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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예정프로그램

상영예정프로그램 리스트 입니다.

자객 섭은낭 포스터 이미지

자객 섭은낭

GV6 The Assassin
프로그램명
[시네마테크] 허우 샤오시엔 전작전
상영일자
2015-11-13(금) ~ 2015-12-03(목)
상영관
시네마테크
작품정보
107min | D-Cinema | color/b&w | ⓔ  | Taiwan/China/Hong Kong/France | 2015 |
관람료
일반 6,000원 / 유료회원, 경로, 청소년 4,000원
감독
허우 샤오시엔(Hou Hsiao-Hsien)
배우
서기, 장첸, 츠마부키 사토시
  • 68회 칸영화제 감독상, 52회 금마장영화제 작품상/감독상/촬영상

     

    허우샤오시엔 감독은 오래 전부터 무협영화를 만들겠다는 이야기를 했지만, 허우샤오시엔 감독이 보여줄 무협영화가 호금전이나 유가량 감독이 선보인 무협영화의 전통과는 다른 길을 갈 것이라는 점은 누구나 예상하고 있었다. 그리고 8년 만에 공개된 그의 신작은 하나의 놀라움으로 다가온다. <자객 섭은낭>은 감독의 전작 <희몽인생>의 제목을 상기시킨다. 극, 꿈, 그리고 인생을 의미하는 제목처럼, ‘극’은 찰나처럼 몰아치는 액션을, ‘꿈’은 헌신과 사랑,그리고 배신으로 끊임없이 변화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인생’은 영화의 시대배경이 되는 당나라 시대의 사람들의 삶이 창의적인 방식으로 담겨 있기 때문이다. 영화는 약혼자가 정치적 고려로 다른 여인과 결혼하자 복수를 위해 무자비한 암살자가 되는 한 여인의 이야기를 각색한 것으로, 고전처럼 전해 내려오는 이 이야기에 대한 역사적 연구는 이미 충분히 진행되었다. 하지만 고전의 배경이 되는 1,200년 전 당시 중국의 실제 삶이 어떤 모습이었는지 상상하기는 쉽지 않다는 점에서 이 영화의 또 다른 미덕이 있다. 영화의 서사는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수렴된다. 섭은낭은 과거 자신을 버린 약혼자 티안과 그의 아내, 정부 그리고 아이들을 죽일 수 있을 것인가?

     

    [Interview with 허우 샤오시엔]

     

    Q. 영화적 시대 배경은 9세기 중국 당 왕조 말기(618-907AD)다.‘전기’라고 알려진 여러 단편 소설의 시대로 유명하던 때인데, 그러한 전기들이 어떤 영감을 주었나?
    나는 당 왕조의 여러 전기들을 알고 있으며 고교시절과 대학시절 즐겨 읽어왔기에 오래 전부터 그 내용을 영화화 하고 싶었다. <자객 섭은낭>은 그 중 하나인 ‘섭은낭 고사(Nie Yinniang)’를 모티프로, 기본 드라마적 아이디어를 따왔다고 볼 수 있다. 그 시대의 문학작품들은 일상의 디테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에 그러한 점에서 현실주의적이다. 그러나 영화를 위해선 그 이상이 필요했다. 긴 시간을 들여 그 시대에 대한 많은 해설과 역사적 기록을 읽었고 나 자신을 그 시대 사람들의 밥 먹는 방식, 옷 입는 방식 등에 익숙해지도록 만들었다. 아주 작은 디테일에도 신경 썼는데, 예를 들어 부유한 상인인지, 고위 관료인지, 혹은 소작농인지에 따라 목욕을 하는 방법 하나도 전부 달랐다. 이야기의 정치적 맥락 또한 중요했기에 그 부분도 신경 써 살폈다. 강세를 누렸던 당 왕조가 후기에 들어서는 지방 세력에게 권력을 위협 당했고 심지어 그 중 일부는 무력을 써 독립적 지위를 요구하기도 했다. 당대는 말 그대로 혼돈의 시대였다. 역설적인 사실은, 반란 세력이 돼버린 주둔군들이 창설 당시엔 당 황제가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수비대였다는 점이다. 지방 세력의 반란이 여러 번 일어난 후, 9세기 후반부인 907년에 당은 멸망하고 제국은 분열된다. 당 왕조와 직접 스카이프라도 했다면 역사적 사실을 제대로 들여다 보고 영화를 만들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

