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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교사> 시네클럽: 김태용 감독 2017-01-13(금)  - 소극장

시네클럽 <여교사>GV 01


1/13 <여교사>


* 게스트: 김태용 영화감독

* 진 행: 남동철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장 소: 영화의전당 소극장




시네클럽 <여교사>GV 01


(남동철) 여러분 안녕하세요, 영화는 잘 보셨는지요? 오늘 <여교사> GV 진행을 맡은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남동철이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그럼 <여교사>를 연출하신 김태용 감독님을 모시겠습니다. 박수로 맞아주십시오. 감독님 인사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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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용) 안녕하세요, 저는 방금보신 영화 <여교사>를 연출한 김태용 입니다.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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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동철) <여교사>를 연출하신 김태용 감독님은 부산하고 인연이 깊으신 분이시죠.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거인>이라는 데뷔작을 선보이셨고요. 그때 올해의 배우상을 최우식씨가 탔었고, 시민평론가상도 받았던 그런 작품을 만드셨습니다. <여교사>를 두 번째 장편영화로 만드셨고 이번에 개봉을 하게 되었는데요. 두 번째 장편영화인 <여교사>를 어떤 계기로 이런 이야기를 구상하시게 되셨는지부터 여쭤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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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용) 우선은 <거인>을 만들고 나서 다음 스텝을 어떻게 가야할지 고민들을 하다가 아무래도 감독으로는 나이가 어린편이어서, 큰 규모의 장르영화를 하기 전에 내가 하고 싶은 어떤 이야기라던 지 인물에 대해서 조금 더 확장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들었으면 한다 싶어서 CJ와 함께 <여교사>라는 이야기를 준비하게 되었는데요. <여교사>는 우선 제가 관심 있는 것이 <거인>에서 최우식씨가 맡았던 영재라는 친구는 생존 때문에 성장을 포기한 소년이었다면, <여교사>효주는 생존 때문에 자존감을 포기한 여자죠. 그래서 생존 때문에 무언가를 포기하고 사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그 사람들에 대한 애착이 있어서 그런 이야기를 좀 해야겠다 싶었고, <여교사>의 시작은 뭔가 여성이 주체가 되는 치정극. 최근에 나온 치정극 중에 늙은 남자와 어린 여자의 로리타 콤플렉스에 관한 이야기가 많아서 여성 캐릭터가 도구화 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여성 관객들이 감정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해서 <여교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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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동철) 치정극이라고 표현을 하셨는데, 어떻게 보면 막장드라마라는 표현도 가능할 것 같은데 그것의 차이는 실제로 막장드라마라고 이야기 할 때는 자극을 위한 과장이라고 한다면, 이 영화에서 막장적인 요소들은 그렇다기보다는 실제로 인물들을 정확하게 표현하고 이 인물들이 맞이하게 되는 비극들을 표현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었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이 영화를 보면서 흔히 필름 누아르라고 하는 것에서 팜므파탈이 나오고 팜므파탈이 남자를 유혹해서 자기 남편을 죽이거나 하는 이야기들이 있잖아요. 그런 이야기들 속에 남녀의 역할을 살짝 바꿔놓은 듯한 느낌도 들었었고, 어떤 부분에서는 <위험한 관계>라는 영화가 있었는데 남을 속여서 어떻게 해보려고 하다가 실제로 사랑에 빠지는 그런 일이 벌어지는 영화도 있었는데요.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장르적인 느낌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치정극이라고 표현하신 부분에 있어서 다른 영화들을 염두에 두시거나 참고한 것들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시네클럽 <여교사>GV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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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용) 우선은 한국에서 나온 치정극 중에 우리나라 관객들이 가장 사랑하는 영화 <해피엔드>라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해피앤드>는 전도연 선배님께서 맡으셨던 보라라는 여자가 끝까지 자신의 욕망을 굽히지 않고 욕망에 충실했다가 임종을 맞이하는 그런 이야기였는데요. 그리고 <파주>도 참고로 했었고, ‘프랑수아 오종의 영화들도 참고를 많이 했습니다. 일반영화들이 개인에서 시작해서 사회로 확장되는 구도의 영화였다면, 저는 <여교사>는 반대로 사회 시스템에서 시작해서 오히려 더 깊고 좁게 인간의 내면으로 들어가는 그런 구도의 영화들을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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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동철) 혹시 만드시면서 이거 너무 막장드라마 아니야 하는 그런 염려나 고민을 해 보신 적이 있으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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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용) 기본적으로 제가 김수현 선생님 드라마를 되게 좋아하거든요.(웃음) 이 영화를 만들면서 제가 좀 둔해진 것 같은데, 예를 들면 클라이맥스에서 효주가 주전자를 붓는 장면도 맨 처음 서울 기자실에서 시사회를 했을 때 관이 거의 아수라장이었거든요. 사람들이 왜 이렇게 놀라지? 이상하네? 이정도로 그랬었는데요. 막장 드라마라기보다 여성의 악과 남성의 악은 다른데 우리나라에서 그려지는 많은 남성들의 악이 있잖아요. 그런데 여성의 악에 대해서는 너무 보수적인 시선으로 보는 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 본적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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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동철) 말이 나와서 그러는데 그 장면이 상당히 충격적이거든요. 여러분은 충격 안 받으셨나요? 주전자로 얼굴에 부어버리는…….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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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용) 그러게요. 근데 저는 그 부분에 있어서 별로 고민한 적이 없었고, 애초 대본에서부터 정해져있던 설정이었고요. 예를 들면 해영이가 언니 나 돈가스가 먹고 싶어.” 이러면 기름으로 맞았겠죠.(웃음) 다행히 차 마시고 싶다고 해서, 저희끼리 농담으로 언니, 오징어 튀김 먹고 싶어.” 이런 농담을 하기도 했는데요, 저는 이 여자가 어쨌든 계획에 의해 살인을 저지른 것이 아니라 사람이 살다보면 퓨즈가 나갈 때도 있잖아요. 가장 일상 근처에 있는 도구로 우발적으로 저지른 범죄라고 생각했고, 여성의 얼굴을 일그러트려서 재하에게 복수해야겠다고 생각한건 재하에게 줄 수 있는 마지막 복수가 효주는 자기의 존엄을 짓밟혔다고 생각한 것 같아요. 존엄과 욕망에 대해 짓밟힌 것을 재하에게 복수하기 위해서 재하가 가장 사랑하는 여자의 일그러진 얼굴을 평생 않고 가는 것이 재하에게 주고 싶었던 벌이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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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클럽 <여교사>GV 03


