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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컬투로컬 2

  70분

   

  멜팅 아이스크림 Melting Icecream

  홍진훤/ 2021/ Korea/ 70“/ 15세/ DCP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의 창고에서 "수해필림"이라고 적힌 의문에 필름 뭉치가 발견된다. 당시 현장을 기록하던 사진 집단들을 찾아가 이 필름의 흔적을 따라가며 복원을 시도한다. 하지만 그 세계를 복구하고 손상된 사진을 복원할수록 삭제되는 세계들이 발견된다. 민주화운동의 주역들이 대통령이 된 후 그들이 만드는 지옥을 막기 위해 싸웠던 수많은 노동자들의 세계. 그 엇갈림 가운데 지금, 여기의 풍경이 서서히 드러난다.

  프로그램노트 작성자

  한창욱

  프로그램 노트

  녹지 않아야 할 것이 녹아내렸다. 돌이킬 수 있을까? 녹은 흔적은 어떻게 할까? 그것으로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해야 할까? <멜팅 아이스크림>은 이처럼 상실의 흔적과 복원에 관해 물으면서, 매체의 물질성, 역할, 역량을 진단한다. 민족사진연구회의 민주화 투쟁 현장 사진이 수해로 인해 손상된 채로 발견되었고, 이 영화는 그 필름이 복원되는 과정으로부터 시작한다. 그러한 복원 과정은 여러 이미지와 교차된다. 투쟁 현장을 기록한 사진가들의 인터뷰가 나오고, 손상된 필름처럼 원래의 상태를 유지하지 못한 픽셀 영상들 안에 투쟁하는 노동자의 모습이 나타난다. 그러한 기록 사이에 풍경과 동상 이미지가 삽입된다. <멜팅 아이스크림>은 이런 배치를 통해 마치 녹아내리는 것들 사이에 녹지 않은 무언가가 달라붙은 듯하거나 그 반대인 것처럼 보이게 한다. 녹아내리는 이미지들은 소리 지르지만(I scream), 도저히 녹지 않는 것이 아무런 말도 없이 고집스럽게 버틴다. 그 비명과 침묵 앞에서 사진적 매체는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이 영화는 답으로 향하기보다 질문으로 뻗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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