     

    Q. ’고독한 푸른 난새(새장 앞에 거울을 놓기 전에는 울지도, 춤추지도 않았다는 내용)’ 이야기는 영화 속에 깊이 박혀 내내 언급되는 스토리다. 당 시대의 문학작품에서 그 이야기도 인용한 것인가?
    맞다. 중국에서 매우 유명한 이야기다. 당 시대 문학작품에서 그 이야기의 여러 버전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하도 반복되다 보니 ‘거울’과‘난새’란 단어는 사실상 동의어가 된 수준이다.

     

    Q. <자객 섭은낭>은 무술 대결 장면들이 들어있는 무협 영화다. 무협은 중국 영화의 주된 장르인데, 당신에겐 첫 번째 무협 영화다.
    영화적 성숙을 이루기 위한 긴 여정 끝에 나온 결과다. 1950년대 대만에서 어린 시절을 보낼 때, 학교 도서관에 무협 소설이 많았다. 그게 참 좋아서 많이 읽었던 기억이 난다. 외국의 판타지 소설의 번역본도 갖고 있었다. 특히 쥘 베른의 소설들이 기억난다. 서양에는 ‘쿵푸’와 ‘칼싸움’으로 알려져 있는, 홍콩의 많은 무협 영화들 역시 물론 존재했고, 나는 매우 어린 나이에 완전히 빠져버렸다. 그러한 장르를 언젠간 시도해보고 싶었지만 내 현실주의자적 기질 때문에 하지 못했다. 검투사들이 날아다니며 천장에서 빠르게 도는 액션은 사실 내 취향이 아니며 잘 해낼 자신도 없다. 배우들의 두 발이 땅에 닿아 있는 게 좋다. <자객 섭은낭> 속 결투 씬은 대체적으로 무술 액션의 전통을 따르긴 하지만, 극의 중심은 아니다. 다른 무엇보다도 나는 내 배우들을 먼저 생각했다. 보호대와 나무로 된 검을 쓰는 등의 안전 장치를 뒀지만 검투 씬들은 필연적으로 위험할 수 밖에 없다. 주연 여배우인 서기는 액션 씬을 소화 한 후 멍투성이가 됐다. 사실 쿠로사와 외 여럿이 만든 일본 사무라이 영화 제작진의 독특한 마인드에서 나는 가장 큰 영향을 받았는데 그들의 영화에서 진짜 중요한 것은 사무라이로서의 삶에 완벽히 빙의 하는 것이지 한 번 찍고 일화적으로 끝나버리는 액션 씬을 만드는 것이 아니었다.

     

    Q.<자객 섭은낭>은 초반부는 흑백이다.
    영화의 프롤로그이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그렇게 만들었다. 주인공의 과거를 상기시키기 위해 오래된 흑백 영화들의 작업 방식을 참고했다. 그리고 메인 스토리라인을 순차적으로 풀어나가기 시작하며 컬러로 바꾸었다. 컬러로 바뀌는 지점은 이야기가 현재시점으로 옮겨왔다는 효과를 주기 위해서다.

