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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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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테크] 서머 스페셜 2022: 아프리카 오디세이

[시네마테크] 서머 스페셜 2022: 아프리카 오디세이

Dureraum Summer Special 2022: The African Odyssey

2022-07-19(화) ~ 2022-08-18(목)

매주 월요일 및 대관 영화제 기간 상영없음

* 7.29. ~ 7.31. 국제해양영화제

* 8.11. ~ 8.15. 환경영화제



상영작(22편)


무피다 틀라틀리 (3편)

남자들이 오는 계절 (2000) / 나디아와 사라 (2004)

궁전의 침묵 (1994 - 1회 무료 상영)


아프리카의 기억 (6편)

오셀로 (1951, 오슨 웰즈) / 아라비아의 로렌스 (1962, 데이비드 린)

아웃 오브 아프리카 (1985, 시드니 폴락) / 코브라 베르데 (1987, 베르너 헤어초크)

잉글리시 페이션트 (1996, 앤서니 밍겔라) / 콘스탄트 가드너 (2005, 페르난도 메이렐레스 - 1회 무료 상영)


미지의 오디세이, 아프리카로의 여행 (13편)

카이로 역 (1958, 유세프 샤힌) / 알렉산드리아…왜? (1979, 유세프 샤힌)

오, 태양 (1967, 메드 혼도) / 웨스트 인디스 (1979, 메드 혼도)

만다비 (1968, 우스만 셈벤) / 미라 (1969, 샤디 압델 살람)

투키 부키 (1973, 지브릴 디옵 맘베티) / 천 개의 태양 (2013, 마티 디옵)

하이에나들 (1992, 지브릴 디옵 맘베티)

바람 (1982, 술레이만 시세) / 일린 (1987, 술레이만 시세)

아부나 (2002, 마하마트-살레 하룬) / 다라트 (2006, 마하마트-살레 하룬)

장소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
요금
일반 7,000원 / 유료회원, 청소년(대학생 포함) 5,000원 / 우대(조조, 경로 등) 4,000원
주최
(재)영화의전당
후원
주한프랑스대사관 문화과
상영문의
051-780-6000(대표), 051-780-6080(영화관)

특별 강연1

주제: 무피다 틀라틀리 – 식민주의와 가부장제의 태피스트리

강연: 황미요조 (영화평론가,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프로그래머)

일정: 7.23.(토) 15:30 <남자들이 오는 계절> 상영 후



특별 강연2

주제: <투키 부키 X 천 개의 태양> - 도피와 환상의 아프리카 미학

강연: 박은지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 프로그래머, 부산대학교 영화연구소 전임 연구원)

일정: 8.6.(토) 15:30 <투키 부키 + 천 개의 태양> 상영 후



시네도슨트 영화해설

해설: 영화평론가 김은정 & 김지연 & 김필남

일정: 상영시간표 참고





Programmer's Comment

여름을 채비하는 영화적 여정이 되어 줄 ‘서머 스페셜 2022: 아프리카 오디세이’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아프리카는 미지의 대륙에 그치지 않고 거장과 신진 감독들의 필모그래피로 가득한 새로운 영화의 대륙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어쩌면 이 낯설고 저마다 개성이 뚜렷한 세계를 충만히 접하지 않아서 우리가 몰랐을 뿐이지 않을까 합니다. 아프리카는 언제나 광대하면서도 주름 잡히고 얼룩진 역사적 광채 속에서 인간에 대한 성찰을 담아낸 이국적인 아우라를 통해 우리를 압도시키는 영화들을 선사해 왔습니다.


우선, 북아프리카가 낳은 대표적 여성 감독이자 작년에 코로나로 안타깝게 타계한 무피다 틀라틀리의 특별전에 들러 보시길 바랍니다. 프랑스국립영화학교 출신으로 수많은 영화제에서 찬사를 받았으며 오랫동안 아랍계 거장들의 편집 기사로 활동하여 유명했던 감독입니다. 데뷔작 <궁전의 침묵>은 왕권의 몰락과 프랑스 식민 지배기가 교차하는 튀니지 왕궁에서의 비밀스러운 궁녀들의 삶 속으로 우리를 이끕니다. 숨 막힐 듯한 폭발 직전의 사회 체제를 은유해 낸 이 아름다운 영화는 <남자들이 오는 계절>에서 여성의 굴곡진 삶에 보내는 시선으로 이어졌고, 화려하고 밀도 있는 원색적 질감의 미감은 틀라틀리의 인장과도 같았습니다. 그 속에서 여인들의 은밀하고 사적인 공간은 가족, 욕망과 계급, 로맨스와 인정 투쟁이 가로지르는 불꽃같은 각축장이 되고는 합니다. <나디아와 사라>를 마지막으로 연출한 후 틀라틀리는 ‘아랍의 봄’ 이후 튀니지 임시 정부에서 문화부 장관을 역임하기도 했으며, 아프리카 영화계 최상급의 경지를 관통하는 작품 세계를 선보입니다.