(남동철) 이 영화의 두드러진 점이 김하늘이 연기한 박효주 선생인데요, 김하늘씨가 드라마나 영화에서 되게 스위트한 모습들로 많이 인식이 되고, 이렇게 날서있는 모습 그리고 신경질 적인 느낌을 주는 모습을 보여준 것은 처음이 아닌가 생각이 들고요, 그런 점에서는 화장이나 의상이나 모든 부분들을 다 신경을 썼던 것 같습니다. 김하늘씨의 새로운 모습을 봤다고 생각이 되는데요, 어떠셨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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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용) 개인적으로 영화 연출에 있어서 가장 흥미로워하는 부분이 배우가 기본으로 가지고 있는 이미지를 뒤집어서 사람들에게 새로운 설득력을 주는 그런 카타르시스 같은 것이 있는 것 같습니다. <거인> 이라는 영화에서도 기존의 밝고, 까불까불한 최우식씨의 새로운 모습을 보였던 것처럼 김하늘 선배님도 그녀가 가지고 있는 밝고 청량한 국민 여교사 이미지가 있잖아요. 그래서 약간 <마더>의 김혜자 선생님처럼 국민 엄마의 변신과 같이 이미지를 전복시켜보고 싶어 했고요. 김하늘 선배님이 그런 것에 대해서 낯설어 하거나 하는 모습을 보여주시지 않은 것에 대해 신기한 것은 있었습니다. 저는 데뷔한지 1-2년 밖에 안 된 감독이었고 김하늘 선배님은 대략 20년된 배테랑 배우였는데, 첫 촬영하는데 너무 아무렇지 않게 효주에 착 붙어있는 걸 보면서 되게 놀랬었습니다. 김하늘 선배님꼐서 그런 모습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던 순간은 김은숙 작가의 <온에어>라는 드라마가 있었어요. 오승아라는 역할을 맡았었는데 당시 되게 톱스타고 예민하고 까칠한데 누군가에게 되게 사랑을 받고 싶어하는 그런 이미지를 본 적이 있어서 그 이야기를 드리니까 되게 쉽게 역할에 빠지셨고, 그리고 <거인>의 최우식씨와 김하늘 선배님을 보니 대사가 그런 것 같습니다. 두 캐릭터 모두 할 말다 하는 인물들이어서 오히려 이 배우가 자기 캐릭터를 연기하기에 편하고 쉬웠던 게 아니었나 생각도 했습니다.


