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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시대사랑> 시네클럽 : 장률 감독 2015-10-30(금)  - 시네마테크


필름시대사랑 00



10/30 <필름시대사랑>

*게스트: 장률 감독

*진행: 허문영 프로그램 디렉터

*장소: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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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시대사랑>은 사랑, 필름, 그들 , 그리고 사랑이라는 4개의 장으로 나뉘어진다.

1사랑’. 정신병원에 환자로 입원 중인 노인이 칼을 들고 병원 청소 일을 하는 여자를 쫓는다. 여자는 겁에 질리지만 노인은 여자에게 칼을 건네며 이번엔 날 쫓으라며 좀 전의 일이 장난이었음을 보여준다. 뒤이어 모든 일이 영화 속 상황임이 드러나는데, 갑자기 조명부로 일하던 청년이 영화를 이렇게 찍으면 안 되는 것 아니냐며 현장을 박차고 나간다.

2필름은 앞선 영화의 배경이 됐던 장소를 비롯해 다양한 장소가 거친 화면에 담긴다.

3그들은 박해일, 문소리, 안성기, 한예리 등 1장에 나왔던 배우들의 예전 영화 속 장면이 대사 없이 흘러나온다. 예전 영화와 전혀 다른 대사가 자막으로 보여질 뿐이다. ‘또 사랑이라 이름 붙인 마지막 장은 이제 배우 없이 1장에 나왔던 장소와 대사만 존재한다.

시간, 공간, 배우, 보는 것과 듣는 것이라는 요소들을 각각 해체했다 조립하는 실험적 영화이다






필름시대사랑 01


(허문영) 개인적으로 이 영화를 보고 특이하다고 느꼈습니다. 감독님께서 <망종>, <중경>, <이리>, <두만강>에 이르기까지 중국계 한국인 혹은 조선족 중국인으로서 살아온 인생에 바탕을 두는 미니멀리즘적인 영화를 쭉 만들어 오시다 제 작년에는 <경주>라는 영화를 만드셨는데 감독님께서 좀 더 대중적인 어법을 본격적으로 시작을 하실 지도 모른다고 예감 했습니다만 이번 <필름시대사랑>은 물론이고 이전 작품 <경주>를 본 사람들은 약간 뜻밖이라고 느껴질 만한 실험적인 작품으로 본인이 <경주>라는 작품을 찍으면서 어떤 고민이 생기셨을 것 같고, 그 고민이 이 영화를 찍게 만드셨을 것 같은데 그 고민의 과정을 듣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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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률) 실제 <경주>는 재작년에 만들고 작년에 개봉하였습니다. 정신도 여유도 없었는데 '서울노인영화제'에서 찾아오셨습니다. 금년에 영화제 개막작을 단편으로 만들어달라는 요청이 들어왔고, 서울노인영화제는 보통 5월에 개막을 합니다만 10쯤으로 미뤄졌습니다. 6월까지만 작품을 가편집 제출하면 된다고 하셨는데 처음에는 거절하였습니다. 생각 끝에 서울노인영화제를 거절하면 노인을 거절하는 느낌이었고, 그리고 단편이라 수월하게 생각하였습니다

박해일씨는 작년에 같이 작업하고 좋은 느낌이라 도움을 요청했더니 수락해주었고, 노인을 생각해야 하는데 이상하게 안성기 선배님이 영화와 관계없이 떠올랐습니다. 안성기 선배님은 너무 모범적이고 연세와 맞지 않게 젊어 보이고...감독들이 못된 버릇이 누군가를 망가뜨리는 것인데 안성기 선배님을 노인으로 심지어 정신병원 안의 환자로 하는 게 어떻겠느냐 순간적으로 결정을 한 것이었습니다. 당연히 거절하실 거라고 생각하고 방안을 준비했었는데 흔쾌히 도와주겠다하시자 일이 너무 커졌고 좀 더 생각해야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어 문소리씨, 한예리씨도 하겠다고 결정되었고 아무리 서울노인영화제의 부탁이지만 감독의 삶과 정서는 어느 정도 연계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한국에 와서 거주한지 3년 반이 되면서 매일 만나는 사람들이 영화인이고 강연도 영화관련 수업을 하고 있습니다만 이 상황들이 조금 정상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중국에 있었다면 영화는 저의 생활에 아주 작은 부분인데 3년반 만에 영화는 나의 삶의 전부가 되었습니다. 지금 제 정신이 아니구나 병이 들겠구나 생각이 들었고 이런 부분에서 정신병원, 노인을 생각하였게 되었습니다. 3일 만에 촬영을 끝냈지만 너무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뭔가 끝나지 않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고 그래서 이 작품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필름시대사랑 02



(허문영) 감독님은 소설가 출신이신데 영화를 만드시기 시작하시면서 부터는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문학적인 것으로 영화를 만들지는 않겠다. 영화는 재미있는 이야기로부터 만들지 않고 영화는 영화적인 것으로서 시작하겠다. 이런 말씀을 하셨고 사실상 실천중이신데 영화에서 가 등장합니다. ‘가 누추하고 우중충하고 어두운 공간에서 그 시가 울려 퍼질 때는 특별한 느낌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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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률히 영화는 소설과는 거리를 둬야한다고 생각합니다. 80년대에 보리스의 책을 처음 접했는데 너무 싫었습니다. 잘난척, 박식한 척 하는 것 같아 싫었는데 그 글이 소설같지않는 리듬이 느껴져 다시 읽기 시작하고 전집을 다 보았고 나이가 들면서 보리스가 더 좋아졌습니다. 수필인지 소설인지 길을 다 열어놓고 생각하게 해 주는 것 같습니다. 이번 영화에서도 보리스의 책을 놓을 때 고민을 했습니다. 영화에서 책을 찍는 것은 촌스럽기 때문에... 그 생각을 하는 순간 반성을 했습니다. 진실한 정서는 무엇인가, 감정은 무엇인가. 내가 만약 정신병원에 들어가야하는데 책을 하나 챙겨간다면 보리스의 소설을 가져갈 것이다. 그의 작품은 새로운 것을 계속 생각하게 해주며 내가 그 안에 계속  존재하는 것 같기 때문입니다. 어떤 영화라도 시공간을 만드는데, 어떤 시공간을 만들고 그것을 초월해야 그것이 '예술'이지 아니면 '독재' 라고 생각합니다.







필름시대사랑 03



(허문영감독님의 영화는 풍경, 공간을 셋팅할때도 그렇고 의도적으로 예쁜 그림을 피하시는 것 같습니다. 화면이 예쁘게 나오는 것을 필사적으로 피하시는 게 아닌가 생각될 정도로 공간의 누추함 자연스러움을 강조하시는 것 같습니다. 혹시 감독님은 풍경을 찍으실 때 외부 로케이션 시 원칙 같은 것이 있으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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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률) 공간, 풍경의 제대로 된 질감은 어떤 거리, 어떤 각도에서만 나올 수 있습니다. 그 각도가 조금만 틀어지면 풍경화가 되어버립니다. 실감이 나지 않고 풍경화처럼 보여질 때 우리의 감정은 멀어지는 것입니다. 제가 <경계>라는 영화를 찍을 때 보통 핸드헬드로 찍으면 움직이면서 찍는데, 저는 고정으로 찍지만 핸드헬드로 찍었습니다. 이렇게 촬영하면 아름답게 보이지도 않고 흔들리는데 왜 이렇게 찍느냐고 주변에서는 말합니다. 분명 고정해서 찍으면 아름답게 나오지만 현실은 거칠고 실제 생활에서도 거친 모습들이 많이 보입니다. 저는 이러한 부분을 제대로 표현하고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