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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rror Talk <죽이러 갑니다>: 박수영 감독, 김휘 감독 2016-07-18(월)  - 시네마테크

<죽이러 갑니다> 호러토크 01


7/18 <죽이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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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스트: 박수영 감독

* 진 행: 김휘 감독

* 장 소: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




(박수영) 안녕하세요. 저는 방금 보신 <죽이러 갑니다>의 연출을 맡은 박수영입니다. 저는 이 영화를 첫 장편영화로 찍었었구요. <돌이킬 수 없는>이라고 규모가 큰 영화는 아니지만 성범죄자에 대해 다룬 영화를 찍었었습니다. 최근에는 <태권소녀 뽀미>라고 태권도 선수 아주머니와 중2병이 걸린 아들이 대련하는 이야기로 현재 후반작업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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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휘) 오늘 오신분들은 공포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이신가요? 스스로 공포영화 매니아라고 생각하시는분은 손을 들어봐 주시면 좋겠습니다. (웃음)

공포영화나 설정이 일반적인 대중영화하고는 차이가 있는 작품이고, 현재 기획 상영되고 있는 B급 호러 영화들이 찾아서 오시는 분이 거의 없는데 우연히 다들 오신건가요?(웃음) 충격이 크셨을 것 같습니다. 영화보시다가 저도 오늘 박수영 감독님을 처음 뵙긴 했습니다만 박수영 감독님의 작품들이 규모가 크지 않은 작품들이 많고, 작품을 굉장히 많이 하셔서 이런 관객과의 대화에 익숙하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여러분이 궁금해 하시는 거의 모든 질문에 무리 없이 답을 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영화 보시다 궁금하셨던 부분 뭐든 상관없이 질문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는 이런 영화들, 소위 이야기하는 B급 무비들을 보면 첫 번째 궁금증이 얼마로 찍었을까 입니다. 제작비는 얼마 정도 드셨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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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영) 4,500만 원 정도로 찍었고요, 거기에 촬영감독, 미술감독 같은 키스텝, 헤드스텝 인건비는 안주는 것으로 하고 7명의 배우도 개런티를 따로 받지 않으셨습니다. 그래서 4,500만원으로 찍을 수 있었습니다. 영화를 보시고 되게 항목이 크게 든 부분은 무었이라 생각하세요? 카메라도 소니에서 공짜로 빌렸습니다. 제일 많이 든 부분이 식대, 그리고 탄광촌 가서 찍었기 때문에 숙박, 그리고 그 당시 기름 값이 리터당 1,980원일 때여서 기름 값이 주로 많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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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휘) <죽이러 갑니다>2008년에 촬영하시고, 2009년에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첫 상영을 하셨습니다. 2008년도라고 하더라도 김병춘 선배, 이경영 선배, 김꽃비씨 같은 경우에는 꽤 지명도도 있고, 지금도 유명하신 분들인데 노개런티로 섭외를 하셨다면 그 전부터 인연이 있으셨던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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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영) 이경영 선배님 같은 경우에는 지금 되게 활동을 많이 하고 계신데, 그 당시에는 거의 안하고 계실 때 였습니다. 제가 학연으로 캐스팅 한 것은 아니지만 학교가 같고, 우선은 무작정 찾아 갔습니다. 이경영 선배님은 어린 후배가 뭔가 말도 안 되는 영화를 하려고 애를 쓰고 있구나. 그래서 거절을 하러 나오셨다가 하룻밤 술을 마시고 출연하시게 되었고요. 김병춘 선배님은 저희 조감독이 <극락도 살인사건>을 했었는데, 거기서 열정적인 배우가 있다고 해서 만나 뵙고 오면서 결정이 되었고요. 원래 김병춘 선배님을 만나기 전에 캐스팅 돼서 가족사진을 찍은 분이 계셨습니다. 나한일씨가 하시기로 하셨었는데, 촬영 10일전에 못하겠다고 하셔서 다시 캐스팅을 하게 되었습니다. 꽃비씨의 경우에는 저는 독립영화, 저예산영화, 단편영화를 상영할 때 많이 인연이 있어서 앞뒤 재보지 않고 시간이 되면 출연을 해달라 부탁을 했던 부분이었고요. 김진수씨의 경우는 그냥 제가 전화를 했습니다. 김진수씨와 작업을 하고 싶은데 연락을 할 방법이 없어서, MBC 코미디언실에 직접 전화를 넣었고, 어떤 분이 전화를 받아 물어물어 연락이 닿았습니다. 김진수씨는 살면서 평생에 한번정도는 피튀기는 영화를 하고 싶었는데 이게 아니면 해볼 기회가 없을 것 같다 시며 같이 작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김휘) 큰 영화 캐스팅도 힘들지만, 이런 소규모 영화에 이렇게 알려지신 분들을 섭외하기가 참 어렵거든요. 굉장히 대단한 능력을 가지고 계신 듯합니다.


