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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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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 사라지지 않는> 포스터, 국가가 은폐한 진실을 찾아 나선 시민 발굴단의 기록

206: 사라지지 않는

206: Unearthed
프로그램명
6월 한국독립영화 프로그램
상영일자
2023-06-21(수) ~ 2023-08-09(수)
상영관
인디+
작품정보
96min | D-Cinema | color | 한국 | 2022 |
관람료
일반 8,000원 / 청소년 7,000원
감독
허철녕(HEO Chulnyung)
배우
김장호, 박선주, 안경호, 홍수정
배급사
찬란 Challan Film
  • 90세를 넘긴 나이에도 불구하고 765,000kV의 거대한 송전탑과 맞서 싸운 

    김말해 할머니 투쟁의 시작은 한국전쟁이었다.

    한국전쟁 발발 전후 국가에 의해 은폐된, 민간인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무차별하게 학살당한 사건.

    김말해 할머니와 또 다른 김말해'들'은 이 사건으로 가족을 잃고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정확한 피해 규모도, 희생자 수도 알 수 없는 상황.


    한국전쟁 정전 7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그들의 시간은 멈춰있다.

    그리고 국가 차원의 유해 발굴을 주도하던 진실화해위원회가 해체되자,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공동조사단을 꾸려 그들을 찾아 나선다.


     "직업도, 배경도 다른 우리의 공통된 목표는 오직 하나.

    인간을 구성하는 206개의 뼈를 가족의 품으로 돌려주는 것입니다" 


    국가가 은폐한 진실을 찾아 나선 시민 발굴단의 기록

    <206: 사라지지 않는>


    --------------------------------------


    THE FIRST TRUTH


    제주4.3사건, 5.18민주화운동

    그리고 국가가 은폐한 또 하나의 사건!

    '한국전쟁기 민간인 학살 사건'의 진실을 찾아 나서다!


    한국전쟁 당시, 전쟁이 아닌 무차별한 '학살'로 인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수많은 민간인이 목숨을 잃어야만 했다. 왜 죽어야만 했는지, 누가 어디에서 어떻게 희생되었는지 작은 기록조차 남아 있지 않은 상황이기에 유가족은 7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영문도 모른 채 집으로 돌아오지 않는 아버지, 어머니, 형제, 자매를 기다리고 있다. 이러한 '한국전쟁기 민간인 학살 사건'을 다룬 영화 <206: 사라지지 않는>은 희생된 유해들을 자발적으로 찾아 나선 시민 발굴단의 모습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다.


    민간인 학살은 한국전쟁 이전, 일제로부터 독립한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45년, 일제 치하로부터 독립했지만 그 전부터 남과 북에 주둔해 있던 미국과 소련에 의한 분단 정부가 수립되며 이념 갈등이 시작되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분단 상태는 더욱 고착화되었고 이념의 갈등은 깊어져 1948년, 우리에게 잘 알려진 사건인 제주4.3사건이 발생한다. 1950년 6월, 이념 갈등은 한국전쟁으로 심화되었으며 국가 간의 싸움을 넘어 국가 내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학살이 한반도 전역에 자행되었다. 1960년 4.19 혁명 이후 민간인 학살 희생자 유족들의 노력으로 '양민학살사건 진상조사특별위원회'가 구성되어 학살 현장 실태조사에 돌입했지만, 1년 뒤인 1961년 5.16군사쿠데타로 군사정권이 들어서며 정부는 한국전쟁유족회를 이적단체로 규정하고 유해 발굴을 중단시켰다. 역사 아래 숨죽이고 있던 국민들의 분노는 1980년 5.18민주화운동과 1987년 6월민주항쟁 등으로 이어지게 되었고 마침내 2005년 제1기 진실화해위원회가 출범하게 된다. 40여 년 만에 민간인 학살 진상 조사와 유해 발굴이 시작되었지만 그마저도 5년 만에 해체되고 만다. 그렇게 2014년, ‘한국전쟁기 민간인학살 유해발굴 공동조사단’(이하 시민 발굴단)이 결성되었다. 시민 발굴단의 상당수는 제1기 진실화해위원회 전직 조사관 출신이었으며 대부분 위원회에서 일하던 시절, 진실 규명을 다 하지 못한 채 미완의 과제로 남겨두었던 '한국전쟁기 민간인 학살' 문제에 대한 책임감에서 비롯되기도 했다고. 여기에 유족들과 자원봉사자 등이 자발적으로 합류한 시민 발굴단은 2023년 현재까지도 유해발굴 진행을 하고 있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시기, 묵묵히 유해발굴을 이어간 그들의 노력으로 지난 2020년에는 제2기 진실화해위원회가 재출범하는 결실을 맺기도 했다. 2023년 올해에도 최소 8곳에 이르는 학살터 발굴을 앞두고 있는 등 활발한 작업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영화 <206: 사라지지 않는>은 국가 주도로 감춰진 역사를 다시금 재조명하는 시의적절한 영화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THE SECOND TRUTH


