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전당

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사이트정보
home  > 영화  > 부대행사

부대행사

'유준상·정재영이 사랑한 영화들' <아는 여자>: 정재영 배우 2016-07-09(토)  - 시네마테크

정재영 GV 2-1


7/9 <아는 여자>


* 게스트정재영 영화배우 

* 진  행옥미나 영화평론가 

* 장  소: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





정재영 GV 2-2


(허문영) 배우 정재영 씨를 모시고 오늘 두 번째 관객과의 대화시간을 가집니다. 보시는 분들의 시각적인 피로를 고려해서 새로운 사회자를 모셨습니다. 우아한 평론가로 이름을 떨치고 계신 옥미나 씨를 사회자로 모셨습니다.

<!--[if !supportEmptyParas]--> <!--[endif]-->

(옥미나) . 영화 재밌게 보셨어요? 정재영 배우님 여기 계십니다. 박수로 맞아주세요.

<!--[if !supportEmptyParas]--> <!--[endif]-->

(정재영) 안녕하세요. 정재영입니다. 이렇게 오늘 와주셔서, 오래된 영화를. 많이 부끄럽네요. 진짜 많이. 감사합니다.

<!--[if !supportEmptyParas]--> <!--[endif]-->

(옥미나) 여러분 다들 궁금해 하실 것 같은 질문들만 몇 개 하고요. 여러분들이 직접 질문을 하시고 대답을 하시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이번에 상영하는 작품의 목록을 보시면 궁금하실 거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저희가 보통 좋아하는 영화가 뭐다하는 걸 들으면 , 이 사람은 저런 사람이구나.’ 하고 새로 생각하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요. 어제 혹시 토크를 보셨으면 허문영 평론가님께서 어두운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었구나 하는 이런 얘기를 하셨어요. 하지만 여러 편을 보냈는데, 허문영 평론가께서 이것들로 추진하셨다고 얘기를 들었고요. 출연작은 뭘 적어주셨던 거였어요?

<!--[if !supportEmptyParas]--> <!--[endif]-->

(정재영) 출연작이 별로 없어가지고. (웃음) 그래서 약간 조금 부드러운, 좀 밝은 <아는 여자> <김씨 표류기> <나의 결혼 원정기>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 <우리 선희>. 이런 정도를 적어 드린 것 같아요.

<!--[if !supportEmptyParas]--> <!--[endif]-->

(옥미나) 사실 출연 작품도 굉장히 많으신데, 그 중에서 왜 이 영화를 고르셨나 하는 생각이 들긴 했는데요. 다른 인터뷰에서도 <아는 여자>를 추천하신 적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한 번만 더 왜 <아는 여자> 인지?

<!--[if !supportEmptyParas]--> <!--[endif]-->

(정재영) 제가 장진 감독님 영화에 여러 편 출연했는데요. 제가 출연해서 그런 건 아니고, 시나리오 읽을 때부터 가장 재미있었고, 찍을 때도 재미있었고, 찍고 나서도 누구한테나 무난하다고 해야 되나요? 물론 다른 분들이 또 좋아하시더라고요. 그리고 네이버 평점이 제일 높아요. (웃음) 그래서 무난한 선택을 했습니다.

<!--[if !supportEmptyParas]--> <!--[endif]-->

(옥미나) 이게 약간 시간이 지난 영화였는데도 지금 보시면서 재밌으셨죠? 되게 재밌고 즐겁게 볼 수 있는 작품이여서 궁금했고요. 사실은 허문영 평론가께서 이나영 씨를 너무 좋아하셔서 <아는 여자>를 뽑았다라고 하셨어요.

<!--[if !supportEmptyParas]--> <!--[endif]-->

(정재영) 뭐 싫어하는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허 선배님이 좋아하신다는 게 흠은 아니죠.

<!--[if !supportEmptyParas]--> <!--[endif]-->

(옥미나) 큰 의미는 없는 일이죠?

<!--[if !supportEmptyParas]--> <!--[endif]-->

(정재영) 저도 되게 좋아했지만, 딴 사람 품으로. (웃음)

<!--[if !supportEmptyParas]--> <!--[endif]-->

(옥미나) 어제도 이렇게 웃으시는데요. 이렇게 웃으시면 어제 분위기가 그랬어요. 약간 관객 분들도 질문이 그렇고, 저도 그렇고, 계속 뭔가 개그를 쳐서 웃기게 만들어서 이 웃음소리 좀 듣고 싶은 그런 웃음소리였던 것 같아요. . 그리고 영화에서 보면 일단 장진 감독님하고 작업도 많이 하셨지만 다른 사람이었으면 저 대사가 과연 저러게 재밌었을까, 저렇게 진지하게 말해도 저게 그대로 됐을까 싶은 대사들이 있잖아요. “벙어리는 어떻게 하나요?”라는 대사라거나 아니면 강도들한테 너희 야구단이냐?” 물어보는 것들은 장진 감독 작품이 대사가 워낙 특별하긴 하지만, 그걸 그렇게 잘 살릴 수 있다는 건 뭘까요? 감독과 배우의 친밀감, 유대감 이런 것들이 바탕이 될까요? 전적으로 연기력인가요?

<!--[if !supportEmptyParas]--> <!--[endif]-->

(정재영) 각본이, 그냥 그 대사 자체가 재미있기 때문에 어떻게 쳐도 그냥 그대로만 치면 잘 전달되는 것 같아요. 다른 무슨 기교를 부리지 않아도요. 오히려 그런 걸 안 부리는 게 중요하죠. 그리고 장진 감독님과는 연극할 때부터 작업을 많이 했었기 때문에 제가 잘 한다는 아닌 것 같고, 대본을 봤을 때 잘 이해한다. 많이 접해봤으니까 조금은 더 이해하는 편이었던 것 같아요.

<!--[if !supportEmptyParas]--> <!--[endif]-->

(옥미나) 그러면 혹시 다른 현장에선 애드리브 같은 걸 치기도 하시나요?

<!--[if !supportEmptyParas]--> <!--[endif]-->

(정재영) 작품마다 다른 것 같아요. 어떤 작품은 애드리브 같은 게 필요 없는 작품이 있고, 어떤 작품은 그런 것들이 가미가 돼야 하는, 그래야 좀 더 풍성해지는 작품이 있는 것 같고요. <아는 여자>는 저도 12년 전에 보고 못 봐서 오늘 볼까도 생각했었는데, 사실 너무 창피해서요. 차마 이 큰 스크린으로 볼 용기가 안 나서 포기했습니다. 기억을 해보면 그때 당시 아까 인터뷰 장면에서, 그 장면에선 거의 애드리브로 해서 감독님이 좋은 거를 취하신 그런 형태였죠.

<!--[if !supportEmptyParas]--> <!--[endif]-->

(옥미나) 오늘 그냥 다시 보셨어도 재밌었을 거예요. 진짜. 그렇죠? 오늘 다시 봐도 재미있으셨죠? 옛날 얼굴 보는 것도 되게 즐거웠습니다. 그리고 장진 감독님 말고도 진짜 같이 작업을 하신 감독님들이 많으시잖아요. 장진 감독님도 있고, 김지운 감독님, 홍상수 감독님, 강제규 감독님, 각각 마다 스타일이 다르실 텐데요.

