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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상영작

지난상영작 리스트 입니다.

프록시마 프로젝트 메인포스터

프록시마 프로젝트

Proxima
프로그램명
1월 예술영화 프로그램
상영일자
2021-01-01(금) ~ 2021-01-13(수)
상영관
소극장
작품정보
107min | D-Cinema | color | France/Germany | 2019 |
관람료
일반 8,000원, 청소년 7,000원
감독
앨리스 위노코(Alice Winocour)
배우
에바 그린, 맷 딜런, 젤리 불랑
배급사
㈜영화사진진
  • 44회 토론토국제영화제 플랫폼상 특별언급, 67회 산세바스티안국제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


    유럽우주국 ‘프록시마’ 프로젝트의 대원으로 선발되어 평생의 소원이던 우주비행사가 된 사라. 우주비행은 남성이 적합하다는 고정관념도, 여성이므로 나약할 것이라는 편견도 이겨낼 수 있지만 아직은 엄마가 필요한 일곱살 딸, 스텔라만큼은 눈에 밟힌다. 언젠가 우주보다 넓은 꿈을 꾸게 될 아이를 위해 쓴, 지구와 우주를 연결하는 러브레터를 만나다!



    INTERVIEW with Director

    앨리스 위노코 감독과의 인터뷰


    Q. <프록시마 프로젝트>에 관한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으셨나요?

    A. 어릴 때부터 우주에 관심이 많았어요. 우주를 다룬 글도 폭넓게 읽다 보니 우주에 관한 모든 것에 끌리더라고요. 코치들도 만나 보고, 훈련 시설도 방문해 보니까 우주비행사가 되는 데 얼마나 많은 훈련과 시간이 필요한지 알게 됐어요. 일반적으로는 영화에서 거의 다루지 않는 부분들이죠. 

    전 영화를 만들면서 항상 어떤 특정한 세계에 이끌리는데, 그렇게 이끌리는 과정에서, 제가 아주 개인적인 감정에 의해 움직인다는 걸 알게 되죠. 개인적인 부분을 이끌어내기 위해선, 아주 멀리 있는 세계까지 손을 뻗어야 해요. 이 영화에서 개인적인 부분이란, 엄마와 딸의 관계예요. 저도 8살짜리 딸이 있거든요. 엄마와 딸이 서로 떨어지게 되는 과정을 들여다보고 싶었어요. 우주비행사가 지구와 이별하는 것과 비슷하죠.


    Q. 색다른 시도를 하기 위해서 기존의 우주 영화들을 다시 여러 번 보셨나요?

    A. 어떤 주제나 대상에 관심을 가지면, 그걸 다룬 영화들을 전부 보려고 하는 편이에요. 그런데 ‘우주’ 같은 경우에는 미국 영화가 압도적으로 많잖아요. 저는 유럽 우주 영화를 만들겠다고 마음먹었죠. 영화에 다큐멘터리적인 색채를 더하기 위해서 유럽 우주국과 협력했고요. 할리우드 영화에서 그려지는 우주 비행사는 초인에 가깝죠. 하지만 제가 유럽 우주국에서 본 바로는, 우주비행사보다 인간적이고 연약한 존재는 없는 것 같더라고요. 우주로 나간다는 건 인간의 나약함을 경험하고, 우리 인간이 지구와 얼마나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지 깨닫는 과정이죠. 그런 점에서, 이 영화를 만드는 과정엔 할리우드 영화보다 소련의 거장 감독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의 영화가 더 중요했어요.


