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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상영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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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냥팔이소녀의재림

(영화사랑방)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Resurrection of the Little Match Girl
프로그램명
2024 영화사랑방ㅣ한국고전영화 정기상영회
상영일자
2024-05-06(월) ~ 2024-05-13(월)
상영관
시네마테크
작품정보
125min | DVD | color | Korea | 2002 |
관람료
무료
감독
장선우(Jang Sun-Woo)
배우
임은경, 김현성, 김진표
  • *5월 영화사랑방 프로그래밍 신성은 (시네마테크팀)


     


    부처님 영화관 옴! 






    상영작 : 만다라(임권택, 1981),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배용균, 1989), 달마야 놀자(박철관, 2001),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장선우, 2002)




     부처님은 매년 5월에 우리를 찾아오신다. 그것도 음력(4월8일)으로 오시기 때문에 공휴일에 오실 때가 있어 섭섭한 적도 가끔 있지만, 2023년부터는 대체공휴일 제도가 확정되어 언제 오셔도 원망 받지 않게 되었다. ‘부처님 오신 날’이 공휴일로 지정된 것은 1975년이다. 석가탄신일이라고도 하지만, ‘부처님 오신 날’이라는 네이밍은 언제 들어도 포근하고 정겨운 느낌을 준다. 부처님이 이 세상에 오신 까닭은 우리 모두 이 세상의 주인공이며 존귀한 존재임을 알려주기 위해서라고 한다. 내가 부처라면 상대방도 부처이고, 고양이도, 강아지도, 나무와 강도 모두 부처인 것이다.  


    부처님이 오신 5월을 기념하여, 영화로 오신 부처님을 만날 수 있는 한국영화 4편을 소개한다. 


    임권택 감독의 1981년작 <만다라>는 치열한 수행자의 삶을 다룬 불교영화로, 승려 법운(안성기 분)과 지산(전무송 분)의 대비되는 수행의 길을 함께 한다. 지산은 부처는 불당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하며 중생과 함께 수행하기 위해 길을 떠나고, 법운은 계율을 철저히 따르며 수행을 이어나간다. 불교용어인 ‘만다라’는 산스크리스트어로 ‘원’과 ‘중심’을 의미하며, 수행자가 명상을 통하여 우주의 이치를 깨닫고자 하는 마음의 상태를 형상화한 것이다. 법운과 지산이 만다라의 상태에 이르렀는지는 알 수 없지만, 영화 내내 펼쳐지는 동양화의 한폭 같은 풍경들을 보면서 만다라에 가까워지길 시도해 볼 수는 있을 것이다. 


    배용균 감독의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불교영화이자 가장 접하기 힘든 불교영화로 꼽힌다. 로카르노영화제 황금표범상 수상, 국제기자협회상 등 굵직한 수상 소식과 한국영화 100선에는 빠짐없이 선정되는 영화로 한번쯤은 영화의 제목을 접했을 것이다. 그러나 175분이라는 긴 러닝타임과 불교의 선적 깨달음이라는 진지한 주제로 인하여 많은 관객을 만나지는 못했으며 때문에 국내에서는 비디오 테입이나 DVD가 출시되지 않았다. (이번 상영에서는 미국 Milestone Films에서 발매된 145분 버전 DVD로 상영된다.) 동자승 해진, 젊은 스님 기봉, 노스님 혜곡 세 사람(혹은 한 사람)의 수행을 담아낸 영화로, 깨달음을 얻기 위한 번뇌와 갈등을 보여준다. 배용균 감독 혼자서 수행하듯 각본, 연출, 촬영, 미술, 조명, 편집 등 거의 영화의 전 과정을 담당했으며 4년이라는 제작기간이 걸렸다고 한다. 때로는 거칠고 때로는 숭고한 시간을 선사하는 영화다. 


    불교영화라고 앞의 두 영화처럼 진지하고 엄숙하지만은 않다. 박철관 감독의 <달마야 놀자>는 조폭과 스님이라는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을 내세운 코미디 영화다. 전혀 다른 두 집단이 절이라는 공간에서 함께 지내면서 발생하는 에피소드들로 보장된 재미를 선사한다. 어느덧 서로를 이해하고 닮아가는 건달과 스님의 모습을 통해 모두가 다 부처의 가르침이 필요한 인간임을 보여준다. 더러운 연못에서 피어나는 연꽃과도 같은 건달들이 새로 태어나는 모습을 보는 재미가 있다. 


    장선우 감독의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은, 이 영화를 본 사람이 극히 적기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놀랍게도 『금강경』을 주제로 한 SF액션블록버스터 불교영화다. 장선우 감독이 직접 조계사 학술대회에서 밝힌 바 있다. 중국집 배달원 ‘주’가 우연히 ‘성소재림’이라는 온라인 게임에 접속하여 '성소', 즉 성냥팔이 소녀를 구하기 위해 시스템과 대결하는 과정을 그린 영화로, 가상의 게임 세계와 현실 세계가 뒤죽박죽 혼합된다. 이 엄청난 이야기와 배경을 구현하기 위해 110억원이라는 예산이 소요되었고 흥행실패로 인하여 현재로서는 장선우 감독의 마지막 영화가 되었다. 시스템 접속시 벽에는 장자의 경구가 걸려있다.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若見諸相非相 則見如來), 만약 모든 모양이 실체가 없는 것임을 알면 곧 여래를 보는 것이다, 라는 뜻의 금강경 구절이다. 게임과 현실, 모양과 실체, 있다가 없어지는 것, 없다가도 있는 것, 왔다가 가는 것. 장선우 감독도 다시 돌아올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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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선우 감독사진

    장선우(Jang Sun-Woo)
    1952년생. 서울대 인류학과 졸업. 이장호 감독의 연출부를 거쳐, 공동연출작 <서울예수>(1986)로 데뷔했다. <성공시대> (1988), <경마장 가는 길>(1991), <너에게 나를 보낸다>(1994), <꽃잎>(1996), <나쁜 영화>(1997) 등의 문제작들을 통해 첨예한 현실 인식과 몽환적 자유를 오가며 폭넓은 스펙트럼을 보여 온 장선우 감독은, 깊은 사유와 도발적인 표현 사이에서 논쟁의 진원이 되곤 했다. <화엄경>(1993)으로 베를린영화제에서 알프레드바우어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거짓말>(1999)로 베니스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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