시네클럽 <여교사>GV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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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동철) 조금 더 덧붙이자면 김하늘씨 같은 경우는 그랬었고 유인영씨가 연기한 추선생 같은 경우는 어떻게 보면 정말 되게 순진해 보이고 순진한 투로 이야기를 하는데 안 그런 측면도 있으면서도, 그리고 재미있는 부분은 어쨌든 가해자가 뭘 잘못했는지 모르는데 피해자는 그것 때문에 부들부들 떨 수밖에 없는데 실제로 추선생이 하는 행동들에서는 그런 느낌들을 많이 주잖아요. 그래서 추선생이 했던 언니, 동생하고 싶어요.” 이런 식으로 하는데 이것이 되게 기만이 되고 박효주 선생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그런 것들이 나와서 계급적인 열등감일수도 있는 이런 부분들이 이 영화가 주는 주제같은 느낌 같은 것도 들었거든요. 상대적인 박탈감과 열등감과 이런 것들이 쭉 쌓여 있다가 주전자를 부으면서 폭발하는 느낌이 있었고 그런 부분을 쌓아가는 연출이 되게 좋았다는 느낌을 받았었거든요. 실제로 두 사람 사이의 갈등이라는 것이 되게 중요한 영화의 요소였을 것 같은데, 어떤 식으로 처음에 구상을 해서 발전을 시켜 나가신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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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용) 여기 아마 직장 다니시는 여성분들이나 어머님들은 공감하실 수 있을 것 같은데, 주변에 그런 사람들이 많지 않으신가요? 저도 서울 가서 그런 사람들을 너무 많이 만나봐서...(웃음) 주변에 기본적으로 잘 살고 외모나 어떤 형편이 좋은데 게다가 착하기까지 한, 그 아이를 욕하면 내가 오히려 쓰레기가 되는 자격지심이 생기는 경우들이 되게 많았었습니다. 그래서 그 사람들을 관찰하다보니까 이 사람들한테는 기본적으로 여유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분노도 없고 공감도 없고 그런 것들을 보면서 저 사람들에게 뭘 하나를 뺏으면 확하고 무너질까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재하라는 아이가 섹슈얼리티적인 이미지로만 비춰질 수 있는데, 그런 자존감 잘사는 여자들에게도 자존감은 있잖아요. 자존감이 형성이 된 것이 중간에 돌아가는 재하가 아닌가 이런 생각을 했고, 혜영이라는 역할은 영화 개봉하고 GV를 하면서 계속 혜영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와요. 애초에 악의가 있었던 여자는 아니고 맑고 순진했던 사람이 내가 얼마나 많이 가진 사람인지를 인지하는 순간부터 악의가 생기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정유라씨 같은 경우도 그녀가 태어났을 때부터 그랬다기보다는 본인이 되게 많이 가졌다는 것을 인지하고 남들이 그걸 가지고 공격하고, 질투하고, 분노할 때 그런 감정선 같은 것들이 보편적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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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1) 전작 <거인>도 그렇고 이번 작품도 그렇고 남자 주인공들은 드라마에서 자주 활동했던 배우 분들이시잖아요. 그래서 독립영화계에도 배우가 많은데 드라마에서 영화를 거의 안 찍어봤던 배우들을 캐스팅하시는 이유와, 재하가 발레를 하는 특기생으로 설정하셨는데 그것도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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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용) 우선은 독립영화계의 배우들도 있지만 독립영화의 배우들은 그분들도 되게 비슷한 이미지에 있고, 더 많은 대중들과 만나야겠다는 의지도 있지만 또래 감독으로서는 되게 재미있는 친구들이 TV드라마에서 비슷한 이미지로 소모되는 것이 많이 아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영화판은 생각보다 보수적인 부분이 있어서 드라마에서 활동하는 배우들에 대해 좋은 시각을 갖지는 않으시거든요. 최우식이라는 친구도 <거인>이라는 영화를 통해서 영화하는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된 계기가 된것이어서 그런 친구들을 내가 십자가를 쥐어서 많은 영화인들에게 알렸으면 좋겠다는 그런 마음이고, 재하라는 아이가 중성적이었으면 한 점과 이원근 배우를 캐스팅하게 된 것도 비슷한 점인데요. 어 저 정도면 여교사가 반할수도 있겠다 그런 이미지 보다는, <은교>의 김고은씨처럼 중성적인 이미지의 배우였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고, 중성적인게 뭘까 라고 생각했을 때, 무용, 발레가 떠올랐던 것 같습니다.



