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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에치던 방> 관객과의 대화: 이완민 감독/ 홍승이,임형국 배우 2018-02-11(일)  - 소극장
영화의전당 2018 독립영화 '관객과의 대화' 누에치던방 2018.2.11(일) 14:30 영화의전당 소극장

[현장취재] "자기 모멸을 깨려는 시도" - <누에치던 방> GV

 

11기 영화의전당원 윤영혜

   영화의전당원 '현장취재' 전문보기

 

이완민 감독의 첫 번째 장편영화 <누에치던 방>은 서울 잠실을 배경으로, 과거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10년째 고시를 준비하는 채미희(이상희)는 어느 날 지하철에서 마주친 여학생을 따라갑니다. 미희는 여학생을 뒤따르던 중 우연히 만난 조성숙(홍승이)에게 다짜고짜 자신이 성숙의 고교 시절 단짝 친구라고 주장합니다. 성숙은 미희가 단짝 친구가 아닌 걸 알면서도 그녀를 받아들이고, 미희는 성숙과의 만남을 통해 자신의 진짜 단짝 친구를 떠올립니다.

 

<누에치던 방>은 마치 누에고치처럼 인물과 사건이 마구 얽혀 있습니다. 과거와 현재, 환상()과 현실이 뒤섞이고, 뚜렷한 주인공이 없어 누구에게 감정을 몰입해야 할지 혼란스럽기도 한데요, 211일 영화의전당 소극장 GV에서 <누에치던 방>을 더 풍부하게 읽을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박인호 평론가, 홍승이 배우, 임형국 배우, 이완민 감독이 GV에 함께해 주셨습니다! 조금은 어둡고 냉소적인 영화의 분위기와 달리, GV는 무척 화기애애했답니다 :) 영화의 뒷이야기부터, 영화에 숨은 의미를 자세하게 풀어나간 시간이었어요.

 

먼저, 한 번에 의미를 유추하기 힘든 '누에치던 방'이라는 제목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누에 '치던' 방이잖아요, 시간으로는 전 단계로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안과 밖'을 생각했을 땐 옥탑방, 고시원 등 방 안도 될 수 있어요. 또 이 제목이 잠실이라는 서울의 한 지역을 칭하기도 해요. 잠실이 과거엔 콩나물 밭이었고, 주공아파트단지를 거쳐 지금은 빌딩 숲이 되었어요. 저에게는 고교 시절을 보낸 곳이기도 하고요.

 

고교 시절을 보낸 곳을 영화의 배경으로 삼았단 말에서 알 수 있듯, <누에치던 방>은 감독 자신의 과거를 반영한 영화기도 합니다. 이완민 감독은 이 영화가 '마음의 지도'를 그리는 작업이었다고 말합니다.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내가 같은 사람인가, 이런 질문을 영화를 통해 해보고 싶었습니다. 제가 얻은 결론은, 과거란 결국 환상이구나, 과거를 직면함으로써 현재를 감각하게 된다는 것이었어요. 내 왜곡을 바로잡으면 다른 사람을 더 자세히 볼 수 있을 것 같았고, 세상을 더 잘 볼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우리는 현재를 살면서도 과거에 짓눌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사람에게 받은 상처는 쉽게 치유하기 어렵죠. 홍승이 배우는 이런 시간들을 격려해주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살면서 느끼는 자기 연민과 모멸을 깨는 시도, 그러니까 과거를 지나 또 다른 시간으로 나아가는 것을 격려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사람들과 부딪히고 관계를 맺으며, 때로 누에고치 같은 방 속에 숨고 싶어지지 않나요? <누에치던 방>은 과거의 상흔에 고통받으면서도 사람과의 관계를 갈망하는 우리들의 모습을 섬세하게 담아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