<!--[if !supportEmptyParas]--> <!--[endif]-->

(정재영) 강제규 감독님이요? 강우석 감독님?

<!--[if !supportEmptyParas]--> <!--[endif]-->

(옥미나) 강제규 감독님 아니신가요? , 강우석 감독님. . 강우석 감독님하고도 작업하셨는데, 어떠셨어요? 어떤 감독님과 작업하시는 게 가장 편하시거나 익숙하신 분들이 따로 있나요?

<!--[if !supportEmptyParas]--> <!--[endif]-->

(정재영) 그런 질문을 몇 번 받기는 했는데, 사실은 어떤 감독님이 가장 편하고 익숙하다는 건 굉장히 위험한 발언이거든요. 누구를 지칭하면 나머지 분들을 다 잃게 되는 그런 위험을 감수할 필요는 전혀 없다고 생각하고요. 설령 있어도요. 실제로도 사실은 작품을 하면서 불편하거나 힘들거나 한 감독님들은 안 계세요. 기본적으로 모든 감독님들이 배우들을 사랑합니다. 연출자가 배우를 사랑하지 않으면, 어떻게 보면 디렉션을 할 수가 없는 거죠. 소위 말하면 약간 연애하는 것과 비슷한데, 그거와 마찬가지로 배우들도 감독님을 신뢰하고 사랑까지는 아니더라도 좋아하려고, 이해하려고 많이 노력하죠. 그 작품의 캐릭터를 이해하듯이 많이 이해하려고 노력을 하는 편이죠. 그러다보니까 사이가 아주 나쁘거나 특별히 불편하거나 그런 건 없는 것 같아요.

<!--[if !supportEmptyParas]--> <!--[endif]-->

(옥미나) 제일 좋아하는 사람은 말하지 않지만, 다들 잘 지낸다고 대답을 하시는 거죠? 알겠습니다.

<!--[if !supportEmptyParas]--> <!--[endif]-->

(정재영) 아니, 오해하실 것 같은데, 실제로 다 이렇게 제가 생각할 때도 누가 제일 편했고 누가 제일 좋았다 하는 거는 생각을 해보지 않았던 것 같아요. 저를 써주는 분을 제일 좋아합니다.

<!--[if !supportEmptyParas]--> <!--[endif]-->

(옥미나) 어제 얘기하실 때 SF영화가 좋다는 이야기를 하셨어요. 어떤 역할이 그러면, 질문을 조금 바꿔서 어떤 역할이 하기가 좀 편하고, 제일 내가 하기 힘든 역할은 이런 거다 하시는 것들이 있을까요?

<!--[if !supportEmptyParas]--> <!--[endif]-->

(정재영) 아마도 제가 직접적으로, 간접적으로 경험했던 어떤 삶이 혹은 그런 견해들이 들어가 있는 작품이나 캐릭터들은 덜 고민해도 되니까 편할 수 있겠죠. 근데 그런 걸 전혀 모르는 캐릭터들이나 그런 것들은 좀 더 고민을 많이 해야 되기 때문에 조심스럽고 신경이 많이 쓰이는 부분이 있어요. 어제도 제가 말씀드렸는데 <이끼> 같은 그런 분장의 얼굴이 나올 거라는 건 제가 생각을 못했는데요. (웃음) 유머였습니다. 너무 흉측하게 나와서 걱정도 했어요. ‘내가 나이 들면 얼굴이 설마 저렇게 되는 건 아니겠죠?‘ 라고 분장 팀장님한테 물어봤더니, 아닐 거라고 위로를 해주셨는데요. 그런 캐릭터 같은 경우엔 굉장히 힘들었어요. 나중에 쉬워진 것도 아니고, 끝날 때까지 너무나 저하고는 나이 차이도 있고, 갭이 많기 때문에 되게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그런 캐릭터예요.

<!--[if !supportEmptyParas]--> <!--[endif]-->

(옥미나) 하지만 뭐 화면으로 봤을 땐 되게 재밌게 잘 봤어요. 그래서 힘드셨다고 하지만 어떤 의미로는 모험이지 않았나 생각이 되고요. 그걸 지켜보는 과정도 굉장히 흥미로운 것 같습니다. 제가 질문을 독점하면 화를 내실 것 같아요. 질문이 있으시면 손을 들어주시면 직접 고르시면 될 것 같아요. 질문이 없으시면 제가 좀 더 많이 여쭤 보도록 하겠습니다. 궁금한 거 있으세요?

<!--[if !supportEmptyParas]--> <!--[endif]-->

(정재영) . 끝내도록 하겠습니다.

<!--[if !supportEmptyParas]--> <!--[endif]-->

(옥미나) 없으신가요? 저기 아는 여자붙이고 오신 분 계시네요대요, 만드신 옷이에요? 만들어서 붙이셨네요.

<!--[if !supportEmptyParas]--> <!--[endif]-->

(정재영) 어디서 뵌 것 같아요. 아는 여자분 같은. (웃음)

<!--[if !supportEmptyParas]--> <!--[endif]-->

(옥미나) 일부러 찾아오신 거면 질문할 수 있는 기회를 드릴까요? 여기 앞에 계신 두 분이 한 분은 정재영’, 옆에 분은 아는 여자이렇게 옷에 붙이고 오셨어요. 정말 팬이신 것 같으신데요.

<!--[if !supportEmptyParas]--> <!--[endif]-->

(정재영) 아니, 어제는 다른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보시고는 질문을 엄청 많이 하시더니 <아는 여자> 역시 재미가 없으셨나 봅니다.

<!--[if !supportEmptyParas]--> <!--[endif]-->

(옥미나) 아니에요. 많이 웃으셨어요.

<!--[if !supportEmptyParas]--> <!--[endif]-->

<!--[if !supportEmptyParas]--> 정재영 GV 2-3


(관객1) 제가 <아는 여자>를 영화관에서 못 봤었는데, 덕분에 영화관에서 봐서 좋았고요. SF물을 좋아한다고 하셨는데, 제가 알기로는 출연작 중에 제일 SF 같았던 게 <열한 시>인 것 같아요. 직접 SF 같은 영화에 출연해보니까 어땠는지 궁금해요.

