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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테크] 막스 오퓔스 특별전

[시네마테크] 막스 오퓔스 특별전

Max Oph?ls Retrospective

2018-05-01(화) ~ 2018-05-16(수)

영화사상 가장 아름다운 멜로드라마들을 빚어낸 시네아스트 막스 오퓔스의 세계와 만납니다.


상영작(15편)

리벨라이(1933) / 즐거운 상속자들(1933) / 모든 이의 여인 (1934)

친절한 적 (1936) / 말썽 많은 돈 (1936) / 내일은 없다 (1939)

메이어링에서 사라예보까지 (1940) / 탈주 (1947)

미지의 여인으로부터 온 편지 (1948) / 포획 (1949) / 무모한 순간 (1949)

윤무 (1950) / 쾌락 (1952) / 마담 드… (1953) / 롤라 몽테 (1955)


장소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
요금
일반 6,000원 / 유료회원, 경로, 청소년 4,000원
주최
(재)영화의전당
상영문의
051-780-6000(대표), 051-780-6080(영화관)

특별강연

강연: 허문영 (영화의전당 프로그램디렉터, 영화평론가)

일정: 5/12(토) 15:00 <마담 드…> 상영 후



시네도슨트 영화해설

해설: 박인호 (영화평론가)

일정: 상영시간표 참고





Program Director’s Comment


프랑수아 트뤼포가 장 르누아르와 함께 최고의 프랑스 감독이라 상찬했던 막스 오퓔스의 회고전이 드디어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에서 열립니다. 사랑에 빠진 여인, 몽유의 움직임과도 같은 왈츠, 유연하고도 역동적인 카메라 워크, 우아하고 장식적인 미장센, 격정의 덧없음과 비정한 결말 등의 반복적인 요소들을 끊임없이 변주하면서, 그는 영화사상 가장 아름다운 멜로드라마들을 빚어낸 감독입니다.


트뤼포는 그를 프랑스 감독의 범주에 놓고 싶어 했지만, 오퓔스의 영화 이력은 그의 태생지인 독일에서부터 프랑스와 미국에 두루 걸쳐 있고 스위스와 이탈리아에서도 작업을 했습니다. 말년엔 프랑스를 거점으로 활동하긴 하지만, 막스 오퓔스는 특정 국가의 감독이라기보다 차라리 유럽 감독으로 부르는 게 더욱 합당할 것입니다. 말하자면, 그의 영화에는 독일의 웅장함과 냉정함, 프랑스의 격정과 화려함, 할리우드의 세련된 고전적 화술 등이 두루 혼재되어 있는 것입니다.


막스 오퓔스는 무엇보다 부드럽게 유동하는 카메라 무빙으로 유명합니다. 그와 몇 차례 작업을 했던 배우 제임스 메이슨은 이런 헌사를 바칩니다. “달리와 떨어진 막스는 한없이 깊은 우울에 사로잡히고, 만일 그들이 그의 크레인마저 치운다면 생각건대 그는 다시 웃지 않으리….” 그의 아름다운 카메라 워크를 단순한 장식으로 본 당대의 많은 평자들은 “내용보다 장식에 관심을 가진 경박한 낭만주의자, 스타일 지상주의자이며, 카메라를 가지고 안달하는 사람”으로 폄하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트뤼포를 비롯한 프랑스 누벨바그 세대와 앤드류 새리스, 리처드 라우드, 로빈 우드 등 미국의 걸출한 평론가들은 막스 오퓔스를 영화의 만신전에 올라야 할 ‘작가’로 재평가하기에 이릅니다.


개인적으로는 막스 오퓔스를 아름다운 소멸의 작가로 부르고 싶습니다. 그의 여주인공들은 늘 사랑에 빠져 격정의 소용돌이에 휩싸이지만, 응답의 손길은 지체되거나 도착하지 않으며, 죽음 혹은 죽음과도 같은 고독과 고요의 공간에서 마지막 순간을 맞습니다. 그들은 그 결말을 예감이라도 하듯 끝없이 춤을 이어가며 시간의 축복을 만끽하고 동시에 시간의 저주를 받아들입니다. 오퓔스의 우아한 미장센과 운동감은 저 시간의 무정한 작동을 견뎌 내려는 필사적인 안간힘과도 같은 것으로 느껴집니다.


오퓔스의 찬미자 가운데 한 사람인 앤드류 새리스의 아름다운 말을 인용하는 것으로 충분할 것 같습니다. “오퓔스의 인물들을 한 발 한 발, 계단과 거리의 위로 아래로, 무도회장의 주위를 돌며 따라가 본다면, 우리는 그들 모두가 시간 속에 갇혀 있음을 깨달을 수 있다. 우리는 그들이 빠져나가지 못할 것임을 알고 있지만, 또한 그들이 아름답게 춤추며, 과감하게 걷고, 깊이 사랑하며, 의연하게 죽음을 맞이하고, 불평하거나 울먹이지 않으며, 그들의 허영심을 자책하지도 않을 것임을 알고 있다.”


멜로드라마 장르 안에서 비견할 수 없이 아름다운 영화적 순간들을 창안한 위대한 시네아스트 막스 오퓔스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영화의전당 프로그램디렉터   허 문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