<죽이러 갑니다> 호러토크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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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1) 어떤 영화를 목표로 만드셨고, 불을 쏘는 장면은 어떻게 만들어 진 것인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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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영) 옛날 단편영화를 많이 보신 분들은 아실 텐데, <핵분열 가족>이라는 영화를 찍었었습니다. 제가 뭣도 모르고 20대 때 찍었던 영화입니다만, 그 치기어린 재롱을 당시 관객 분들이 좋아하셨었습니다. 어린마음에 이런 코미디가 대중영화로도 유효할 수 있겠구나, 넘치는 자신감이 있었을 때가 있었습니다. 그로부터 한 6-7년을 데뷔를 못했었습니다. <핵분열 가족>이라는 영화가 부산 아시아 단편과 부천 영화제, 미장센 영화제등의 관객상을 모두 받았었거든요. 한창 들떠있었을 때죠. 7년 동안 데뷔를 못하니 고민하던 차에, 그냥 장편영화로 한번 해 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이 영화를 찍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왜 잘 안되는지 이번 영화를 찍고 나서 알게 되었죠. 제가 만든 단편이 저한테 넓은 의미의 내포로 쓰였고요, 끝나고 나서는 제가 만났던 그때의 관객들이 다 적극적인 관객이었다는 것을 몰랐던 거죠. 여러분들은 그래도 적극적으로 오신 분들이잖아요. 그런데 실제 대중들은 그렇지 않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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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은 정말 무식한 방법으로 했는데요, 김병춘 배우가 열정이 많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탄광촌에 가서 밤마다 죽어라 연습을 하시는거에요. 영화에 나온 오케이 컷이 제가 모니터를 보다가 안 되겠다 싶어서 제가 몸으로 김병춘 배우를 밀었습니다. 본인이 거기에 너무 빠져있어서 사고가 날 것 같은거에요. 김병춘 배우가 많이 준비해서 나온 장면이기는 한데 다음 영화에 저런 장면이 들어간다면 CG로 하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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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2) 마지막 장면에서 불로 죽을 줄 알았습니다. 앞 부분에서어느 정도 보이는 소품들로 죽었기 때문에 현장에서 바꾸신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무서웠던 장면이 사진을 찍을 때 되게 공포스러웠는데요. 그 장면을 연출 하셨을 때 그런 컷을 넣어야 되겠다고 생각하신 것은 어떤 부분에서였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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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영) 달라진 부분은 우선 야외에서 불 장면을 촬영하고 있었고, 밤에 야외에서 찍는 다는 건 저예산으로는 힘들거든요. 광량이 많이 나오는 큰 조명도 필요하고 크레인을 빌려오고 하면 큰 부담이 되어서 그래도 클라이맥스니까 그냥 그대로 진행하자고 했었는데, 마침 비가 왔었습니다. 비 때문에 이대로 집에 가면 다시 찍을 수 없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실내로 가게 되었고, 장소를 바꿔 찍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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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찍는 장면의 경우는 그날 김꽃비 배우와 이야기를 많이 했던 기억이 납니다. 섬뜩함이 있어야 하는데 배우들이 넓은 의미로 과장된 연기를 하잖아요. 사실감이 있지 않고... 꽃비양도 그렇게 하길래 그게 왠지 아닌 것 같은데 진짜같이 마음대로 한번 해봐라 했더니 꽃비양이 20-30분정도 혼자 있게 해 달라고 하더라고요. 그러고 나서 재촬영을 하는데 연기톤을 다르게 해서 하더라고요. 촬영을 어떻게 하고 편집을 어떻게 하고 보다 제가 느끼기에는 연기톤을 다르게 가져간 게 보시면서 느낀 으스스한 느낌을 받을 수 있게 한 큰 요인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 전까지는 막내딸이니까 걸려있는 역할이잖아요. 그랬는데 그 장면에서 본인이 자기중심을 잡고 하는 모습을 보면서 좋은 배우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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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휘) 보통 그런 사진기를 들고 있는 캐릭터가 나오면, 저예산영화에서는 다분히 감독의 의도가 숨어있는 캐릭터일 가능성이 크잖아요. 김꽃비씨의 사진 장면에서도 르포르타주 같은 부분도 있고 저도 영화를 보고 계속 남아 있는 대사가 하면 된다,” “안될 놈은 없애도 된다.”와 같은 것들인데요, 작품 내에 사회적 이슈를 가져오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감독님의 작품 중에 꽤 그런 작품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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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영) 세상을 살다보면 이걸 영화로 하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시나리오 작가 겸 감독이 처음 그 생각을 하지 않겠습니까. 영화의 첫 단추가 그런 부분에서 많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이 영화의 첫 단추가 시위 현장에서 LPG가스통에 불을 붙이는 장면으로 시작을 했거든요. 그게 당사자는 엄청 절박한데 희화화 돼서 이야기가 많이 되었었습니다. 그런 점에서부터 시작해서 여기까지 흘러온 것입니다. 저는 사람들을 웃기는 것을 좋아하는데 보통의 코미디 영화처럼은 못한 것 같고, 어떻게 웃기게는 하고 싶은데 그 기저에 의미 있음이 있지 않으면 공허한 웃음이 되어버리고 안 웃기더라고요. 그런 식으로 하는 것이 블랙코미디 인 것 같고요. 웃기고 싶은데 시네마틱하게 만들고 싶으니까 사회적으로 중요한 부분부터 시작하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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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이러 갑니다> 호러토크 03


