다. 임선우 배우의 청순하고 차분한 분위기 이면에 숨겨진 의외성들을 꺼내서 선생님이 주는 전형성을 비틀어 보고 싶었다. 그 시대에 있었을 법한 인물상을 고증하면서도 신선한 디테일들을 찾기 위한 임선우 배우의 의지도 굉장해서 우리는 의기투합해 치열하게 애란을 만들어 나갔다. 특히 ‘애란’과 ‘명은’이 호흡을 맞추는 씬에서는 두 배우의 티키타카가 엄청나 나는 숨죽여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명은’ 엄마인 ‘경희’ 역을 맡을 배우를 찾기 위해 여러 작품들을 찾아보던 중 장선 배우가 나온 전 작들을 보고 ‘이 배우다!’라고 생각했다. 굉장히 낯선 마스크에 매 작품마다 정형화되지 않은 생경한 연기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그렇기에 장선 배우가 연기할 날 것 냄새가 폴폴 풍기는 젊은 엄마가 몹시 궁금했는데, 모니터에 그녀의 얼굴이 가득 담겼을 때 나는 속으로 환호를 질렀다. 내가 알면서도, 알지 못하는 엄마라는 얼굴이 그 안에 모두 담겨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이 장선 배우가 해석한 유일무이한 엄마, ‘경희’였다. 강길우 배우를 ‘명은’ 아빠인 ‘성호’ 역에 캐스팅한 이유는 역설적이게도 아빠가 안 어울리는 배우 같아서였다. 강길우 배우라면 아빠를 다르게 해석하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신뢰와 기대감이 있었고 그가 시대극을 입는다면 어떨까 궁금하기도 했다. 촌스러운 줄무늬 옷을 입고, 허리춤에 열쇠들을 달랑달랑 달고 다니는 강길우 배우의 변신은 매우 낯설고도 반가웠는데, 특히 그 시대 아버지들이 했을 법한 말이 입에서 착착 감겨 나왔을 때 그 짜릿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진우’는 누가 뭐래도 ‘명은’에게만큼은 멋진 삼촌이자 언제든 내 편이 되어 줄 것 같은 소울메이트이다. 어린 시절을 떠올렸을 때 늘 나와 함께 시간을 보내주던 소중한 존재로 관객들로 하여금 그 시절로 돌아간 것 같은 향수를 느끼게 할 수 있는 무드를 가진 배우였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다. 그때 떠오른 사람이 곽진무 배우다. 시나리오를 읽은 곽진무 배우는 첫 통화에서 “’진우’는 시대적이면서도 영화적인 인물인 것 같다”라고 했는데 그 말대로 그는 ‘진우’라는 인물을 진짜 그 시대에 살았을 법한 리얼한 인물로 그려내는 동시에 근사한 인물로 완성시켜 줬다. 임선우 배우, 강길우 배우, 장선 배우, 곽진무 배우까지 탄탄한 연기력을 가진 젊은 배우들은 기꺼이 1996년도 속으로 뛰어들어 완벽하지 않아도 사랑스러운 어른의 모습으로 ‘명은’과의 섬세한 연기 호흡을 보여주었다.





    손녀로부터 온 편지


    은남초등학교 5학년 7반 이명은


    할머니, 저 손녀 명은이에요.

    할머니도 알고 계시죠?

    선생님께 종종 할머니가 아프다고 거짓말을 한 사실 말이에요.

    거짓말을 할 때마다 할머니께 너무 죄송스러웠어요.

    하지만 할머니가 없어서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니에요.

    이 세상에 할머니라면 저를 용서해 주실 것 같아 할머니 핑계를 대었어요.

    정말 죄송해요.

    할머니, 가족은 무엇일까요?

    저에게 가족은 물음표에요.

    세상엔 수많은 가족의 보기들이 넘쳐나는데 우리 가족만 보기에 없는 것 같아요.

    .

    .

    .

    .

    .

    우리 엄마 아빠는 왜 나의 입장을 생각해 주지 않는 걸까요?

    전 아주 오래전부터 이렇게 묻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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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감독 이지은 사진

    이지은(LEE Jieun)
    비밀의 언덕(이지은, 2022), 산타클로스(이지은, 2019), 정리(이지은, 2018), I am(이지은,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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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밀의 언덕> 스틸1 <비밀의 언덕> 스틸2 <비밀의 언덕> 스틸3 <비밀의 언덕> 스틸4 <비밀의 언덕> 스틸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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