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전당

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사이트정보
home  > 영화  > 현재상영프로그램  > 현재상영프로그램

현재상영프로그램

현재상영프로그램 리스트 입니다.

[시네마테크] 오래된 극장 2017

[시네마테크] 오래된 극장 2017

Films in Our Memories 2017

2017-12-24(일) ~ 2018-01-25(목)


* 12/25(월), 1/1(월) 정상 상영

* 12/26(화), 1/2(화) 상영 없음


장소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
요금
일반 6,000원 / 유료회원, 경로, 청소년 4,000원
주최
(재)영화의전당
후원
주한프랑스문화원
상영문의
051-780-6000(대표), 051-780-6080(영화관)

Program Director's Comment




속절없이 또 한 해가 저물고 있습니다. 올해는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일들이 유난히 많은 해였습니다. 여러분께서는 어떤 영화들과 함께 이 소란스런 1년을 보내셨는지요. 영화는 세상사를 외면한 채 자족적 소우주를 창안하기도 하고, 때로는 세상사를 진지하게 다루는 척하면서 우리 안의 환상을 은밀히 만족시키는 사술을 발휘하기도 합니다. 물론 현란한 미학적 제스처로 개인의 얇은 감상을 과장하는 소위 예술영화, 그리고 끝내 우리의 관념으로 포섭되지 않는 세계의 표정을 필사적으로 대면하려는 소수의 존중받아 마땅한 영화도 있습니다. 영화세상에는 이 모든 부류가 공존하며 영화와 세계의 복합적인 관계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만, 돌이켜 보면 올해는 너무 많은 영화들과 너무 많은 말들이 쏟아져 우리의 분별력이 도전받은 한 해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는 한 해를 보내며 연례기획전 ‘오래된 극장 2017’을 개최합니다. 예년과 다름없이 추억의 명화들이라고 부를 수 있는, 즐길 만한 예술영화들의 만찬으로 준비했습니다. 시네마테크를 즐겨 찾는 관객들에겐 여유로운 휴식이 되고, 아직 고전영화를 낯설어 하는 분들에겐 좋은 첫 관문이 될 만한 영화들이 찾아옵니다. 




먼저 ‘잔 모로의 기억’이라는 섹션에서 지난 7월 31일 영면한 위대한 배우 잔 모로의 영화들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누벨바그의 여신이라 불린 이 배우는 걸출한 연기자로서뿐만 아니라 평생 기성 질서와 관념에 대한 저항을 멈추지 않은 선구자적 면모로 전 세계 영화애호가들로부터 깊은 존경을 받아 왔습니다. 2001년, ‘잔 모로 특별전’을 개최한 부산국제영화제의 초청으로 부산을 찾은 그녀는 “나는 배우에 앞서 한 여성이며 영원한 학생이다. 죽는 날까지 삶에서 새로운 것을 발견해 나가며 살아갈 것.”이라는 잊기 힘든 말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잔 모로의 영화 이력은 프랑스 누벨바그 세대 감독의 작품에서부터 오슨 웰스, 루이스 브뉘엘, 조셉 로지,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 테오 앙겔로풀로스 등 당대의 거장들의 작품에까지 두루 걸쳐 있습니다. 여신에서부터 하녀에까지 혹은 귀부인에서 창녀에 이르기까지 그녀는 맡은 역할마다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존재감을 드러내며 20세기 후반의 영화사를 빛냈습니다. 우아함과 저열함, 고귀함과 비천함, 천상의 미소와 지옥의 불안을 함께 지닌 이 유례없는 여배우의 매혹을 이번 기획전에서 다시 확인하시길 빕니다. 




‘마음의 고향’이라는 섹션에서는 사랑과 우정을 그린 추억의 명화들이 상영됩니다. 이 영화들에서 당대 최고의 배우들의 전성기 때 모습을 만날 수 있습니다. 위대한 그리스 소설을 영화화했으며 앤서니 퀸이라는 배우를 전 세계에 각인시킨 <희랍인 조르바>, 할리우드가 사랑한 두 여배우 샐리 필드 그리고 셜리 맥클레인에게 각각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안겨 준 <마음의 고향>과 <애정의 조건>, 제임스 딘과 함께 1950년대 미국의 청춘의 우상으로 군림한 몽고메리 클리프트의 대표작 <젊은이의 양지> 등 7편이 마련됩니다.  




‘밤의 열기 속으로’는 삶의 어두운 이면을 그린 추억의 명화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이 영화들 역시 대부분 당대 스타 배우들의 표정과 몸짓을 잊을 수 없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은 프렌치 누아르의 거장 장-피에르 멜빌의 걸작 <암흑가의 세 사람>, 인간의 검은 욕망을 그린 르네 클레망의 <태양은 가득히>, 앙리 베르누이의 <시실리안>은 알랭 들롱의 미모가 넋을 잃게 하는, 그래서 올드팬들의 뇌리에 깊이 남은 프랑스 영화입니다. 또한 시드니 포이티어 주연의 <밤의 열기 속으로>, 더스틴 호프만 주연의 <마라톤 맨>, 킴 노박과 프랭크 시나트라 주연의 <황금 팔을 가진 사나이> 역시 이 배우들의 최고작에 해당될 것입니다.  


  


시네마테크가 마련한 ‘오래된 극장’에서 새로운 해를 위한 평온한 휴식과 위안의 시간을 가지시길 기원합니다.








영화의전당 프로그램디렉터   허 문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