    작은 씨앗이 꽃을 피우기까지!

    발굴 전문가, 진실화해위원회 조사관, 대학생 등

    각계각층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결성된 '시민 발굴단'


    영화 <206: 사라지지 않는>을 더욱이 빛내고 있는 시민 발굴단은 유해발굴 전문가부터 대학생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결성되었다. 그들은 나이도, 사는 곳도 다 다르지만 '억울하게 희생된 유해를 찾는 것'이라는 공통된 목표가 있다.


    먼저 인류학자인 박선주 교수는 일본 홋카이도에 묻힌 한국인 징용 피해 유해발굴을 시작으로 국군 전사자, 안중근 의사, 태평양 전쟁에 이어 한국전쟁 민간인 희생자 유해발굴 등을 진행한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다. 대한민국에서 유해발굴 최고 전문가로 손꼽히는 만큼 그가 없이는 유해발굴 진행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봐도 될 정도다. 70세의 나이를 넘긴 그는 명예퇴직을 한 지금도 현장 발굴과 유해 감식 등 전 과정을 오가는 뜨거운 열정을 지니고 있어 시민 발굴단의 좋은 귀감이 되기도 한다. 안경호 발굴팀장은 4.9통일평화재단 사무국장을 지나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와 제1기 진실화해위원회의 조사관을 역임했다. 그가 지나온 길의 출발선엔 남다른 사연이 있다. 1990년대 초반, 친우 박태순 열사의 의문사 이후 공권력에 의문을 갖기 시작하며 역사에 자리하고 있는 수많은 의문의 죽음들을 외면하지 않겠다는 신념 하나로 이 자리까지 오게 되었다고. 국가 공권력에 의해 죽임을 당한 희생자는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며 다양한 활동을 이어온 그는 그간의 내공으로 유해발굴 현장을 진두지휘하는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안경호 발굴팀장과 제1기 진실화해위원회부터 오랜 동료로 지낸 홍수정 실장은 시민 발굴단의 살림꾼 역할을 하고 있다. 시민 발굴단 창단 시절부터 한 번도 유해 발굴 현장을 떠나본 적 없는 베테랑 실무자 중 한 명이지만 여러 현실적인 이유들로 시민 발굴단 결성을 가장 반대한 사람이기도 했다. 그러나 자발적인 시민 참여를 독려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면 과거 청산에 대한 필요성도 대중적으로 알릴 수 있겠다는 아이디어를 떠올리며 시민 발굴단 결성이 급추진되는 데 한몫하기도 했다. 제1기 진실화해위원회 당시 유해발굴 총괄팀장을 맡으며 앞선 동료들과 오랜 시간 함께한 노용석 교수는 교수로 임용되며 현장을 자주 찾지는 못하지만, 틈틈이 발굴현장에 찾아와 여러가지 도움을 주고 있다. 추모연대 임영순 사무처장은 과거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의 유일한 여성 조사관이었다. 현재는 발굴 현장 책임자 중 한 사람이며 꼼꼼한 성격 탓에 가끔은 발굴 속도가 느리다는 타박을 듣기도 하지만 70여 년 만에 세상의 빛을 본 유해들을 누구보다 온 정성을 다해 모신다. 한국전쟁기 민간인 학살로 아버지를 잃은 유족들도 팔을 걷어붙였다. 한국전쟁유족회 아산지회장 김장호와 부회장 김광욱 두 사람 모두 70세가 넘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발굴단원들과 유해 노출을 위해 동고동락한다. 여기에 노용석 교수의 제자인 자원봉사자 김나경과 김소현까지 합류해 2030세대의 뜨거운 열정을 불태운다. 특히 김소현은 유해발굴이 자신의 인생을 바꿨다며 현재의 관점으로 과거를 탐구하고 재해석하는 일과 관련된 전공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이처럼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모여 결성된 시민 발굴단은 학살 직후 불에 태워지고, 아무렇게나 버려져 누구의 것인지 분간할 수 없는 참담한 현장 속에 숨죽인 유해를 수습하며 이름을 붙여주기도 한다. 유해를 수습한 뒤 희생자의 넋을 기리는 약식 제례를 지내고 수습한 유해를 감식을 통해 가족의 품에 돌려주기까지, 유해 발굴의 시작과 끝을 함께 하는 시민 발굴단의 모습은 오직 영화 <206: 사라지지 않는>에서 확인할 수 있다. 



