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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Post BIFF' <죄 많은 소녀> : 김의석 감독, 전여빈 배우 2018-04-13(금)  - 소극장

 

[현장취재] 2018 POST BIFF ‘죄 많은 소녀’ GV

 

제11기 영화의전당원 남유진

영화의전당원 '현장취재' 전문보기

 

지난 13일 영화 ‘죄 많은 소녀’ GV가 영화의전당 소극장에서 진행되었습니다. <2018 POST BIFF>는 2017년 부산국제영화제 상영작들을 다시 한 번 영화의전당 스크린에서 만나볼 수 있는 특별전입니다.

 

‘죄 많은 소녀’는 2017 뉴 커런츠상과 올해의 배우상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영화제 당시에도 큰 인기를 끈 작품이죠. 어느 날 여고생 한명이 실종되고 그날 같이 있던 친구가 의심을 받게 됩니다. 결국 여고생은 사망한 채 발견되고 사람들은 더욱 큰 의심을 가지게 되죠. 영화는 내내 긴장감을 불러일으킵니다. 주인공인 전여빈 배우의 연기 역시 잊혀지지 않을 정도로 강렬했습니다.

 

다시 영화의전당에서 상영한다는 소식에 많은 관객분들이 영화의전당을 찾아주셨습니다. 영화상영이 마치고 ‘죄 많은 소녀’의 김의석 감독님과 전여빈 배우님이 함께 자리해주셨습니다. 뜨겨웠던 GV 현장으로 함께 떠나보실까요?

 

Q “주인공 ‘영희’라는 인물이 영화가 끝나고도 계속 남아있는 것 같아요. 마녀사냥의 희생양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그 속에서 일방적으로 희생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은 죄가 없다는 것을 항변하려고 애쓰죠. 흔희 봐오던 소녀의 캐릭터와는 달라보였어요. ‘영희’라는 인물을 만나고 본인이 어떻게 ‘영희’가 되었는지 궁금해요.”

 

여빈 배우 “처음 전체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스마트폰으로 글을 읽었는데 그 무게감이 상당했어요. 글에서 느껴지는 기운이란게 있잖아요. 그래서 출력할 수 있는 가장 가까운 곳을 찾아 말끔하게 제본을 한 뒤 집 책상에 앉아 정성스럽게 시나리오를 읽어내려갔어요. 감독님을 만나고 최대한 저를 솔직하게 드러내려고 노력했어요. 막상 배역이 정해지니 처음에 가지고 있던 자신감보다 걱정이 앞섰어요. 결코 쉬운 영화가 아니였어요. 어렵지만 몰입을 깨지 않으려고 계속 노력했던 것 같아요. ‘영희’는 어떤 부분에서는 매우 진취적이지만 어떤 면에서는 또, 억압을 받죠. 저 역시 ‘영희’를 연기하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하나로 표현할 수 없는 상태’에 대해 이해하기 시작했죠.”

 

Q “영화를 보고 어렵게 느껴지기도 했어요. 흔히 연상할 수 있는 스토리 라인으로 진행되지 않기 때문이죠. 보통의 미스테러 영화를 예로 들자면 소녀가 죽었다면 그 소녀는 왜 죽었으며 소녀를 죽인 범인이 누구인가에 초점이 맞춰지는데 이 영화는 다른 경로로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어요. 어렵기도 하고 새롭기도 하면서 이 감독이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풀어내고 있구나 생각했어요.”

 

의석 감독 “저는 ‘미스터리의 끝에는 답이 있을 거야’, ‘열심히 하면 언젠가는 만나게 될 거애,’, ‘열심히 사랑하면 이루어질 거야,’ 등의 보편적인 생각과 달리 다른 생각을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저 역시 이런 생각들에 많이 배신을 당하는 경험을 해왔던 것 같아요. 초반에는 미스터리 영화인 것처럼 영희에게 형사가 심문을 하는 장면이 나오죠. 그 과정에서 우리는 진실에 도달하고 있다는 착각을 하게 되요. 하지만, 그 끝에는 아무것도 없어요. 마녀사냥 역시 선과 악이 있는 것 같지만 ‘영희’를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아요. 희생당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영희’도 때때로 악한 모습을 보이죠. 사람은 한결같이 선을 유지할 것 같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Q “장례식장에서 굿을 벌이는 장면이 인상 깊었어요. 어떤 의도로 그 장면을 촬영했는지 궁금합니다.”

 

의석 감독 “저는 배우가 굿을 연기하기보다 실제로 굿을 하시는 분을 모시고 촬영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그 장면을 어깨 너머에서 보는 것처럼 보여주고 싶었어요. 저는 이 장면을 ‘위로’라는 측변에서 촬영했던 것 같아요. 신과 접했다기 보다 그 과정에서 부둥켜안고 우는 모습 등이 ‘위로 받고 싶구나’, ‘치유하려고 노력하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고 싶었어요.”

 

Q “영희가 본인의 목에 난 상처를 보여주며 손가락을 갖다 대는 장면이 정말 인상 깊었어요. 어떤 해석을 가지고 이 장면을 보면 좋을지 궁금합니다.”

 

의석 감독 “해석은 보는 사람에 따라 다양하게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정해진 답은 없지만 저는 두 가지를 생각하고 이 장면을 만들었던 것 같아요. 먼저, 감정적으로 이 장면을 해석하자면 ‘영희’가 ‘너희들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다’, 상처를 보여주면서 말하고 있죠. 제가 이 장면을 만든 의도로 해석하자면 이 장면을 기점으로 영희와 친구들의 모습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보여주고 싶었어요. 플롯 앞뒤로 인간성을 되묻고 싶었죠. 그 장면부터 사람들이 믿는 ‘구원’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이야기하고 있어요.”

 

마지막 인사 한마디

 

의석 감독 “영화를 매번 상영하고 이렇게 관객 분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느끼는 감정들을 잘 기억하고 싶어요. 변하지 않고 앞으로도 길을 잘 개척해서 나아가겠습니다.”

 

여빈 배우 “부산국제영화제로 부산에 왔던 것이 정말 좋은 기억으로 남아 부산에 올 때마다 기분이 좋아요. 부산하면 바로 ‘영화’가 떠오르죠. 오늘 이렇게 꿈처럼 다시 관객 분들을 만나 뵙게 되어 기뻐요. ‘죄 많은 소녀’가 너무 좋았던 건 이 영화가 명확한 답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아니에요. 울퉁불퉁하고 거친 면도 많고 수겹의 레이어로 영화가 구성되어있어요. 저한테는 정말 소중한 영화이고 좋은 경험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