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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여행/Bon Voyage

  
  

  파비오 프리들리/2011/스위스/6'14''/G/DCP

  
  

  층층이 쌓인 사람들을 태운 트럭 한 대가 야자나무가 빽빽한 열대를 떠나 어디론가 아주 급하게 가고 있다. 마치 낙서처럼 가는 선으로 단순하게 표현되고 묘사되었지만, 그 선의 총합이 나타내는 것은 끔찍하고 비참한 여행자의 여정이다. 그리고 아이들의 장난처럼 묘사되던 그림 동화의 끝자락에서 관객은 자신을 정면으로 응시하는 날 선 시선과 마주하게 된다. 이 영화는 현 세계가 당면한 이민 과정의 지난한 문제를 아주 효과적으로 표현한 애니메이션이다. (이상훈)

  
  

   

  
  

  벌서스/Versus

  
  

  필베흐 애메 엠바바지 샤항가보/2017/스위스/6'/G/DCP

  
  

  정체를 알 수 없는 기괴한 가면을 쓴 사람이 한밤중 대도시의 어딘가를 걷고 있다. 아니, 마치 유령처럼 이곳저곳을 부유하고 있다. 그는 자신이 떠나온 아프리카 고향의 끝자락과 지금 발을 딛고 있는 스위스 어느 곳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에게 두 장소의 물리적 거리는 어느 한 곳으로 한정할 수 없이 모두 부재하거나 혹은 모두 존재한다. 이 짧은 실험영화는 방황하는 이민자의 정체성을 직관적으로 찾아내어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이상훈)

  
  

   

  
  

  아프간 소녀 파르바나/Parvaneh

  
  

  탈콘 함자비/2012/스위스/24'/G/DCP

  
  

  이 영화는 스위스에 사는 한 아프가니스탄 소녀의 강요된 여행과 우연한 만남에 대한 이야기다. 히잡을 쓴 소녀는 본국에 있는 부모에게 돈을 보내기 위해 눈 쌓인 산속에 위치한 수용센터를 벗어나 처음으로 대도시인 취리히로 온다. 평범한 일상이 될 줄 알았던 여정은 그녀의 만료된 비자로 인해 큰 난관에 부딪힌다. 그녀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만남과 경험을 겪게 되고, 이를 통해 성장한다. (이상훈)

  
  

   

  
  

  훈계/Discipline

  
  

  크리스토프 M. 사베르/2014/스위스/11'/G/DCP

  
  

  저녁 시간, 한 식료품점에서 좌충우돌 소동이 벌어진다. 이집트계 이민자가 운영하는 이 가게에서 조용히 물건을 사고 있던,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다양한 사람들은 하나의 우연한 사건을 통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소동에 휘말린다. 이를 통해 그들은 타인에 대한 자신들의 숨겨진 생각과 감정들을 여과 없이 분출한다. 다문화로 구성된 현재의 스위스 사회를 익살스럽게 표현한 작품으로 무엇보다 무거운 주제를 웃음과 해학으로 풀어 놓은 수작이다. (이상훈)

  
  

   

  
  

  인터콘티네탈/Intercontinental

  
  

  루이 한스 머브르/2018/스위스/20'11''/15세/DCP

  
  

  어느 날, 빼어난 풍경의 스위스 호숫가에 위치한 대형 호텔에서 일하던 아프리카 이민자가 느닷없이 해고당한다. 이를 통해 그는 경계선 반대편의 투숙객 신분이 되는 상상하지 못했던 일탈을 하게 된다. 이 영화는 거대하고 화려한 천국을 지탱하고 있는 수많은 사람 중 한 사람을 발견한다. 그를 통해 우리는 두 개의 서로 다른 세계를 분명하게 인식한다. 투명하지만 엄청난 두께의 유리는 결코 손이 닿지 않는 세계를 가로막는 거대한 벽이 된다. 우리가 사는 이 세계는 하나의 공간처럼 보이지만 이를 사이에 두고 분명하게 구분되어 있다. (이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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