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전당

우리 시대의 영화는 어떤 모습인가? 본 강의에서는 영화의 탄생 이전과 이후를 가로지르며 우리 시대의 영화를 이해하는 단서가 될 다섯 개의 매듭들을 검토한다. 현재라고 하는 유리한 시점에서 시네마토그라프(뤼미에르)와 키네토스코프(에디슨)의 대립, 그리고 시네마토그라프가 특권적 위치를 차지하게 된 계기들을 살펴보고, 영화가 미디어(매체) 개념에 가져 온 변화를 살펴보려 한다. 더불어 디지털의 도래 이후 변화된 쇼트의 개념, 오늘날의 여러 영상작업에서 발견되는 아카이브적 충동, 영화 비평의 변화에 대해서도 다룬다. 강의 마지막 시간에는 변재규 작가를 초청, 그의 작업을 함께 감상하고 강의 주제와 관련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갖는다.

오늘날의 디지털 합성 이미지 제작자들은 더 이상 기이하고 환상적인 볼거리를 만들어 내는 일(만)을 목표로 삼지

않는다. 제임스 베닝의 <루르>에서 조지 밀러의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까지, 디지털 이미지의 물리주의적

강화(强化)를 통해 ‘합성 리얼리즘’(composite realism)의 영역을 답사하고 있는 여러 작업들을 살펴본다.

영화는 왜 미디어가 아닌가. 미디어의 의미를 (재)정의하고 미디어로서 영화의 불안정한 위치를 살펴본다.

프리츠 랑의 <마부제 박사의 유언>, 페드로 코스타의 <행진하는 청춘> 및 조너선 글레이저의 <언더 더 스킨> 등에서

영화의 불안정성 자체가 은유적으로 픽션화되는 방식을 살펴본다.

오늘날 도처에서 목격할 수 있는 수집가적 충동은 왜 생겨나는가. 수집가적 충동에 기반하고 있는 영상작품들을

아카이브적 상상력과 데이터베이스적 상상력이라는 개념을 통해 살펴본다.

니콜라 레의 <안더스, 몰루시아>, 크리스천 마클레이의 <시계> 및 리처드 링클레이터의 <보이후드>의 비교를 통해,

추억 없는 기억의 축적이 가속화되는 시대에 이미지의 정치적, 역사적, 사회적 활용은 어떻게 가능한지 알아본다.

부산과 교토에서 촬영된 <무빙 파노라마>(2005), 순천에서 촬영된 <사진측량>(2013) 등의 작품을 통해 공간과 기억의

관계를 실험적인 방식으로 탐구해 온 변재규 작가의 작품을 상영하고 강의 주제와 관련해 작가와 대화를 나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