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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예정프로그램

상영예정프로그램 리스트 입니다.

[시네마테크] 타르코프스키와 소쿠로프

TARKOVSKY & SOKUROV

2016-11-12(토) ~ 2016-12-11(일)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30주기 특별전

타르코프스키와 소쿠로프



2016.11.12.(토)~11.18.(금)/11.23.(수)~12.11.(일)


장소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
요금
일반 6,000원 / 유료회원, 경로, 청소년 4,000원
주최
(재)영화의전당
상영문의
051-780-6000(대표), 051-780-6080(상영문의)

* 특별강연 *


21세기에 타르코프스키를 다시 봐야 하는 이유

강연: 김이석 (동의대학교 영화학과 교수)

일정: 11.25.(금) 19:00 <거울> 상영 후



내가 타르코프스키를 좋아하는 이유


강연: 황현산 (문학평론가, 전 고려대학교 불어불문학과 교수)

일정: 11.26.(토) 14:00 <희생> 상영 후



소쿠로프의 심미주의에 대한 비판적 읽기


강연: 정성일 (영화감독, 영화평론가)

일정: 12.3.(토) 14:00 <러시아 방주> 상영 후




* 시네도슨트 영화해설 *


해설: 김이석 (동의대학교 영화학과 교수)

일정: 상영시간표 참고

* 당초 해설 예정이었던 박인호 평론가의 개인 사정으로 강연자 및 해설 일정이 변경되었습니다.





Program Director's Comment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30주기를 맞아 타르코프스키와 그의 위대한 계승자로 알려진 알렉산더 소쿠로프의 특별전을 준비했습니다. 너무 남용돼 이제는 진부하게까지 들리는 ‘영상시인’이라는 칭호가 이 두 사람만큼 어울리는 영화감독도 흔치 않을 것입니다. 영화사의 많은 걸작들은 산문성의 이면에 시적 자질을 감추고 있지만, 두 사람의 영화는 이미지로 쓴 시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혹은 시간이 담긴 회화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국의 젊은 영화광들에게 1990년대는 타르코프스키의 연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1995년 서울에서만 4만의 관객이 <희생>을 관람하는 세계적으로도 드문 타르코프스키 붐이 일어나면서 예술영화와 타르코프스키는 거의 동의어가 되었고, 영화광들뿐만 아니라 문학인들도 이 미지의 러시아 감독에게 열렬한 찬사를 바쳤습니다. 한없이 지속될 듯한 명상적인 롱 테이크, 적막과 침묵의 사물과 자연, 사건이 거세된 비선형적인 서사 등 그의 영화의 특징들은 곧바로 예술영화의 표지로 받아들여졌습니다. 그리고 20여 년이 지났습니다. 오늘에도 그만한 열광을 보이는 사람은 많지 않지만, 그의 장편 전부가 상영되는 이번 특별전은 그 시절 타르코프스키의 영화가 선사했던 강렬한 감흥이 결코 과거의 것에 머물지 않음을 느끼게 해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타르코프스키의 영화세계에 대한 소개는 새삼스러울 것입니다. 다만, 장편 데뷔작이자 가장 위대한 전쟁영화의 하나로 꼽히는 <이반의 어린 시절>에서부터 암 투병 와중에 완성한 아름다운 유작 <희생>에 이르는 7편의 작품에서, 타르코프스키에게 결여된 것으로 알려진 관능성을 체험해보시길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그의 가장 로맨틱한 작품인 <솔라리스>의 꿈틀거리는 바다, 바람과 애무하는 듯한 <잠입자>의 풀밭, <노스탤지어>의 에로틱한 꿈, 그리고 거의 모든 영화에 등장하는 수수께끼와도 같은 여인의 얼굴 등은 종교적이고 금욕적으로 보이는 그의 영화세계가 실은 자연과 사물과 인간의 얼굴에서 생명의 관능성을 발견하려는 여정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불러일으킵니다. 타르코프스키의 영화는 여전히 매혹적인 수수께끼의 보고인 것입니다. 


친구이자 스승이기도 한 타르코프스키가 일찍이 그 재능을 알아보고 격려한 알렉산더 소쿠로프는 종종 타르코프스키의 계승자로 불립니다. 롱 테이크 애호, 풍경에 대한 시적 포착, 그리고 영적인 지향을 공유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정작 소쿠로프 자신은 타르코프스키 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으며 종종 그와 언쟁을 벌였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그는 타르코프스키에게 바치는 아름다운 다큐멘터리 <모스크바 엘레지>(1986-1988)를 만들었습니다. 


자신이 타르코프스키와 다르다는 소쿠로프의 말을 염두에 두는 게 좋을 듯합니다. 두 사람은 같은 점만큼 다른 점이 많기 때문입니다. 소쿠로프의 영화에는 19세기 미술과 음악에 대한 강렬한 애착(그는 심지어 미술과 음악은 예술이지만 영화는 예술이 아니라고 과격하게 말한 적도 있습니다), 인간 특히 남성의 육체에 대한 매혹, 육체를 초월하는 영혼의 세계에 대한 동경이 기묘하게 공존하면서 갈등합니다. 이 점 때문에 한 영화학자는 그의 영화의 특징을 ‘퀴어니스(queerness)’로 부르기도 합니다. 성적인 의미와 무관하게 모든 종류의 정체성을 거부하는 유동적인 태도가 그의 영화세계를 관류한다는 것입니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소쿠로프의 모든 작품은 아니지만 주요작들이 대부분 소개됩니다. 1978년에 만들어졌으나 반소비에트적이라는 이유로 1987년에야 공개된 데뷔작 <인간의 고독한 목소리>, 한 숏 안에 수많은 그림과 오케스트라의 공연이 강물처럼 흘러가는 문제작 <러시아 방주>, 죽음을 앞둔 실존 정치인의 삶을 시적이고 몽상적인 화면에 담은 <몰로흐> <황소자리> <태양>, 삶과 예술의 문제를 사색하는 에세이 영화들인 엘레지 시리즈, 그리고 그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어머니와 아들>과 <아버지와 아들> 등에서 아직 해명되지 않은 소쿠로프의 기묘한 영화세상을 만날 수 있습니다. 




영화의전당 프로그램디렉터   허 문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