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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싶다] <단편전> 관객과의 대화 : 배꽃나래, 김승희, 권혜린 감독 2020-11-25(수)  - 소극장

단편전 부대행사 등록

<누구는 알고 누구는 모르는>, <호랑이와 소>, <시발, 영화> 

일시 : 11월 25일(수) 19:30
장소 : 영화의전당 소극장
참석 : 배꽃나래, 김승희, 권혜린 감독
진행 : 정진아 프로그래머 

 

Q. 영화를 만들게 된 계기
(김승희 감독) 원래 이 이야기를 늘 언제나 하고 싶었는데 20대 때는 제 내면적으로도 아직 여물지 않았고 제 감정에 좀 더 매몰될 수 밖에 없는 그런 나이였어요. 안전장치가 필요했는데 지금은 어느정도 때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어서 만들게 되었습니다.
(배꽃나래 감독) 홍콩에서 제가 문자를 읽지 못하면서 느꼈던 이상한 경험이 후에 문자를 모르는 사람의 세상은 다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할머니를 촬영하게 되었습니다.
(권혜린 감독) 제일 가깝지만 풀기 어렵다고 생각했던 계속해서 가지고 있던 생각들을 들여다 보고 싶었어요. 나와 맺고 있는 주변의 관계, 가족이란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Q. 영화에 나온 가족분들은 이 영화를 보셨는지
(김승희 감독) 저는 제가 어떤 작품을 만들면 어머니께 제일 먼저 보여드려요.
이 작품도 만들고 나서 가장 먼저 보여드렸는데 '수고했다' 이러고 아무말을 안 하시더라고요. 최근 영화제에 상영했을 때 직접 보러오셨는데 옛날 생각이 나서 사실 좀 많이 울었다고 하시더라고요.
(배꽃나래 감독) 처음 상영할 때 할머니랑 엄마랑 아빠랑 고모들이랑 가족여행 오듯이 와서 봤어요. 끝나고 관객분들이 할머니한테 티켓에 이름을 써달라고 하기도 했는데 어떻다는 감상은 안 남기셨지만 그 날 어깨가 이정도 올라가셨던 것 같아요.
(권혜린 감독) 처음 상영하던 날 가족들이 다 와서 제 영화를 봤어요. 지금 같았으면 그러지 않았을텐데, 싶은 반응들을 서로 공유했던 것 같아요.

 

Q. 사적 다큐멘터리를 풀어간다는 것
(김승희 감독) "엄마, 그때 그 얘기 있잖아. 그 얘기 좀 해 줘" 하면 이야기를 해 주시는 편인데 엄마와 싸우지 않으려고 수긍하며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렇게 2시간 정도를 녹음했어요.
(배꽃나래 감독) 처음에 카메라를 들고 갔을 때는 부끄러우니까 찍지 말라고 했어요. 근데 인터뷰 한다고 하면 목걸이랑 반지 같은 것을 주섬주섬 끼고 나오세요. 그리고 누군가 자신의 이야기를 기록해주길 기다린 사람처럼 이야기를 진짜 많이 해 주셨어요.
(권혜린 감독) 카메라가 있는 환경이 익숙한 사람들은 아닌데 그렇다고 어색해 하지도 않은 것 가탕요. 이 과정이 설득 되어야 한다기 보다 으레 아는 것들, 그 공기, 공간, 분위기 속에서 자연스럽게 촬영했던 것 같아요.

 

Q.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적 표현에 대해
(김승희 감독)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가 국내에서 자주 나오는 장르는 아니거든요. 근데 세계적으로 봤을 때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는 한 해에 많이 쏟아져 나와요. 그래서 애니메이션이든 다큐멘터리든 어느 한 쪽에 초점을 맞추자 하는 마음보다는 원래 하이브리드니까. 옆에 계신 감독님들이 마음 속 심상을 표현할 때 카메라를 잡는다면 저는 연필로 그림을 그리는 거니까요. 저한테는 연필이 카메라 같은 거겠죠. 그래서 그냥 그림이 언어인거고 제가 가장 편한 언어인 그림으로 현실의 이야기를 했어요.

 

Q. 작품 속 여성들의 '점'에 집중한 이유
(배꽃나래 감독) 영화를 처음 만들 때는 문자와 권력 문자를 배우지 못한 사람들은 자신의 역사를 기록할 수 없고 문자를 배우는 것조차 박탈당한 여성들이 어떻게 권력에서 밀려났는지를 이야기 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할머니들에게 문자를 몰라서 불편했던 게 언제고 힘들었던 게 뭐였는지 여쭤보는데 재미없어 하시는거에요.
그래서 이 여성들이 재밌게 자기들이 아는 걸 설명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하다가 할머니가 예전에 점 이야기를 해줬던 기억이 났어요. 그렇게 해서 문자가 아닌 다른 방식의 기록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었어요. 점, 그림 그리고 마지막에 할머니가 카메라를 드는 것까지. 은밀한 것들을 아는 여성에 대한 영화를 만들고 싶었어요.

 

Q. 작품 속 내레이션에 대해
(권혜린 감독) 내레이션은 버전이 되게 많았는데요. 지금 말하는 이런 톤의 거친 내레이션도 써 봤다가 아닌 것 같아서 제하고 제하다 보니 결국 내가 꺼내고 싶은 것은 내면의 언어이고 이것을 좀 더 사적으로 풀어내려고 했던 것 같아요. 영화에 대한 생각, 관계들 속에서 겪어 왔던 생각과 느낌에 대한 것을 중심으로 내레이션을 만들었어요.

 

출처 : 다큐,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