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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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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회 부산독립영화제

(제24회부산독립영화제)딥포커스 3

GV1
프로그램명
[대관]제24회 부산독립영화제
상영일자
2022-11-17(목) ~ 2022-11-21(월)
상영관
중극장
작품정보
100min | D-Cinema | color |
관람료
일반 6천원 청소년 4천원
감독
배우
  • DEEP FOCUS [김경만 : 마모되지 않는 세기] 3

    100

     

    돌들이 말할 때까지 Until the Stones Speak

    김경만/ 2022/ Korea/ 100“/ 15/ DCP

    다섯 명의 할머니, 그중 네 분은 4.3으로 인해 전주형무소를 다녀오셨다. 그들 모두는 19484.3이 일어날 무렵엔 스무 살 내외의 젊은이들이었다. 4.3 와중에 재판 없이 형무소로 보내진 사람들, 그중에서도 특히 여성으로서 이분들이 겪었던 일들을 들어보면 4.3이 과연 어떠한 일이었는지 생각해보게 된다. 그로부터 70여년이 지나서야 재심재판을 통해 이분들의 무죄가 인정되었다.

    프로그램노트

    작성자

    오민욱

    프로그램 노트

    다니엔 콴 & 쉐이너트가 공동으로 연출한<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2022)는 몽타주의 논리를 통해 영화가 실재 세계를 떠나며 유일한 시간과 공간의 환영을 선사하는 아름답고 지성적인 예술임을 대중과 상업의 시스템 내에서 있는 힘껏 뽐낸다. 이 작품에서 아마도 많은 이들의 마음을 움직인 장면은 절벽 위에 아득하게 놓인 두 개의 돌이 나누는 대화일 것이다. 돌들은 목소리를 낼 수 없으니 대화라기보단 적막일 것이고 그 적막에 활자를 부여해 정서적인 파고를 일으킨다고 보는 편이 낫겠다. 나는 이 작품이 쏟아내는 다중적 세계 속에서 김경만의 세 번째 장편영화 <돌들이 말할 때까지>(2022)를 떠올렸다. 이 작품은 말하지 않는 제주섬의 돌들을 원시의 자연경관 내에서 보여주며, 말할 수 없어 유령으로 치부되고 망각의 낭떠러지로 구르는 인물들 앞에 경청하는 맑은 카메라를 내밀며 그들을 일으켜 세운다. 여기서 김경만의 카메라가 맑음을 지니고 있다고 느끼는 까닭은 유령이 되기 직전의 이들에게, 비석에 새겨질 이름으로 이 세계에서 소멸하기 직전의 이들이게, 얼굴과 목소리를 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럽혀진 정치인들이 만든 처연한 질서의 세계는 더 이상 죽어가는 이들을 돌아보지 않고, 그들의 위패를 이념의 격납고에 가두고 역사라는 자물쇠로 봉쇄한다. 올해 영화의 모습을 하고 우리의 눈앞에 이르게 될 작품 중에서 김경만의 <돌들이 말할 때까지>는 가장 맑고 슬프며, 가장 지적이고 뜨거운 시간을 전해줄 것이다. 오래된 유령의 나직한 목소리에 동시대적인 힘을 부여하는 김경만의 카메라를 생각하며 경외감이 느껴지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김경만은 제주섬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화석처럼 움푹 팬 시간의 자리에서 자라난 아카이브의 세계를 고고학자의 눈과 손, 그리고 우아한 마음의 붓으로 사유해왔다. 돌들은 말하지 않는다. 그러나 돌들이 말할 때까지 오지 않을 그 아득한 시간을 우린 기다리고 돌이켜보아야 한다. 마모되지 않은 세기의 격납고를 부수고 봉쇄된 진실을 찾기 위해 우린 불가역의 시간을 비집고서라도 돌들의 말을 기다려야 한다. 모든 곳에서 모든 것을 이겨내는 것은 말하지 않는 돌들이 삼켜온 아직 못다 뱉은 진실의 적막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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