    THE THIRD TRUTH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비프메세나상 수상작!

    대한민국을 넘어 해외영화제까지 섭렵!

    <학교 가는 길> <말해의 사계절> 허철녕 감독의 남다른 진심!


    다큐멘터리 영화 <206: 사라지지 않는>을 연출한 허철녕 감독의 시선은 장편 데뷔작부터 남달랐다. 허철녕 감독의 외숙모인 옥화가 세상을 떠난지 4년, 그리고 남겨진 남편과 아들 둘. 옥화의 부재를 통해 가족의 삶을 재구성해 보여주는 다큐멘터리 영화 <옥화의 집>은 DMZ다큐멘터리영화제 한국경쟁 부문, 서울독립영화제 새로운 물결 부문에 올라 주목받았다. 이후 대한민국을 들끓게 만들었던 밀양 송전탑 투쟁을 남다른 시선으로 바라본 옴니버스 다큐멘터리 <밀양, 반가운 손님>은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서울인권영화제 등에서 상영하며 관객과 평단의 눈길을 사로잡기도 했다. <밀양, 반가운 손님>을 통해 허철녕 감독과 인연을 맺은, 밀양 송전탑 유일한 합의 거부자인 김말해 할머니의 성장 다큐멘터리 <말해의 사계절> 역시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앵글 경쟁부문, 서울독립영화제 장편 경쟁, 서울인권영화제에서도 상영을 하는 등 놀라운 행보를 이어갔다. 뿐만 아니라 특수학교 설립을 위한 어머니들의 뜨거운 외침을 담은 <학교 가는 길>을 비롯해 90년대 지존파 연쇄살인사건,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 붕괴사건까지, 전국민에게 트라우마로 남은 세 가지 사건을 통해 우리 사회의 현재에 대해 이야기하는 <논픽션 다이어리>에서 촬영팀으로 참여한 허철녕 감독의 내공은 <206: 사라지지 않는>을 통해 빛을 발할 예정이다. 