<!--[if !supportEmptyParas]--> <!--[endif]-->

(정재영) 사실 <열한 시>는 제가 SF를 좋아하기는 하는데, 무늬만 SF인 영화였고요. 사실은 스릴러에 가까운 영화인데요. 출연해 봤더니 감독님도 그거에 대한 애로사항, 사실 찍을 때 웃기더라고요. 다 가짜인데 진짜 미래로 가는 것처럼 연기하는 게 찍을 땐 진짜 연기를 많이 해야 돼요. 진짜인 것처럼. 우리가 영화를 볼 때는 특히 뭐 재난 영화 같은 경우에도 그럴 수 있잖아요. 무너지는 데서 조금 무너지는데 크게 무너지는 것처럼 해야 되고요 타임캡슐에 들어가서 내일로 가는 그 연기가 제일 힘들더라고요. 미래로 가는데, 그동안 봐왔던 SF영화의 느낌을 총동원했어요. 하고나면 되게 웃겨요. 하여튼 좀 많이 열악했던 것 같아요. 세트도 그렇고, 예산이 역시 SF는 돈이 많아야지 찍을 수 있구나 생각했죠. 그런 부분 때문에 아마 감독님도 세트를 지어야 되는데 못 짓고, 뭔가 하나를 하려고 하면 수천만 원이라 그러고요. 찍어봐서 제일 느낀 거는 역시 SF는 돈이 많아야 하구나 였죠.

<!--[if !supportEmptyParas]--> <!--[endif]-->

<!--[if !supportEmptyParas]--> <!--[endif]-->

(옥미나) 그 질문 때문에 생각나는 거는요. 작품을 선정하실 땐 어떤 기준으로 선정하시는지요. 혹은 누가 말하면 제일 귀담아 듣고 추천을 받는지 궁금해요.

<!--[if !supportEmptyParas]--> <!--[endif]-->

(정재영) 제가 귀가 얇아서 누가 좋다고 하면 헬렐레했다가 또 누가 아니라고 하면 또 실망하고 이런 스타일인데요. 기준은 특별히 없어요. 그냥 제가 집에서 와이프에게 읽혀보죠. 일반인의, 가정주부의 시선은 어떤가. 의견충돌이 좀 많은데, 제 와이프는 애기 엄마다 보니까 일단은 잔인한 건 싫어하더라고요. 잔인하고 막 전쟁물, 싸우고 이런 거. 저는 또 남자다 보니까 그런 걸 싫어하지는 않는데, 그런 부분에서 좀 의견 차이가 있고요. 일단은 읽었을 때 제 마음에 드는 거, 읽었을 때 제 마음을 움직이는 작품을 우선적으로 선정을 하는데요. 이제는 기준을 가지고 골라야 되나 하는 생각도 있고요. 다른 배우들한테 어떻게 하시는지 물어보고 싶어요. 저는 그냥 당기는 대로. 인맥으로 할 때도 있고, 여러 가지 경우가 있습니다.

<!--[if !supportEmptyParas]--> <!--[endif]-->

(옥미나) 알겠습니다. 질문을 다시 받을까요. 궁금하신 거 있으세요?

<!--[if !supportEmptyParas]--> <!--[endif]-->

<!--[if !supportEmptyParas]--> <!--[endif]-->

(관객2) 안녕하세요. 질문이 한 두세 가지가 되는데요. 첫 번째로는 원래 생각 안 했던 질문인데, 어쨌든 배우님도 생활인이시니까 경제적인 여건을 생각해야 되잖아요. 작품을 선택하고 싶은데, 이 작품은 분명히 돈이 안 될 것 같아요. 망할 것 같은데 이걸 되게 하고 싶어요. 근데 되게 하기 싫은 역할인데, 이 작품은 100프로 성공할 것 같아요. 그런 경우엔 어떤 선택을 하실는지 궁금하고요. 두 번째로는 SF영화를 생각을 해봤는데, 대부분 히어로물을 많이 생각을 하시고, 우리나라에서는 마블 영화가 인기가 되게 많으니까요. 근데 히어로물이 아니라 다른 형태의 SF물도 있잖아요. 어떤 종류의 SF물을 좋아하시는지요.

<!--[if !supportEmptyParas]--> <!--[endif]-->

(정재영) 저는 마블 같은 히어로물의 초능력 SF는 별로 안 좋아하고요. 저하고는 취향이 안 맞는 것 같더라고요. 저는 진짜 히어로가 안 나오는 미래, <프로메테우스> 같은 것들, <그래비티>, 맷 데이먼 나오는 <마션>. <마션>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죠. 나도 저런 거 비슷한 거 찍었는데, <김씨 표류기>. (관객 웃음) 스케일만 다를 뿐이지 저도 똑같은 거 다 했어요. 여하튼 그런 류의 SF영화를 좋아하고, 권선징악적으로 때려 부수고 구하고 이런 건 하는 걸 좋아하는 것 같아요. 제가 해봤으면 좋겠어요. 초능력을 좀 가져봤으면. 그리고 그 첫 번째 질문은 아까 이제 돈이 되는 100프로 대박이 날 것 같은 영화. 그리고 100프로 망할 것 같은데 너무 하고 싶다. 그래서는 안 되는데. 그런 작품을 막 좋아하면 안 되겠지만 일단은 웬만하면 두 개를 다 하는 방향으로요.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1년 내내 촬영하는 건 아니니까. 두 작품이 있다면 일단은 본전치기를 해야 하니까 두 작품을 다하면 제일 성공적인 거고요. 아마도 주변에서 다 말리겠죠. 그럴 순 있어요. 돈이 안 되더라도 이건 좋은 작품이라는 확신이 든다면 그거를 선택할 가능성이 많은데, 이건 100프로 잘 될 것 같은데 너무 하기 싫다면 좀 힘들 수 있을 것 같기도 해요. 하는 동안이 너무 괴로우면 또 안 되는 거니까요. 그리고 이게 100프로 잘 된다는 도장을 누가 써주면 그래서 돈이 궁하면 또 할 수도 있겠는데요. 여하튼 막연하게는 행복을 좇을 것 같은 그런 생각이 드네요. 이거 너무 모범적인 답이네요. , 두 개 다 하겠습니다.

<!--[if !supportEmptyParas]--> <!--[endif]-->

<!--[if !supportEmptyParas]--> <!--[endif]-->

(관객3) 영화 잘 봤습니다. 저는 이 <아는 여자>를 십 몇 년 전에 봤을 때 한국 영화에서 정재영이란 남자 배우를 알게 되는, 각인되는 그런 영화여서 뜻이 깊었고, 그 뒤로 정재영이란 배우가 나오는 영화를 죽 봐왔습니다. 역시 오늘 다시 보니까 이런 장르에서 특별히 뛰어난 배우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질문할 건 두 가지인데, 한 가지는 전에도 야구 선수로 나오는 영화가 있었는데요. 축구 선수보다는 야구 선수가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야구를 정말 잘 하시는 건지요? 두 번째는 배우들 중에 표준말들은 참 잘하는데, 사투리를 하면 좀 맛이 떨어지는 배우들이 있거든요. 정재영 씨는 전라도 사투리를 쓰시든 충청도든 사투리가 뭔가 맛깔스러운 것 같아요. 그런 비법이 있는 건지 아니면 선천적인 그런 게 있는 건지요. 질문 두 가지입니다.

