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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플러스 개관 5주년] <밤빛> : 김무영 감독, 지대한 배우 2021-03-14(일)  - 소극장

<밤빛> 부대행사 등록

 

상영작 : <밤빛>

장소 : 영화의전당 소극장

참석 : 김무영 감독, 지대한 배우

진행 : 김필남 영화평론가 

 

 

Q. 저는 도시의 밤빛에 네온사인만 보고 살다가 산속에 밤빛이 이토록 아름다울 줄 몰랐는데요. 어떻게 이런 아름다운 영화를 만들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옛날부터 산에 들어가면 뭔가 좀 뭔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 또는 그런 것들이 느껴지더라고요. 그래서 산속에서 뭔가 해 봐야겠다 라고 생각은 했는데 제가 미국에 있을 때 친구가 우뇌가 계속 끼는 산에 데려가 줬어요. 그때 그런 산에 사는 사람 얘기를 하면 어떨까'라고 생각을 한게 처음 출발이었고 이제 미국에서 하던 게 잘 안돼서 한국으로 왔을 때 제가 방패 산에서 사는 사람들에 대한 다큐를 봤어요. 심마니 분도 등장하고 다양한 분들이 등장한 다큐였는데 그걸 보고 저 이야기를 사용해서 좀 다르게 만들어봐야겠다 싶었어요. 그래서 처음엔 다큐랑 픽션이랑 중간적인 영화로 만들려고 다큐에 만난 분을 이제 섭외하러 갔었는데 그분이 이 땅주인한테 쫓겨나서 거기 안사시더라고요. 그러다보니 지금의 픽션형태 영화 시나리오를 쓰게 됐습니다.

 

Q. 송재룡 배우님과 지대한 배우님을 부자 관계로 캐스팅 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어떻게 캐스팅하셨는지 한번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송재룡 선배님은 제가 미생에서 연기하신 걸 봤거든요. 근데 좀 어떻게 보면 이상할지도 모르겠지만 거기 있는 다른 배우들하고 완전 다른 톤으로 연기를 하시더라고요. 저는 자신만의 톤 갖고 있는 사람들을 좋아해서 저분이랑 뭔가 해보면 좋겠다'라고 생각을 했는데 시나리오를 쓰다 보니 주인공을 잘 이해해주실 것 같아서 제가 직접 열람 연락을 드려서 캐스팅을 했고요. 그리고 대한이 같은 경우는 마이 리틀 히어로라는 영화를 봤는데 거기서 상당히 자연스럽게 연기를 하더라구요. 그래서 둘이 같이 주고받는 연기를 하면 재밌지 않을까 싶어서 캐스팅했습니다.

 

Q. 산을 올라가고 내려갈 때마다 배우 분들이 화면에서 떠나도 카메라가 계속 화면에 머물고 있었던 이유가 있었을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그 영화 안에서 그 장소가 갖고 있는 정서들이 전달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생각을 해요. 그래서 어떤 영화들은 장소가 그냥 이야기나 캐릭터의 배경으로만 쓰이는데 저는 그렇게 하는 것보다 장소와 갖고 있는 고유의 그런 특징들이 동등한 위치에서 전달되면 좋겠다라고 생각을 해서 그렇게 했습니다

 

Q. 영화의 대부분이 자연의 소리나 생활의 소리로만 채워지고 있는데 오프닝과 마지막 장면에서만 음악을 사용하신 이유가 있을까요?

첫 번째 음악은 아무래도 그 대사가 없고 거의 멈춘 이미지처럼 나오기 때문에 그 이미지들의 연속을 설명해줄 수 있는 것들이 필요하기도 했고 가사가 그 상황을 잘 설명해줘서 그 노래를 통해서 그 이미지들의 연속을 이해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을 해서 그렇게 했고요. 그리고 자연음 같은 경우는,,저는 극장이라는 공간이 기본적으로 이미지랑 사운드에 몰입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래서 이미지랑 사운드로 좀 거대한 풍경을 만들어 보려고 했어요. 그래서 영화를 보면서 그 풍경을 사운드랑 이미지로 경험하도록 하려고 했고 마지막에는 그렇게 경험된 풍경이 음악을 통해서 압축되는 방식으로 관객들이 보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서 하게 되었습니다.

Q. 약초꾼의 전설에 대해 아들과 이야기하는 장면이 이 영화에서 가장 많은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아닐까싶은데요. 슬프면서도 오싹한데 영화 전체 내에서 어떤 의미가 담겨 있을까요?

아마 제가 어디서 제가 따왔는지 정확히는 기억이 안 나는데 이 이야기는 금오신화 속 어떤 이야기에서 현재 영화 속에서 한 전설의 모티브가 되는 것을 따왔어요. 근데 그 금오신화에서 나온 이야기가 좋았던 게 뭔가 그 귀신이 산이라는 공간을 대변해준다고 느꼈어요. 그래서 그런 이야기로 산에 있는 그런 정서들을 표현해 줄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했고 죽음을 표현을 할 때 그런 식으로 간접적으로 표현하면 좋지 않을까라고 생각을 했고요. 그리고 어떻게 보면 그 전설이 아들한테 하는 자기고백같기도 하고 자기가 죽는다는 걸 예고하는 그런 말일 수도 있고. 그리고 어떻게 보면 자기 자신한테 하는 말이기도 하면서 자신이 느끼는 그 후회를 전달하려고 했던 걸 수도 있고 그리고 그게 마지막에 숲 속에서 나올 때도 아들하고 같이 시간을 보냈으니까 그 전에 이 주인공이 생각했던 죽음의 의미랑 달라진 거죠. 그래서 그런 죽음의 의미가 약간 달라지는 그런 지점을 보여주는,,어떻게 보면 복선이라고 할 수 있겠죠.