시네클럽 <여교사>GV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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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2) 저도 영화를 보면서 치정극이라기보다 계급문제에 대한 부분이 더 와 닿았습니다. 그리고 주전자 물을 붓는 장면에서도 다르게 느꼈던 것이 혜영이는 자기 아버지가 가지고 있는 권력을 통해서 효주의 생계를 위협하고 자존감을 떨어뜨리고 밑바닥을 보게 하는데, 효주 같은 경우도 그런 약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결국 효주가 할 수 있었던 건 뜨거운 주전자의 물을 붓는 것 정도 밖에 할 수 없었던 것이 아닌가 라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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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할 이름이 신재하인데, 거인에서도 나왔던 실제배우의 이름이잖아요. 저도 좋아하는 배우인데요, 신재하 이름을 쓰셨는데 굳이 다른 배우를 캐스팅하신 이유와 신재하 배우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를 제작하실 계획은 없으신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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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용) 재하가 계속 마음이 쓰였던 건 <거인>때 제 생각에는 신재하 친구가 했던 범태라는 역할이 더 신인배우가 연기하기에 어렵다고 생각했거든요. 뚜렷한 감정을 가지고 있는 역할이 아니어서 잘 소화했는데 모든 스포트라이트가 최우식에게 가니까 우식이도 그렇지만 재하도 저의 새끼인데 짠한 마음이 있었어요. 재하가 또 티내고 하는 성격이 아니라서 계속 마음이 쓰이더라고요. 다음 영화는 어쨌든 재하의 이름을 쓰겠다고 해서 사용을 했고, 시사회 때 보고 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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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3) 영화음악에서 탱고가 좋았는데 대본 쓰실 때 탱고라는 장르를 염두하시고 쓰신 건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엔딩곡 거짓말이라도 라는 곡을 알리씨가 부르니까 좋던데 OST 사이트에 없더라고요. 왜 없는지 궁금하고 감독님께서 생각하는 재하의 미래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도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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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용) 음악은 방준석 음악감독님께서 하셨는데요, 방준석 음악감독님이 실제로 남미에서 태어나셨어요. <여교사> 때 조금 이국적인 음악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이 음악이 이 영화에서 기능하는 바가 인물의 감정을 몰아주는 음악이 아니라 철저히 제3자 전지적 작가 시점이 되어 인물을 조망하는 느낌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대표적으로 혜영이 비오는 날에 택시타고 갈 때 흐르는 음악이라던지, 효주가 쇼파에 누워서 강간당하는 장면에서도 효주의 테마가 아니라 결국 얘네들이 어쩌다 여기까지 오게 되었나하는 중립적인 성격의 테마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요. 그래서 탱고로 정했던 것은 탱고의 피나마우시라는 무용가가 그런 말을 했데요. 탱고라는 춤은 여성의 춤인데, 파트너를 잘만나면 천국 같은 기분이고, 파트너를 잘 못 만나면 지옥불 보다 고통스러운 것이 탱고라는 춤이다. 그것이 효주의 삶과 맞닿아 있는 것 같아서 기본적으로 탱고로 정하게 되었습니다. 

