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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후의 올가미 Meshes of the Afternoon

  마야 데렌, 알렉산더 햄미드/1943/미국/14'/15세/16mm

  마야 데렌은 체코 출신 영화제작자 남편의 도움을 받아 25세에 첫 작품의 연출과 연기를 맡았다. 춤과 시에서 영감을 받은 아이디어를 각본으로 옮겼던 그녀는 영화제작을 영화에 대한 매니페스토라고 생각했다. 또한, 카메라야 말로 시공간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는 최상의 예술 형태라고 믿었다. 스토리텔링에 시적인 시각적 접근 방식을 접목한 미국 초기 아방가르드 영화 예술인 중 한 명으로, “할리우드가 배우 립스틱에 쓰는 비용이면 영화 한 편은 만들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핍 초도르프)

   

  뭍에서 At Land

  마야 데렌/1944/미국/14‘/15세/16mm

  마야 데렌은 두 번째 작품 <뭍에서>도 직접 출연하여 꿈같은 현실 속을 헤매는 몽환적 캐릭터를 연기했다. 영화 예술에 대한 아이디어를 한층 더 펼쳐내기 위해 카메라의 가능성을 테스트했고, 이질적 공간을 몽타주 방식으로 연결하여 새롭게 시공간을 확장했다. 파도에 휩쓸려 해변으로 밀려온 한 여인이 화려한 연회장 테이블 위로 몸을 일으킨다. 그녀는 계속해서 모습을 바꾸는(세 명의 배우가 연기한) 한 남자와 길을 걷고, 카메라가 시간을 압축하자 모래 언덕 너머로 달아난다.(핍 초도르프)

   

  카메라를 위한 안무연구 Study in Choreography for Camera

  마야 데렌/1945/미국/4‘/15세/16mm

  마야 데렌은 영화와 안무의 교차점을 표현하기 위해 ‘시네댄스’라는 신조어를 만들었다. 필연적으로 몸의 형태나 크기, 움직임을 왜곡하는 카메라와 렌즈의 한계로 인해 춤을 객관적으로 촬영할 수 없음을 깨달은 그녀는 카메라로 춤을 기록할 수 있는 여러 방법을 탐구하기 시작했다. 이 작품에는 스톱 모션, 매치 컷 편집 방식, 카메라 속도 변화, 몸에 대한 초점 거리 효과, 커팅을 통한 점프 확장, 이 다섯 가지 실험이 담겨 있다. 무용수와 영화 감독의 협업으로 이뤄진 최초의 창의적 작품이다.(핍 초도르프)

   

  변형 시간의 의례 Ritual in Transfigured Time

  마야 데렌/1946/미국/14‘/15세/16mm

  영화와 무용의 경계를 지속적으로 탐구하던 마야 데렌은<변형시간의 의례>를 통해 자유롭게 내러티브를 넘나들게 된다. 이 작품은 실 감는 여인, 종교적 의식처럼 무리 속을 누비며 춤추는 사람들, 살아 움직이는 조각상 같은 상징적 인물과 이들의 몸짓, 관계를 중심으로 표현된다. 감독은 이야기의 상당 부분을 영화적 효과뿐 아니라 동작으로도 풀어냈다. 다중 노출, 점프 컷, 슬로 모션, 네거티브 시퀀스, 화면 합성, 정지 화면, 카메라 앵글 모두가 내레이션을 위한 혁신적 도구로 활용되었다.(핍 초도르프)

   

  폭력에 대한 명상 Meditation on Violence

  마야 데렌/1948/미국/10‘/15세/16mm

  <폭력에 대한 명상>은 형이상학적 개념을 풀어내기 위해 중국 무당파의 무술을 연구한 작품으로 춤, 배경, 의상, 음악, 카메라 움직임의 형식적인 요소가 사용되었다. 차분하고 하얀 공간에서 시작된 첫 장면은 검은 공간으로, 그리고 다시 하늘이 배경인 야외로 바뀐다. 다양한 카메라 속도, 피리와 드럼 소리의 변화, 평화로운 리듬에서 공격적인 리듬으로의 전환, 클라이맥스에서 흐르는 정적, 슬로 모션, 포워드 모션, 백워드 모션을 거친 영화는 결국 첫 장면으로 되돌아간다.(핍 초도르프)

   

  밤의 눈 The Very Eye of Night

  마야 데렌/1959/미국/15‘/15세/16mm

  마야 데렌의 마지막 작품 <밤의 눈>은 1952년~1955년에 촬영되었으나 이토 테이지가 음악을 입힌 1959년에야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영화는 네거티브 사진을 화면에 계속 비추는 듯한 느낌을 준다. 희미하게 빛나는 별무리 위에 그리스 신을 닮은 네거티브 이미지들이 겹쳐지고, 이들은 은하수를 따라 신비롭게 이동한다. 데렌은 한밤중에 펼쳐지는 천상의 춤이라는 의미에서 이를 ‘밤의 발레’라고 칭했다.(핍 초도르프)

   

  마야 데렌의 싱크 Maya Deren's Sink

  바바라 해머/2011/미국/29‘/12세/HD

  <마야 데렌의 싱크>는 LA와 뉴욕에 있는 마야 데렌의 집을 방문하여 영화 속 영상을 투사함으로써 그녀가 생각했던 시간, 공간, 형태를 탐구한 영화다. 앤솔로지 필름 아카이브에서 데렌이 쓰던 싱크대를 발견한 바바라 해머는 이 프로젝트에 돌입하여 ‘미국 실험 영화의 어머니’에 대한 오마주 작업을 시작한다. 감독의 상상력은 1940년대 데렌의 영화 속 장소를 현재로 다시 가져오고, 친숙한 장소와 과거의 시간으로 우리를 이끌며, 이 영향력 있는 영화계의 거장에게 영감을 불러일으킨 장소들을 소환한다.(핍 초도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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