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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상영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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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테크] 장-뤽 고다르 특별전 II

[시네마테크] 장-뤽 고다르 특별전 II

2020-06-11(목) ~ 2020-07-05(일)


상영작

만사쾌조 (1972) / 넘버 2 (1975) / 어때? (1976) /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인생) (1980)

열정 (1982) / 미녀갱 카르멘 (1983) / 마리아에게 경배를 (1985) / 탐정 (1985)

작은 독립 영화사의 흥망성쇠 (1986) / 리어왕 (1987) / 오른쪽에 주의하라 (1987)

오! 슬프도다 (1993) / 자화상 (1994) / 포에버 모차르트 (1996) / 영화의 역사 (1997)

사랑의 찬가 (2001) / 아워 뮤직 (2004) / 필름 소셜리즘 (2010) / 언어와의 작별 (2014)

 

특별 상영작

알파빌 (1965) / 남성, 여성 (1966) / 그녀에 대해 알고 있는 두세 가지 것들 (1967) / 누벨바그 (1990)

장소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
요금
일반 7,000원 / 유료회원, 청소년(대학생 포함) 5,000원 / 우대(조조, 경로 등) 4,000원
주최
(재)영화의전당
상영문의
051-780-6000(대표), 051-780-6080(영화관)

영화평론가 정성일 연속 특강

강연: 정성일 (영화평론가, 영화감독)

일정: 6.18.(목) 18:30 <마리아에게 경배를> 상영 후

       6.20.(토) 15:00 <누벨바그> 상영 후




시네도슨트 영화해설

해설: 박인호 (영화평론가)

일정: 상영시간표 참고




Program Director's Comment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는 지난해 ‘고다르의 60년대’라는 제목으로 살아 있는 전설 장 뤽 고다르의 초기 작품들을 상영한 바 있습니다. 이번에는 그 이후의 고다르 영화들을 만나는 기획전을 마련했습니다. 널리 알려진 대로 60년에 걸친 고다르의 필모그래피는 양적으로 방대할 뿐만 아니라, 요약은 물론 연대기적 정돈조차 난망할 정도로 다층적이고 전방위적이며 자기 배반으로 점철돼 있습니다. 그가 1968년 이후에 내놓은 작품 중 20편을 이번 특별전에서 상영합니다. 


1968년이 분기점이 되는 이유는, 그가 이 연도부터 제도권 감독이기를 거부하고, 그의 표현을 빌리면 ‘혁명적 지식인’의 길을 걷기 때문입니다. 이 해의 한 인터뷰에서 고다르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렇다. 나는 세상을 바꾸려 한다.” 이후 장 피에르 고랭 등과 함께 선구적 소련 감독의 이름을 빌려 지가 베르토프 집단을 결성해 ‘정치 영화’의 최전선에 나섭니다. <만사쾌조>는 이 시기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입니다. 하지만 고다르와 그의 영화는 세상을 바꾸지는 못했습니다. 그의 정치 영화의 정치성은 대중의 감각에 호소하는 정치적 선동 혹은 메시지의 정치성이 아니라 영화 만들기의 정치성 혹은 형식의 정치성이었고, 역설적이게도 그의 전위적인 정치 영화들은 그가 바꾸려 한 세상으로부터 점점 더 멀어졌습니다. 


하지만 그의 정치적 실패는 영화적 실패는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이 시기를 거치는 동안 고다르는 영화의 수용이라는 문제를 숙고하며 영화 이미지에 대한 사유를 심화시킵니다. 지가 베르토프 집단은 1973년에 사실상 해체되었지만, 고다르는 자신의 정치적 견해와 이미지 실험에 공감하는 새로운 반려자 안 마리 미에빌과 만나 그와 공동으로 수행한 TV 및 비디오 작업을 통해 영화 이미지의 또 다른 차원을 개척해 나갑니다. 선구적인 비디오 아트라고도 말할 수 있는 도발적이고 외설적인 <넘버 2>는 1970년대 중후반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일 것입니다. 


고다르는 1980년 극영화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 (인생)>으로 영화계에 정식 복귀합니다. 이후 그는 비디오 작업, 다큐멘터리, 단편, 에세이 영화들과 장편 극영화를 숨 막힐 만큼 번갈아 만들면서 오늘에까지 이릅니다. 1970년대에 겪었던 정치적 실패의 경험과 이미지에 대한 고민과 심화된 사유는 그의 영화를 충돌과 모순의 역동으로 이끌었고, 이 과정에서 <마리아에게 경배를> <오! 슬프도다> <누벨바그>와 같은 걸작들이 태어납니다. 이 영화들은 정치와 함께 물리학과 형이상학의 관계를 탐구하면서 1960년대보다 더욱 급진적으로 언어와 이미지와 사운드와 제스처를 결합합니다. ‘이미지의 폭거로부터의 해방을’이라는 구호로 요약되는 그의 영화는 그런 점에서 반(反)영화이기도 합니다. “초점 밖에 있는 세계가 진정한 영화”라는 그의 말은 그의 반영화적 태도를 적나라하게 드러냅니다. 1984년에 타계한 프랑수아 트뤼포를 제외하면 누벨바그 동료들은 1990년대까지도 모두 활발히 영화를 만들었지만, 누구도 고다르만큼 맹렬히 전위적이지 않았습니다. 이미 그는 유일한 ‘누벨바그’였습니다. 


비디오 작품이며 그 자체로 고다르식 몽타주의 결정판이라 할 <영화의 역사>는 고다르의 필모그래피에서도 특권적 지위에 올라 있는 특별한 작품입니다. 100년의 영화적 우주에 거주해 온 수많은 영화 안팎의 인물들, 표정과 몸짓들, 소리와 빛들, 문자와 내레이션, 소음과 음악이 때론 발작적으로, 때론 음악적으로 부딪히고 만나고 엇갈리면서 장대한 영화적 므네모시네를 구성합니다. 이것은 혼란스럽고도 아름답고 강인하면서도 우수에 찬 기억의 서사시입니다. 21세기의 고다르 영화들은 대개 <영화의 역사>에서 시도된 몽타주를 변주하며 세계에 대한 근심과 동시에 세계의 상처와 혼란 그리고 어쩔 수 없는 아름다움을 담아 왔습니다. 


두 번째 고다르 특별전이 현대 영화의 가장 위대한 감독이자 영화사상 가장 문제적인 인물, 동시에 여전히 낯선 예술가인 고다르의 현재 진행형 세계에 다가갈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영화의전당 프로그램디렉터   허 문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