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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대행사

<피아니스트 세이모어의 뉴욕 소네트> 특별강연: 김정범 음악감독 2016-04-08(금)  - 소극장

세이모어의 뉴욕 소네트 01

 

4/8 <피아니스트 세이모어의 뉴욕 소네트>

 

강연 : 푸디토리움 김정범 음악감독

장소 : 영화의전당 소극장

 

(전체 강연중 일부만 요약되어있습니다.) 

 


영화 초반에 글렌 굴드에 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글렌 굴드 하면 떠오르는 건 ‘바흐 스페셜리스트이죠이 사람이 좋아했던 연주 스타일이 글렌 굴드부터 시작해서 여러 작곡가의 취향에 녹아 있는 것도 있지만사실 글렌 굴드 가 다큐에 나온 것 중에 하나는 제가 감독이 아니어서 잘 모르겠지만 그러한 고전적인 피아노가 지금은 리코딩을 해서 듣는 시대가 되었잖아요베토벤이 살았던 시대와는 다르죠그 사이 지점에 글렌 굴드는 정말 중요한 지점을 차지하는 피아니스트입니다제 개인적인 생각으로 글렌 굴드는 바흐를 파격적으로 연주한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입니다이상하게 쳤죠너무 음도 끊어지고요너무 딱딱하기도 하고입으로 소리를 내면서 연주하기도 하고요등이 구부정한 자세가 너무 좋지 않았습니다글렌 굴드 가 중반 이후에는 라이브를 하지 않고 리코딩만 했다고 합니다연주 자체도 특이한 것에 대해 너무 놀랐고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지만 지금 이 시대는 그런 것들이 이상학으로 들리지 않고 바흐를 연주하는 대표하는 연주자로 클래식을 좋아하는 사람이나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나 팝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도 글렌 굴드는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 되었죠그만큼 대중적인 명성을 얻기도 했고요글렌 굴드가 집중한 건 리코딩이었습니다피아노를 치는데 컵을 깨뜨리는 소리가 나면 당연히 안 되는 것처럼의자를 툭 친다거나 발을 동동 구른다거나 연습하는 것처럼 입으로 피아노음을 따라 부른다거나 하는 것은 리코딩시 금기된 사항이죠이런 리코딩을 하는 건 우리가 상식적으로 생각을 해도 당연히 맞지 않는 건데 글렌 굴드는 그런 것들을 전부 리코딩을 했죠그래서 더 파격이었고 지금 생각해보면 마치 이 영화가 재미가 없더라도 재미가 없는 이유는 재미있는 것이 더 많지만 너무 피아노 이야기만 하고 아티스트의 감정과 오롯한 정신세계에 집중하다 보니 나는 공감을 할 수가 없어서 80% 잠을 잤는데 너무 잠을 자기에 영화가 좋았어요

 

세이모어의 뉴욕 소네트 02

 

마치 영화가 음반을 듣는 듯 한 그런 느낌그렇게 이야기할 수도 있잖아요그럴 수 있었던 건 영화가 주는 음악과 그 사람의 대사와 이게 한국말이었다면 우리가 눈을 감더라도 이야기들이 더 잘 들렸겠죠이 모든 것이 합쳐졌기 때문에 평안함을 준 것 같은 게 있는데이런 것처럼 글렌 굴드 가 집중했던 것은 단순히 연주뿐만 아니라 그 연주 그 공간의 소리 모든 것이었죠울림연주자의 떨림 그 미세함피아노를 포함한 연주 자체의 소리가 울려 퍼지는 공간의 모든 것을 담고 싶은 열망이 있었다고 해요그래서 피아노 소리 자체에서 나오는 소리뿐만 아니라 그 공간 자체 모든 것을 담는 것에 이 사람은 신경을 썼다고 합니다피아노도 피아노고 바흐의 곡도 그렇지만 그 음악을 듣는 사람들 그리고 그 공간 안에서 자기가 전달하고 싶은 모든 것들이 좀 더 확장된 의미였을 것이고 지금까지와는 다른 리코딩을 통해서 리코딩은 라이브와 다르기 때문에 좀 더 다른 차원의 무언가를 전달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세이모어도 마찬가지였죠다만 글렌 굴드는 그것을 리코딩으로 표현을 했지만세이모어는 언어로 대사로 그분의 생각으로 같이 읽을 수 있다는 게 다를 뿐이지 자신이 생각하는 아티스트의 표현적인 영역에 대해서 무엇을 이야기하고 전달하는 두 개가 어쩌면 연주자들에게서 보이는 비슷한 면들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세이모어의 뉴욕 소네트 03 