     

    Q. <자객 섭은낭>엔 클로즈업 샷이 거의 없다. 카메라와 대상 사이에 이상적인 거리는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는지.
    나는 롱 샷의 영화들을 항상 선호해왔다. 인물들 뒤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또 주변 오브제와 배경까지 보이는 넓은 시퀀스 샷(extended sequence shots)이 좋다. 넓은 시퀀스 샷은 항상 영화를 더 깊이 있게 한다. 한 샷에 진행되는 모든 것이 응축해 있다. 물리적으로 움직임을 단절 시키는 방식의 과장된 연출기법으로 액션을 편집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아마 나의 전작 <해상화>(1998)를 떠올릴 수 있겠다. 꽤 길지만 30개의 쇼트로만 이뤄져 있는 실제로 딱 그 정도만 필요했던 영화다. 아무튼 나는 배우들에게 귓가에 속삭일 수 있을 정도로 바로 가까이 둔 채, 능수능란하게 다루며 촬영하는 스타일의 감독은 아니다. 명백히 배우들도 대본을 읽어야 하긴 하지만 세트장에 나오는 순간부터 그들 마음대로 하게 놔둔다. 이러한 방식은 교육이자 예의, 혹은 나만의 요령일 수 있다. 그들의 몸과 얼굴에 가까이 다가가려 하지 않는다. 그들이 연기하는 캐릭터를 소화 할 때 방해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나의 일은 현장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든지 수용하는 것이고, 가능하다면 그 중 최선의 순간을 포착하는 일이다. 또한 결과로 촬영된 굉장히 긴 장면을 이해해야 한다. 내가 긴 시간을 두고 작업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영화 속 가장 중요한 씬 중 하나인 전계안과 그의 첩 호희의 친밀한 순간을 담아낸 장면은 정말 여러 번 찍었다. 배우들이 괴롭히려는 것이 아니라 그 씬이 감독인 나의 것이 아닌, 배우들 자신의 것이 되는 포인트를 찾아주려 했다. 촬영하는 동안 항상 나는 배우들이 보지 못하는 곳에 자리를 잡는다. 내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게 말이다. 나로서는 감독이 시야에서 보이지 않는 게 최선이라 생각한다. 발끝으로 선 듯이 옆쪽에서 대각선으로 비껴나 있는 듯 촬영하는 게 내 방식이다. 또한 내 스태프들 또한 배우들의 눈에 띄지 않도록 한다.

     

    Q. 섭은낭을 연기하는 서기는 당신과 <밀레니엄 맘보>(2001), <쓰리 타임즈>(2005)를 함께 했고,주군 전계안으로 분한 장첸 역시 <쓰리 타임즈>에 출연했다. 이 두 배우들에게 유난히 끌렸던 이유가 있나?
    그들은 내게 꿈의 배우들이자 위대한 능력을 지닌 사람들이다. 스크린 밖에서의 그들 모습이 더 좋다. 서기는 많은 친구들에 둘러싸여 홍콩에 살고 있는 차분한 젊은 여성이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그녀는 매우 독립적이며 고독한 여자다. 장첸은 성실하고 조용한 성격이다. 두 배우 모두 스스로와 그들 주변의 사람들을 존경하는 성격이다. 그들의 그러한 자존감과 타인에 대한 존경심은 영화 촬영, 더 나아가 삶에 있어서 꼭 필요한 덕목인 것 같다.

     

    Q. <자객 섭은낭>엔 여성 인물들이 많이 등장한다.
    난 항상 여성의 편이다. 여자들의 세상, 심리는 남자들의 것보다 더 흥미롭게 다가온다. 여성들은 고유의 감각을 지녔고 현실에 대한 사유 방식 역시 더 복잡한 데 그 점이 끌렸다. 남성들은 이성적이고 지루하게 생각하는 반면 여성들이 느끼는 감정은 더 정교하고 흥미진진하다. 게다가 여성들의 복잡함은 여성 개인 간에도 매우 다르다. 영화 속에서 ‘전계안’의 부인 ‘전원씨’는 자기 가문의 이익을 위해 어떤 일도 서슴지 않는다. 그러나 자객인 섭은낭은 아무 생각없이 복종해야 하는 그녀의 의무와 죽이라 명령 받은 남자로부터 느끼는 억누를 수 없는 감정 사이에서 가슴 찢어지게 고민한다. 독립, 결심, 고독. 이 세가지 정도가 내 영화 속 여성 캐릭터들에 대한 특징인 것 같다.