(관객3) , 다리, 팔 부분이 절단 되는 장면을 어떻게 촬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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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영) 일단 목이 잘리는 장면은 CG, 특수효과 팀 등 여러 팀과 엮여있는 장면입니다. 그 장면을 제대로 찍었다면 제일 돈이 많이 드는 장면인데, 찍다 보니 해가 떠서 어설프게 되어버렸거든요. 목이 없는 마네킹 인형 같은 것을 놓고 목이 있는 걸 찍고, 피는 현장에서 호스 같은 것으로 쏴서 따로 찍어 합성을 합니다. 막상 마지막에 마무리하기 힘들었던 것은 밤 장면인데 찍은 건 해가 뜨고 나서 찍어서 그걸 밤처럼 만드는 것이 제일 힘들었습니다. 팔이 잘려나는 부분은 다 속인 겁니다. 팔을 옷 속에 넣고 각도로 감추어 보기에 잘려나간 것처럼 연출을 한겁니다. 무엇보다 다리 절단된 아들이 엄청 고생했습니다. 본인은 계속 장면에 걸쳐져 나와야 하는데 힘들게 다리는 접고 계속 나와야 해서 조금만 옆으로 움직여도 보이니까 다시 찍게 되었습니다. 너무 NG가 나니 담이 올 정도로 고생을 했습니다.

김진수씨 같은 경우는 영화를 처음 해보니까 잘 모르고 의욕이 너무 넘쳤던 겁니다. 그래서 첫날 죽었는데 찾아오셔서 눈뜨고 죽으면 어떻냐 하시며, 저도 너무 좋은 아이디어라 생각했고 그 이후로 시체 4회차로 출연을 하시게 되었는데, 그때마다 계속 눈을 뜨고 있으셔야 했습니다.(웃음) 4회차 하시고 나서 눈뜬 시체를 하시게 된 걸 후회하시며 예산이 없다보니 시체 인형대신 본인이 직접 누워야 하고 그 수레에 3-4명 싣는 것이 너무 힘들었습니다. 배달부가 밀어야 하는데 너무 무거워서 앞으로 안 나가거든요. 액션하면 수레에 줄을 달아서 당겨서 가는 것처럼 보이게 했었습니다. 아마 메이킹 필름을 보시면 정말 코미디 일겁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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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4) 영화에서 보면 부위별로 열심히 자르셨던데 그게 혹시 다 의미가 있는 잘림인지? 특히, 김꽃비씨의 경우 사진 찍는 장면이 주로 나오는데 손가락이 잘렸고, 그러면 열심히 살 수 없는 것이 되는데요. 그런게 영화에서 이경영씨가 이렇게도 열심히 살려고 했는다는 것을 강조하고 말씀하시고 싶으셨던 것 같은데요. 다리, , 귀를 자름으로서 열심히 할 수 없는 부분을 만들기 위해 그렇게 선택을 하신건지 아니면 그냥 여러부위를 없애고 싶으셨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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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영) 둘 중에 하나를 고르라고 하면 후자 인 것 같습니다. 아이러니 하게도요. 저는 가족이 오합지졸처럼 보이길 바랬어요. 잘려서 붕대를 감고 서있는 모습이 되게 우스꽝스럽길 바랬고요.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할 수 없고 미리 계산을 해야 해서 어디를 자를지 많은 아이디어가 필요했습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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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는 사람이 밑도 끝도 없이 자르면 영화에 몰입이 안 되고, 그 속에서 나름의 개연성을 만들어야했고요. 말씀주신 것처럼 열심히 할 수 없는 부분을 만들기 위해 그렇게 선택을 했다고 하면 웃기지 않고 불편해져 버리거든요. 제가 이 영화 때문에 배급사를 찾아보고 했을 때, 웃기려는 것은 알겠는데 어중간 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저는 미숙했던 것 같고요. 블랙코미디 영화로 유명한 <닥터 스트레인지 러브> 라는 작품이 있는데 관객과 보면 웃지 않습니다. 그 영화가 걸작 블랙 코미디 영화인데 실제로 틀어서 보면 사람들이 안 웃거든요. 미국사람들은 웃었는지 모르겠지만요. 얼마 전에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 라는 영화를 봤는데 그게 블랙 코미디라는 거에요. 혹시 보신분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월가의 탐욕에 젖은사람들을 희화화하고 조롱하는 내용이었는데요, 저는 관객들이 웃었을 것이라고 생각 안하거든요. 코미디를 찍을 때 정도를 잡는 게 너무 어려운 것 같습니다. 조금만 더 나가면 삼류영화처럼 되어버리고, 아까 말씀 하신 것처럼 의미를 잡아서 가면 잡는 대로 웃기지 않아 그 적정지점을 찾는 것이 정말 어려운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