<!--[if !supportEmptyParas]--> <!--[endif]-->

(정재영) , 일단 두 번째 질문부터 선천적으로 제가 좀 촌스럽습니다. (관객 웃음) 그래서 사실은 서울에서 태어나서 더군다나 사대문 안에서, 청와대 근처에서 살았거든요. 점점 밀려나서 지금 경기도에 살고 있지만, 계속 서울에 살았는데 모든 분들이 저를 처음 보면 고향이 어디냐고 물어요. 전라도 아니면 충청도 아니면, 사실은 제가 본적은, 지금은 결혼을 했기 때문에 제 주소로 되어있지만, 예전에는 부산 동래구였어요. 신검 받을 때 여기 왔었습니다. 되게 무서웠어요. 부산을 그때 당시에 처음 와봤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저는 도시적인 역할을 거의 맡아본 적이 없는 것 같네요. 조금 촌스럽고 투박한 캐릭터 위주로 했던 것 같고요. 사투리 같은 경우에는 사실은 되게 힘듭니다. 제가 사투리를 잘하는 흉내를 내기는 하는데, 외국어처럼 준비를 해요. 액션 영화를 하면 액션 스쿨을 몇 달 다녀야 하듯이 배우한테는 자신이 못하는 사투리를 준비한다는 건 영화 끝날 때까지 계속 또 다른 준비를 하죠. 어떤 분들은 툭 치면 나오는 줄 알고 해보라고 하는데, 사실은 끝나면 다 까먹어요. 그런 부분은 하여튼 노력을 많이 하는데도 불구하고 계속 어렵더라고요. 정말 거기서 잘하시는 분은 못 따라 가는 것 같아요. 그게 최고인 것 같고요. 그리고 야구는 야구영화를 제가 두세 편 한 것 같은데, 실제로는 야구를 못합니다. 축구 선수는 더 말도 안 되죠. 야구는 속임수를 쓸 수 있는데, 축구는 잘 뛰어야 되고요. 더 힘들 것 같은데요. 야구는 폼만 집중적으로 배우거든요. <아는 여자> 때도 사직구장에 와서 촬영을 했었던 기억이 나는데, 그때 좀 제가 삐친 적이 있어요. 장진 감독님한테요. 장진 감독님 되게 야구를 좋아하시거든요. 실제로 사회인 야구에 지금도 참여하고 있고, 투수를 보고 있고요. 저를 보고 진짜로 마운드에서 던지라는 거예요. 그래서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다고, 던져도 날아가지도 않더라고요. 그래서 CG를 사용해서 했는데, 대단하다는 걸 느꼈어요. 야구 훈련을 하면서 투수들이 어떻게 저렇게 빠른 볼을 저렇게 던질 수 있는지. 약간 타고 나는 거라고 하던데요. 그때 저도 무리하게 던지다가 팔이 안 올라가서 주사 맞고 계속 찍고 그랬던 기억이 나요. 야구는 잘 하진 못하고 보는 걸로 만족합니다. 죄송합니다. 잘 해야 되는데 실망감을. (웃음)

<!--[if !supportEmptyParas]--> <!--[endif]-->

<!--[if !supportEmptyParas]--> <!--[endif]-->

(관객4) 안녕하세요. 저는 <아는 여자>를 처음 봤고요. <아는 여자> 장면 중에서 술 취한 연기가 되게 인상적이었고, 그리고 가장 최근작이었던 홍상수 감독님의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볼 때도 술 취한 연기가 굉장히 실감이 났었는데, 얘기 들은 걸로는 실제로 술을 드시고 촬영을 하셨다고 들었어요. 혹시 실제 삶에서 주사나 술버릇 같은 건 있으신지요. 그리고 술 취한 연기하실 땐 실제 삶을, 경험을 바탕으로 연기 하시는 건지 궁금합니다.

<!--[if !supportEmptyParas]--> <!--[endif]-->

(정재영) (웃음) 어떻게 얘기해야 되나. 주사는 여러 가지 주사가 있죠. 누구와 있느냐, 어떤 일로 술을 마시느냐에 따라서 주사의 형태가 굉장히 많고요. 어제도 사실은 허문영 평론가님과 한 잔 했는데, ‘마지막에 너 어제 한 시간 동안 혼자 떠든 거 알지?’ 아까 그렇게 말씀하시더라고요. 그것도 주사의 일종이었던 것 같고요. 하여튼 많이 조심하려고 노력을 하는데, 술이 원수입니다. 근데 영화에 나오는 건 실제 저의 주사는 아니고, 대본에 있는 대로예요. 진짜 평상시에 술 먹는 그런 것들을 그대로 다 하면 그건 연기가 아니죠. 그건 진짜 주사를 부리고 있는 거니까요. 그리고 <아는 여자> 때는 술을 먹었는지는 기억이 안 나요. 기억이 안 날 정도니까 먹었더라도 거의 안 마셨을 거예요. 장진 감독님도 술을 못 드시고, 이나영 씨도 현장에서 술을 먹을 필요가 없고, 저 혼자 먹기는 뭐하고요. 그리고 그것만 찍는 게 아니라 다른 장면들도 찍어야 돼서 아마 술을 못 먹었을 가능성이 많습니다. 그래도 약간 뭔가 느끼기 위해서 술을 많이 먹는 신들은 조금씩 먹으려고, 먹고 하는 게 언제부턴가 그렇게 된 것 같네요. 술김에 연기 하는 건 아니고, 애매하지만 저한테는 그게 굉장히 조금, 술 취한 연기를 따로 해야 하잖아요. 조금 취하면 술 취한 연기는 좀 덜 해도 되니까요. 좀 편하려고 한 것도 있고요. 그렇습니다. 술 얘기가 나오니까 별로 할 말이 없네요.

<!--[if !supportEmptyParas]--> <!--[endif]-->

(옥미나) 그래도 술 드셔도 어차피 대사 다 외우시고, 동선대로 움직이시려면 오히려 집중력이 더 필요하실 것 같아서요. 마음 놓고 편하게 마시는 술이 아니라 별 효과 없으실 것 같아요.

<!--[if !supportEmptyParas]--> <!--[endif]-->

(정재영) 그렇죠. 근데 그래도 계속 먹으려고요. (관객 웃음)

<!--[if !supportEmptyParas]--> <!--[endif]-->

<!--[if !supportEmptyParas]--> <!--[endif]-->

(관객5) 안녕하세요. <아는 여자>를 보고 가장 많이 느낀 게 사랑이 뭐지?‘라는 걸 많이 느꼈는데, 혹시 본인이 생각한 사랑의 정의가 있으신지 궁금하고요. 아까 12년 전 영화라 좀 부끄럽다고 하셨는데, 어떤 점이 좀 부끄러우신지 좀 디테일하게 말씀해 주십시오.