     

    Q. 영화를 찍은 장소는?
    중국 북동쪽 후베이 지역의 몽골족 자치구(Inner Mangolia)에서 찍었다. 은색의 자작나무 숲과 호수들을 봤을 때 반해버렸다. 중국의 전통화 속으로 들어와 있는 느낌이었다. 한 붓으로 그려진 듯한 산과 물은 다행히 아직 훼손되지 않은 채로 환상이 아닌 실재하는 장관이었다. 이렇게 ‘그림 같은’ 풍경 장면을 통해 나는 압도적으로 아름다운 장소에 인간의 존재가 어떻게 어울릴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싶었다. 샷 안의 소작농들은 영화 속에서 그들 그대로의 삶을 보여준 실제 소작농들이다. 그들은 심지어 몇몇 씬들에선 중요한 영감을 줬는데 아주 오래된 관습을 매우 평범하고 인간적으로 촬영하는 방식에 대해 내게 알려주는 것 같았다. 소작농들은 배가 고플 때 카메라가 돌고 있는 지와 상관 없이 그들의 장대에 매달린 큰 칼로 말린 고기를 썰어먹었다. 그런 모습들을 촬영했는데 대본에 있지 않은 것들이었다. 내가 말했듯 이러한 것이 내 촬영 방식이다. 난 어떤 일이든 일어나도록 놔둔다.

     

    Q. <자객 섭은낭>은 잘 만들어진 스릴러 소설처럼 스토리 상 어떤 결정을 내리기보다는그대로 이야기를 펼쳐 놓고 전개시킨다. 내가 제대로 이해한 것인지?
    영화적 해설과 설명, 특히 인물의 심리에 대한 부분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영화가 강이라면, 혹은 급류라면 그 흐름, 속도, 우회하는 방향, 빙빙 돌거나 회오리 치는 방식 등에 관심 있지 그 근원지나 바다에 닿는 지점이 어딘지 등은 덜 신경 쓰는 편이다.

     

    Q. 그러면 관객들은 어디에 위치 시키고자 하는지?
    누군가가 급류가 휘몰아치는 강의 둑에 앉아 있다면 움직임의 돌풍과 순간의 고요함을 바라보며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또한 누군가는 급류 속으로 돌진해 몸을 흠뻑 적시고 그들의 상상력과 함께 멀리 휩쓸려갈 수도 있다. 나는 그 두 가지 타입의 관객 모두가 존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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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우 샤오시엔 감독사진

    허우 샤오시엔(Hou Hsiao-Hsien)
    허우 샤오시엔 侯孝賢 Hou Hsiao-Hsien (1947.4.8~) 1947년 중국에서 태어나 이듬해 대만으로 이주한 그는 영화계에 입문 후 배우는 물론, 제작부 스태프, 조감독, 시나리오 작가 등 여러 분야를 경험한 뒤 1980년 <귀여운 여인>을 통해 마침내 감독으로 데뷔했다. 1983년 낭트영화제 그랑프리 수상작인 <펑쿠이에서 온 소년>(1983)을 시작으로 <동동의 여름방학>(1984) <동년왕사>(1985) <연연풍진>(1986)까지 ‘성장기 4부작’으로 불리는 자전적 영화를 완성했으며, 이후 <비정성시>(1989)부터 <희몽인생>(1993) <호남호녀>(1995)에 이르는 ‘대만 현대사 3부작’을 완성했다. 이후에도 대만 현대사에 대한 새로운 탐구를 보여주는 <남국재견>(1996), 그의 미학적 정점을 보여준 <해상화>(1998), 오즈 야스지로 탄생 100주년 기념 영화 <카페 뤼미에르>(2003), 아시아를 벗어나 줄리엣 비노쉬와 함께 작업한 <빨간 풍선>(2007) 등을 선보이며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거장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한다. 국내 개봉 예정인 최신작 <자객 섭은낭>은 올해 칸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았으며, 20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소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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