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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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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영화사랑방 프로그래밍 : 신성은(시네마테크팀)
*상영작: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박종원,1992) 화산고 (김태균,2001) 우리 학교 (김명준,2006) 다세포 소녀(이재용,2006)
교복을 입고
3월은 새 학기의 시작을 알리는 달이다.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그렇게 12년의 시간을 거치며 우리는 지식을 쌓고, 가족이 아닌 타인과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배운다. 학교는 아직 성숙하지 않은 우리에게 '학생'이라는 이름을 부여하고, 그 울타리 안에서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하지만, 동시에 그곳은 하나의 작은 사회로서 때때로 우리를 고립시키고,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상처를 남기기도 한다.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배움의 연속이지만, 그 과정이 언제나 부드럽고 따뜻한 것만은 아니다. 또 같은 나이의 학교 밖 청소년들은 이러한 보호없이 각자 사회에서 각개전투를 벌여야 하기도 한다. 스스로가 선택한 길일 수도 있고, 어쩔 수 없는 길일 수도 있지만.
3월의 영화사랑방에서는 학교를 배경으로 한 영화 4편을 소개한다. 4편 중 가장 먼저 만들어진 1992년작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은 1987년 발표된 이문열의 원작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이번 상영을 준비하면서 알게 된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은 교복을 입고 있는 등장인물들 때문에 중학교가 배경인 줄 알았으나, ‘국민학교’가 배경이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국민학교 교실 안에서 형성된 권력의 카르텔이 지금도 비슷한 모습으로 다양한 집단에서 비슷한 모습으로 발견된다는 점이다. 이밖에도 파릇파릇한 최민식의 모습과 연기도 주목할 포인트다.
이에 반해, <화산고>는 2000년대 초반의 CG(컴퓨터그래픽) 기술을 확인할 수 있는 상상 속 무림 학원을 배경으로 한 영화다. 물론 CG 기술과 더불어 연기자들의 액션 연기도 만만치 않은 비중을 차지한다. 우연히 가지게 된 무술능력을 지닌 사고뭉치 주인공이 화산고로 전학오면서 생기는 일들을 코믹하게 그려냈다. 장혁, 신민아, 권상우, 공효진 등 지금도 활발히 활동 중인 연기자들의 20여 년 전 모습을 보는 것도 재미있다.
<우리 학교>는 한국이 아닌 일본 홋가이도의 조선초중고급학교를 배경으로 한 다큐멘터리다. 김명준 감독은 3년 5개월간 이 ‘조선인 학교’에서 아이들과 선생님들과 함께하며 그들의 진솔한 생각과 순간들을 담아냈다. 해방 직후 재일 조선인 1세들이 후손들을 위해 자비로 세운 학교다. 일본 우익 세력의 탄압과 신변의 위협 속에서도 학교 구성원들은 조선인이라는 정체성을 고수하며 용기 있게 살아간다. 김명준 감독은 현재 ‘몽당연필’ 이라는 시민단체를 구성하여 한국 사회에 조선학교를 올바로 알리기 위해 힘쓰고 있다.
이재용 감독의 <다세포 소녀>는 당시에는 인터넷 만화라고 불리던 웹툰을 원작으로 한, 그러나 원작과는 많이 달라진 영화다. 쾌락의 명문 무쓸모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하고, 주인공은 원조교제로 가족을 부양하는 가난을 등에 업은 소녀(진짜로 가난 인형을 등에 업고 다닌다.)다. 전작 <정사>,<순애보>,<스캔들>과 같은 수작을 통해 실험적이면서도 감각적인 스타일을 선보였던 이재용 감독은 예상을 뒤집고 <다세포 소녀>를 통해 이분법적인 사회 통념을 비틀고 뒤집고자 하는 야심찬 풍자극을 내놓았다. 당혹스럽다는 평이 많았던 2006년으로부터 거의 20년이 흐른 지금, 관객들에게 어떻게 다가올 것인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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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Jae-yong Lee)
1965년생. 한국영화아카데미 졸업작품 <호모비디오쿠스>(1991년, 공동 연출 변혁)로 이름을 알린 뒤, 1998년 불륜에 빠진 여인을 그린 <정사>로 장편 데뷔했다. 이 영화는 금속성의 억압적 미장센이 돋보였다. 두 번째 영화 <순애보>(2000)는 한국인 청년과 일본 여인과의 로맨스를 소재로, 진부한 일상과 멜로의 판타지를 기묘하게 이어 붙인 문제작. 또한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2003), <다세포소녀>(2006) 등을 통해 섬세한 연출력을 인정받았다. 2009년 <여배우들>을 통해 허구와 현실을 자유롭게 뒤섞는 탈경계적 도전을 시도했으며, 그 연장선 상에 위치하는 <뒷담화, 감독이 미쳤어요>(2013)를 연출한 바 있다.포토+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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