    Q. 정말 <프록시마 프로젝트>는 우주적이라기보다는 지구에 발을 딛고 있는 영화에 더 가까운 것 같은데요. 예를 들면, 영화에서 우주비행사들이 신체적으로 겪는 고통이 나오잖아요.

    A. 제 영화의 핵심에는 늘 ‘육체와의 관계’가 있어요. 육체적인 차원에서 엄마와 딸의 관계를 보여 주고 싶었어요. 예를 들어 사라와 스텔라가 호텔 수영장에서 수영하는 모습을 보면, 마치 양수 안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죠. 그리고 인간의 신체는 지구 이외의 다른 곳에서 살기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걸 보여주고 싶기도 했어요. 집중 훈련 과정은 다큐멘터리적인 측면과 영화 제작에 있어서 제 집념의 교차점이었어요. 각종 기계와 원심기에 묶인, 실험 대상과 같은 신체를 보여주는 것처럼요. 데이비드 크로넨버그의 영화에서처럼 신체의 변형이 이루어지고 있는 거죠. 사라는 지구를 떠나야 할 뿐만 아니라, 지구에서의 신체와도 결별을 고해야 해요. ‘우주인’이 돼야 하는 거죠. 사라가 요오드로 자신의 몸을 소독하는 모습이나, 우주선에서 앉을 좌석을 위해 거푸집을 뜨는 장면을 보면, 사라가 이제 우주에 적합한 생명체가 되어 간다는 느낌이 들어요. 


    Q. ‘프록시마’는 멀리 있는 별이지만, 태양계와 가장 가까운 항성이기도 한데요. 이 영화는 가까운 것과 먼 것, 친밀한 것과 우주적인 것 사이의 대조를 이용하는 듯 보여요. 상반되지만 서로를 반영하는 거울 같기도 하던데요.

    A. 네, ‘프록시마’는 태양계에서 가장 가까운 항성이죠. 극히 작은 것과 엄청나게 큰 것을 대비해서 보여주고 싶었어요. 우주를 일상생활에 끌어오고 싶었죠. 사라는 슈퍼히어로이면서 동시에 엄마이기도 해요. 흔히 영화에서는 한 사람에게 이런 두 가지 면이 있다는 걸 잘 보여 주지 않죠. 히어로이자 엄마가 된다는 건 양립할 수 없다는 듯이요. 여성 슈퍼히어로들을 보면 늘 일상생활 속 모성이나 여성성의 문제에선 벗어나 있더라고요. 그게 이 영화에서 드러내려는 페미니스트적인 측면이에요. 여성이 엄마이면서 직업적으로도 크게 성공한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거죠. 나사에서 만난 한 여성이 제게 이렇게 말하더군요. 우주비행사가 되기 위한 가장 좋은 훈련은 엄마가 되는 거였다고요. 왜냐하면 엄마는 동시에 여러 가지 일을 끊임없이 하잖아요. 유럽 우주국의 한 여성 코치는 이렇게 말했죠. 남성 우주비행사들은 자기 아이들에 대해서 아주 자랑스럽게 이야기하지만, 여성 우주비행사들은 자신들이 엄마라는 사실을 숨기는 경향이 있다고요. 신뢰를 주지 못할까 봐 두려운 듯이 말이죠. 아이를 키우는 건 주로 엄마의 몫이라는 생각이 팽배해 있잖아요. 순전히 사회적인 산물이죠.


    Q. 이 영화는 우주 산업에서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남자다움의 과시’를 정면으로 다루고 있기도 한데요.

    A. 풍자적인 묘사에 가까워 보일 수도 있지만, 여성 우주비행사들이 제게 들려준 실제 경험에는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죠. 우주 산업은 남성 중심의 세계예요. 남성을 위해 남성에 의해 만들어진 거죠. 예를 들면, 우주복을 입으면 어깨에 상당한 무게감이 느껴지는데요, 그건 남자들의 강한 어깨에 맞춰서 만들어졌기 때문이죠. 반면에 여자들은 둔부가 강하고요. 여자들은 이 남자들의 세계에 들어가기 위해서 두 배나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해요. 하지만 그러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너무 드러내서도 안 되죠. 이 영화를 통해, 이 모든 걸 감수해야 하는 여성들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었어요. 


    Q. 엔딩 크레딧을 보면, 관객들이 들어 보지 못했을 여성 우주비행사들의 이름이 언급되는데요.

    A. 그 부분에 관해서는, 나사에서 근무하는 여성들로부터 정말 뭉클한 메시지를 많이 받았어요. 훌륭한 우주비행사이자 좋은 엄마가 될 수 있다는 걸 마침내 영화에서 볼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중요한지 많이들 얘기해 주더라고요. 이 영화 작업을 시작했을 때, 여성 우주비행사는 없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있다고 하더라도 분명히 레즈비언일 거라고 하더군요. 가야 할 길이 멀었죠. <프록시마 프로젝트>는 해방과 화해의 영화예요. 사라는 여성으로서, 엄마로서 앞에 놓여 있던 개인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여정을 끝마치죠. 자신의 죄책감을 이겨내요. 그녀의 어린 딸도 도약하고요. 엄마의 보호막에서 스스로 벗어나는 거예요.