<!--[if !supportEmptyParas]--> <!--[endif]-->

(정재영) 12년 전 영화라 부끄러운 게 아니고, 저는 제가 제 영화를 보는 게 좀 땀이 나요. 그래도 보긴 봐야 되니까 기자 시사나 기술 시사 때 한 번씩은 꼭 보는데, 제 얼굴을 제가 이렇게 쳐다보고 있고, 제 목소리를 들으면 아직도 뭔가 그래요. 그런 거 있잖아요. 자기 목소리 녹음해서 들으면 좀 어색하잖아요. 그런 것처럼 아직도 그런 걸 극복을 못한 것 같아요. 노력을 해보려고 하는데, 그런 부분에서 약간 좀 부끄럽고 어색하고 그런 것 같아요. 내가 나를 보는 게 창피해요, 그냥. 첫 번째 질문이 뭐였지? , 사랑. 이거는 지금 기억이 나는 게 그때도 이런 질문을 받았어요. 아무래도 내용이 사랑에 대한 얘기기 때문에. 저도 아직까지 사실은, 그때는 뭐라고 대답했는지 모르겠지만, 지금 사랑은 조금 더 포괄적인 의미가 된 것 같아요. 어렸을 때는 남녀 간의 사랑만 사랑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우정도 사랑 같고, 의리도 사랑 같고, 그런 생각을 오래하다 보니까 내가 알고 있는 그런 사랑보다 더 넓은 의미의 사랑이 좀 더 중요해진다고 해야 하나요. 그리고 되게 좋은 말인 것 같아요. 사랑이라는 말이. 예전엔 쑥스러웠는데 사랑만 있으면 다 해결될 것 같고, 사랑은 이제 평화가 아닌가.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드네요. 사랑합시다. (웃음)

<!--[if !supportEmptyParas]--> <!--[endif]-->

(관객6) 안녕하세요. 오늘 영화 너무 잘 봤고요. 동치성 역할을 잘 소화해주셨는데, 제가 영화를 많이 보는 편은 아니지만 동치성이란 역할을 몇 번 하신 걸로 알고 있어요. 그리고 <웰컴 투 동막골>을 제가 영화로는 못 봤고요. 제가 직업상 시나리오를 볼 일이 있었는데, 그때도 원래는 맡으신 역할이 동치성이라고 알고 있어요. 혹시 나중에 또 동치성이란 이름을 가진 어떤 역할을 맡게 되신다면 어떤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으신지요. 동치성이란 이름 자체가 굉장히 좀 독특하잖아요. 아까 또 순박하고, 촌스럽다는 이야기를 조금 하셨는데, 동치성이란 이름에 조금 그런 느낌도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나중에 혹시나 또 새로운 역할로 동치성을 맡게 된다면 어떤 캐릭터 연기하고 싶으신지 말씀해 주세요.

<!--[if !supportEmptyParas]--> <!--[endif]-->

(정재영) , 써주시려고요? 글쎄요. 동치성이 어울리는 어떤 캐릭터를 특별히 생각해본 적은 없지만, 상관없는 것 같아요. 이름에서 묻어나오는 촌스러움이 있지만 오히려 세련된 역할도 상관없고, 연장선상에 있는 그런 역할도 상관없는 것 같아요.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는 열려 있으니까요. 마음껏 쓰세요. 시나리오를 하신다니까요. 그리고 동치성은 장진 감독님이 원래는 <웰컴 투 동막골> 연극을 할 때, 연극으로 먼저 했었거든요. 그거를 희곡으로 쓸 때 동치성이란 이름이 나왔었는데 그 이후에 다시, 약간 장진 감독님은 이름이 마음에 들면 계속 써요. 그래서 <아는 여자>에 또 쓰고, 그리고 <거룩한 계보>에 또 쓰고요. 그리고 <웰컴 투 동막골>은 연출을 안 했잖아요. 제작과 각본을 하셨는데, 거기서도 또 써서 제가 바꿔 달라고 했어요. 무슨 너무 개인적인 사견을 심으셔서 남들이 보기에는 다 똑같은 인물이라고요. 근데 약간 작가 분들은 그런 게 있는 것 같아요. 자기의 어떤 그 캐릭터를 계속 사랑해서 나오는 거겠죠. 다른 데서 또 심어주고 싶은 게 있는데, 그때 당시에는 <웰컴 투 동막골>에서 또 등장시킨다는 건 약간은 부담스럽더라고요. 그래서 그 말을 하니까 그래 알았다이러더니 리수화’, 더 어울리는 것 같아. 리수화라는 이름으로 바꿔 주셨는데, 지금은 살짝 또 그립기도 하네요. 그래서 또 다시 동치성이란 이름으로 무언가 할 수 있다면, 기회가 된다면 좋을 것 같아요. 이름이 아주 마음에 들고 좋네요. 이름을 아예 바꿔버릴까요? (웃음)

<!--[if !supportEmptyParas]--> <!--[endif]-->

(옥미나) 장진 감독님은 화이 같은 여자 이름도 되게 꾸준히 쓰고 계셔서요. 그렇게 몇몇 이름, 가상의 인물이지만 조금 더 많이 생각하시고 응용하시고 여러 번 주인공으로 삼으시는 것 같습니다.

<!--[if !supportEmptyParas]--> <!--[endif]-->

<!--[if !supportEmptyParas]--> <!--[endif]-->정재영 GV 2-4


(관객7) 배우님이 영화인이시니까 목표나 희망 같은 게 궁금하거든요. 본인의 목표나 혹은 주변에 함께 하는 배우들의 목표나 희망 같은 게 저는 궁금한 게 있었어요. 정말 단순하게 말하면 최초 2000만 관객 동원의 메인 배우가 되겠다. 아니면 내가 네이버 평점 9.9를 받아 보겠다. 이건 너무 단순하게 말한 거지만 이런 자신만의 어떤 원동력이 있을 수 있으니까 그런 목표나 희망 같은 게 궁금합니다.

<!--[if !supportEmptyParas]--> <!--[endif]-->

(정재영) 네이버 평점은 요새 조작이 많아가지고요.(웃음) 그런 건 있어요. 진짜 희망사항이지만 진짜 아주 오랫동안, 힘든 일이기도 한데, 나이가 아주 많이 들어서 호호 할아버지가 될 때까지 연기를 하고 싶어요. 기회가 된다면요. 근데 몇 천만 드는 것보다 어려운 목표이기도 한데, 그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문득문득 하기는 하는데요. 과연 이루어질지는 모르겠어요. 일단 제 목표는 죽기 전까지, 죽을 때까지 하는 건 좀 아닌 것 같고, 죽기 전까지 할 수 있었으면 하는 게 제 가장 큰 바람입니다.

<!--[if !supportEmptyParas]--> <!--[endif]-->

<!--[if !supportEmptyParas]--> <!--[endif]-->

(관객8) 아까 앞에 분이 역할 이름 관련해서 물어 보셔서 질문이 생각이 났는데, 장진 감독님 영화 중에 제가 <킬러들의 수다>를 되게 좋아하거든요. 거기서 역할 이름이 본인 이름과 같으시더라고요. 그런데 본인 이름인 역할을 연기 하시면 어떠신지, 몰입이 되는지 그런 것도 궁금해요.