물론, 영화사 초기부터 아프리카의 땅은 시네필이 사랑하는 영화들의 촬영지가 되어 왔습니다. 풍광으로 명성 높았던 고전 영화들의 유산은 아프리카의 기억 섹션에서 오슨 웰즈의 <오셀로>와 같은 숨겨진 괴력의 걸작에서부터 <아라비아의 로렌스>와 <아웃 오브 아프리카>, 그리고 <잉글리시 페이션트>까지 만나실 수 있습니다. 여기엔 아프리카 노예 상인의 이야기 <코브라 베르데>의 광기 어린 인간의 욕망에 대한 탐구도 곁들였습니다. 베르너 헤어초크 감독이 페르소나이자 야수적 배우였던 클라우스 킨스키와 마지막 협연을 했던 이 영화는 서구 제국주의가 일으키는 히스테리아를 돌아보며 그 절정을 보여 주는 마지막 장면이 특히 인상적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이제 그렇다면, 미지의 오디세이, 아프리카로의 여행 섹션은 검은 대륙이 배출한 감독들의 대표작을 횡단하는 여정을 시작합니다. 이집트의 세계적 거장 유세프 샤힌은 <카이로 역>, <알렉산드리아...왜?>에서 정치와 역사적 맥락이 박동하는 코스모폴리탄 도시의 다양한 인간 군상들을 비추고, 최고의 영화 중 하나로 꼽히는 <미라>는 고대 이집트 문명에 대한 송가에 가까운 숭고미의 정점을 보여 주는 역작입니다. 사하라 남쪽의 흑아프리카 지역에서 영화의 아버지로 불리는 우스만 셈벤은 ‘유럽은 나의 중심이 아니다.’라고 외치며 저항적 사실주의 미학을 추구했고, <만다비>는 세네갈 사회의 가난과 부패의 구조적 뿌리를 꿰뚫는 그의 풍자와 유머를 잘 보여 줍니다. 현존하는 선구적 감독으로는 술레이만 시세가 <바람>과 <일린>에서 말리의 현재와 과거를 살아가는 젊은 세대의 성장 서사를 그려 냅니다. 이는 우리로 하여금 탈식민 의식에서 잉태되었지만 아프리카의 기원으로까지 회귀하는 영적이고 신화적 차원의 놀라운 작품 세계와 조우하게 할 것입니다.


얼마 전 타계한 메드 혼도는 20세기 후반 반드시 기억해야 할 아프리카 영화인의 이름입니다. 그의 <오, 태양>은 모리타니 출신 지식인이 아버지의 나라로 여기던 프랑스에서 겪는 차별을 비상한 자유형식으로 포착함으로써 감정의 비수를 꽂는 기념비적 작품이며, 거대한 노예선에서 펼쳐지는 <웨스트 인디스>는 전대미문의 뮤지컬 영화로서 그야말로 경이로운 발견이 될 것입니다. 한편, 세네갈 영화의 또 다른 선구자인 지브릴 디옵 맘베티는 <투키 부키>에서 전통의 삶을 거부하고 프랑스에서의 성공을 꿈꾸는 젊은 남녀의 모험담을 초현실적이고 아방가르드한 화법에 담아냅니다. 그는 이로써 가장 놀랍도록 혁신적인 감독으로 자리매김했지만, 두 연인의 비극적 재회를 그리는 후속작 <하이에나들>이 나오기까지는 19년이 걸려야 했습니다. 맘베티의 조카이자 칸 영화제 감독상 수상 경력의 마티 디옵은 <천 개의 태양>에서 <투키 부키>에 출연한 배우의 ‘영화 이후의 삶’을 40년이 지난 후 추적하여 시적 다큐멘터리의 진수를 보여 줍니다. 오늘날 아프리카 현실을 조명하는 작가로는 차드공화국의 마하마트 살레 하룬도 빼놓을 수 없는데, <아부나>와 <다라트>는 내전과 갈등으로 얼룩진 정세의 재현 속에서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라는 묵직한 질문을 던지며 정서와 감정의 진한 울림을 만들어 냅니다.


코로나와 함께 하는 삶이 여전한 가운데 여행의 욕망이 증폭되는 시기를 지나고 있으시다면, 아프리카 영화들의 오디세이를 떠나 보시길 바랍니다. 이 여정의 끝에서 신비감이 감도는 먼 곳의 세계를 통해 어쩌면 우리 자신을 대면하게 될지도 모르지 않을까 합니다.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 프로그래머  박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