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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상영작

지난상영작 리스트 입니다.

<스파이의 아내> 포스터

스파이의 아내

Wife of a Spy
프로그램명
4월 예술영화 프로그램
상영일자
2021-03-25(목) ~ 2021-04-18(일)
상영관
소극장
작품정보
117min | D-Cinema | color | Japan | 2020 |
관람료
일반 8,000원 / 청소년 7,000원
감독
구로사와 기요시(Kurosawa Kiyoshi)
배우
아오이 유우, 타카하시 잇세이, 히가시데 마사히로
배급사
엠엔엠인터내셔널
  • 77회 베니스국제영화제 은사자상-감독상, 25회 부산국제영화제 출품작


    태평양 전쟁 직전, 그들의 운명은 영원히 바뀌었다.

    아시아에 전운이 감돌던 1940년, 무역상 유사쿠는 사업차 만주국으로 향한다. 이곳에서 벌어지는 갖가지 참상을 목격한 유사쿠는 현실을 바꾸기 위해 직접 나서고, 유사쿠의 이러한 위험한 행동은 일본에 살고 있는 아내 사토코의 일상에도 영향을 미친다. NHK TV 드라마를 영화로 다시 만든 작품으로 2020년 베니스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했다.


    Interview====================================


    Q. 어떻게 이 영화를 만들게 되었는지요?

    몇 년 전에 NHK의 노하라 타다시로부터 전화를 받았습니다. 고베시를 배경으로 8K 카메라를 이용해 영화를 찍고 싶다는 거였죠. 타다시는 도쿄대 예술대학 제자였고 당시 이미 영화 몇 편을 제작한 경험이 있는 감독이었어요. 당시 저는 그것을 프로듀서로부터 받은 공식 제안이 아닌 제자의 단순한 요청으로 받아들이고 그에게 말했어요. “자네가 뭔가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제안한다면 한번 생각해보겠네.” 전화를 끊고 잊어버리고 지냈지요.


    6개월 후 타다시가 하마구치 류스케와 함께 영화 플롯을 가지고 찾아왔어요. 그것이 <스파이의 아내>였어요. 하나의 완성된 이야기라기 보다 좀 긴 영화 요약본 같은 느낌이었어요. 매우 흥미로웠지만 과연 예산을 확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었어요. 그 둘도 아직 거기까지는 생각하지 못한 눈치였지요. 나는 둘에게 그 문제를 생각해보라고 말하곤 또 잊어버리고 있었어요.  

    얼마가 지나고 타다시로부터 다시 전화가 왔어요. 이번에는 프로듀서를 소개했고 일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지요. 


    Q. 어떻게 아오이 유우와 다카하시 잇세이를 캐스팅하게 되었나요? 그들과의 작업은 어땠나요?

    전에 유우와는 영화를 같이 할 기회가 몇 번 있었기 때문에 그녀의 특별한 연기 재능을 잘 알고 있었어요. 그녀는 쾌활한 성격을 갖고 있어서 같이 일하기 진짜 편했어요. 그리고 남자 주인공으로 누가 적합할까 고민하다가 주변에 물어봤어요. “30대 후반 중 일본 영화계에서 가장 훌륭한 배우가 누군가?” 주변의 대답은 한결같이 다카하시 잇세이였어요. 전에 들어본 적도 있어서 그를 캐스팅하기로 마음 먹었어요. 역할을 제안을 했을 때 둘 선뜻 수락해줘서 매우 기뻤습니다.  


