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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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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테크] 세계영화사의 위대한 유산, 월드시네마 XIII

World Cinema XIII

2016-03-18(금) ~ 2016-04-21(목)

세계영화사의 빛나는 걸작들을 만나는 ‘월드시네마’의 열세 번째 여정이 시작됩니다. 거장들의 걸작은 물론, 숨어 있던 수작들 그리고 반드시 짚어 보아야 할 낯선 걸작들을 소개하는 ‘월드시네마’는 올해도 변함없이 진귀한 영화 체험의 장을 펼칠 예정입니다. 또한, ‘포커스 온 자크 베케르’에서는 프랑스적인 리얼리즘 영화를 개척한 자크 베케르를 재조명하며, 정성일 영화평론가와 함께 자크 베케르의 세계를 좀 더 깊이 파헤쳐 볼 시간이 마련될 예정입니다. 부산영화평론가협회와 함께 하는 ‘세계영화사 오디세이’, ‘시네도슨트’ 등 다채로운 해설프로그램도 마련되어 작품에 보다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도와 드릴 것입니다. 다양한 시대와 지역을 아우르는 풍성한 영화의 성찬을 마음껏 즐겨 보시길 바랍니다.

 

장소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
요금
일반 6,000원 / 유료회원, 경로, 청소년 4,000원 (특별할인: 대학생/대학원생 학생증 제시시 4,000원)
주최
(재)영화의전당
후원
주한프랑스문화원
상영문의
051-780-6000(대표), 051-780-6080(상영문의)

 ○ 포커스 온 자크 베케르 – 영화평론가 정성일 특별강연

강연 : 정성일 (영화평론가, 영화감독)
일정 : 4월 9일(토) 14:00 <황금투구> 상영 후

 

○ 부산영화평론가협회와 떠나는 ‘세계영화사 오디세이’

강연자 : 김이석 (동의대학교 영화학과 교수), 강소원 (영화평론가)

일정(상영 후 해설) :

- 3/26(토)(강소원 평론가)  14:00 <공포분자> / 17:00 <거미집의 성>

- 3/27(일)(김이석 교수)     13:30 <라임라이트> / 17:00 <직업> / 20:00 <녹색 머리의 소년>

- 4/2(토)(강소원 평론가)    13:00 <동쪽 저 멀리> / 17:00 <쇼와잔협전: 죽어 주셔야 되겠습니다> / 20:00 <도시의 거리>

- 4/3(일)(김이석 교수)       14:00 <아시크 케립> / 17:00 <택시 블루스>

 

○ 시네도슨트 영화해설

해설 : 박인호 (영화평론가)
일정 : 상영시간표 참고

 

 

 

 

 

- Program Director's Comment

‘세계영화사의 위대한 유산, 월드시네마’는 시네마테크부산 시절인 2004년부터 지속되어온 연례 기획전으로서 세계 영화사의 걸작들을 한자리에 모아 부산의 영화애호가들과 시네필 모두에게 발견과 재발견의 기쁨을 선사해온 중요한 프로그램입니다. 13회를 맞은 올해 ‘월드시네마’는 어느 때보다 다양한 시대와 지역의 영화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지역적으로는 고전영화의 산실과도 같은 미국과 일본, 프랑스는 물론이고, 러시아(<택시 블루스> <아시크 케립>), 이탈리아(<직업>), 중국(<황토지>), 대만(<공포분자>) 등에 걸쳐 있으며, 시대적으로는 1920년(<동쪽 저 멀리>)에서부터 1990년(<택시블루스>)까지 70년의 기간을 포괄하고 있습니다.

 

더 중요한 점은, 비교적 널리 알려진 걸작들을 주로 소개하던 예년과 달리 시네필들도 쉽게 보기 힘들었던 숨은 보석들을 대거 상영한다는 것입니다. 먼저, 두 편의 무성영화들이 눈에 띌 것입니다. <동쪽 저 멀리>(1920)는 단순히 미국식 영화문법의 창시자, 혹은 보수적 인종주의자로 알려진 D. W. 그리피스가 실은 놀라울 정도로 정교한 화면과 유려한 리듬을 만들어낼 줄 알았던 위대한 감독임을 입증시켜줄 감동적인 멜로드라마입니다. 한국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프랭크 보제지의 <제7의 천국>(1927)은 미국 무성영화시대 말기의 가장 뛰어난 작품 가운데 하나로, 그리피스의 사실주의와 독일의 표현주의가 가장 아름답게 만난 영화에 속합니다.