 

Q. 제목에 대한 질문을 드려볼게요. 조합을 한다면 별과 빛을 많이 조합할 것 같은데 밤빛이라는 제목은 굉장히 흥미로운데 어떻게 제목을 만들게 되셨나요?

처음에 초고를 썼을 때는 주인공이 밤중에 해 뜰 때마다 밖에 나가서 보는 그런 주인공이라는 설정이었어요. 그래서 밤에 뜨는 빛이니까 밤빛이라고 했고 영제로도 night light 이라는 반복되는 어감이 좋기도 했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영제로 했다가 한국 제목으로 바꾸려고 한국 단어들을 많이 찾아봤는데 그냥 밤빛이라는 단어가 제일 좋더라고요. 그리고 약간 두 가지가 상반되면서 서로 강하게 관계를 맺고 있는 단어라고 생각을 했거든요. 왜하면 어둠이 없으면 빛 자체가 어떤 의미를 잃는다고 해야되나요.. 어둠만 있으면 어둠도 그 고유의 의미를 상실하니까 대비되면서도 서로 관계를 맺고 있는 게 재미있어 그렇게 한 것 같습니다.

 

Q. 어떤 장면을 찍을 때 가장 힘드셨나요?

(지대한 배우) 눈이 쫙 깔린 함백산에 올라갔을 때 얼어 죽는줄 알았어요. 여름인데 너무 높아가지고 엄청나게 추웠던 말이에요. 그래서 잠시지만 손을 벌벌 떨었던,, 구름이 지나가는 정도였어서 그거 빼곤 즐거웠어요ㅎㅎ

(김무영 감독) 저는 약초방이 제일 힘들었어요. 거기는 섭외가 다 됐는데 주인분의 부인 되시는 분이 섭외된 게 마음에 안 되셨던 모양이에요. 남편분과 얘기가 잘 안되셨나 봐요. 그래서 촬영을 하는 순간부터 계속 나가라 그래서 막 거의 쫓기듯이 찍었어요. 그래 갖고 조금 힘들고 좀 아쉽기도 하죠. 여유로운 마음으로 시간을 좀 들이고 찍으면 좋았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Q. 그러면 반대로 가장 만족스러운 장면은 뭔가요?

(지대한 배우) 별이 많다고 하는 장면을 가장 몰입해서 촬영했어요. 그 장면을 뒤에 촬영해서 그때는 송재룡 배우님하고 인물로서 말고 사람으로서의 관계에도 많이 가까워졌기도하고 제가 정서적으로 뭔가 함께 가득 차 있을 때여서 제가 보여 보이려고 한 건 아니지만 제가 하는 말들이 되게 진하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저도 그때 몰입했던 것 같아요.

(김무영 감독)두 장면이 있는데요. 어둠 속에서 희태가 일어나는 장면이랑 민상이가 별 진짜 많다고 한 장면인데 이상하게도 그 두 장면이 다 알아서 한 장면들이 있거든요. 제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그냥 둘이서 한번 만들어보라고 그렇게 얘기해서 만들어진 장면이고. 어둠 속에서 일어난 장면은 거의 촬영 감독님이 그 미묘한 컨트롤을 다 하시고 송재룡 선배님도 그 템포를 정말 정확히 찾아내셔서. 두 개가 조화가 너무 잘 되니까 저도 약간 현장에서 관객처럼 봤어요. 정말 멋있다. 대단하다... 이러면서요ㅎㅎ

 

Q.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설정에서 아버지가 머리를 쓰다듬을 때 민상은 진짜 몰랐을까요?

서로 알기는 안다고 생각을 했어요. 얼굴은 모르지만 어머니가 이제 중간자 역할을 해서 희태한테도 아들이 있다라고 얘기를 하고 민상한테도 희태한테 갈때 그 사람이 아버지다 뭐 그런 얘기는 넌지시 했다고 생각을 했고요. 그렇지만 서로 얼굴도 본 적 없고 시간을 보낸 적이 없기 때문에 거의 그냥 타인과 마찬가지라고 생각을 했어요.

 

Q. 영화에서 여름과 겨울을 쓰는 시간을 대비하는 게 굉장히 아름다우면서도 의도적으로 대비하고 있다 라는 생각이 들었었거든요. 감독님께서 의도적으로 담고 있는 건지 궁금합니다.

겨울은 약간 황폐하고 고립되고 좀 메마른게 희태의 마음의 풍경이라고 생각을 했고 그리고 여름 장면은 생명력의 힘을 보여줄 수 있는 그런 계절이라고 생각을 해서 두 개를 붙여 놓으면 두 계절이 갖고 있는 것들이 더 좀 더 뚜렷하게 전달되지 않을까 싶어서 그렇게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