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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원기행> 관객과의 대화: 김대환 감독 2016-04-25(월)  - 인디플러스 영화의전당

철원기행 GV 01


4/25 <철원기행>

* 게스트 : 김대환 감독

* 사  회 : 이승진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팀 팀장

* 장  소 : 인디플러스 영화의전당



(이승진) 홍익대학교 영상디자인학과를 졸업하셔서, 2010년도에 단편 <소풍><안내서비스>를 연출하셨고, 이어 2011년에 <부자면접>을 그리고 방금 보셨던 <철원기행>이 단국대학교 영화콘텐츠전문대학원 졸업 작품으로 연출을 하신 작품입니다. 첫 번째 데뷔작이신데 제가 이 영화를 보고난 뒤에 감독님의 연세가 궁금했습니다. 저는 40대 중반정도 되시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사진을 통해 처음 뵙고 깜짝 놀랐습니다. 삶의 깊이라는 것은 나이와 상관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가족 관계의 깊이들을 어떻게 이렇게 잘 다루셨을까 생각했습니다.

영화 소개에 앞서 크레딧을 보게 되면 극 부분이 박진수라는 분이 시나리오를 쓰셨더라고요. 대부분 데뷔작의 경우 감독님이 직접 집필하시면서 영화를 만들어가는 것들이 많은데, <철원기행>을 만들어 낼 때 시나리오가 따로 존재하면서 감독님이 연출을 하셨는데 이 영화를 만드시게 된 계기를 알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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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환) 소개해주신 것처럼 저는 단국대학교 영화콘텐츠전문대학원을 나왔기 때문에 그 학교의 트랙과 과정에 따라서 졸업 작품이 만들어져야하는 상황이었어요. 동기생 11명의 아이템 중에 장편으로 선별된 것은 제가 기획했던 <철원기행> 하나였고, 학교 내에 있는 PD와 작가 트랙을 한분씩 섭외해서 작품을 만들기 위한 팀이 된 거죠. 원래 처음에 기획했던 의도와 상황은 제가 단국대를 가기위해 만들었던 포트폴리오 아이템이었는데 그 당시 실제로 저희 부모님이 두분다 교직에 계신데 저는 서울에 아버지는 철원, 어머니는 춘천, 막내동생은 천안에서 대학생활을 하고 있었어요. 4명이 뿔뿔이 흩어져있는 상황이 재미있더라고요. 그러다 막내가 군대 갈 나이가 되니까 아무래도 철원으로 갈 확률이 높은데 그럼 아버지가 계신 철원에 있는 관사에서 우리가 잠을 자겠구나 하는 상상으로 영화를 처음 시작했고, 작가 트랙에 있는 박진수 작가는 실제로 유부녀거든요. 고부간의 이야기는 작가 분의 많은 아이디어와 경험을 통해 처음 기획했던 영화와는 다른 지금의 <철원기행>이 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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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진) 가족이 중심이 되다보니 5명의 각기 다른 캐릭터들이 되게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또 다른 주인공이라 하면 저는 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만큼 <철원기행>을 만드실 때 이 라는 존재가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에 그 영화를 만든 로케이션이라던지 어려움이 많으셨을 거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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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환) 철원이라는 공간을 설정했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영화를 기획하기 몇 년 전에 반대로 어머니가 철원에서 근무를 하셨던 적이 있었거든요. 그때가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저희 가족이 관사에서 하루 잠을 잔 적이 있어요. 거기 관사는 영화에서 나온 관사보다 훨씬 작은 그냥 원룸이었거든요. 거기서 부모님과 저와 제 동생이 한 이불 덮고 잠을 자는게 되게 불편한 상황이었어요. 그래서 그냥 철원에서 그런 적이 있으니까, 철원에서 거주를 했거나 살았던 적은 없지만 기억을 토대로 그냥 철원에서 영화를 찍고 싶다는 그런 것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철원이라고 하면 기본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공간의 이미지가 있잖아요. 굉장히 춥고 남북한이 밀접 되어 있는 공간이어서 쓸데없는 긴장감이 있고, 그리고 한 가지가 눈이 많이 오는 곳이라는 것인데, 그게 영화를 만드는 상황에서 되게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했어요. 제가 담고 싶은 이미지와 가족 그리고 효과를 보여 줄 수 있는 큰 장치 중 하나가 되겠다. 눈이라는 것이 보면 참 이쁘고 아름답지만 쌓여있으면 진짜의 모습을 감추고 있잖아요. 그게 가족의 모습과 닮았다고 생각했어요. 가족사진을 보면 버젓이 평범한 가족처럼 보이지만 서로에대해서 잘 알지 못하고 있고 진짜 모습을 잘 알 수 없는 모습이 설경과 닮았다고 생각했어요. 겨울과 철원 그리고 가족 이런 게 연결이 잘 되더라고요. 반년 전부터 철원의 야외 장면을 찍으려고 정말 준비를 많이 했는데 결과적으로 촬영 하루 전날까지 눈이 안 오더라고요. 하루 전날 모든 것을 다 포기하고 태백산맥을 넘어서 영동지방의 강원도 고성에 눈 제보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하루 전날 다 옮겨서 일단 눈부터 다 찍어 냈던 상황이었습니다. 모든 촬영 일정이 다 꼬여버리게 만든 상황이었으니까... 그것 때문에 너무 힘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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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진) 촬영장이 한번 로케이션 위치가 완전 바뀌게 되면 스텝들도 혼란이 생기게 되고 특히나 제작부나 연출부는 처음에 생각했던 장면들을 다 다시 현재에 맞게 옮겨야하기 때문에 상당히 어려운 점이 많다고 미리 짐작해 봅니다. 영화제목을 보면 한글제목은 <철원기행>이라 충분히 이해될 수 있는 지점이 있는데 영어제목은 ‘End of winter’라고 되어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함축적인 의미의 제목이라고 생각되는데 영문제목을 좀 더 함축적인 의미로 지으신 특별한 계기가 있으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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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환) 철원기행 제목이 나왔던 그 순간은 포트폴리오 원서를 낼 때 제목을 뭐로 할까. 철원에서 일어난 일이니 철원기행으로 하자고 별로 무리 없이 고민 없이 진행을 했던 상황이었어요. 언젠가 제목을 바꿔야지 하는 의지를 가지고 있었는데, 영화 촬영이 끝나고 편집도 끝난 상황에서 영화제목을 뭐라고 할까 고민하던 중 일단 영어 제목을 철원기행으로 할 수는 없었어요. 왜냐하면 외국 분들이 보셨을 때 느끼는 철원에 대한 이미지와 감정, 우리나라 사람들이 느끼는 철원의 이미지와 감정이 전혀 다르니까 철원기행을 쓸 수 는 없어 어떻게 바꿔볼까하다가 영화의 중심이 아버지이니까 그렇게 믿고 설계를 진행했기 때문에 아버지의 마지막 이미지 있잖아요. 트럭이 가고 포소리가 들리는.. 그게 제가 의도하고 찍은 장면은 아닌데 인서트 상태로 막 찍다가 우연히 담긴 이미지에요. 그런데 그게 마지막 컷에 들어가니까 되게 효과가 있는 샷이 되더라고요. 그때 사운드를 입히면서 저 스스로는 아버지에게 축포를 날리는 듯한 지지하는 느낌이 있었는데, 겨울의 끝이라는 의미의 제목이 들어가면 좋을 것 같았어요. 한글로 겨울의 끝이라는 표현이 조금 거창한 느낌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한글제목은 <철원기행>으로 하고 영어제목은 로 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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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원기행 GV 02



