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MOVIE

[시네마테크] 엘리아 카잔 특별전
Retrospective on ELIA KAZAN
2017-05-19(금) ~ 2017-06-11(일)
캐릭터 드라마의 제왕, 엘리아 카잔 특별전
2017.05.19(금)~05.31.(수) / 06.08.(목)~06.11.(일)
- 장소
-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
- 요금
- 일반 6,000원 / 유료회원, 경로, 청소년 4,000원
- 주최
- (재)영화의전당
- 상영문의
- 051-780-6000(대표), 051-780-6080(상영문의)
주요정보
특별강연
강연: 영화평론가 김혜리
일정: 5/28(일) 15:00 <에덴의 동쪽> 상영 후
시네도슨트 영화해설
해설: 영화평론가 박인호
일정: 상영시간표 참고
Program Director's Comment
“엘리아 카잔은 의심할 바 없이 현존하는 미국 최고의 감독이다. 그는 함께 작업하는 배우들로부터 기적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있다.”
스탠리 큐브릭은 1957년의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큐브릭의 찬사는 엘리아 카잔의 절대적인 강점을 정확히 지적하고 있습니다. 카잔은 무엇보다 배우의 감독이며, 캐릭터의 감독입니다.
무엇보다 그는 할리우드에서 연기의 개념을 바꾼 사람입니다. 연극 무대에서 이력을 쌓은 카잔은 1947년 리 스트라스버그와 액터스 스튜디오를 만들었습니다. 액터스 스튜디오는 배우가 사적 경험을 끌어내 캐릭터와 완전 동화되는 심리적 자연주의 연기, 즉 메소드 연기의 전당으로 자리 잡게 됩니다. 말론 브랜도(<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혁명아 자파타> <워터프론트>), 제임스 딘(<에덴의 동쪽>), 몽고메리 클리프트(<분노의 강>), 로드 스타이거(<워터프론트>), 워런 비티(<초원의 빛>) 등의 전설적인 명배우들은 거의 카잔과의 작업을 통해 연기자로 인정받거나 스타덤에 올랐으며, 이들은 모두 액터스 스튜디오 출신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배우의 감독’이라는 칭호만으로 엘리아 카잔을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는 꿈이 상실된 세계의 불안과 공허를 배우의 육체를 통해 시각화하는 데 탁월한 재능을 보여준 감독이기도 합니다. 그의 대표작으로 일컬어지는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에덴의 동쪽> <초원의 빛> 등은 악몽으로 돌변한 아메리칸 드림의 내면 풍경을 몸의 미세한 떨림과 동작으로 묘사해냅니다. 아카데미는 두 번(<신사협정> <워터프론트>)이나 그에게 감독상을 선사함으로써 미국영화의 만신전에 엘리아 카잔을 등재합니다.
엘리아 카잔이라는 이름에는 영광뿐만 아니라 오명도 있습니다. 카잔은 1950년대 할리우드에서 매카시즘의 광풍이 몰아치던 무렵 ‘공산주의자 동료’의 이름을 실토하도록 강요받던 상황에서 동료 8명의 이름을 팔아 생존했다는 수치의 이력이 평생을 따라다녔습니다. 세상을 떠나기 4년 전, 1999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마틴 스콜세지와 로버트 드 니로가 그에게 평생공로상을 수여했으나, 에드 해리스와 닉 놀테가 몸을 돌려 앉았고, 식장 밖에서는 시상을 반대하는 시위까지 벌어진 유명한 사건은 그 오명이 평생 지워지지 않았음을 증언합니다. 그의 행동은 옳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하스미 시게히코는 이를 “할리우드의 엘리트들은 유럽으로 망명할 수 있었으나 가난한 그리스 이민자의 아들인 카잔은 망명할 길이 없어 전향할 수밖에 없었으므로 차라리 계급적 한계라고 말할 수 있다.”고 쓰고 있습니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그의 대표작들뿐만 아니라, 빈민가에서 자라나는 아이의 성장기를 서정적인 필치와 우수 어린 톤에 담아낸 걸출한 데뷔작 <브루클린의 나무>에서부터 저평가되었으나 재조명될 필요가 있는 마지막 작품 <라스트 타이쿤>에 이르기까지 모두 15편의 영화가 상영됩니다. 할리우드의 영광과 오욕이 곳곳에 스민 카잔의 섬세하고도 강인한 세계와 만나시길 빕니다.
영화의전당 프로그램디렉터 허 문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