<!--[if !supportEmptyParas]--> <!--[endif]-->

(정재영) 영화 속에서 몇 번 부르지를 않아 가지고요. 계속 재영아, 재영아해줘야 내 이름을 가져다 썼구나 하는데 시나리오에만 있고 실제 영화 촬영 때는 한두 번 불렀나 그랬기 때문에요. 그래서 물어봤어요. 왜 다른 사람들은 자기 이름이 아닌데, 나는 그런지 물으니까 너는 모르잖아, 모르니까 그냥 써도 돼.” (웃음) 제 이름을 좀 각인 시켜주려고 그랬던 것 같아요. 창피했는데, 영화 속에선 거의 안 나오니까 상관없었어요. 제가 그렇게 킬러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if !supportEmptyParas]--> <!--[endif]-->

<!--[if !supportEmptyParas]--> <!--[endif]-->

(관객9) 오늘 본 <아는 여자>를 비롯해서 몇몇 로맨스 영화에서 주연을 맡으셨는데, 연기를 시작하실 때 정우성 같은 꽃미남은 아니신데 로맨스 영화 주인공을 맡으실 거라 예상을 하셨는지요. 그리고 좋아하는 로맨스 영화나 아니면 맡고 싶은 로맨스 영화의 역할은 있으신지 여쭙고 싶습니다.

<!--[if !supportEmptyParas]--> <!--[endif]-->

(정재영) 말씀 잘 하셨는데, 심지어 이 <아는 여자>에선 제가 좋아하는 게 아니라 이나영 씨가 저를 좋아하는 말이 안 되는 상황인 거죠. (웃음) 저도 사실은 이걸 찍었지만 실감이 안 나요. 그러니까 얼마나 이나영 씨가 착해 보입니까. 예뻐 보이고요. 정우성 씨를 좋아하는 걸로 나왔으면 덜 예뻐 보였을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여배우들한테 농담 삼아 그런 얘기를 많이 해요. 나랑 로맨스가 있어야 당신이 잘 된다고, 남자들이 좋아한다고요. 저렇게 평범한 사람을 좋아할 수 있구나. <나의 결혼 원정기> 때는 수애 씨였죠. 다 잘 되잖아요. 저는 여배우들 돋보이게 하기 위해서 희생을 하고 있습니다. 대답을 이상하게 하다보니까요.(웃음) 여하튼 그때도 우려하는 시각이 많았죠. 말이 안 되는 캐스팅이 아닌가. 사실은 저한테 처음 들어온 건 아니었고요. 여하튼 <실미도>를 막 끝내고 하는 바람에 더욱 더 말이 안 되는 거였는데 작품에는 말이 되는 것 같았어요. 제가 했던 로맨스가 들어가는 작품들이 저도 알콩달콩한 건 별로 개인적으로 안 좋아하거든요. 약간 로맨스라기보다는 해프닝 정도로 다 끝나는 그런 거라서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앞으로 하고 싶은 건 어제도 잠깐 말씀드렸었는데, <첨밀밀> 같은. (웃음) 죄송합니다. 옛날에 그런 생각을 했고요. 늦었죠. 제가 무슨 로맨스입니까. 로맨스를 하고 있는 사람의 오빠 할게요. 오빠. (관객 웃음)

<!--[if !supportEmptyParas]--> <!--[endif]-->

(옥미나) 말씀하셔서 생각이 나는 게 저희도 그렇지만 나이를 먹으면 배우는 맡을 수 있는 배역이 달라지고, 또 장르가 달라지잖아요. 로맨스는 이제 좀 내려놓았다는 생각이시라면 나이가 들어도 나는 이 장르는 꼭 하고 싶다거나 나는 나이 든 어떤 배우, 저 사람 같이는 좀 했으면 좋겠다 하는 그런 모델이 있으실까요?

<!--[if !supportEmptyParas]--> <!--[endif]-->

(정재영) 에로? . 농담입니다. (웃음) 그런 질문도 많이 받았는데, 사실은 특별히 그렇게 생각은 안 해봤던 것 같아요. 별로 할 필요가 없는 것 같아요. 그냥 그때그때 마음이 가는 작품, 장르 그래서 그런 걸 하다가 보면 나중에 쌓이게 되잖아요. 그러면 약간 의미가 있을 것 같아요. 근데 자꾸 정해놓고 하게 되면 골치가 아플 것 같고, 사실 되지도 않고요. 중요한 거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오래할 수 있어서 그런 게 쌓이면 오히려 뭔가가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 롤모델은 다죠. 어제도 영화 보면서 생각했는데, 다 제 롤모델이에요.

<!--[if !supportEmptyParas]--> <!--[endif]-->

(옥미나) 영화를 보고 어떤 배우가 좋다고 얘기를 하면 영화의 대사를 읽는 그 사람을 본 거지 우리가 그 배우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는데, 정재영 씨는 우리가 영화를 보면서 상상했던 그 사람과 실제의 배우 정재영이 굉장히 많이 겹쳐진다는 상상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왠지 알 수 없는 이 신뢰 가는 말투 탓이 아닌가 생각이 되고요. 또 다른 질문 있으신 분 받아 볼까요. 드디어 아는 여자님이 손을 드셨어요.

<!--[if !supportEmptyParas]--> <!--[endif]-->

<!--[if !supportEmptyParas]--> <!--[endif]-->

(관객10) 아까부터 손들 많이 드셔서 포기를 했다가 손을 들었는데요.. 궁금한 점은요. 촬영장 가셔서 연기하실 때 대본에 충실하신지 아니면 애드리브나 본인의 의견을 많이 반영해서 연기를 하시는 건지 그게 궁금해요.

<!--[if !supportEmptyParas]--> <!--[endif]-->

(정재영) 당연히 시나리오에 충실해야죠. 거의 90프로 이상은요. 제 애드리브에 충실할 거면, 짐 캐리 같은 그런 배우는 그런 걸 많이 해야 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시나리오를 보고서 감독님과 스태프들, 배우들이 합의한 것이기 때문에 90프로 이상은 시나리오에 의해서 거의 모든 작품들을 하고, 감독님이 따로 주문하거나 안 그러면 뭔가 해놓고 봤는데 약간 부족하다고 느끼거나 했을 땐 다른 방식을 해보는 거죠. 배우들끼리 부족한 부분들을 애드리브로 메운다거나 아니면 자기도 모르게 뭔가 하다가 보면 그런 상황에 맞는 말이 튀어나온다거나 했을 때 그게 적절하다고 판단했을 때는 감독님이 채택을 하는 거죠. 근데 그걸 뭐 작정을 하고 몇 개를 해야겠다는 식으로 하는 배우들은 거의 없는 것 같아요. 그렇다고 해서 절대 애드리브를 하면 안 된다는 생각도 이상하고. 그 상황에 충실해서 대본에 충실하다 보면 배우들끼리 자기도 모르게 나오는 시너지 효과가 있죠. 그게 애드리브가 될 수도 있고, 애드리브는 여러 가지가 있는 거죠. 말로 하는 게 될 때도 있고 행동, 블라킹이 달라진다거나 뭔가가 달라지는 상황에 또 상대방이 적절히 대응해주면 좋은 게 될 수도 있고요. 오히려 그게 지저분해지거나 나쁘게 될 수도 있어요. 적절하게 구사합니다.