    Q. <프록시마 프로젝트>에서 다큐멘터리적인 측면은 상당히 인상적인데요. 촬영 허가를 받고, 실제 과학자들이나 우주비행사들과 함께 작업하는 데 있어서 유럽 우주국과 어떻게 협력하셨어요?

    A. 영화 제작 초반부터 유럽 우주국과 함께 작업했어요. 아직 각본을 쓰고 있을 때, 쾰른으로 가는 열차에 올라탄 뒤, 그곳의 유럽 우주국 시설에 머무르면서 작업했죠. 그때 프랑스인 우주비행사인 토마 페스케가 첫 우주 비행 임무를 준비 중이었어요. 그리고 프랑스 최초의 여성 우주비행사 클로디 에뉴레도 만났어요. 우리 제작진은 토마와 클로디가, 어려울 때 ‘짠’ 하고 나타나서 도와주는 요정 같다고 농담처럼 얘기하곤 했죠. 각본 작업을 하면서 토마와 클로디를 자주 만났어요. 영화계와 우주 탐사 사이에는 비슷한 점이 있더라고요. 두 분야 모두 준비 기간이 굉장히 길고, 멀리 있는 꿈을 목표로 두죠. 대중은 그 빙산의 일각만 보는 거고요. 우주비행을 준비하는 과정처럼, 영화 제작에도 각 분야 전문가들의 보이지 않는 노력이 있죠. 


    실제로 쾰른에 있는 유럽 우주국 시설과 모스크바 근처의 스타 시티에서 촬영했어요. 두 군데 모두 거의 군 관련 시설 수준으로 보안이 철저하더라고요. 출입 허가를 받기 위해 미리 거쳐야 하는 과정도 까다로웠죠. 어딜 가든 검문소가 있었어요. 제작진은 그곳에서 근무하는 과학자들과 동일한 등급의 허가증을 받았죠. 스타 시티에서는 우주비행사들의 격리 시설에서 촬영했어요. 실제로 우주비행사인 것 같은 기분으로 온전히 몰입해서 찍었죠. 그런 시설들에 대한 우주비행사들의 신뢰도가 굉장히 높았어요. 우주비행사들은 훈련 중 자신들의 일상을 공유해 주기도 했죠. 그리스 신들 얘기가 생각나더군요. 엄청나게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동시에 인간적인 약점도 있는 그리스 신들 말이에요. 


    대사 하나하나가 전부 정확하기를 바랬기 때문에 코치들과도 함께 작업했어요. 영화에 나오는 모습들은 전부 유럽 우주국에서 실제로 진행하는 과정에 바탕을 둔 거예요. 장거리 우주 비행에 맞춰서 인간 신체의 저항력을 향상하기 위한 과정이죠. 모형을 만들거나 재구성해서 만든 건 없었어요. 모든 촬영지는 다 실제로 사용되는 시설이죠.


    Q. 스타 시티와 바이코누르는 조금 노후화되어 보이던데요. 실내 장식도 오래된 것 같고, 카펫도 색이 바랬고요.

    A. 그렇긴 하지만, 소유스 시스템은 현재 우주비행사를 우주로 보내는 데 있어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방법이에요. 미국인과 일본인, 그리고 유럽의 우주비행사들은 전부 거기로 가죠. 기술 수준이 상당히 높거든요. 어떤 우주선이든 러시아인과 그 외 유럽 국가 출신, 그리고 미국인이 각각 한 명씩 타죠.


    Q. <프록시마 프로젝트>는 국제 정치보다 우주 탐사에서 여러 나라의 협력이 더 잘 이루어진다는 점을 보여 주고 있기도 하죠.

    A. 촬영할 때 그런 점이 짜릿했어요. 그런 국제적인 요소는 제작진 구성에도 반영이 되었어요. 프랑스인과 러시아인, 미국인, 독일인, 카자흐스탄인이 한데 모였죠. 그렇게 여러 나라 사람들이 모이니까 우리가 공유하고 있는 인류애 안에서 하나가 된 느낌이 들더라고요.