 

소위 할리우드 고전기의 작품 가운데에서도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영화들이 소개됩니다. 루벤 마물리언의 <도시의 거리>(1931)는 초기 갱스터영화이지만, 장르의 관습을 넘어서는 원초적 에너지로 가득한 탁월한 작품입니다. 하워드 혹스의 <에어포스>(1943)는 전형적인 애국적 전쟁영화의 틀 안에서도 감독 특유의 개성이 보석처럼 빛나는 사랑스런 작품입니다. 그 성취에 비해 과소평가되어온 프리츠 랑의 <창가의 여인>(1944), 킹 비더의 <백주의 결투>(1946)는 억눌린 정념과 광기의 표현이라는 면에서 따를 영화가 많지 않은 걸작들입니다. 고전기에 태어난 돌연변이라고도 할 수 있는 조셉 로지의 <녹색 머리의 소년>(1948)은 기괴한 상상력을 우아한 서사에 녹여낸 괴작입니다.

 

미지의 유럽 거장이라 할 수 있는 에르마노 올미와 자크 로지에의 데뷔작도 빼놓을 수 없는 보석들입니다. 올미의 <직업>(1961)은 극히 단순한 스타일과 작은 이야기로 심원한 통찰과 감동을 이끌어내는 눈부신 성취이며, 로지에의 <아듀 필리핀>(1962) 역시 한정된 카메라 움직임과 최소한의 대사로 사랑이라는 감정의 중핵에 접근하는 놀라운 출발의 영화입니다. 칸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았으나 이제는 거의 잊혀진 파벨 룽긴의 데뷔작 <택시 블루스>(1990)는 한 감독의 데뷔작이 그의 작품 세계 전체가 될 수 있음을 실감케 하는 아름답고도 가슴 저린 작품입니다. 러시아의 마지막 거장이라 할 수 있는 세르게이 파라자노프의 유작 <아시크 케립>(1988)은 타르코프스키적인 명상과 러시아의 민속 문화가 윤무를 하듯 우아하게 교류하는 수작입니다.

 

아마도 관객들에게 가장 생소할 마키노 마사히로의 <쇼와잔협전: 죽어 주셔야 되겠습니다>(1970)는 위대한 비평가 하스미 시게히코가 입이 마르게 칭송하는 마키노 최고의 걸작으로, 정교한 촬영과 우아한 동선, 음악적 리듬이 빛나는 걸출한 협객영화입니다.

 

너무도 유명한 4편의 영화는 재발견의 기쁨을 위해 준비되었습니다. 찰리 채플린의 <라임라이트>(1952)는 영화사상 가장 위대한 희극인의 마음 깊은 곳의 슬픔을, 구로사와 아키라의 <거미집의 성>(1957)은 숲이 움직이는 한 장면이 영화 전체보다 더 위대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첸 카이거의 <황토지>(1984)는 이후 중국 5세대가 이룬 미학적 성취가 실은 이 데뷔작 한 편을 뛰어넘지 못했다는 사실을, 에드워드 양의 <공포분자>(1986)는 카메라의 움직임만으로도 시대의 공기를 담을 수 있는 영화의 위대한 능력을 관객들에게 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월드시네마’ 안에서 특별한 주제나 감독을 조명해온 포커스 프로그램은 올해 자크 베케르에게 헌정됩니다. 장 르누아르의 조감독 출신인 베케르는 르누아르의 아류 정도로 알려졌으나 이번에 소개될 11편의 영화는 이런 속설이 완전히 근거 없음을 밝혀줄 것입니다. 르누아르보다 조용하지만 민첩하며, 르누아르보다 차갑지만 지적이며, 무엇보다 르누아르만큼 관능적이고 우아한 그의 영화세계는 시네필들에게 큰 발견의 기쁨이 될 것입니다.

 

영화의전당 프로그램디렉터   허 문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