    영화 <206: 사라지지 않는>은 제주4.3사건, 5.18민주화운동과 함께 국가가 은폐하려 한 '한국전쟁 민간인 학살 사건'. 그 진실을 찾아 나선 시민 발굴단의 숭고한 여정에 대한 기록을 담은 영화.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한국과 아시아에서 만들어진 장편 다큐멘터리 영화 중 대상에게 수여되는 '비프메세나'상 수상을 하며 뜨거운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후 26회 인천인권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되기도 했으며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 러프컷 내비게이팅 선정, 제47회 서울독립영화제 페스티벌 초이스, 제19회 서울국제환경영화제 한국환경영화부문 등 국내 유수 영화제에서 초청 및 수상의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제13회 타이완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제44회 모스크바국제영화제 등 해외 영화제에서도 초청되는 등의 주목을 받았으며 이는 '한국전쟁기 민간인 학살' 그리고 '시민 발굴단의 숭고한 정신'이 비단 한국에서만 통하는 이야기가 아님을 증명하기도 했다. “이 영화를 통해 세상 밖으로 나온 수많은 영령들이 해원하여 사람들의 가슴 속에 영원히 기억되길 바라는 마음이다”라고 전한 허철녕 감독의 간절한 말처럼 그만의 장기인 따뜻한 시선은 오는 6월, 관객들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 PRODUCTION NOTE ]


    일제강점기부터 한국전쟁, 밀양 송전탑 투쟁까지!

    한국 현대사를 관통하는 故김말해 할머니의 뜨거웠던 삶!

    허철녕 감독의 인생을 뒤흔들다!


    <206: 사라지지 않는>을 기획하기 시작한 건 2017년 무렵이지만, 허철녕 감독은 2013년 김말해 할머니를 만난 순간부터 이 영화는 시작되었다고 이야기한다. 허철녕 감독은 밀양 송전탑 건설 반대 투쟁에 관한 뉴스가 1면을 장식할 때, 오랜 기간 투쟁한 밀양 주민들의 생애 구술사를 기록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다. 여러 감독들이 구술 영상 기록자로 참여하게 되었고, 각자 지역과 인물을 배정받았는데 그때 김말해 씨와의 인연이 시작된 것이다. 


    1928년생 김말해, 일제 해방부터 한국전쟁을 겪다. 그리고 돌아오지 않는 남편.

    감나무 밑둥 껍질을 닮은 거칠고 주름진 피부와 굽은 허리는 말해의 순탄치 않은 삶을 예상하게 한다. 말해는 1928년생으로 도곡마을에서 태어나 한평생 마을을 떠난 적이 없다. 사춘기에 접어들었을 무렵, 전쟁 물자를 생산할 인력을 구하기 위해 '보국대'라는 이름으로 강제징용이 이루어졌는데 결혼한 여성은 강제 차출에서 제외된다는 조건을 듣고 이른 나이에 남편과 혼인을 올리게 된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일본은 패망하고 곧이어 해방이 찾아오게 된다. 말해에게 해방부터 한국전쟁이 일어나기 전까지, 약 5년간의 시간이 삶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간으로 기억된다. 해방된 조국에서 새로운 세상을 꿈꾸던 남편과 두 아들을 낳고 평범한 삶을 이어가던 중, 한국전쟁이 발발한다. 이후 보도연맹원 교육이 있으니 시내로 집합하라는 경찰의 소집장을 받고 집을 나간 것이 남편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한국전쟁 이후, 지옥 같았던 말해의 삶.

    일자리 하나 없는 시골 산골짜기, 젊은 여성이 홀로 두 아이를 키우며 생계까지 책임져야 하는 현실은 결코 녹록치 않았다. 여기에 빨갱이 가족이라는 오명을 견뎌야 했던 불온한 시선들은 말해를 더욱 벼랑 끝으로 내몰았고 마을 뒷산 저수지에서 자살 시도까지 하고 만다. 마지막 순간, 울부짖으며 집에 가자는 어린 아들의 목소리에 물가로 올라와 목 놓아 울었던 그날을 말해는 결코 잊지 못한다. 말해는 남편의 시신을 보지 못했기에 죽음을 인정할 수 없었으며 먼 길 다녀온 남편이 시장해선 안된다는 마음 하나로 10년 동안 매 끼니 밥상에 남편의 밥과 수저를 놓았다.


    70년이 지나도 결코 희미해지지 않는 고통.