    Q. 로켓 발사 장면이 정말 대단하던데요. 관객들은 몸이 지구에서 떨어져 나가는 듯한 느낌을 받을 것 같아요. 그렇게 근접 촬영된 장면을 보니 아주 놀랍더군요.

    A. 보면서 몸으로 느낄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어요. 모든 감각을 통해서 느낄 수 있도록 사운드에도 많은 공을 들였고요. 우주 탐사는 인간이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지, 얼마나 지구를 벗어나기 어려운 존재인지 깨닫게 해 주죠. 토마 페스케가 이런 말을 했어요. 이 영화, 특히 마지막 발사 장면을 봤을 때, 실제 발사 순간에 느껴 보지 못했던 감정을 느꼈다고요.


    Q. 촬영 장소나 기계, 우주복, 이런 것들이 영화의 다큐멘터리적인 측면이나 과학적인 부분과 관련이 되어 있다면, 이야기의 개인적이고 내밀한 부분은 배우들이 이끌어 나가잖아요. 대부분은 에바 그린의 몫이고요. 어떻게 에바 그린을 사라 역에 캐스팅하게 되셨어요?

    A. ‘슬픈 성모(*비애를 띄고 십자가 아래 서 있는 성모)’의 모습은 원치 않았어요. 에바의 투지 넘치는 면이 마음에 들었죠. 이 영화의 각본은 로켓의 분리 단계처럼 구성되었어요. 엄마와 딸 사이에서와 마찬가지로 지구에서 분리되는 데도 단계가 있죠. 실제 발사 프로토콜에는 발사체 연결 라인 분리를 확인하는 단계가 있으니 그런 은유는 제 상상만으로 지어낸 건 아니라고 할 수 있죠.

     에바의 투지 넘치는 면은 이 영화 속 엄마의 모습으로도 이어져요. 일반적으로 영화에서 흔히 묘사되는 엄마의 모습은 아니죠. 에바에게는 묘한 분위기가 있어요. 그래서 팀 버튼 감독의 영화에 캐스팅되는 게 전혀 놀랍지 않죠. 저는 전형적인 틀에 갇히지 않은 사람이 좋아요. 그 안에서 제 모습을 발견하죠. 에바는 좀 별난 사람인데 제가 만났던 우주비행사들은 하나같이 괴짜 같은 면이 있더라고요. 우주 탐사를 위한 훈련을 하기 전부터 이미 ‘우주인’인 사람들이죠. 그리고 에바가 이전에 한 번도 해 보지 않은 작업을 함께 한다는 게 좋았어요. 에바는 그동안 기이한 역을 많이 해 왔지만, 이 영화에선 그런 모습을 전혀 찾아볼 수 없죠. 신체적으로 움직이는 방식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에바는 우주비행사의 모습을 아주 설득력 있게 만들어 냈어요. 투지 넘치는 에바의 모습은 그녀가 연기한 인물에 딱 들어맞았죠. 에바가 사라의 감정에 몰입해서 연기를 훌륭히 해냈어요. 


    Q. 젤리 불랑르멜의 연기가 정말 대단하던데요. 아이다운 면도 있으면서, 어른들이 어떤 위기를 겪고 있는지 알아차리기도 하고요. 어떻게 캐스팅하셨어요?

    A. 캐스팅 작업을 광범위하게 한 후에, 여자아이들을 300명 가까이 오디션을 봤어요. 연기도 할 줄 알면서, 에바와 잘 맞는 배우가 필요했어요. 제작진과 함께 러시아, 카자흐스탄에 다녀올 수도 있어야 하고요. 젤리에게도 엉뚱한 면이 있었는데, 틀에 얽매이지 않는 모습이 마음에 들었어요. 에드워드 양 감독의 <하나 그리고 둘>에 나오는 소년이 생각나더라고요. 그 소년처럼 일상 속의 소소한 부분에서 인간다움을 끄집어내고 싶었어요. 이 영화를 찍으면서 실험적으로 시도한 부분이었죠. 아주 명확히 드러내기보다는 몰입의 과정을 통해서 인간의 진실에 도달하는 거예요. 


