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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영화사랑방 프로그래밍 : 양경미 (영화평론가)

  
  

  2000년대 스크린을 수놓은 한국의 조폭 코미디영화

  
  

  상영작 : 넘버3 (송능한, 1997) / 달마야 놀자 (박철관, 2001) / 신라의 달밤 (김상진, 2001) / 친구 (곽경택, 2001)

  
  

   2000년대 들어서면서 한국 영화계는 조폭 신드롬이라고 할 정도로 조폭 영화들이 크게 유행한다. 2000년대 한국 조폭 영화는 누아르적인 세계와 특징은 사라지고 코미디와 결합했다는 것이다. 영화적 공간도 바뀌어 무정하고 비열한 거리가 아닌 친숙한 공간, 안락한 실내로 옮겨졌다. 이를테면 <두사부일체>와 <신라의 달밤> 등은 학교라는 공간이 주된 무대이며 <달마야 놀자>는 사찰이라는 공간을 활용한다. 한국영화의 산업화가 진행되고 르네상르를 맞이하던 시절, 조폭 코미디는 대중의 욕구와 영화 비즈니스가 맞물려 생겨났다. 한국영화 사랑방은 ‘2000년대 한국의 조폭 코미디’라는 주제로 영화를 선정했다.  

  
  

   송능한 감독의 영화 <넘버 3>는 비평과 흥행에서 모두 성공한다. 일류를 꿈꾸는 삼류 조폭 이야기를 다룬 영화는 깡패, 검사, 킬러, 시인 등 다양한 인물을 통해 한국 사회 저변에 흐르는 삼류정신인 저열함과 천박함에 대한 통쾌한 풍자를 그린다. 하지만 영화의 주제 의식과는 무관하게 영화가 조폭 코미디의 원조가 되는 이유는 캐릭터의 매력에서 나온 흥행 때문이다. 일류를 꿈꾸는 삼류 깡패 서태주(한석규 분)의 처절한 몸부림과 무식함으로 무대뽀 정신과 헝그리 정신을 설파하는 조필(송강호 분)의 연기 및 캐릭터는 컬트적인 인기를 불러모았다. 이후 조폭이라는 소재를 차용한 코미디 장르가 2000년부터 활발하게 제작되기 시작했다.

  
  

    <달마야 놀자>는 조폭 코미디가 한창 인기를 끌던 2001년 개봉했다. 조폭이 사찰에 들어와 스님과 생활하며 교화되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로 관객 370만 명 동원, 흥행 수입 약 120억 원, 그리고 할리우드에 리메이크 판권까지 팔렸다. 신선한 소재와 불교적 메시지를 주제에 잘 녹여냈다는 평을 얻었다. 가령 깨달음을 얻기 위해 수행하는 승려들은 불상을 곧 부처로 여기고 부서진 불상의 귀를 소중하게 다루지만 주지 스님은 불상은 그저 물건일 뿐 믿음이 더 중요한 것을 말한다. 또한, 밑 빠진 독을 막지 않고 연못에 던져 물을 채우는 것, 이는 조폭을 억지로 가르치기보다 스스로 깨달음을 얻게 하는 장면이다. 영화의 메시지는 플롯과 잘 맞물려 당시로는 세련되게 표현됐다.

  
  

    조폭 코미디가 우리 사회를 풍미했던 시절, 영화 <신라의 달밤>은 조폭을 소재로 코믹한 요소를 가미해 관객의 인기를 얻는다. 십 년 전, 전설적인 고교짱 최기동(차승원 분)과 소심한 모범생 박영준(이성재 분)은 경주 지역으로 수학여행을 떠나고 그곳에서 두 사람은 평생 잊을 수 없는 사건을 겪게 된다. 우연히 10년 만에 경주에서 마주친 두 사람, 최기동은 다혈질 체육선생이 되었고 소심한 모범생 박영준은 엘리트 깡패가 됐다. <신라의 달밤>은 어떠한 메시지보다 웃음을 주기 위해 철저히 기획, 제작된 코미디 영화다. 이 작품을 통해 모델의 이미지가 강했던 차승원을 영화배우의 반열에 올려놓았으며 이후 차승원은 영화계에서 코믹전문배우로 활약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 

  
  

   곽경택 감독의 영화 <친구>는 조폭 두목 아들인 이준석(유오성 분)과 장례지도사의 아들 한동수(장동건 분), 샌님 모범생 정상택(서태화 분), 분위기 메이커 김중호(정운택 분) 등 친구 4인방의 어린 시절부터 성인이 되어 관계가 파국으로 치닫기까지의 이야기를 담는다. 영화 <친구>는 조폭 코미디 장르라기보다 조폭, 느와르 영화다. 곽경택 감독 본인의 경험과 실제 사건을 토대로 만들어진 작품으로 영화 속 배경도 출생지인 부산을 하고 있다. 2001년 3월 개봉, 극장가 비수기에 개봉한 작품임도 불구하고 800만 관객을 동원했고 영화 속에 등장하는 대사 및 배경음악은 당시 큰 인기를 얻었다.

  
  

  양경미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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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철관(Park Cheol-kwan)
  좋거나, 나쁘거나(박철관, 2020) 미쓰GO(박철관, 2012) 달마야 놀자(박철관,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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