엔딩곡의 경우, 유통문제에 대해서는 저도 잘 모르지만 뭔가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저도 되게 좋아하는데, 재미있는 것이 알리씨가 경기민요를 전수했던 분이에요. 마지막에 묵직하게 잡아주는 느낌이 너무 좋더라고요. 저는 알리씨의 <펑펑>이라는 노래를 좋아합니다.

그리고 서울에서 양찬승 박사님이라고 정신학박사님이 오셔서 이 세 인물의 정신 상태는 어떤 것인지에 대해 분석하는 행사를 가졌는데, 재하 같은 경우는 지금부터 세달 안에 심리치료를 받지 않으면 평생 반사회성격장애로 자랄 수 있다고, 빨리 내원해서 약을 타가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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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4) 저는 신기했던 게 여성들이 주인공인데 여성들의 감정선이 상당히 남자들이랑 다르잖아요. 질투를 하는 장면도 그렇고 남자가 생각하는 가치관가 여자가 생각하는 가치관은 다른데 그 여자들의 감정을 감독님은 어떻게 캐치를 하셨는지, 누군가에게 조언 또는 피드백을 얻으셨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제일 인상 깊었던 것은 맨 마지막에 샌드위치를 먹잖아요. 효주는 퓨즈가 나간 상태에서 주전자 뜨거운물로 혜영이에게 붓고 정신 차릴때쯤이 온 것 같아요. 학교에가서 앉아서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생각하고 정리할 시간이 된 것 같은데, 거기서 자기는 배고파서 먹은걸 표현하시고 싶었던 건지 그 와중에 사람의 의식주를 나타내기 위해서 그 부분의 중요성을 강조하신건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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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용) 예를 들면 쏟아지는 리뷰들중에 여성의 심리에 대해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요, 딱히 여성의 이야기에 포커스를 맞춰서 준비를 한건 아닌 것 같아요. 자연스럽게 내가 느끼는 주변의 직장에 다니는 여자친구들도 있고 제작 대표님, 조감독님께서도 여자이시고 그리고 의상, 분장 등 여성 스텝들이 많아서 자연스럽게 이야기 듣는 과정에서 느낀 것이 많고, 아무래도 김하늘 선배님과도 이야기를 많이했어요. 김하늘 선배님도 알게 모르게 한 직장에서 오래 머무신 분이셔서... 예를 들면 이희준 선배와 붙었을 때 이럴 때는 이렇게 화를 내지는 않을거다와 같은 묘사에 있어서는 김하늘 선배님의 도움을 많이 받았던 것 같습니다.