    Q. 맷 딜런의 존재도 뜻밖의 선물과 같았어요. 그가 맡은 역은 계속 호감을 느낄 수 있는 인물은 아니지만요.

    A. ‘마이크’ 역이 어려운 이유가 그거였어요. ‘영웅과 악당’이라는 단순한 이분법에 빠지고 싶진 않았거든요. 에바처럼 맷도 눈을 보면 괴짜들에게서 볼 수 있는 묘한 반짝임이 있어요. 맷이 마초 같은 인물을 연기할 수 있으리란 걸 처음에 알았죠. 맷은 본래 그런 사람이 아니지만요. 그게 바로 우주비행사들의 또 다른 모습이에요. 육체적으로, 그리고 지적인 면에서 그런 높은 수준까지 다다르려면 엄청난 자신감과 거만함에 가까운 태도가 필요하죠. ‘마이크’라는 인물이 성격적으로 흠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호감이 가는 인물로 만드는 데 맷이 큰 역할을 해 줄 거라고 믿었어요. 마이크와 사라 사이에는 양가감정이 나타나요. 따뜻한 우정도 생기게 되죠. 그래서 상대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배우가 필요했어요. 


    Q. 라스 아이딩어는 더 부드러운 남성성을 보여 주는 것 같아요. 카우보이 같은 면이 덜하죠.

    A. 그가 연기한 인물은 천체 물리학자와 우주비행사 사이에 존재하는 경쟁을 잘 보여 주는 인물이에요. 지상에 머무르는 이들과 우주선을 타고 떠나는 사람들 사이에 존재하는 경쟁의식 말이에요. 영화에서 배우와 스태프처럼 서로 다른 두 세계인 거죠. 과학자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일하는 반면에, 우주비행사들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와 대중의 관심을 받잖아요. 저와 함께 ‘토마스’ 역의 각본 작업을 함께 했던 천체 물리학자 실베스트르 모리스에게 전화했을 때, 그가 이렇게 말하더군요. “나중에 다시 전화해 줄래요? 오늘 밤엔 화성에 가 있어서요” 특이한 사람들이라, 옆에 있으면 참 재미있더라고요. 라스 아이딩어가 연기한 인물의 경우에는, 유럽 우주국이 쾰른에 있는만큼 독일 배우를 캐스팅하고 싶었어요. 토마스 오스터마이어가 연출한 연극에 라스가 출연한 걸 본 적이 있는데 정말 마음에 들었어요. 그리고 에바와는 팀 버튼 감독 영화에 함께 출연하면서 서로 알게 된 사이더라고요.


    Q. 산드라 휠러는 희극적인 역할로 유명해진 배우이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좀 더 진지한 역할을 맡았네요.

    A. 산드라는 제가 정말 좋아하는 배우예요. 폭넓은 감정을 전달하는 그녀의 연기를 보면 정말 놀랍죠. 라스처럼 산드라도 독일에서 주로 연극을 해 왔어요. 산드라가 연기한 인물은 웬디인데요, 대모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어요. 맷이 연기한 인물처럼, 웬디도 내면엔 따뜻한 마음이 있다는 걸 보여줄 필요가 있었어요. 자신의 직업상 냉정한 태도를 유지하지만요.


    Q. 러시아 배우 알렉세이 파트예프에 관해 말씀해 주시겠어요?

    A. 모스크바에서 오디션을 개최했을 때 캐스팅하게 된 배우예요. 알렉세이는 안드레이 즈비아긴체프 감독의 영화 <러브리스>에서 경찰관 역을 맡았었죠. 굉장히 다정한 면이 있더라고요. 영화 속에서 안톤이 만델시탐의 시를 읊는 장면이 나오는데, 촬영장에서 알렉세이도 바로 그런 모습이었어요. 시를 낭송하고, 노래를 불렀죠. 위로가 되는 존재였어요. 러시아적인 깊이가 있었죠.