 

이 영화를 우리가 40년 전에 봤다면 또는 우리가 이 영화를 40년 후에 내 아이나 친척이 봤다면 지금과 감흥이 달라졌을까개인적인 감성은 다르겠지만 ‘이 영화가 되게 촌스러웠어.’ ‘되게 미래지향적이었어.’ 이런 생각들이 안 들었을 것 같습니다. 200년 전에 이 영화를 봤어도물론 그 당시 영화라는 것이 없었지만 이 이야기를 들었어도 별로 이상하다거나 새롭게 느껴지지 않았을 겁니다왜냐하면 결정적으로 말하는 주제나 이 영화의 내용은 시대를 타지 않는 이야기들인 거죠피아노와 음악과 예술가들의 이야기인 거고 그것이 슈베르트건 브람스건 앞으로도 미래도 과거도 지금도 있었던 예술가들의 고민이기 때문일 겁니다그래서 300년 후에 이 영화를 봐도 지금과 같은 생각을 가질 것 같은데 조금 전 글렌 굴드 의 이야기도 했지만 개인적으로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저는 물론 유명한 클래식 연주자 거나 그런 사람이 아니지만 음악을 정말 좋아하는 학생이었는데음악을 더 하고 싶다음악 마니아가 음악을 하는 케이스여서 조금 시작은 달랐었겠지만 시대가 변해도 변하지 않는 부분들은 무엇일까라는 생각은 분명히 해 봅니다

 

예를 들어 아주 과거가 아니라 그런 거죠어떻게 가우디랑 달리랑 피카소는 한 도시에 다 있었지도대체 바르셀로나에는 당시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외계인이 심어놓고 간 걸까이런 생각부터 가우디는 어떻게 이런 것을 만들 수 있었을까우리가 로마나 옛날 작품을 보면 그땐 그랬으니까피카소 박물관을 가보니 피카소 사진에 양쪽 문이 열리는 스포츠카 앞에서 피카소가 담배를 피우는 사진이 있던데 이런 시대가 어떻게 가능할까물론 피카소는 고흐처럼 불행하지는 않았지만 제 개인적으로 생각했을 때는 고흐는 훨씬 날라리였던 것 같습니다.(웃음그 시대 예술가들이 이 시대 모든 사람들과 가지는 공통점이 무엇일까 생각이 들더라고요마치 이 사람이 200년 후, 400년 후에 봤더라도 앞에 이 사람들의 이야기가 이상하지 않을 것처럼마지막 황제를 만든 류이치 사카모토의 뉴욕 작업실에 가본 적이 있습니다작업실도 그랬고 인터뷰에서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자기가 하는 건 과거와 현재의 예술가들 공통적으로 세월이 바뀌어도 바뀌지 않는 예술가들의 흔적을 뒤쫓는 것이고 뒷발꿈치 정도라도 따라가는 것이 자기의 목표라고 했습니다저는 영화를 보면서 다시 한 번 그 이야기가 생각이 나더라고요각자가 영화를 본 느낌은 다르겠지만 이 피아니스트 하나의 말주제라도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예술가들의 전형적인 모습그리고 변하지 않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 주더라고요이 사람의 음반을 500년 후에 누군가가 들어도 분명히 좋을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세이모어의 뉴욕 소네트 04

 

(질문1) 음악가로서 <피아니스트 세이모어의 뉴욕 소네트>를 보시고본인의 음악은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겠다 생각하신 것이 있으신가요?

 