    인물의 행동과 대사가 복잡하고 요즘과는 맞지 않는 부분이 있었지만 두 배우가 기가 막히게 잘 해주었어요. 제가 딱히 ‘디렉팅’ 할 것도 없는 뛰어난 배우들이었어요. 촬영 현장에서 제가 한 일은 어떻게 하면 그들의 놀라운 연기를 가장 멋진 방식으로 카메라에 담을까 하는 것이었어요. 예를 들어, 유우가 우는 장면이 있는데 그 장면은 대본에도 없고 제가 요구하지도 않았어요. 연기하면서 자연스럽게 나온 거였지요. 다른 촬영본에 또 우는 장면이 있었는데 제가 그 장면은 우는 게 어울리지 않는다고 하자 얼른 알겠다 하고 다시 연기했어요. 그 결과 눈물은 없지만 슬픔으로 가득한 사토코의 모습이 나왔지요. 정말 놀라운 장면이었어요. 유우는 늘 장면에 대한 몇 가지 연기 방식을 제시하고 어떤 게 나은지 물었어요. 감정이 연기를 지배하지 않는 아주 노련한 배우예요. 이런 점은 잇세이도 비슷해요. 유사쿠를 감싸고 있는 미스터리한 분위기와 원초적인 마력은 모두 잇세이의 계산된 연기에서 나옵니다. 하지만 의심하는 사토코를 감싸안을 때는 한없이 진지하지요. 촬영이 진행될수록 점점 더 다양한 연기들을 보여줬기 때문에 우리는 무한한 가능성과 선택의 풍요 속에 작업을 진행할 수 있었어요.


    둘이 긴 대사를 칠 때 정말 놀랐어요. 아무 생각없이 하루 종일 그들의 대사를 듣고 싶을 정도예요. 단순히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듣고 싶도록 마음을 끄는 기술을 가지고 있어요. 무엇보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한번도 저에게 왜 인물이 이런 식으로 행동하고 말하는지 묻지 않는다는 거예요. 물론 인물의 심리적 동기를 아는 것은 중요해요. 하지만 그것은 배우 스스로 탐색해서 발견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 둘은 기꺼이 거기에 노력과 시간을 들이고 그것을 짧은 시간에 완성하는 배우였어요. 그들 덕분에 촬영이 덜 복잡해지고 모두가 편하게 일할 수 있었어요. 그런 편안함은 자연스럽게 더 좋은 것을 만들고 싶은 욕망을 자극했고 다음 작업을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지요. 


    Q. 하마구치 류스케와 노하라 타다시와 함께 시나리오 작업하는 것은 어땠습니까?

    무엇보다도 먼저, 그런 좋은 시나리오를 써 준 그들에게 감사하고 싶어요. 그들은 도쿄대 예술대학의 제 제자들인데 제가 가르친 것은 별로 없어요. 감독이나 스토리텔링 모두 그들의 재능이에요. 이 시나리오가 그걸 증명하지요. 사랑하는 부부가 시대의 소용돌이 속에 말려들면서 일련의 기만 작전들을 펼치게 되는데, 그런 건 제가 쓸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에요. 제가 써봤자 기껏해야 군인과 스파이가 맞대결하는 이야기일 테죠. 또 저라면 1940년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들이 기본적으로 갖는 엄청난 양의 대사들을 감당하지 못했을 거예요. <해피아워>의 시나리오 작업에 참여하고 나서 그걸 알았죠. 근데 그걸 2시간짜리 영화로 압축한다? 그를 위해 제가 들인 공과 노력은 아마도 제 몫입니다. 어쨌든 그 복잡하고 긴 대사를 토시 하나 빠뜨리지 않고 잘 소화해준 배우들에게 무한한 감사를 드리는 바입니다. 


    Q. 이 영화를 만들 때 어떤 점에 특별히 신경을 썼나요? 유난히 힘들었던 점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만약 그 시대에 영화를 찍었다면 카메라만 있으면 영화를 찍었겠죠. 하지만 과거를 다루는 것은 쉽지 않아요. 마치 과거에 대한 감독의 관점을 시험하는 일 같아요. 역사적 사실이 변함없다 해도 무얼 카메라에 담을지 선택하는 것 자체가 과거에 대한 제 견해를 드러내는 일이지요. 마음 편하게 영화는 현실이 아니라는 점에 기댈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는 늘 무거운 짐을 지고 있는 기분이었어요. 가령 배우의 배경에 나부끼는 깃발 하나에도 신경이 쓰였어요. 하지만 영화가 제 정치적 입장을 표현하는 무대가 아닌 즐거움의 수단이라고 생각하려고 노력하면서, 모든 게 어김없이 정확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좀 빠져나올 수 있었어요. 