<!--[if !supportEmptyParas]--> <!--[endif]-->

<!--[if !supportEmptyParas]--> <!--[endif]-->

(관객11) 장진 감독님이랑 홍상수 감독님을 좋아해서 자연스럽게 정재영 배우님도 좋아하게 됐는데요. <아는 여자> 같은 경우엔 정재영 배우님이 사랑하는 영화지만 저도 제일 사랑하는 영화 중 하나고요. 제가 생각할 때 우리나라에서 호통 치는 연기는 제일 최고라고 생각하는데요. 가장 최근작인 <열정 같은 소리하고 있네>는 아예 대놓고 호통으로 시작해서 호통으로 끝나잖아요. 그런 호통 연기에 대한 비법 같은 것도 궁금하고요. 다른 질문 하나는 <아는 여자><바르게 살자> 같은 영화의 경우엔 좀 바보 같은 캐릭터이긴 한데, 저런 표정으로 사이코패스 같은 연기를 하면 무서울 것 같다는 생각을 종종 하곤 했어요. 정말 제대로 된 악역 연기는 <강철중>에서밖에 못 봤던 것 같아요. 혹시 그런 연기에 한 번 도전해보고 싶은 생각 있으신가요.

<!--[if !supportEmptyParas]--> <!--[endif]-->

(정재영) . 도전하고 싶습니다. 근데 써주시는 분이 없네요. 도전은 항상 해보고 싶죠. 어떤 역할이든지요. 일단 제 마음에 들긴 해야겠지만 지금 말씀하신 건 되게 좋네요. 캐릭터는 <바르게 살자> <아는 여자>의 캐릭터인데 연쇄살인마다. , 하고 싶은데요. 내가 써야 하나.(웃음) 그리고 첫 번째 질문이? , 호통. 근데 제가 호통도 잘 치죠. 그거 비결, 비법 이런 건 없고요. 제 성대가 다치지 않는 한 최대한. 영화에서는 한 번씩 화를 내지만 찍을 땐 여러 번 씩 하니까 그런 부분에선 목을 너무 무리하지 않게 한도 내에서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장점은 또 뭐냐면 비슷한 맥락인데요. 깡패라든지 싸움을 잘하는 역할이라든지 저렇게 남한테 욕하고 무시하고 그런 역할을 할 때는 약간의 카타르시스, 해소감 그런 게 있긴 있습니다. 다른 데서 못하잖아요. 다른 데서 그렇게 하면 끌려가거나 범죄에 해당되기 때문에 연기 안에서만 할 수 있어서 연기자들만의 특혜랄까요. 비법은 아니고, 그럴 때 잘 누려야죠. 저게 연기니까 아무도 욕 안 하시니까요. 가끔 이제 집에서 호통을 치다가 욕을 먹을 때가 있죠. 제가 착각을 하고요. (웃음) 그럴 때 좀 조심해야 됩니다.

<!--[if !supportEmptyParas]--> <!--[endif]-->

<!--[if !supportEmptyParas]--> <!--[endif]-->

(관객12) 우선 영화 잘 봤고요. 개인적으로 영화 끝나고 나서 느끼는 건데, <아는 여자>는 진행과정이 비현실적이잖아요. 돈 빌리다가 강도가 막 들어오고, 그리고 막 뛰는데 전선에 전기가 가는 부분이 있는데, 영화 보는 도중에는 비현실적이라고 생각을 안 했거든요. 관객에게 비현실적인 걸 현실적으로 믿게 하는 힘이 감독의 연출력이라든지 아니면 정재영 배우님의 개인적인 연기력에서 나오는 건지요? 촬영현장에서는 그런 걸 알 수 있을 것 같은데, 관객을 믿게 하는 힘, 그런 연출력이 저는 궁금합니다.

<!--[if !supportEmptyParas]--> <!--[endif]-->

(정재영) 당연히 연출의 힘인 거죠. 연출의 힘인 거고요. 가장 비현실적인 부분은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이나영 씨가 저를 좋아하는 거죠. 그거는 뭐 전봇대보다도 더 비현실적이죠. (관객 웃음) 사실 저도 처음 시나리오 볼 때는 그 부분이 특히 이게 뭐지?’ 그랬는데, 그래서 사실 그 부분을 조금 의심했었어요. 나중에 달려가면서 스파크가 일어나는 부분을 어떻게 구현해낼까 했는데, 나중에 영화를 보니까 그 부분이 어떤 염원을 담았죠. 그게 비현실적이라 말도 안 돼 이런 게 있는 반면에, 저거는 오히려 그냥 약간 판타지한 느낌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것 같아서 괜찮았던 것 같아요. 장진 감독님의 이 영화는 멜로보다는 코미디의 범주에 들어가는 건데, 약간 그런 극단적인 상황에서 주는 재미 같은 것들을 많이 하시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배우들은 오히려 과장되게 하지 않고, 더 진짜처럼 해야 하는 의무가 있는 것 같아요. 이 상황 자체가 극단적이고 과장된 상황이기 때문에 거기다가 뭘 더 첨가하면은 그게 정말 가짜가 될 수 있거든요. 그런 부분을 배우들이 조심해서 해야죠. 됐나요, 답변이?

<!--[if !supportEmptyParas]--> <!--[endif]-->


정재영 GV 2-6

<!--[if !supportEmptyParas]--> <!--[endif]-->

(관객13) 안녕하세요. 저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상영하는 걸 기다리다가 어제 우연히 영화를 보러 와서 정재영 배우님 말씀하시는 걸 듣게 됐거든요. 어제 오고 다행히 오늘도 시간이 나서 이 영화도 보러 왔는데, 관객과 대화 나누시는 모습도 그렇고, 12년 전 영화와 오늘의 정재영 배우님 모습을 보니까 그동안 잘 지내오신 것 같아서 일단 축하와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굉장히 성심성의껏 질문에 대답해주시는 모습도 보기가 좋고요. 아울러서 12년 후쯤에는 더 멋있는 배우가 되어 있지 않으실까 생각이 듭니다. 덕담은 여기까지고요.

<!--[if !supportEmptyParas]--> <!--[endif]-->

(정재영) , 끝이 아닌가요? ‘감사합니다하고 훈훈하게 마무리했었어야 하는데.

<!--[if !supportEmptyParas]--> <!--[endif]-->

(관객13) 너무 궁금한 게 있어서요. 어제 봤던 영화 마지막 신에요. 주인공 와이프가 살았을까요, 죽었을까요? 상상력이 궁금해서요.

<!--[if !supportEmptyParas]--> <!--[endif]-->

(정재영) 그게 나오진 않잖아요. 저는 개인적으로 죽었다고 판단을 했거든요. 왜냐면 나와서 자기의 발을 보잖아요. 그게 없었으면 그냥 미제로 남았을 텐데요. 그 킬러가 자기 발에 피가 닿는 걸 굉장히 싫어하잖아요. 그래서 그런 게 아닌가. 맞나요?

<!--[if !supportEmptyParas]--> <!--[endif]-->

(관객13) 저도 뭐 그렇게 비슷한 생각이 들긴 하더라고요.

<!--[if !supportEmptyParas]--> <!--[endif]-->

(정재영) 통했네요. 저희가.