(김정범) 조금 전 말씀드린 분야가 제일 관심이 있긴 합니다몇 백 년 전에 있었어도 앞으로 몇 백 년 후에 나타나도 지금 들었어도 차이가 없는 음악이것들이 추상적이면서 모호할 수 있는데 팝을 예를 들어보겠습니다비틀즈의 음악은 미래도 영원할까영원하겠죠팝의 명곡 하면 비틀즈왜 비틀즈가 팝의 명곡일까멜로디가 좋잖아또 어른들이 이런 말씀을 많이 하시죠요즘 음악은 들을게 없다옛날 음악이 최고다이런 말씀을 많이 하시죠그런 이야기와 맞을 수도 있고요비틀즈가 많은 음반을 냈지만 비틀즈 음악 중에서 우리가 모르는 음악이 더 많을 겁니다워낙 앨범이 많기 때문에 비틀즈 음악의 후기곡들 같은 경우는 사실 대부분 사람들이 모르죠과연 히트곡들만 유지가 됐을까그렇게 보면 비틀즈의 히트곡들을 좋아하는 나라의 히트곡이 다 다르더라고요또는 이런 거죠최근으로 보면 음악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라디오 헤드’ 같은 팀을 아시겠지만제가 대학생 때 ‘크립이라는 노래가 있어서 전자기타가 울릴 때 열광하고 그랬거든요라디오 헤드의 1집 히트곡이 있지만 1,2집 히트곡 이후에 지금까지 10년이 넘게 하고 있는데 그 이후 히트곡이 뭐가 있지없습니다사실그들의 마니아가 아니라면 기억나는 것이 없습니다근데 왜 라디오 헤드를 음악을 하거나 평론가들은 높이 평가를 할까이건 분명히 멜로디가 좋고 또는 그때 음악이 좋은 것이라고 치부하기엔 너무 단순하다는 거죠

 

그렇게 따지면 더 많은 사람들이 있었어야 하는데얼마 전에도 길을 가다가 개인적으로 트로트 음악에 관심이 많은데 남진 선생님의 포스터가 있었습니다한국가사라서 영국 사람은 이해할 수가 없는 걸까트로트로는 왜 저런 존재가 될 수 없는 걸까그런 생각을 해보는데요결국은 멜로디가 사람들에게 전달이 잘되고그 시대는 그랬다는 것 외에 또 다른 무언가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분명히 고전과 컨템퍼러리 접점에는 무언가가 있었다고 생각하는 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클래식과 클래식의 컨템퍼러리 사이 접점은 도대체 어디일까분명히 그 지점이 있을 거고그 지점에도 어떤 그 이전과 이후의 같은 아티스트들의 경직그런 사람들의 대중적인 작품을 내는 사람들은 어떤 시선으로 작품을 바라봤을까어떤 식으로 곡을 만들고 건축을 했을까 궁금합니다저도 그런 사람들의 생각을 쫓아가 보고 싶고개인적으로 ‘우디 알렌의 영화 중 ‘미드나잇 인 파리에서 옛날 문어(文語들에 푹 빠져서 옛날 예술가들의 시대로 들어가 그들과 차를 마시고 이런 것들에 대한 이야기잖아요저는 그게 꿈같은 이야기입니다타임머신이 있다면 가장 해보고 싶은 것정말 그런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했고 누구와 대화를 나눴을까저에게 새 앨범을 한다는 것은 그것을 궁금해하면서 만드는 것인 것 같습니다 


 

세이모어의 뉴욕 소네트 05

 

(질문2) 연주라고 하는 것을 녹음하는 방식그 방식을 가지고 관객들이 듣는 방식이 많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음악을 하시는 입장에서 푸디토리움 앨범 중 ‘뉴 사운드 셋이라는 라이브 음반을 내셨는데라이브 음반을 내실 때 저희가 받아들이는 느낌리코딩이라고 하는 형태주변의 사운드 음을 제거한 앨범 작업을 통해서 사람들이 음악을 듣는 방식 두 가지의 차이점이 분명히 존재할 것이라 생각합니다새로운 음반을 내신다고 하셨는데어떤 방식으로 앨범을 제작하실 예정인지 궁금합니다.

 

