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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테크] 미조구치 겐지 60주기 특별전

溝口健二六十周忌特別展 / Retrospective on KENJU MIZOGUCHI

2016-05-06(금) ~ 2016-06-02(목)

오즈 야스지로, 구로사와 아키라와 함께 일본 영화를 대표하는 3대 거장으로 일컬어지는 미조구치 겐지의 60주기를 기념하여 그의 작품 세계를 다시 만나는 소중한 자리가 마련됩니다. 미조구치는 특유의 유장하고 우아한 롱테이크와 플랑세캉스로 자신만의 형식적 미학을 완성하였으며, 이는 영화교과서의 한 장을 차지하게 됩니다. 또한, 그가 평생을 통해 빚어낸 희생과 수난의 여성 캐릭터는 미조구치 고유의 숭고한 여성상으로 각인됩니다. 베니스영화제에서 연속 수상하며 그를 세계적 거장의 반열에 올린 대표작 <오하루의 일생> <우게츠 이야기> <산쇼다유>를 비롯하여, <오센의 몰락> <여배우 스마코의 사랑> <소문의 여자> 등 국내에서 거의 상영되지 않았던 작품들까지 1930년대부터 1950년대를 아우르는 25편의 작품을 소개합니다. 미조구치 겐지의 세계를 다시 발견하는 즐거움을 누리시길 바랍니다.

장소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
요금
일반 6,000원 / 유료회원, 경로, 청소년 4,000원
주최
(재)영화의전당
상영문의
051-780-6000(대표), 051-780-6080(상영문의)

미조구치 겐지 溝口健二 (1898.5.16.~1956.8.24.)
도쿄 출생. 1922년 닛카쓰 촬영소에 입사하여 조감독으로 일했다. 1923년 <사랑으로 되살아나는 날>로 감독 데뷔하여, 다양한 장르에 도전했다. 1930년대 후반부터 롱테이크를 활용한 미조구치만의 스타일이 본격적으로 형태를 갖추었으며, 1936년작 <오사카 엘레지> <기온의 자매>로 작가로서의 성숙한 면모를 내보이며 일본 영화의 거장으로 인정받았다. 1950년대 이후, <오하루의 일생>(1952) <우게츠 이야기>(1953) <산쇼다유>(1954)가 베니스영화제에서 연속 수상하며 국제적 명성을 얻고, 세계적 거장으로 자리매김한다. 특유의 유장하고 우아한 롱테이크와 플랑 세캉스로 미조구치만의 미학을 완성하였고, 그가 작품에서 그려낸 여성상은 영화예술이 빚어낸 여성 캐릭터의 한 원형이 되었다.



특별강연

강연: 영화평론가 김성욱

일정: 5/21(토) 15:00 <치카마츠 이야기> 상영 후

강연: 영화감독 오승욱 (대표작 - 무뢰한(2014), 킬리만자로(2000))
일정: 5/27(금) 19:00 <오하루의 일생> 상영 후



시네도슨트 영화해설

해설: 영화평론가 강소원

일정: 상영시간표 참고





Program Director's Comment


미국의 저명한 비평가 제임스 콴트는 이렇게 말합니다. “미조구치 겐지는 영화의 셰익스피어이고, 영화의 바흐 혹은 베토벤이며, 영화의 렘브란트 혹은 피카소이다.” 미조구치 겐지에 대한 후대의 평가는 얼마간 기묘합니다. 그는 실제로 제임스 콴트와 같은 열렬한 숭배자들을 거느려온 게 사실이지만, 최근 영화문화와 영화학계에서의 그에 대한 관심은 줄어들어 이젠 교과서적 거장 정도로 취급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타계 60주기를 맞아 열리는 이번 특별전은 미조구치 겐지에 대한 점진적 관심 축소가 완전히 부당한 일이며, 그의 작품이 끝없이 재발견되고, 재평가되어야 마땅한 위대한 예술이라는 사실을 알게 해주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미조구치 겐지에 대한 서구의 발견은 잘 알려져 있듯 1950년 구로사와 아키라의 <라쇼몽>이 베니스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은 이후에 이루어졌습니다. <오하루의 일생> <우게츠 이야기> <산쇼다유> 등 그의 1950년대 작품들이 베니스영화제 등에서 소개되기 시작하자마자, 미조구치는 곧 구로사와에 비견되거나 그를 넘어서는 위대한 감독으로 평가됩니다. 서구적 영화문법에 능한 구로사와 아키라와 달리 그 깊이를 알 수 없는 심원한 동양적 영화미학의 대가로 받아들여지게 된 것입니다. 특히 앙드레 바쟁을 비롯한 『카이에 뒤 시네마』 필진들의 지지는 절대적이어서 미조구치를 모던시네마의 아버지인 로베르토 로셀리니에 견줄 거장이라고 극찬합니다.


미조구치의 영화가 서구의 영화인들을 매료시킨 건 무엇보다 독창적인 카메라워크입니다. 인물의 움직임에 따라 분리된 공간들을 유영하듯 넘나드는 우아한 롱테이크 화면은 그들이 이전의 서구영화들에서 보지 못한 아름답고도 창의적인 것이었습니다. 미조구치의 시적인 롱테이크 기법은 곧 영화 교과서의 한 장을 차지하게 됩니다. 또한, 수난과 대속의 여인들이라는 미조구치 평생의 캐릭터는 그의 영화를 동양사회의 억압성을 고발하는 수준을 넘어서, 종교적 숭고함에 이르게 하는 미조구치만의 고유한 인물로 받아들여집니다. 


<오사카 엘레지> <기온의 자매> <마지막 국화 이야기> 등 덜 화려하지만, 보다 신랄하고 냉정한 시선을 지닌 1930대의 걸작들이 소개되면서 미조구치의 영화세계가 그보다 훨씬 복합적이고 다양하다는 사실이 알려지게 됩니다. 그에 따라 여전히 미조구치의 1950년대 작품들을 숭배하는 일반적 평가와는 달리, 노엘 버치처럼 1930년대 영화들을 미조구치의 진정한 미학적 성취라고 주장하는 영화학자들도 등장합니다. 후자에 따르면, 1950년대의 미조구치는 장식적 기법에 이끌린 반면, 1930년대의 미조구치는 주제와 형식의 부합이라는 면에서 보다 엄격하고 완벽했다는 것입니다. 특히, 극히 간결하고도 우아한 <마지막 국화 이야기>는 엄격한 플랑세캉스(한 시퀀스를 한 숏에 담는 것) 사용으로 형식미의 정점에 이른 것으로 평가됩니다. 


우리는 어느 한쪽 편을 들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미조구치 겐지의 영화는 한때의 열광에도 불구하고, 진정한 거장들의 작품이 모두 그러하듯, 여전히 충분히 탐구되지 않은 미지의 세계라고 말하는 게 맞을지 모르겠습니다. 이번 특별전에는 미조구치의 대표작들은 물론이고, 1930년대 작품 <오센의 몰락> <사랑과 미움의 해협>, 1940년대 작품 <우타마로를 둘러싼 다섯 여인들> <내 사랑은 불탄다> 등 국내에서 거의 상영되지 않았던 미지의 보석들이 다수 소개됩니다. 걸작의 유일한 기준은 그것의 영원한 현재성입니다. 미조구치 겐지의 작품들을 현재의 눈으로 만나, 발견하고 재발견하는 즐거움을 누리시길 빕니다.


영화의전당 프로그램디렉터   허 문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