    말해는 경찰로부터 보도연맹원들이 학살당한 매장지를 발견했다는 소식을 접한다. 떨리는 마음으로 학살터로 향했고, 그의 앞에 펼쳐진 풍경은 어떤 말로도 형언할 수 없을 만큼 끔찍했다고 한다.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유해들이 부위별로 수북하게 쌓여 있었고, 일부 유해는 아직 수습되지 않은 상황. 말해는 정수리 부분에 대못이 박혀 흙뼈에 매달린 채로 허공을 응시하는 두개골을 본 뒤 현기증과 함께 공포를 느끼며 도망치듯 현장을 빠져나왔다. 그날 봤던 유해 매장지의 지옥도와 같은 풍경은 말해의 삶에 평생 트라우마로 남게 되었다.


    송전탑 투쟁에 관한 물음으로 시작한 인터뷰에서 한국전쟁 민간인 학살 이야기를 들을 거라고는 꿈에도 몰랐다는 허철녕 감독. 이 이야기를 듣고 난 뒤 경찰 공권력을 향한 말해의 뿌리 깊은 분노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고. 한 개인이자 여성에게 있어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답을 찾고자 <말해의 사계절>을 완성한 그는 '말해의 마음 가장 깊은 곳에 자리한 슬픔까지 닿았을까?'라는 회의가 떠났지 않았으며 말해의 모든 비극의 시작점이었던 한국전쟁 민간인 학살의 실체를 두 눈으로 직접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한국전쟁기 민간인 학살 유해 발굴 자원봉사자를 모집하는 공고를 보게 된 허철녕 감독은 발굴과 영상을 함께 기록하는 자원봉사자로 참여하게 되었고 발굴이 끝난 직후, 1년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본격적으로 학살터를 담게 되며 <206: 사라지지 않는>이 탄생하게 된다.



    발굴지 선정부터 유해 발굴, 감식, 안치까지, 유해 발굴에 관한 A to Z

    그리고 시민 발굴단이 마주한 가슴 아픈 순간들


    지표 조사를 시작으로 유해 발굴, 감식, 안치식까지의 과정

    제1기 진실화해위원회 당시 약 3년에 걸쳐 목격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지표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남한에만 최소 168곳의 유해 매장지가 존재한다는 걸 확인하게 되었고, 그중 당장 유해가 나올 수 있는 지역 50여곳을 선정한다. 시민 발굴단은 이 지표 조사를 기초로 발굴지를 선정하고 발굴을 시작한다. 본격적인 발굴에 들어가기 전, 실제로 유해가 있는지 없는지 미리 확인하기 위해 중장비를 이용한 시굴을 진행한다. 목격자들의 증언이 있긴 하지만 오랜 시간이 흘렀고, 지형도 변해 유해를 찾는 일은 쉽지 않다. 포크레인을 이용해 트렌치를 내면서 유해가 걸리면 발굴이 진행되고, 유해가 걸리지 않으면 그대로 발굴은 종료된다. 시굴 과정에서 한 번에 유해가 발견되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보통 3~4일에 걸쳐 열심히 파야지만 겨우 유해 한점이 드러날까 말까 한다. 유해의 존재가 확인되면 '땅을 연다'는 의미를 담은 개토제를 진행한다. 발굴단은 “영령들이시여, 70년의 어둠을 걷어내고 밝은 곳으로 모시겠습니다"라는 말을 하늘에 외치며 발굴을 시작한다. 그리고 호미와 대나무 칼 등을 이용해 조심스레 유해를 노출해 나간다. 지난한 발굴이 마무리되면 감식 과정이 이루어진다. 감식은 전적으로 박선주 교수의 몫이다. 감식을 통해 유해의 최소개체수부터 성별, 직업, 연령, 사망 원인, 기타 여러 특징들을 밝혀낸다. 간혹 발굴된 유해의 주변에 인감도장이나 이름이 적힌 벨트, 신발 등이 출토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엔 신원을 추적해 가족들을 모시고 DNA 감식을 의뢰하기도 한다. 감식까지 마무리되면 안치식을 진행한다. 안치식에는 천주교, 개신교, 불교, 세 종교가 각자 추도 의식을 가진 후 안치소로 옮긴다. 현재 한국전쟁 민간인 학살 유해를 공식적으로 안치하는 장소는 존재하지 않는다. '세종시 추모의 집'이라는 곳에 임시로 유해를 안치하고 있지만 모든 유해가 이곳에 있는 것은 아니다. 대학교 연구실, 임시 컨테이너, 박물관 등등 유해는 전국 여러 곳에 흩어져 있으며 제대로 된 관리를 받지 못하고 있다. 대전 산내 골령골 인근에 2025년 공식적으로 한국전쟁 민간인 희생자 유해를 모시는 위령 시설이 준공될 예정이다. 


