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전당

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사이트정보
home  > 영화  > 상영시간표  > 프로그램별 상영시간표

프로그램별 상영시간표

[시네마테크] 파졸리니 탄생 100주년 특별전

[시네마테크] 파졸리니 탄생 100주년 특별전

Pier Paolo Pasolini Retrospective: The Centenary of His Birth

2022-05-31(화) ~ 2022-06-16(목)

상영작(15편)

아카토네 (1961) / 맘마 로마 (1962) / 분노 (1963)

사랑의 집회 (1964) / 마태복음 (1964) / 매와 참새 (1966)

오이디푸스 왕 (1967) / 테오레마 (1968) / 돼지우리 (1969)

메데아 (1969) / 아프리카의 오레스테스를 위한 기록 (1970)

데카메론 (1971) / 캔터베리 이야기 (1972) / 천일야화 (1974)

살로, 소돔의 120일 (1975)

장소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
요금
일반 7,000원 / 유료회원, 청소년(대학생 포함) 5,000원 / 우대(조조, 경로 등) 4,000원
주최
(재)영화의전당
상영문의
051-780-6000(대표), 051-780-6080(영화관)

특별 강연1

주제: 구원을 향한 '시적 영화', 파졸리니의 <마태복음> 읽기

강연: 강내영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 프로그래머, 경성대학교 연극영화학부 교수)

일정: 6.3.(금) 18:30 <마태복음> 상영 후



특별 강연2

주제: 나를 찾아 떠나는 모험과 최초의 질문

강연: 김남석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 프로그래머, 부경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일정: 6.4.(토) 16:30 <오이디푸스 왕> 상영 후



시네도슨트 영화해설

해설: 영화평론가 김은정 & 김지연 & 김필남

일정: 상영시간표 참고






Programmer's Comment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에서는 이탈리아의 영화감독 피에르 파올로 파졸리니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특별전을 엽니다. 1922년 3월 5일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태어난 파졸리니는 시인, 소설가, 영화감독으로 이탈리아의 사회적 모순과 금기에 맞서 싸웠던 혁명적 기질의 예술가입니다. 파시스트 체제에 정면으로 저항한 공산주의자였고, 로마 가톨릭의 전통적 교리에 맞선 반항아였으며, 인간의 원초적 해방을 갈구한 동성애자이기도 했습니다. 


파졸리니 감독은 1942년 스무 살 나이에 하층 농민의 삶을 담은 첫 시집 『카사르사의 노래』(1942)로 이탈리아 문단의 신예 작가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마르크시즘과 그람시(Gramsci)의 사상적 세례를 받은 파졸리니는 이탈리아 하층 프롤레타리아트 계급에 공감과 관심을 가졌으며, 소설 『생명이 있는 젊은이』(1955)와 『폭력적인 삶』(1959)을 발표하며 자신의 사회주의적 예술관을 완성해 나갔습니다. 


이탈리아 네오리얼리즘 세대로서 영화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던 파졸리니는 페데리코 펠리니 감독의 <카비리아의 밤>(1957)의 시나리오에 참여하고, 다양한 영화 평론 활동을 거치며 마침내 1961년 자신의 소설을 영화로 각색한 <아카토네>로 영화감독으로 데뷔합니다. 


탁월한 기호학자이기도 했던 파졸리니는 물리적 현실을 재현하는 영화의 본질을 ‘시적 환유’ 작용이자 현실의 꿈을 투사하는 예술이라 정의합니다. 파졸리니는 ‘시적 환유’로서의 영화를 만들기 위해 이질적인 스타일을 하나의 미장센에 섞는 이른바 ‘패스티시(pastiche, 반죽이라는 뜻)’라 스스로 명명한 독특한 혼용의 영화 미학을 창조하였습니다. 신성한 르네상스 성화(聖畫)를 보여 주며 저속한 욕설을 내뱉거나 바흐의 종교적 선율을 뒷골목 거지의 더러운 이미지와 병치시킵니다. 


네오리얼리즘 세대로서의 영향과 ‘패스티시’ 스타일은 그의 초창기 영화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뒷골목 포주의 이야기를 다룬 데뷔작 <아카토네>(1961), 매춘부 여성의 욕망을 다룬 <맘마 로마>(1962), 종교적 신성함을 상실한 사회상을 비판한 <백색 치즈>(1963)(파졸리니가 로베르토 로셀리니, 장-뤽 고다르, 우고 그레고레티와 함께 만든 옴니버스 영화 <로고팍(Ro.Go.Pa.G)> 중 파졸리니가 만든 에피소드)에서 네오리얼리즘 스타일 속에 깃든 ‘시적 환유’ 작용을 음미할 수 있을 것입니다.


파졸리니 감독은 알레고리(寓話, allegory) 형식으로 자신의 정치적 이상을 강렬하게 표출해 온 감독으로 유명합니다. 종교적 신성함에 대한 질문을 담은 <매와 참새>(1966), 성적 욕망과 지배 계급의 해체를 풍자한 <테오레마>(1968), 현실 세계를 야생 동물에 비유한 <돼지우리>(1969)에서 정치적 우화로 가득 찬 장면을 만날 수 있습니다. 급진적인 정치적 이상을 직접적으로 드러낸 두 편의 다큐멘터리 <분노>(1963)와 <사랑의 집회>(1964)도 놓치지 마시길 바랍니다.


파졸리니는 네오리얼리즘을 넘어 자신만의 독창적인 모더니즘 미학을 구축하려 시도했고, 특히 서구 문명의 기반이 된 종교와 신화적 세계관을 소환하여 자신의 사회주의적 이상을 드러내려 했습니다. <마태복음>(1965)에서는 복음서를 프롤레타리아트 계급의 시선에서 재조명했으며, <오이디푸스 왕>(1967), <메데아>(1969), <아프리카의 오레스테스를 위한 기록>(1970)과 같이 고대 그리스의 3대 작가인 소포클레스, 아이스킬로스, 에우리피데스의 작품을 각색하여 독창적인 자신의 영화 세계로 ‘다시-쓰기(re-writing)’ 했습니다. 


파졸리니의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영화 미학은 호불호가 엇갈리는 평가 속에 세계 영화사의 여전한 논쟁거리로 남아 있습니다. 에로티시즘과 삶의 관계를 다룬 ‘인생 3부작’ <데카메론>(1971), <캔터베리 이야기>(1972), <천일야화>(1974), 그리고 파시스트 체제의 인간성 말살을 가학적 성적 착취로 은유한 그의 유작 <살로, 소돔의 120일>은 두고두고 회자됩니다.


파졸리니는 독창적인 ‘패스티시’ 미학으로 부조리한 계급 체제를 거부하고 인간의 욕망을 거칠게 직시한 ‘시적 환유’의 영화를 일군 작가주의 감독입니다. 그의 급진적인 모더니즘 미학과 반(反)문명적 비판 의식은 세계 영화사에 길이 빛나는 ‘앤타이즘(anti-ism)의 영화 예술’로 남을 것입니다. 이번 파졸리니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전에서 우리 시대의 사회 체제를 되돌아보고, 인간성 회복을 성찰하는 소중한 시간을 가지시길 소망합니다.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 프로그래머  강내영





[시네마테크] 파졸리니 탄생 100주년 특별전 상영시간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