(관객1) 영화에서 식사 장면이 많이 나온다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먹는 장면을 많이 넣으신 이유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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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환) 이 영화를 기획했을 때 중요한 것 중 하나가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가 있었고요 자극적인 사건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것 하루 내지 이틀의 이야기였으면 좋겠다는 것이 큰 목적이었어요. 그러면 가족들이 밥 먹는 시간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판단을 했어요. 왜냐하면 가족을 다른 말로 식구라고도 하잖아요. 밥을 먹는 사람들..그래서 밥을 퇴임식 끝나고 먹고 저녁을 먹고 다음날 아침을 먹고 그날 또 저녁을 먹고 마지막 날 아침 라면을 먹는 이 5끼의 과정 속에서 한 끼마다 어떻게 변할지를 보여주는 것이 재미있는 부분이라고 생각을 해서 메뉴 같은 것도 더 재밌게 고민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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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진) 덧붙이자면 조금 전 눈을 가족으로 보셨다는 말씀을 해주셨는데, 밥상이 사실은 더 가족적인 것 같습니다. 제일 처음 사건의 발단도 밥상 앞에서 일어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불편하지만 한 밥상 앞에서 같이 밥 먹고 있는 모습을 보면 그게 정말 가족인 것 같습니다. 떼어내려야 떼어낼 수 없고, 같이 공유해야하는 가족의 모습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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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간의 제일 낯선 공기들의 주시하고 계시잖아요. 아버님은 침묵으로 어머님은 수다로 공기를 주도하시고 철없는 둘째는 또 철없이 막 그러고 있는데, 이 영화를 계속 보고 있으면 제가 더 부끄러워지는 지점들이 많아요. 가족의 민낯을 보면 볼수록 내가 어머니한테 이러면 안 되는데, 아버지한테 이러면 안 되는데 내가 저 막내가 아니었을까. 이런 생각들을 계속하게 되더라고요. 영화를 통해 우리들의 민낯을 들어내려고 하셨던 점은 감독님의 어떤 의도가 숨어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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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환) 같은 지점을 느낀 것 같아요. 저도 그 전에 단편영화 2편을 만들었던 것이 가족과 관련된 영화를 만들었었는데, 그랬던 이유 중에 가장 큰 이유는 제가 우리 가족 내에 변화를 만들고 싶다는 것이 가장 컸었습니다. 사실 그 2편의 영화를 찍으면서 영화의 결과가 별로 안 좋기도 하고 그래서 그런 것인지 모르겠지만 영화를 잘 못 만들어서 그런 것 같아요. 아무튼 아무런 변화가 없었어요. 저희 부모님도 저도. 그래서 이 영화를 만들 때 그 욕심을 버려야 하겠다는 것이 큰 조건이었어요. 23일 동안 아니면 내가 이 영화를 만들고 기획하고 진행하는 동안 느꼈던 만큼의 변화만 내가 이 영화에 담으면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그 당시 아버지가 철원에 거주하고 계실 때 일주일에 한 번씩 가서 로케이션을 알아보고 밤에는 아버지와 술한잔 하면서 대화를 많이 했는데, 매주 반년동안 그런 생활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또 어느 순간이 되면 아버지에 대해 잘 모르겠어요. 지금도 잘 모르겠어요. 23일 동안 내가 할 수 있는 내가 생각하는 캐릭터들이 현실적으로 이렇게 행동을 하겠다고 생각을 해서 영화에 넣은 부분이라 영화가 그렇게 보이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결과적으로는 23일 동안 감자 한입 베어 물 정도의 이해 그게 제일 중요했던 지점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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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원기행 GV 03



