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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만한데다 영원히 철들 것 같지 않은 장의 결혼 생활은 사실상 이미 끝난 지 오래다. 게다가 장은 자신보다 한참 어린 애인 카트린과 몇 년째 만나고 있다. 그런데 장과 카트린 사이도 예전과 같지 않다. 싸우고 화해하는 과정을 수없이 되풀이하는 동안 장과 카트린 사이의 감정의 골은 깊어만 가고, 둘의 관계는 무너진다. 자신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쓴 소설을 직접 영화화한 피알라는 파국을 맞은 남녀의 참담한 이별 과정을 낱낱이 들추어낸다. 격렬한 대사, 예리한 카메라 워크 등으로 관계의 변화에 따라 주인공들이 겪는 감정적 소용돌이를 깊고 날카롭게 파고든다.

   

  * 1972 칸영화제 남우주연상

   

  * 글의 무단 전재를 금함.(출처 표기: (재)영화의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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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리스 피알라(Maurice Pialat)
  1925년 프랑스에서 태어난 모리스 피알라는 원래 장래를 촉망받는 화가였다. 어느 날 갑자기 자기가 그린 그림을 모두 불태우고 영화계에 투신했다. 첫 장편영화는 <벌거벗은 어린 시절 L'Enfance nue>(1967)로 10살 소년 프랑수아가 엄마에게 버림받고 양부모 밑에서 자라면서 비행소년이 된다는 내용이다. 주인공인 프랑수아에게만 초점을 맞추지 않고 프랑수아의 탈선행각에 충격을 받는 프랑수아 주변의 어른들 반응을 보여주는 데도 시간을 많이 할애했는데 피알라의 스타일은 그 이후로도 한결같았다. 피알라는 항상 얘기를 끌고 갈 때 한쪽에는 등장인물의 심리를, 다른 한쪽에는 당대의 프랑스사회에 대한 기록영화식 접근을 배치해놓았다. 이후 <우리는 함께 늙지 않을 것이다 Nous ne Vieillirons pas Ensemble>(1972) <벌린 입 La Gueule Ouverte>(1974) <경찰 Police>(1985) 등의 영화에서 마치 감정이라곤 하나도 없는 냉정한 외과의사 같은 태도로 프랑스 보통사람들의 일상을 해부한다. 신과의 갈등이라는 묵직한 주제에 도전한 <사탄의 태양 아래서 Sous le Soleil de Satan>(1987)에서도 주인공의 내면적인 심리적 독백을 쫓지 않고 피알라는 말 그대로 악마적인 현실의 풍경을 가감없이 제시한다. 모리스 피알라는 이 대량복제 시대에, 유별나게 수공업적인 방식으로 영화를 만드는 감독이다. 2003년, 세상을 떠나기 까지 그는 겨우 10여편의 영화만을 찍었다. 그러나 그가 만든 영화는 모두 프랑스영화의 위대한 유산으로 남아 있다. [씨네 21 영화감독사전 일부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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