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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테크] 서머 스페셜 2019

[시네마테크] 서머 스페셜 2019

Dureraum Summer Special 2019

2019-07-16(화) ~ 2019-08-15(목)

섹션 '아녜스 바르다 X 자크 드미'(12편)

아녜스 바르다: 라 푸앵트 쿠르트로의 여행(1955) / 5시부터 7시까지의 클레오(1962) / 행복(1965) / 라이온의 사랑(1969) / 노래하는 여자, 노래하지 않는 여자(1977) / 아녜스 V에 의한 제인 B(1988) / 낭트의 자코(1991)

자크 드미: 롤라 (1961) / 천사들의 해안(1963) / 로슈포르의 숙녀들(1967) / 당나귀 공주(1970) / 도심 속의 방(1982)


섹션 '미술 혹은 미술가들'(8편)

열정의 랩소디 (1956, 빈센트 미넬리) / 몽파르나스의 연인(1958, 자크 베케르) / 고뇌와 전율 (1965, 캐롤 리드) / 수집가 (1967, 에릭 로메르) / 카라바조 (1986, 데릭 저먼) / 빈센트와 테오 (1990, 로버트 알트만) / 보헤미안의 삶 (1992, 아키 카우리스마키) / 베르메르의 비밀 (2013, 텔러)


섹션 '집시의 노래'(7편)

폭풍의 언덕 (1939, 윌리엄 와일러) / 금 귀걸이 (1947, 미첼 라이슨) / 맨발의 백작 부인 (1954, 조셉 L. 맨케비츠) / 마법사를 사랑하라 (1986, 카를로스 사우라) / 집시의 시간 (1988, 에밀 쿠스투리차) / 라초 드롬 (1993, 토니 갓리프) / 레드 바이올린 (1998, 프랑수아 지라르)

장소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
요금
일반 6,000원 / 유료회원, 경로, 청소년 4,000원
주최
(재)영화의전당
상영문의
051-780-6000(대표), 051-780-6080(영화관)

시네도슨트 영화해설

해설: 박인호 (영화평론가)

일정: 상영시간표 참고




Program Director's Comment

오타르 이오셀리아니는 좋은 영화는 언제나 여행과 같은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삶의 본질이 머물지 않고 흐르는 것이라는 자각, 낯선 장소와 사람들과의 두려움과 흥분이 교차된 조우, 그리고 우연한 발견의 희열이 좋은 영화에 늘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는 올해에도 여름을 맞아 좋은 여행의 기쁨을 선사할 27편의 영화를 상영하는 연례 기획전을 마련합니다.  

 

올해 ‘서머 스페셜’에서는 ‘아녜스 바르다 Ⅹ 자크 드미’라는 섹션에서 지난 3월 29일에 영면한 아녜스 바르다를 특별한 주인공으로 모시기로 했습니다. 누벨바그보다 먼저 누벨바그를 시작한 누벨바그의 대모, 연극과 문학과 영화와 미술을 오간 전방위 예술가, “10분에 하나씩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산해 내는 탓에 대부분의 지인들과 스태프들을 기진맥진하게 만든” 정열적 창작가, 소수자의 감수성으로 거역과 발견과 저항을 멈추지 않았던 투사, 삶에 대한 사랑과 호기심으로 자신의 작품을 가득 채운 아름다운 인간... 바르다에게 바쳐진 많은 헌사가 있지만, 무엇보다 그는 60여 년 동안 끊이지 않는 창의적 수혈로 영화라는 매체를 거듭나게 만든 위대한 영화감독이었습니다. 

1955년에 만든 첫 장편이며 누벨바그의 전조인 <라 푸앵트 쿠르트로의 여행>을 비롯, 이번에 상영되는 대표작 7편은 픽션과 다큐멘터리의 역동적 왕래, 자유와 현대성의 감각, 사유와 놀이와 기록을 융합시키며 기적 같은 아름다움을 길어 올린 바르다의 영화 세계를 압축적으로 보여 줄 것입니다.

바르다의 인생과 예술 모두에서 충실한 동반자였던 자크 드미의 대표작 5편도 함께 상영됩니다. 아름다움에 취한 몽상가와도 같은 그의 수려한 영상 이면에는 그의 덜 알려진 걸작 <도심의 방>에서 감지할 수 있듯이 모종의 비애감과 쓸쓸함이 웅크리고 있어 그 아름다움을 더 빛나게 합니다. 1990년 드미가 영면한 이후에 바르다가 그를 추모하며 만든 <낭트의 자코>는 가장 사적인 기록과 가장 사적인 감정으로부터 고도의 실험성과 더없이 깊은 울림을 빚어내는 기적적인 작품임에 틀림없을 것입니다. 


‘미술 혹은 미술가들’ 섹션에서는 말 그대로 미술과 미술가들을 소재로 한 작품 8편이 상영됩니다. 빈센트 반 고흐의 열정적이고도 스산한 삶을 다룬 너무도 유명한 두 영화 <열정의 랩소디>와 <빈센트와 테오>, 파리의 뒷골목을 배회하다 요절한 천재 화가 모딜리아니의 슬픈 사랑을 다룬 <몽파르나스의 연인>, 위대한 르네상스 화가 미켈란젤로가 시스티나 성당의 벽화를 그리는 파란만장한 과정을 담은 <고뇌와 전율>, 정체불명의 광인이자 천재였던 카라바조의 삶을 실험적인 방식으로 그린 데릭 저먼의 대표작 <카라바조>는 예술가의 고난과 내밀한 정신을 엿볼 수 있게 할 흥미로운 전기 영화들입니다. <베르메르의 비밀>은 당대의 누구도 모방하지 못했던 베르메르 회화의 비밀을 광학 기계의 도움으로 파헤치는 흥미로운, 하지만 많은 논란을 빚은 다큐멘터리입니다. 실존 예술가와 무관하지만 미술과 관련된 인물을 다룬 두 픽션 <수집가>와 <보헤미안의 삶>은 미술과 세계에 관한 흥미로운 통찰을 제공합니다.   


‘집시의 노래’에는 집시가 주인공이거나 주요 인물로 등장하는 영화들이 소개됩니다. 영화가 집시라는 집단을 유달리 사랑해 왔다면, 세상의 제도와 법이 그들을 혐오하고 배척해 왔기 때문일 것이며, 그럼에도 그들은 정착민이 갖지 못한 자유정신 그리고 특별한 놀이와 예술을 갖고 있기 때문일 것이고, 무엇보다 그들의 삶의 존재 방식이 바로 끝없는 여행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집시의 감독이라 불리는 토니 갓리프의 대표작 <라초 드롬>을 비롯해, 집시의 삶과 영혼이 새겨진 7편의 영화가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흐르는 삶, 자유의 영혼, 낯섦과 두려움의 여정이 오롯이 담긴 ‘서머 스페셜 2019’를 통해 여러분만의 영화적 여행을 떠나 보시길 권합니다.


영화의전당 프로그램디렉터   허 문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