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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프로그램

지난프로그램 리스트 입니다.

제24회 부산독립영화제

(제24회부산독립영화제)메이드인부산 경쟁 2

GV1
프로그램명
[대관]제24회 부산독립영화제
상영일자
2022-11-17(목) ~ 2022-11-21(월)
상영관
인디+
작품정보
73min | D-Cinema | color |
관람료
일반 6천원 청소년 4천원
감독
배우
  • MADE IN BUSAN 경쟁 2

    73

     

    Water Celery

    유소영/ 2022/ Korea/ 28“/ 15/ DCP

    보랏빛 새벽, 오가는 이 없는 한적한 도로 한쪽에 미나리 좌판이 있다. 그 안에서 흰머리를 높이 묶고 노란 고무장화를 양발에 끼우는 한 여성. 빨간 고무대야를 양쪽 허리춤에 끼어들고 바로 뒤에 있는 미나리꽝으로 들어간다. 언양읍성에 마지막 하나 남은 미나리 노점상의 하루는 그렇게 시작된다. 카메라는 스쳐 지나갈 수 있었던 그녀 앞에 멈춰 서서 숭고한 노동 현장을 가까이서 지켜본다.

    프로그램노트

    작성자

    김현정

    프로그램 노트

    미나리가 아닌 ''에 초점을 둔 작품의 제목은, 푸릇한 결실 대신 그 아래 놓인 질퍽한 땅을 상상하게 한다. '나는 다시 태어나면 혼자 살 것 같아. 시집 안 갈 거야'라는 단호하지만 애처로이 들리는 이정애 할머니의 문장들은 개인보다도 여성의 의무로만 살아야 했던 과거 여성들의 가슴 아픈 서사를 대변한다. 하지만 영화는 거기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무수한 미나리의 초록은 할머니의 비극적인 서사와 지속적으로 병치되면서, 역설적으로 강인함의 속성을 남긴다. 지난한 세월에 대해 스스로에게 수없이 물었을 할머니의 삶은 기어코 아름답다. 할머니의 고단함과 푸르디 푸른 미나리는 상반되듯 보이지만 결국 서로를 품어야 할 필연임을, 영화는 사려 깊으면서도 강력히 전달한다.

     

    희비 The Rain Spell

    이나래/ 2022/ Korea/ 18“/ 15/ DCP

    아빠, 남편의 부재 이후 모녀는 서로 다른 이유로 집을 떠나고 싶어 한다. 돈 때문에, 사람 때문에 발이 묶여있던 그들에게 집을 떠날 수밖에 없게 되는 결정적인 사건이 생긴다.

    프로그램노트

    작성자

    김현정

    프로그램 노트

    <희비>는 생략의 미학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아버지의 부재, 할머니와의 거리감, 낡고 불편한 집 등 모녀 가족을 둘러싼 비극적인 배경을 촘촘히 설명하지 않기에 되레 감각을 통해 영화를 감상하게 만든다. 영화의 중심인 비의 장면들은 영화가 전개될수록 거세지며 차가움, 축축함, 당혹스러움을 고스란히 전해주다가 어느새 작품의 제목처럼 비의 감각을 전복시킴으로써 따스함의 정서를 만끽하게 한다. 이렇듯 영화는 서사에서의 구체적 맥락과 강한 갈등을 덜어내는 대신 예민하게 드러난 감각으로 인물들의 어둑한 심연까지 닿도록 만드는데, 특히 나경 역을 맡은 김안나 배우의 차분하면서도 능숙한 연기는 이러한 영화의 호흡에 탁월하게 어우러진다. <희비>는 영화 속 공백을 기꺼이 벅찬 마음으로 채우게 하는, 애틋하고도 따뜻한 영화이다.

     

    새집 The Nest

    이준상/ 2022/ Korea/ 10”/ 15/ DCP

    아직 가구도 들여놓지 않은 새집을 만끽하는 원우. 그때 누군가 도어락을 누르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프로그램노트

    작성자

    신나영

    프로그램 노트

    내 집 마련과 상대적 궁핍은 청년뿐 아니라 세대를 아우르는 화두이다. 영화 도입부의 주인공이 텅 빈 새집에서 가구배치를 구상해보고, 애지중지 거울을 닦아보고, 배달 음식과 함께 야경을 감상하고, 거실에 대자로 누워 팔을 휘저어보는 행위로 누려보는 호사는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자라면 누구나 공감하고 동경하는 순간일 것이다. 그런 나만의 공간에 예상치 못한 침입자가 등장하며 상황은 전복된다. 이내 좁은 간격을 두고 벌어지는 대치와 긴장은 집안의 공기를 순식간에 바꿔놓는다. 주인공의 처지를 가늠케 하는 전개는 비참한 형태로 실현되며, 새집에서 만끽한 소박한 일상이 허용되지 않는 순간 갈 곳 잃은 눈동자는 관객의 마음을 내려친다. 단편영화 특유의 간결한 힘을 가진 영화로, 주인공 청년의 응축된 세계는 사회적 현실까지 확장하여 상기시킨다.

     

    파도가 지나가고 When the waves pass through

    류도현/ 2021/ Korea/ 17“/ 15/ DCP

    10년 전, 세란의 자살로 인해 죄책감을 느끼며 살아가는 다온과 형택. 다온은 죄책감이 가득한 본가를 떠나 홀로 살아가며 취업의 벽을 느낀다. 그렇게 무기력함에 허덕이는 다온은 결국 혼자서 버티기 힘들어 자살하려 하지만, 누군가로부터 전화가 걸려온다. 전화로 인해 본가로 내려오게 된 다온. 다온은 과거의 세란을 마주하고 자신과 닮은 상황에 부닥친 형택을 보며 깊은 생각에 빠진다.

    프로그램노트

    작성자

    김현정

    프로그램 노트

    연출자의 고집이 엿보이는 <파도가 지나가고>는 정적이면서도 과감하다. 영화는 마치 파도의 높낮이처럼 어머니의 공백에 무력감을 느끼는 아들과 아버지의 내면을 가만히 따라가다가도, 문득 떠오르는 어머니의 모습에 요동치는 감정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흔히 위계를 드러내는 세로축을 과감히 덜어낸 채, 가로와 깊이로 장면을 느슨히 직조하다가 영화는 태연히 아들과 아버지를 나란히 놓는다. 아들과 아버지 사이에 이력서, 면접, 소주병 등의 반복적 배치는 단순한 도식 같으면서도 깊은 인상을 남긴다. 제작 과정에서 '대사 없음'의 제약에 사로잡히지 않고 억지로 무언가 더하지 않은 장면들은, 서로 느슨하면서도 단단히 결합한 특유의 리듬감을 만들어낸다. 그렇게 끝내 서사와 감정을 설득시키는 영화의 여운은 길고도 깊게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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