    Q. 이전에도 조르주 르샤프투아 촬영감독과 함께 작업하셨는데요. 잘 아는 이들과 함께하는 게 중요하다고 보시나요?

    A. 같은 사람들과 계속 함께 하는 걸 좋아해요. 가족 같죠. 제 머릿속에 이미지를 그려 보곤 하는데요, 이 영화 같은 경우에는 <하나 그리고 둘>부터 타르코프스키의 영화까지 생각해 봤고요. 조르주와 함께 준비하면 그런 레퍼런스들을 소화해서 제 것으로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돼요. 그 후에는 촬영장 상황에 맞게 조정하면서 찍죠. 정해 놓은 틀에만 얽매이지는 않아요. <프록시마 프로젝트>를 찍을 때는 시간을 아주 정확히 맞춰서 작업해야 했어요. 러시아에서는 아침 일찍 해가 뜨고, 저녁엔 해가 금방 지니까요.


    Q. 르샤프투아 촬영감독과 함께 인상적인 장면을 여럿 만들어 내셨어요. 예를 들면, 로켓이 발사될 때의 리버스 숏처럼요. 라스 아이딩어는 감동해서 울컥하는 표정이고, 젤리 불랑르멜은 놀라워하는 모습이죠. 관객이 느끼는 두 가지 감정 상태를 포착한 거라고 봤어요.

    A. 로켓이 발사될 때 나오는 불꽃으로 인해 사람들의 얼굴에 서서히 빛이 비치다가 로켓이 하늘로 사라지면 다시 어두워져요. 실제로 우주선을 발사할 때처럼요. 발사되는 로켓을 보고 있으면 강렬하면서 묘한 감정이 생기죠. 설렘과 눈물, 인간의 삶에 대한 깊이 있는 생각 같은 것들요. 유대교와 기독교에서 말하는, 천국에 가는 개념을 떠올리게 해요. 상징적인 죽음과 실제로 죽을 수도 있는 위험을 묘하게 대비시키는 거죠. 우주비행사들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남기는 편지는 극적으로 삽입한 부분이 아니에요. 프로토콜의 한 부분으로서, 떠나기 전에 자신의 삶을 정리한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거예요.


    Q. 말이 달리는 마지막 장면이 정말 아름다웠어요. 그 장면은 어떻게 찍게 된 건가요? 어떤 생각이 있으셨어요?

    A. 촬영 장소를 섭외하기 위해 바이코누르에 처음 갔을 때, 야생마들을 봤어요. 그때 매료돼서 그 장면을 넣었죠. 촬영이 그렇게 쉽지는 않았어요. 우주선 발사 기지 출입을 허가받은 카자흐스탄 카우보이들과 만나기로 되어 있었는데, 그 사람들이 병이 나는 바람에 발사 기지 밖에서 다른 카우보이들을 찾아야만 했죠. 카메라를 들고 버스에 앉아서 야생마들이 나타나길 기다리는데 갑자기 말들이 멀리서 달려오는 게 얼핏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카메라를 돌렸죠. 말들은 스텔라의 상상력을 상징해요. 엄마는 우주를 향해 떠났지만, 소녀는 지구에 남아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고요. 말들이 바로 지구인 거예요. 말들은 스텔라가 이제 엄마의 품을 떠났다는 걸 나타내요. 엄마처럼 스텔라도 한 걸음 더 나아갔죠. 엄마와의 이별을 받아들이게 된 거예요. 엄마의 임무를 일상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인 거죠. 스텔라는 우주선이 순조롭게 발사돼서 좋아해요. 여정의 마지막에 이르러서 화해가 이루어진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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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앨리스 위노코 감독사진

    앨리스 위노코(Alice Winocour)
    1976년 파리에서 출생한 극작가이자 감독. 라 페미스에서 극작과를 졸업하고, 11편의 영화의 각본을 썼으며, 3편의 단편영화와 3편의 장편영화를 연출했다. 장편 데뷔작인 <어거스틴>은 2012 칸 영화제 비평가주간에 초청되었으며, 두번째 장편 영화 <매릴랜드>는 2015 칸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을 비롯하여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 초청되었다. 같은 해 칸 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된 <무스탕: 랄리의 여름>에는 공동각본가로 참여하였다. 세번째 장편영화인 <프록시마 프로젝트>는 엄마이면서도 직업적으로도 성공한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페미니즘 영화로 여성의 해방과 화해를 담아 평단의 호평을 받고 있다. Filmography <프록시마 프로젝트>(2019), <메릴랜드>(2015),<어거스틴>(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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