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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클럽 <백두 번째 구름> 관객과의 대화 : 정성일 감독 2020-02-01(토)  - 소극장

<백두 번째 구름>GV

 <녹차의 중력> X <백두 번째 구름> 관객과의 대화

 

 32년 동안 임권택 감독과 특별한 인연을 이어온 정성일 영화평론가가 부산 영화의전당에 게스트로 참석했다.

한 감독에 대한 애정을 넘어 집착에 가까운 임권택 감독에 관한 탐구와

글이 아닌 다큐멘터리로 기록한 것에 대한 사유를 들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왜 임권택인가]
 1978년 개봉한 <족보>는 한국영화를 지나쳐온 나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70년대 유년시절과 대학 시절을 통과하면서 마주했던 한국영화를 다시 보게 된 계기였다. 영화는 시간의 경제성이 따를 수밖에 없는 예술이다. 시간과 시간이 어떻게 엮어지느냐에 따라 영화의 아름다움은 달라진다. 하지만 <족보>에서 다니(하명중)라는 인물이 창씨개명을 위해 설진영 노인을 설득하러 가는 장면을 보고 자세를 고쳐 앉았다. 이 장면은 분명 시간을 낭비하고 있었지만 설명되지 않은 아름다움이 (처음으로 한국영화 앞에) 나를 멈춰 세웠다. 극장을 나오고서야 감독의 이름을 알게 되었다. '감독 임권택' 

 그 후 다짐했다. 이 감독의 작품은 절대 빼놓지 않고 볼 것이라고. 

 

 임권택 감독알아가는 것은 피와 살을 가진 한국 근대사를 마주하는 거와 같다."

 

박광수 감독의 추천으로 '한국영화 감독'에 대한 책을 만들면서 임권택 감독과의 만남이 시작되었다.
인터뷰 과정은 책으로만 봤던 한국 근현대사를 이해하는 과정이기도 했다.
책의 정보와 데이터가 아니라 한 인간의 피와 살을 가진 근대사를 마주 보고 있었다.
이 사람으로부터 얻는 배움은 단순히 영화에 대한 지식 그 이상이었다.

 

[32년간에 걸친 탐구의 끝에 다큐멘터리로 담겠다고 결심한 이유]
 임권택 감독은 한국영화의 시스템으로 작품을 찍는 사람이다.
임권택 감독의 영화를 관찰하는 것 , 비평하는 것, 이해하려고 애쓰는 것은 임권택 감독을 이해하는 것뿐만 아니라 한국영화 시스템에 대한 이해이기도 했다. 그래서 작품만이 아니라 임권택 감독이라는 한 사람을 쫓아다닌 것이다. 하지만 하루 이틀 촬영현장을 가서 본다고 알 수 없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시네21 <취화선> 현장 기록을 하면서 촬영 전체 회차 동안 스태프들과 동고동락하면서 현장을 기록한 적이 있었다.

 

"임권택 영화를 알면 한국영화가 무엇인지에 대한 대답을 얻을 수 있다"


촬영 현장을 기록하면서 영화감독은 인간문화재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인간문화재의 ‘방법‘을 남겨놓을 수 있는 것은 글이 아니라 과정을 기록하는 수밖에 없겠다는 것을 절감하게 됐다.
이 계기로 다음번 촬영 현장의 전 과정을 찍겠다는 다짐을 했다. <백두 번째 구름>은 이런 다짐에서 시작된 작품이다. 작품 그 자체보다 임권택 감독의 연출 방법을 알고 싶고 배우고 싶고 탐구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도구 상자처럼 쓰였으면 한다. 또 한편으로 현장에서 일하는 스태프들에게 헌사하는 마음도 있다. 노동자로서만이 아니라 예술가이기도 한 영화 스태프들에게 헌사하는 마음도 담겨 있다.

 

정성일 감독은 임권택 감독과의 시간, 그리고 인간문화재로서 임권택의 방법론을 영상으로 기록하기까지의 과정을 관객들에게 꺼내 놓으며 짧게 느껴진 관객과의 대화 시간을 마무리했다. 끝으로 뜻깊은 자리를 함께해준 관객들께 감사함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