(관객2) 처음에 이혼하자로 시작된 에피소드인데, 어떻게 보면 영화 보는 내내 왜 이혼하자고 했는지 제일 궁금하게 되는데 이 부분이 아직 해소되지 않았고, 엔딩크레딧을 보면 캐릭터 이름들이 현재 활동하는 배우들과 동일한 분들이 많던데 의도하신 부분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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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환) 이혼 선언의 이유는 많은 분들이 각자 다른 추측을 하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제가 정리를 하자면 저한테는 중년의 부부가 이혼이라는 것과 전혀 관련 없이 삶을 살았거든요. 그냥 조용히 소리 없이 넘어가도 되는 것을 지금 이 순간 이 이야기를 해야 하겠다는 것이 저에게는 정년을 맞이하는 성근의 인생의 새 출발을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생각했어요. 이제 너희들이 알고 있던 아버지가 아니라 나만의 어떤 삶을 살겠다는 신호탄을 바보 같은 방법으로 이혼하겠다는 대사를 통해 한 것이라 생각하거든요. 왜냐하면 그 당시의 계획은 이혼하겠다고 하면 가족들은 각자 뿔뿔이 흩어지면 편하게 다시 나만의 공간인 관사에서 자거나 놀면 되니까. 자기가 의도치 못한 상황으로 일이 생긴 것이죠.

캐릭터 이름 같은 경우, 아버지는 그분들을 떠올리면서 시나리오를 쓴 부분도 있고 캐스팅도 염두해 두었지만 당연히 안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고 제작비도 한계가 있으니까요. 아버지 같은 경우는 당시 SK 와이번스팀의 김성근 감독을 떠올리면서 썼고, 윤여정 선생님, 김동욱, 김수현 배우. 김수현 배우가 됐으면 대박이었겠죠.(웃음) 그리고 강혜정 배우. 아예 시도조차도 안했었어요. 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으니까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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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진) 문창길씨 연기, 저는 새롭게 보게 됐던 계기였던 것 같습니다. 감독님보다 연배도 많으시고 경력이 많으신 분들과 작업을 하셨는데 감독님의 샷이나 리듬이나 이런 것들이 정말 동요가 없이 잘 영화가 만들어 졌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분들과 작업을 하실 때 연기에 대한 동요 등 여러 동요의 요소들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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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환) 만약에 문창길, 이영란 선생님과 영화를 하시고 싶은 분이 계시다면 정말 디테일하게 설명을 다 해드릴 수 있어요. 그건 너무 길어지니까 삼가고 제가 했던 방법은 일단 촬영하기 전에 MT를 갔어요. 자연스럽게 영화적 관계가 설정되는 게 있었어요. 두 분 자체가 별로 썩 원만하지는 않았어요. 그걸 해결하지 않은 게 좋은 상황이 된 것 같아요. 정말 디테일 하고 한건 말 못하는 것도 있지만, 정말 좋은 건 선생님들이 뭐랄까 욕심을 내시면서 연기를 해주신 것 같아요. 학생영화라고 설렁설렁하시는 분들도 간혹 계신데 그러시지 않고 되게 열심히 해 주셨고요. 제가 연기 연출을 직접 어떻게 했다거나 그런 건 계속 테이크를 가는 수밖에 없어서 테이크를 좀 오래 갔던 게 아마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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