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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4회 벤쿠버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출품작, 20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 부문 출품작
  영화는 4장으로 나뉘어 구성된다. 1장 “사랑”은 정신병원에 입원한 노인과 청소부 여성의 사랑이야기를 흑백화면에 담는다. 곧이어 천연색 컬러로 화면 전환되면서, 관객은 영화 속 장면임을 인지하게 되고, 조명부 퍼스트가 “니들이 영화를 알아? 쥐뿔도 모르면서!” 호통의 한마디를 남기며 영화는 다음으로 넘어간다. 이어지는 2장 “필름”은 70년대 삼류극장에 걸린 필름 간지로 영화의 배경이 되었던 장소 등을 담아낸다. 3장 “그들”은 1장에 출현했던 배우들의 이전 영화를 무성영화 형태로 재조합한다. 그리고 마지막 장 “또 사랑”은 배우가 없이 장소와 소리로만 첫 번째 장으로 되돌아간다. 사랑 그리고 영화는 잔상으로 채워지고 지워진다. 장률 감독이 사랑했던 영화의 잔상이 영화에 겹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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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률(Zhang Lu)
  재중동포 3세인 조선족으로서, 감독이 되기 전에 연변대학교 중문학과 교수 를 했다. 영화 교육을 전혀 받은 적이 없는 상태에서 만든 단편 영화 <11세>가 베니스 영화제 단편 경쟁 부문에 선정되면서, 이 때부터 장률 감독은 전세계 영화인들이 주목하는 아시아 감독 중 한 명이 되었다. 그리고 장편 데뷔작 <당시>를 거쳐, 각각 칸과 베를린에 출품된 <망종>과 <경계>에 이르기까지 인간과 뿌리 뽑힌 삶에 대한 근본적이고 예리한 시선으로 전 세계 시네필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특히 <망종>은 제10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뉴커런츠 상을 수상했다. 장률은 주로 소외된 자, 이방인으로서의 조선족의 삶을 냉철하고 우아한 카메라워크에 담아 왔다. 두 편의 연작 <중경>과 <이리>를 연출해 국내 평단의 뜨거운 지지를 받았으며, <두만강>은 씨네21 한국영화 10 베스트에 선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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