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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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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테크] 이탈리안 클래식

[시네마테크] 이탈리안 클래식

Italian Classics

2019-06-29(토) ~ 2019-07-07(일)

상영작(10편)


철도원 (1956, 
피에트로 제르미) / 달콤한 인생 (1960, 페데리코 펠리니)

두 여인 (1960, 비토리오 데 시카) /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1963, 비토리오 데 시카)

천사의 시 (1967, 루이지 코멘치니) / 순수한 사람들 (1976, 루키노 비스콘티)

추하고 더럽고 미천한 (1976, 에토레 스콜라) / 삼형제 (1981, 프란체스코 로지)

여인의 정체 (1982,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 단순한 형식 (1994, 주세페 토르나토레)

장소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
요금
일반 6,000원 / 유료회원, 경로, 청소년 4,000원
주최
(재)영화의전당
상영문의
051-780-6000(대표), 051-780-6080(영화관)

시네도슨트 영화해설

해설: 박인호 (영화평론가)

일정: 상영시간표 참고




Program Director's Comment

많은 비평가들과 연구자들이 동의하는 바이지만, 현대 영화의 진정한 시작은 전후 이탈리아 영화, 더 정확하게는 이탈리아 네오리얼리즘입니다. 걸출한 프랑스 비평가 세르주 다네는 “나는 다른 나라에서 태어나기를 원했다. 그러니까 이탈리아의 근원적인 역경의 시대에 태어나기를 원했다.”라는 다소 놀라운 발언을 했습니다. 물론 그가 말한 건 지정학적 권역으로서의 이탈리아가 아니라, “영화의 순진함이라는 무엇인가가 이미 그 한계에 도달하고, 더 이상 되돌이킬 수 없게 되었을 때”라는 이탈리아 네오리얼리즘을 배태한 문화적 상황이었습니다. 프랑스 누벨바그를 비롯한 지구상 곳곳의 뉴 웨이브 영화들이 영화적 감각과 사유의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은 것도 바로 이탈리아 네오리얼리즘입니다. 네오리얼리즘이 지나치게 다양한 부류의 영화들을 포함함으로써, 앙드레 바쟁은 “네오리얼리즘은 개와 고양이를 한 자루에 집어넣은 것과 같다.”고 그 용어의 유용성을 회의했지만, 전후 이탈리아 영화들의 영화사적 중요성이 더없이 막대하다는 사실은 변함없습니다.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는 그간 로베르토 로셀리니, 루키노 비스콘티 회고전을 비롯해 네오리얼리즘의 걸작들을 소개하는 기회를 여러 차례 가져 왔습니다. 이번에 개최하는 ‘이탈리안 클래식’은 네오리얼리즘 시대 이후의 문제적 이탈리아 영화들을 상영하는 특별전입니다. 네오리얼리즘을 주도한 감독들, 그리고 그들의 영향을 받은 후배 감독들의 작품이 여러분을 찾습니다. 10여 년간 지속된 이탈리아 영화의 황금기가 시작될 무렵인 1950년대 후반부터 비교적 최근인 1990년대까지 걸쳐 있는 10편의 영화들은 이탈리아가 전형적인 네오리얼리즘 영화들 외에도 매우 풍성하고 다채로운 영화적 성취를 제공해 왔음을 보여 줍니다.


네오리얼리즘의 핵심이었지만 후에 지나친 대중 편향성으로 배신자라는 비난까지 받은 비토리오 데 시카의 두 편의 멜로드라마 <두 여인>과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은 인물의 내면 풍경을 묘사하는 능력에서 이 감독을 능가할 만한 사람이 드물다는 사실을 입증합니다. 루키노 비스콘티의 유작 <순수한 사람들>은 어두운 색조의 후기작들 중에서도 가장 염세적인 작품으로, 역사로부터 완전히 이탈한 고립된 개별자의 어두운 심연을 그린 문제작입니다.


네오리얼리즘의 일원이었으나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피에트로 제르미와 루이지 코멘치니의 두 문제작에도 주목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제르미의 <철도원>은 보이지 않는 냉혹한 힘 때문에 해체되어 가는 하층 계급의 이야기를 담은, 애처로운 가족 멜로드라마입니다. 엄마를 여읜 가족의 삶을 담은 코멘치니의 <천사의 시>는 아마도 영화사상 가장 슬픈 드라마 중의 하나로 꼽힐 만한 가슴 저린 영화입니다. 설명이 필요 없는 거장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의 후기작에 속하는 <여인의 정체>는 실종이라는 모티브, 정체성이라는 주제, 영화라는 매체에 대한 자의식, 그리고 뛰어난 시각적 스타일 등에서 안토니오니적인 세계를 여지없이 보여 주는 문제작입니다.


전후 세대에 속하는 세 감독의 작품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냉소적 코미디의 대가 에토레 스콜라의 <추하고 더럽고 미천한>은 날카로운 풍자 정신과 빛나는 유머와 냉소적 세계관이 결합된 문제작입니다. 열정적인 사회파 감독 프란체스코 로지의 <삼형제>는 세 형제의 삶을 통해 이탈리아의 과거와 현재의 정신사를 요약하는 뛰어난 드라마입니다. 주세페 토르나토레의 <단순한 형식>은 이 감독이 <시네마 천국>을 만든 사람이라고 믿어지지 않는 탁월한 범죄 스릴러입니다.


많지 않은 상영작이지만, 네오리얼리즘 이후의 이탈리아 영화의 흐름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이번 특별전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영화의전당 프로그램디렉터   허 문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