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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예정프로그램

상영예정프로그램 리스트 입니다.

젊은 미국 작가전 포스터

[시네마테크] 젊은 미국 작가전

Young Cineastes from America

2020-09-29(화) ~ 2020-10-11(일)

상영작

그레타 거윅 - 레이디 버드(2017) / 작은 아씨들(2019)

조슈아 사프디 & 벤 사프디 - 아빠의 천국(2009) / 굿타임(2017)

앤드류 부잘스키 - 그녀들을 도와줘(2018) / 뮤추얼 어프리시에이션(2005) / 퍼니 하 하(2003)

하모니 코린 - 스프핑 브레이커스(2012) / 구모(1997)

데이비드 로워리 - 미스터 스마일(2018) / 고스트 스토리(2017) / 피터와 드래곤(2016)

제프 니콜스 - 러빙(2016) / 미드나잇 스페셜(2016)

장소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
요금
일반 7,000원 / 유료회원, 청소년(대학생 포함) 5,000원 / 우대(조조, 경로 등) 4,000원
주최
(재)영화의전당
상영문의
051-780-6000(대표), 051-780-6080(영화관)

 Program Director's Comment

미국 독립영화(independent cinema) 혹은 미국 인디는 메이저 스튜디오가 지배하는 미국영화계에서 메이저를 제외한 중소제작사들이 만든 1960년대 이후 영화를 통칭하는 이름이었습니다단순히 산업적 구획에 바탕한 명칭이었지만,1940년대와 1950년대의 B급영화가 그러했듯미국 인디는 메이저가 엄두를 내지 못한 도발적인 소재와 대담한 표현과 실험적인 형식의 난장 역할을 했습니다프랑스 누벨바그 감독들과 비슷한 시기에 할리우드 변방에서 연출 이력을 시작했고 파격적인 화면구성과 거칠고 빠른 속도감 그리고 병적인 정념의 비상한 영화세계를 개척한 존 카사베테스가 미국 인디의 아버지라 불리는 것도 그런 까닭입니다성공한 배우이자 감독인 로버트 레드포드가 미국 인디를 격려하기 위해 자유로운 사고를 강조하며 1985년 선댄스영화제를 창시한 건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하지만 메이저의 포식성은 대단한 것이어서미국 인디는 1990년대 들어서 할리우드 진입을 위한 디딤돌 역할로 조금씩 변질되어 왔습니다. 1990년대 할리우드가 기존의 메이저 공식대로 만든 대작들이 줄줄이 실패한 뒤 인디로부터의 수혈에 적극 나서는 미학적 융통성까지 발휘하면서(저예산 호러의 악동이었던 그리고 나중에 <스파이더맨시리즈로 출세하게 되는 샘 레이미의 발탁이 대표적인 예입니다인디와 메이저의 미학적 경계는 점점 흐려져왔습니다코엔 형제와 짐 자무시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인디 출신 감독들이 메이저와 손잡으면서 인디 시절의 감수성과 자유분방함을 잃어온 것도 사실입니다미국 인디의 퇴락이라는 진단이 나오는 건 당연한 수순이었습니다.

 

하지만 미국 인디의 저변은 여전히 넓고 수많은 재능들이 그 안에서 꿈틀거리고 있습니다. 1964년생이며 태작이 없는 미국 인디의 여제 켈리 라이카트(이전까지 켈리 레이차트로 표기)의 당당한 필모그래피는 그 사실을 웅변합니다. 21세기 들어서 젊은 재능들이 대거 진입한 미국 인디는 전성기의 생기를 회복하고 있다는 느낌을 줍니다이번에 마련된 미국 인디의 재도약은 인디의 부활을 이끌고 있는 젊은 감독들의 주요작들과 조우 혹은 재회함으로써 미국 인디의 강인한 생명력을 다시 확인하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1973년생으로소개되는 감독들 중 맏형에 해당되는 하모니 코린은 박찬욱 감독이 위험한 흡인력을 지닌 영화라고 상찬했고 프랑스 영화지 카이에 뒤 시네마가 그해 베스트목록의 2위에 올린 <스프링 브레이커스>로 한국에도 널리 알려지게 된 인물입니다미국영화에는 드문 상징과 은유의 시각적 수사학비선형적인 플롯다채로운 포맷의 사용으로 여전히 도발적인 작품 목록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1977년생인 앤드류 부잘스키는 2002년 데뷔작<퍼니 하하>로 평단의 찬사를 받으며이른바 멈블코어’(사건보다는 대화에 의존하는 독립영화 하위 장르)의 개척자로 알려지게 됩니다한국에는 지난해 개봉한 <그녀들을 도와줘>로 비소로 소개되었지만일체의 극적 과장이 제거된 그의 엄격하고도 따뜻한 자연주의적 스타일은 미국 인디 내에서도 독보적입니다비교적 많은 작품이 한국에 개봉된 제프 니콜스는 1978년생이며 칸영화제에서 상영된 두 번째 작품 <테이크 쉘터>로 국제적 주목을 받은 인물입니다뉴아메리칸 시네마의 스타일을 계승하면서 장르적 상상력을 결합한 그의 작품들은 많은 국내외 시네필들의 애호 목록에 올라있습니다.

 

1980년생인 데이비드 로워리는 소개되는 감독들 중 활동의 보폭이 가장 넓습니다그의 작품에는 10만달러의 초저예산 영화<고스트 스트리>와 6500만달러의 대작 <피터와 드래곤>, 로버트 레드포드의 우아한 마지막 출연작 <미스터 스마일>이 포함되어 있습니다하지만 유심히 본다면 이 종잡을 수 없는 감독이 어느 작품에서든 자기만의 리듬과 시간 감각으로 개개의 숏을 완전히 지배하고 있음을 알 수 있게 됩니다. 1983년생인 배우이자 작가이며 감독인 그레타 거윅은 또 다른 면에서 미국 인디의 보석 같은 존재입니다불과 3편의 장편을 연출했을 뿐이지만 섬세한 인물 표현아름답고도 생기 넘치는 화면 구성고전적 리듬감 등은 그를 메이저의 구애 대상으로 만들었습니다각각 1984년생, 1986년생인 조슈아 사프디/베니 사프디 형제는 지금 미국 인디계에서 가장 뜨거운 이름일 것입니다거칠고 민첩하며 거의 악마적 활력으로 가득한 이들의 영화는 이제까지보다 앞으로 더욱 빛날 것이라는 예감을 전해줍니다.

 

새로운 미국 인디의 신선한 바람을 맞으며 가을을 즐기시길 기원합니다.

 

영화의전당 프로그램디렉터   허 문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