(김정범) ‘뉴 사운드 셋’ 같은 앨범은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우리가 락 밴드의 라이브 앨범을 들어보면 웅성 하는 소리와 환호성이 많이 나오잖아요보통 80-90% 이상은 그냥 넣는 것이거든요공간감을 많이 늘려주고 사람들이 환호하는 소리를 넣어주면 되죠.대부분의 라이브 앨범은 그런 경우가 많습니다그게 없으면 이게 라이브야 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뉴 사운드 셋’ 앨범은 피아노 트리오 형태의 양식을 컨템퍼러리 클래식 뮤직처럼 했고일렉트로 라이브라는 DJ가 같이 라이브를 했던 현장을 담은 것인데요, 100% 리얼 라이브였지만 현장의 음과 관객의 소리를 다 제거했죠그때 무엇을 하고 싶었는가하면 100% 리얼로 녹음된 라이브가 거의 없거든요그래서 녹음 상 재현해서 들려주지만 관객들에게 받는 소리나 그런 것들이 훼이크에서 많이 나오는 경우를 봐와서 저는 훼이크가 아니니까 실제로 그런 소리가 필요 없을 것이라 생각했고 100% 라이브니까 하는 이상적인 믿음으로 그렇게 냈었는데 이게 라이브냐고 물어보는 관객들이 많아 안타까웠었습니다.(웃음앨범은 조금 전 말씀드린 지향점은 같고 사운드는 그런 것이 있는 것 같습니다얼마 전에 제가 쓰는 스튜디오에서 탱고 앨범을 녹음했었는데요제가 아니고 한국 유명한 작곡가분이 아르헨티나에 가서 몇 년간 탱고를 배우셔서 녹음한 현지의 음악과 믹스하는 과정이었습니다엔지니어가 기타 소리가 이상하지 않냐며 물어서 탱고에 왜 전자기타를 넣었지그런데 우리가 탱고의 피아졸라 음악을 모르는 사람이 없잖아요여인의 향기도 그렇고 현과 피아노라는 거죠그리고 그것이 대중화되기 시작한 것은 ‘기돈 크레머 ’요요마‘ 같은 아티스트들이 현과 피아노를 통해서 클래식적인 해석으로 피아졸라가 공연을 해서 더 유명해지게 되었죠저도 대학교 때 그런 음악을 듣고 시간이 지나서 피아졸라의 실제 라이브를 들어보면 되게 낯설더라고요저는 피아졸라의 광팬이라고 생각했는데너무 어색하고 마치 향신료들을 어색해하거나 고수를 싫어한다거나 그런 것또는 그랬을 때 느낌이라고 할까요.

 

피아졸라의 라이브는 너무 다르게 다가와서 어색했던 적이 있었습니다실제로 라이브를 들어보면 클래식보단 투박하고 거칠고,박자도 안 맞는 것 같고 실제로 일렉트릭 기타까지 들어갑니다그래서 그때 엔지니어에게 그런 이야기를 했습니다우리가 너무 클래식화된 피아졸라 음악만 들어서 그 관점으로 보니까 이 음악이 자꾸 상하게 들리고 그런 방향으로 혼란스러워하는 것이 아닐까전자기타지만 원래 하려던 것이 있었고이 아티스트가 오랫동안 아르헨티나에 머물면서 진짜 탱고가 뭔지를 음악을 좋아하는 열정 하나로 녹음을 한 건데 생각을 조금 바꿔서 믹스를 해보자라고 했고 우리가 느끼기에 결과적으로 좋아졌던 적이 있습니다사운드라는 것은 이 음악이 옳은 건지 아닌 건지는 없지만 분명히 낯설기 때문에 좋은 음악임에도 불구하고 거부하는 것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제가 부산을 택하게 된 이유가 농담처럼 들 리 실지도 모르지만 서울에서는 산초와 고수를 팔지 않는 것 때문이었거든요제가 너무 좋아하는데 이것이 부산을 선택하게 된 첫 번째 이유가 된 만큼 향신료가 되게 중요했거든요지금도 저희 부모님은 이걸 도대체 어떻게 먹냐고 하죠제 취향인 거죠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원래 그랬던 오리지널리티들 그것만이 가진 것들이 분명히 있는데 낯설다는 이유로 같이 좋아할 수는 없지만 낯설다고 배척하는 문화는 되게 많다고 생각합니다푸디토리움 음반을 만들 때도 외국어가 되게 많은데 저는 솔직하게 이해가 안 되었거든요그렇게 외국영화를 많이 보면서 해외의 많은 것들을 접하면서 왜 꼭 대중가요대중음악시장에서만 왜 가사에 천착하는 걸까그게 아니면 음악이 아닌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물론 낯선 말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건 사실이지만 해설해 줄 수 있고그 사람들이 언어를 떠나서 스페인 말이기 때문에 그것을 녹음 한 것이 아니라스페인의 음악을 좋아하고 그 음악을 좋아하고 잘 맞는 가수가 참여한 것이라면 그 시선으로 그 음악을 바라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그것들은 편견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고요제가 낸 앨범의 중심점으로 생각하는 사운드나 그런 것들은 지금 말씀드린 부분이고 그런 앨범이 또 나오겠죠.(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