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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회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 87회 미국비평가협회상/73회 골든글로브시상식 외국어영화상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화장장에는 소위 ‘시체 처리반’인 존더코만도라는 이름의 특수 집단이 있었다. 존더코만도 소속의 헝가리 유대인인 사울은 어느 날 화장장에서 자신의 아들이라고 생각되는 소년의 시체를 발견한다. 아들의 시신을 제대로 묻어준다는 불가능한 목표를 위해 사울은 목숨을 걸고 온갖 방법을 시도한다. 한편 수용소 내 반란을 꾀하는 동료들의 계획과 부딪히면서 사울의 사투는 점점 더 어려워진다. 올해 칸영화제 최고의 화제작인 라즐로 네메스의 데뷔작 <사울의 아들>은 지금껏 홀로코스트를 다룬 어떤 서사영화보다도 많은 논쟁거리를 던져준다. 4:3 비율의 아카데미 화면과 35mm 필름 촬영, 사울의 뒤를 쫓으며 불안한 1인칭 시점을 제시하는 핸드헬드 카메라의 클로즈업 화면과 극도의 심리적 테러를 야기하는 외화면 사운드 등 네메스의 미학적 고집은 우리를 인간 이성과 문명이 경험한 가장 큰 비극 홀로 코스트에 대한 깊은 성찰로 이끈다.[ INTERVIEW with 감독 라즐로 네메스 ]
Q. <사울의 아들>의 시작은?
나의 조상 중 일부도 아우슈비츠에서 희생되었고, 나는 어렸을 때부터 이 이야기를 듣고 자랐다. 나이가 어렸음에도 그 악행의 의미를 짐작할 수 있었다. 마치 몸 속에 시커먼 구멍이 뚫리고, 무언가 중요한 것이 깨어져 버리고 만 듯 했다. 하지만 느낌일 뿐, 정확한 의미를 알 수는 없다는 것에서 오는 소외감도 있었다. 그래서 영화를 통해 홀로코스트를 꼭 다뤄보고 싶었다.Q. 왜 ‘존더코만도’의 기록을 사용한 것인가?
그간 생존을 다룬 감동적인 드라마가 주를 이루는 홀로코스트 영화를 볼 때마다 답답함을 느꼈다. 비극적이고 참혹한 과거를 신화로써 재생산하려는 시도에 그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반대로, ‘존더코만도’의 기록은 구체적이고, 존재성과 실재성이 아주 강하다. 생생하고 정확하게 ‘죽음의 공장’이 평소 어떻게 기능했는지 묘사한다. 그 공장의 조직, 규칙, 공장에서 이루어지는 작업의 박자, 위험성, 그리고 최대 생산성에 이르기까지 말이다. 실제로 나치는 희생자들의 시체를 ‘토막’, 혹은 ‘부품’이라고 불렀으니 말 그대로 ‘죽음의 공장’이었던 셈이다. 나는 이 ‘존더코만도’의 기록을 보고 수용소의 현실을 느낄 수 있었다. 그 누구도 영웅으로 그리지 않는 동시에 그 악행의 민낯을 재현하는 것을 피했다. ‘존더코만도’의 일원들이 남긴 아우슈비츠의 사진들은 특히 나에게 본질적인 질문을 던져주었다. 그 사진들은 대학살의 실재를 증명한다. 나는 그 사진들을 보면서 이미지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했다.
Q. 모든 것이 흐릿하다가 갑자기 사울이 나타나는 것으로 영화가 시작되는데...
오프닝에서 사울이 갑자기 등장한다. 내 첫 단편인 <위드 어 리틀 페이션스>도 비슷하게 시작한다. 한 젊은 여자에게 서서히 카메라의 초점이 맞춰지며, 그녀가 사무실 책상에 앉아 업무를 하고 있는 모습을 카메라가 지켜본다. 일상적인 사무실의 소음들이 계속되다가, 문득 여자가 창가로 다가서면 그 너머에는 나치 장교들이 유대인 포로들을 모아놓고 옷을 벗긴 뒤 어디론가 데려가는 풍경이 보인다. 여자는 다시 창문을 닫고 책상으로 돌아와 업무에 집중하고, 관객은 무슨 영문인지 고민하게 되는 것이다. 이 단편은 <사울의 아들>의 서곡 역할을 한다고도 볼 수 있겠다. 관객들은 그렇게 난데없이 등장하는 인물을 보고 영화가 이 사람을 따라갈 거라는 것을 즉각적으로 이해하게 된다.
Q. 의도적으로 사울에게 카메라를 맞춘 이유는 무엇인가?
많은 영화 감독들이 커다란 파노라마 샷으로 광대한 장면을 촬영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그 광대한 샷들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그게 누구의 시점인가? 이 상황을 보고 있는 신의 시점인가? 새가 아니라면 어떤 사람이 그런 시점을 가질 수 있겠는가. 물론 그런 전능한 관점을 가지는 것 역시 영화의 특징일 수 있다. 하지만 나는 특정한 한 사람을 선택하고 그를 따라가기로 결정했다. 나는 선택하고, 결정하고, 제약을 두는 것 역시 영화라고 생각한다. 더불어 그러한 제약과 제한 속에서 관객과 영화를 연결시키는 것 역시 영화의 과제라고 생각한다.
Q. <사울의 아들>에서 ‘장례’가 갖는 의미는?
영화 속 사울은 인간이기를 포기 당하는 잔혹한 현실에서 살아 숨쉬고 있다. 더 이상 아무런 희망도 없는 지옥의 나락에서, 사울의 내면의 목소리가 이렇게 스스로에게 말을 건넨다. 반드시 살아남아서 가장 인간다운 행위이며 동시에 가장 신성한 행위를 해내라. 인류와 종교의 근원을 이루는 의미 있는 행위란 바로, 죽은 자의 시체에 경의를 표하는 것이지 않을까? 이 영화는 죽음의 공장 같은 수용소에서 일어나는 죽음의 의식을 대조시킴으로써 인간다움의 가치에 대해 주목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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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즐로 네메스(Laszlo Nemes)
장편 데뷔작으로 칸에서부터 아카데미까지, 전세계를 사로잡은 라즐로 네메스 감독은 헝가리 출신으로 파리 소르본 대학과 뉴욕필름 스쿨에서 영화를 공부한 올해 38세의 젊은 신인 감독이다. 단편 <위드 어 리틀 페이션스>로 2007년 베니스국제영화제의 초청을 받기도 했던 그는 <사탄 탱고>, <토리노의 말> 등으로 세계적인 시네아스트로 칭송 받는 거장 벨라 타르 감독의 조감독 출신이다. ‘세세한 것까지 초점을 맞추고, 그 중요성을 이해할 것.’ 스승인 벨라 타르의 가르침에 따라 라즐로 네메스 감독은 5년에 걸쳐 철저한 작업을 통해 <사울의 아들>을 완성해낸다.포토+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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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점
영화의 전당은 이름에 걸맞는 상영을 해주세요. 이런 영화에 마스킹을 안 하면 어떡합니까? 비율은 이 작품의 효과 그 자체예요. 나태는 예술가의 덕목입니다. 극장은 예술을 하는 주체가 아니라 예술을 되도록 온전히 전달하는 공간입니다. 2016-0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