샌드위치 장면은 연결이라기보다 3일 후, 한 달 후로 떨어져서 봐도 무방할 거라 생각했어요. 에필로그의 성격으로 농담 삼아서는 구치소에 가면 밥을 안주니까 아침이라도 든든히 먹고 가야한다 이런 이야기도 했었는데요. 효주가 밥먹는 장면이 많이 나오는데요, 되게 밥을 먹는 둥 마는 둥 깨작깨작 맛없게 먹어요. 그러다가 처음으로 뭔가 맛있게 먹는 장면이 마지막 샌드위치 먹는 장면이거든요. 저는 생존 때문에 자존감을 잃은 여자가 자신과 대면했을 때 터진 에너지가 있는 것 같아요. 자기의 존엄을 찾았을 때의 생명력. 그래서 이 여자가 되게 맛있게 먹는 장면이었으면 좋겠고, 말씀 드렸던 양박사님께서는 효주에 대해서 효주가 어쨌든 운동장에서 무릎 꿇고 나서부터 해리성 정신장애를 앓기 시작한데요. 근데 사람이 극단에 가면 가장 집착하는 공간에 가서 가장 예쁨 받는 행동을 한다고 합니다. 효주가 집착하는 공간은 자신의 밥줄인 학교라는 공간에 가서 평소에 음식 잘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잖아요. 자기가 만든 음식을 먹는 행위가 그렇다고 박사님께서 설명하시더라고요. 저는 효주의 마지막 표정에 대해서는 요즘 청문회 나오는 정치인들보면 지나가는 초등학생들도 다 알고 있는 이야기를 정말 나는 처음 들었다는 듯이 아무것도 모른다고 하잖아요. 그때 되게 섬뜩하거든요. 인간의 극한의 모습이거든요. 자기가 자기도 모르게 애써 자기의 과거를 지워버린, 그래서 효주의 마지막 모습도 삐뽀삐뽀 소리를 들으면서 무슨 일인지 왜 왔는지 해석을 했으면 해서 그렇게 하였습니다.


시네클럽 <여교사>GV 07


(관객5) 타이틀이 <여교사>이고 영어로 MISBEHAVIOR이라고 되어있는데 어떤 것이 더 원 타이틀로 맞는지 궁금하고요, 한 가지 더 질문 드리면 저는 김하늘씨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서 가지고 있었던 선입견이 이 영화에서 제대로 무너진 것 같은데 연기하도록 연출을 많이 하신건지, 배우가 이미 캐릭터가 되어 오신건지 조금 전 약간 이야기 해 주셨지만 조금 더 구체적으로 듣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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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용) 애초에 시작부터 <여교사>라는 제목이 있었고, 저는 여자 선생님들 이야기여서 <여교사>로 지었는데 여교사라는 단어가 그렇게 섹슈얼한 이미지로 통용되는 것에 깜짝 놀랐습니다. 그래서 개봉때 이슈는 있었지만 제작사와 투자사에서는 감독이 처음부터 고집한 제목을 끝까지 지켜줬고, 해외제목의 경우는 저는 영어 제목도 직역되었으면 했는데 해외 배급사에서 세일즈와 관련해서 그렇게 정해졌다고 합니다.

김하늘 선배님과 최우식이라는 배우는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연기를 되게 직관적으로 하는 스타일입니다. 최우식씨에게 <거인>을 찍기전에 그렇게 성당을 가라고 해도 안가더니 연기하는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만, 역할에 따라 준비하고 노력하는 것 보다 되게 비우고 있다가 감독이 만들어 주는 상황에 예를 들면 인간 김하늘, 김하늘 선배님이 여배우라는 직업 때문에 편견이 있지만 되게 따뜻한 사람이에요. 따뜻하고 맑은 모습이 효주가 내뱉는 대사와 맞물리면서 화학 작용이 일어난 것 같고, 최근에 주부들의 마음을 훔쳤던 <공항 가는 길> 보면서도 김하늘이라는 배우가 가지고 있는 묘한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했었어요. 멜로나 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의 연기를 하셨지만 그 설득력이 신기하고 인터뷰하면서 생각해보니 작년에 <아가씨>의 김민희, <비밀은 없다>의 손예진, <미씽>의 공효진 선배님 등 비슷한 연대의 배우가 갖고 있는 멜로와 로맨틱 코미디의 옷을 벗고 새로운 배우의 옷을 입었잖아요. 김하늘 선배님에게도 당연한 시기였던 것 같아요. 그런데 그게 운 좋게 <여교사>라는 작품을 만나 포텐을 터트리지 않았나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