    저에겐 첫 시대물이었기 때문에 세트, 소품, 의상 준비에 시간도 많이 걸리고 스트레스도 받았어요. 단역 배우들조차 그 시대에 맞는 의상과 헤어스타일을 해야하니까요. 그 시대에 대한 지식도 별로 없고 옛날 영상들을 참고하는 게 다였어요. 그래서 가능한 한 영상들에 나온 사람들의 모습을 똑같이 베끼려고 노력했죠. 여자들은 긴 머리를 가져서 그나마 쉬었는데 남자들은 좀 어려웠어요. 귀밑머리도 앞머리도 없어야 했어요. 그래서 귀밑머리는 다 밀고 앞머리는 빗어 넘겨 고정시켰어요. 가장 까다로운 것이 의상이었어요. 실제 그 시절 옷을 구할 수가 없었기 때문에 주요 등장인물들의 경우 일상복부터 군복까지 모두 손으로 만들게 했어요. 그 결과, 배역에 가장 잘 어울리는 의상을 완성할 수가 있었지요. 신기한 일은, 옷과 헤어스타일이 바뀌자 경험 없는 단역 배우들조차 자연스럽게 그 시절 사람들이 된 것처럼 행동했어요. 정말 놀라운 일이었죠. 이런 외부 요소들을 신경 써서 챙긴 결과, 영화가 더욱 풍성해졌지요. 


    Q. 공교롭게도 코로나 상황 속에서 전쟁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에 대한 영화를 선보이게 되었는데요. 이 점에 대해 어떻게 느끼시나요?

    지금 전 세계에서 벌어진 이 사태는 역사 상 볼 수 없는 초유의 사태입니다. 개인적으로 현재의 상황이 다소 히스테릭하게 느껴져요. 상영관 하나에 감염의 징후만 보여도 모든 상영관이 문을 닫아야 해요. 콘서트장도 마찬가지고요. 지금 전 세계가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바이러스가 퍼지게 된 경위와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어요. 사람 간의 접촉이 모두 나쁜 건 아니라는 과학적 설명이 나왔으면 좋겠는데, 지금은 감염이 일어날 때마다 모든 것이 봉쇄되는 상황이지요. 이런 히스테릭한 반응이 솔직히 저는 두렵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밖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해요.

       

    배우들에게 크게 요구한 건 없었지만, 항상 마음 속에 그 시절에 만연했을 위기감을 지니라고 말했어요. 한 순간 한 사람의 일상이 뒤집힐 수도 있어요. 아무리 정상의 삶을 유지하려고 해도 사회가 혹시 모를 일탈의 징후를 찾기 위해 늘 개인을 주시하고 있지요. 이것이 그 시절 만연했던 공포가 아니었을까 배우들에게 말했죠. 그 시절 강압적인 헌병의 존재로 대변되는 감금에 대한 끔직한 감각이 지금 제가 느끼는 것과 비슷합니다. 아마도 전 세계가 공감할 거라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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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사진

    구로사와 기요시(Kurosawa Kiyoshi)
    이제 일본을 대표하는 거장으로 자리잡은 구로사와 기요시는 공포, 액션, 코미디 등 다양한 장르의 V시네마를 연출하며 내공을 쌓았고 <큐어>를 통해 작가로서 인정받았다. 구로사와는 장르 영화를 만들면서도, 그 장르를 뛰어 넘어버린다. 초기작인 <지옥의 경비원>이나 <스위트 홈>은 비교적 장르의 문법에 충실하면서도 자신의 영역을 만들어냈지만, <큐어>와 <카이로>에서는 장르 자체를 재구성한다. 공포영화가 아니라, 구로사와 기요시 영화라고 말하는 것이 가장 잘 어울리는 지점까지 나아간 것이다. 구로사와의 영화는 장르를 인용하면서도, 그 장르를 일일이 뜯어내고 다시 세운다. 그리고 영상이 가진 근본적인 힘이 무엇인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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