    유해의 80% 이상이 여성, 12세 이하 어린아이의 유해 60구.

    감정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영화 속 마지막 현장 '설화산 매장지'

    3일간 설화산 인근을 열심히 팠지만 좀처럼 유해가 나오지 않았다. 낙담한 발굴단은 막걸리 한잔을 땅에 뿌리고 제발 나와달라는 기도를 올린 뒤 마지막으로 한 군데만 시굴하고, 현장을 철수하기로 결심한다. 그때 기적적으로 어린아이의 하악골(턱뼈)를 찾는데 성공했고, 모두 기쁨에 겨워 “찾았다!”를 외치는 순간, 하늘에서 하얀 눈이 떨어졌다고. 하지만 이곳은 시민 발굴단에게 감정적으로 가장 힘든 장소로 남았다. 유해의 80% 이상이 여성이었고, 12세 이하의 어린아이의 유해도 60구 가까이 나왔기 때문. 우리 몸에서 가장 부식되는 쉬운 뼈가 늑골이기에 대부분의 유해 발굴 현장에서 늑골이 발굴되는 경우는 찾기 힘들다. 그러나 설화산에서는 성인도 아닌 어린아이의 늑골이 다수 발견되었다. 처음엔 한겨울이어서 두꺼운 옷을 입었던 것이 늑골이 남을 수 있었던 요인으로 분석했지만, 조금 더 조사를 해보니 마지막 순간 어머니들이 필사적으로 아이들을 끌어 안고 죽음을 맞이 했기에 상대적으로 뼈가 더 잘 보존될 수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시민 발굴단은 평소보다 더욱 조심스럽고, 정성스럽게 그 뼈들을 수습했다. 


    후원금에 의존해야만 하는 열악한 발굴 현장

    일주일 정도 발굴이 진행되고 있던 때, 갑자기 여기까지만 진행한다며 파란 천으로 현장을 덮고 흙을 메웠던 적이 있다. 발굴에 드는 비용 전액을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낸 후원금으로 의존해 진행하다 비용이 떨어지면 유해를 미처 다 발굴하지 못해도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곤 한다. 더군다나 발굴된 유해는 오갈 곳이 없어 유족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마련한 임시 컨테이너에 보관하기도 했다. 제습하기가 어려워 24시간 에어컨을 켜놓는 컨테이너 속 유해들의 상태는 처참했다. 국가가 외면한 민간인 유해발굴의 현실과 한계를 눈으로 확인한 허철녕 감독은 이 안타까운 현실을 영화로 만들어 세상에 알려야겠다고 결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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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감독 허철녕 사진

    허철녕(HEO Chulnyung)
    2010년 <명소>를 공동연출 하였고, 2011년 연출한 <홍역괴물>은 인디다큐페스티발, 서울국제실험영화페스티발 등에서 상영되었고, 제1회 BCPF 대학생창작영상공모전 우수상을 수상했다. 2012년에 연출한 <옥화의 집>은 DMZ국제다큐영화제, 서울독립영화제 등에서 상영되었다. 2013년 정윤석 감독의 <논픽션 다이어리>의 촬영을 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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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6: 사라지지 않는> 스틸1 <206: 사라지지 않는> 스틸2 <206: 사라지지 않는> 스틸3 <206: 사라지지 않는> 스틸4 <206: 사라지지 않는> 스틸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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