<!--[if !supportEmptyParas]--> <!--[endif]-->

(관객13) 마지막 질문은요. SF영화 좋아한다고 하셨잖아요. <마션> <인터스텔라> <그래비티> 중에서 순서를 정해 주신다면요.

<!--[if !supportEmptyParas]--> <!--[endif]-->

(정재영) <마션> <인터스텔라>, 그리고 또 뭐죠? , 그런 건 어려운데, 굳이 순위를 정하라면 가성비 대비 1등은 <그래비티>에 주고 싶고요. 2등을 <인터스텔라>에 주고 싶고, 3등은 화성판 <김씨 표류기><마션>에 주고 싶습니다. (관객 웃음) 사실 1, 2등이 너무 다른 영화라 우열을 가리기 힘들지만, 새로운 시도, 새로운 SF의 장을 열었다는 의미에서 <그래비티>1등을 주고 싶네요. 재미는 <인터스텔라>가 더 재밌는 것 같은데, 이거 헷갈리네요.

<!--[if !supportEmptyParas]--> <!--[endif]-->

<!--[if !supportEmptyParas]--> <!--[endif]-->

(옥미나) <아는 여자>로도 상을 받으셨고, 최근에 로카르노에서도 상을 받으셨잖아요. 상을 굉장히 많이 받으셨는데, 어떠세요? 영화 보는 것도 부끄럽고, 내 얼굴을 보는 것도 부끄럽다고 하시는데, 상 받는 것도 여전히 좀 부끄러우세요? 아니면 격려가 되고 든든한 지원이 되고 그럴까요.

<!--[if !supportEmptyParas]--> <!--[endif]-->

(정재영) 사실은 상 받으려고 굳이 연기를 하는 건 아니지만, 모든 사람들한테 격려가 되고 용기가 되는 건 확실한 것 같아요. 주시면 너무 감사하고 더 열심히 하라는 의미라는 생각 때문에 격려가 많이 되죠. 상금도 좀 주시면.(웃음) 여하튼 받을 때보다 못 받을 때가 훨씬 많기 때문에 그런 거보다는 끝까지, 죽을 때까지 연기를.

<!--[if !supportEmptyParas]--> <!--[endif]-->

<!--[if !supportEmptyParas]--> <!--[endif]-->

(관객14) 두 가지 질문 드리겠습니다. 첫 번째는 연기를 치열하게 한다, 또 열심히 한다는 얘기가 적혀 있는데요. 실제로 탑 배우이신데, 모든 분야에서 탑을 차지하시는 분들은 특별하게 그 부분에 대해서 정말 열심히라는 말 자체가 어떤 것을 표현하는지 저희들은 잘 모르지만 그런 부분이 분명히 있더라고요. 그래서 실제로 정재영 배우님이 연기를 할 때 열심히 한다는 게 어떻게 그 작품에 임하는지 구체적으로 알면 그 자세를 배울 것 같아서 제가 여쭤보는 거고요. 두 번째는 지금 너무 편하게 말씀하시고, 그냥 아무렇지도 않게 연기하시는 것처럼 말씀을 하시지만, 아까 첫 번째 질문에도 들어가 있었는데, 그 연기를 하시면서 처음에 연기자가 되었을 때와 지금 세월이 좀 지났을 때 본인의 연기관이랄까요. 내가 배우로서 이렇게 사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다든지 그런 생각들이 조금씩 분명히 있으실 것 같고, 세월에 따라서 변한 부분도 있을 것 같아요. 첫 질문은 연기를 얼마나 어떻게 열심히 하시는지, 두 번째는 연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if !supportEmptyParas]--> <!--[endif]-->

(정재영) 사실 이게 저도 예전에 그런 질문을 저한테도 많이 하고, 선배님들께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옛날엔 잘하고 싶었던 거죠.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습니까? 그러면 선배님들이 열심히 해.” 어떻게 하면 열심히 하는 건가. 사실 이게 정말 너무나 추상적이고 답이 없는 것 같아요. 만약 그거에 대한 답이 있었다면 좀 더 열심히 하고, 좀 더 잘 할 수 있었을 텐데, 사실 그 부분은 저도 아직까지 숙제인 것 같아요. 열심히란 말 자체가 그냥 자기 능력껏 최선을 다 하는 거죠. 어떻게 하면 최선을 다하는 겁니까. 자기가 최선을 다한다고 생각하는 것보다 조금 더 해라. 이렇게 얘기해야 되나. 근데 이게 너무 주관적인 거잖아요. 열심히 하는 것과 최선을 다한다는 게 누구나 각자의 상황, 위치에 따라서 다른 것이기 때문에요. 그 부분을 계속 생각하고 있으면 되는 것 같아요. 나는 지금 열심히 하고 있는가.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 저도 사실 그렇게 못하죠. 그럴 때마다 계속 다짐을 하면서 조금 더 열심히 꾸준히 노력해야겠다. 근데 또 노력이란 게 너무나 주관적이기 때문에 가장 정확한 답은, 지금까지의 정확한 답은 본인한테 물어보는 게 가장 정확하다고 생각을 해요. 다른 사람들한테 물어 보면 각자의 자기 생각대로 얘기하는 것이기 때문에 저는 그냥 저한테 스스로 질문을 아주 가끔 합니다. 노력을 하고 있는 건지, 최선을 다하고 있는 건지, 옛날 보다는 내가 뭔가 매너리즘에 빠져 있는 건지. 다른 사람 얘기도 듣지만 제가 저한테 묻는 게 가장 솔직한 답이 나올 것 같아요. 잘 모르겠지만, 저는 그런 식으로, 혹은 또 열심히 하시는 다른 분들이 이렇게 하고 있다고 하면, 한 번 따라 해봤다가 나와 맞지 않으면 안 하고, 또 이 분 방식은 나와 맞는 것 같다 싶으면 따라 하고요. 이것도 아닌가. 편하게 하는 길은 없나 하는 것도 생각해 보고요. 저는 지금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지금도 계속 이렇게 했다, 저렇게 했다. 작심삼일. 올해는 담배를 끊어야겠다고 하다가 이걸 왜 끊지 하고요. 하여튼 그러면서 뭔가가 만들어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고요. 어쩔 땐 다 운명인 것 같기도 하고, 다 팔자인 것 같기도 하고, 점을 보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고, 종교적으로 해소해볼까 생각하기도 하고요. 계속 변하는 것 같아요. 진행형이죠. 모르고 그냥 끝날 것 같아요. 연기관도 마찬가지입니다. 연기를 잘 하고 싶고, 그 잘한다는 의미는 그 작품, 캐릭터를 관객 분들이 보셨을 때, ‘저 사람은 저 인물 같구나, 직업에 따라서 저 영화에서 말하는 딱 저 사람 같구나.’ 하는 느낌을 주는 게 어떻게 보면 저도 마찬가지고 많은 연기자들의 목표인데요. 그렇게 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되느냐? 노력해야 하고, 최선을 다해야 하고, 열심히 해야 되고, 그 상황에 맞게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안 될 때가 더 많죠. 근데 사실 또 이게 다 잘되면 재미없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노력을 안 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또 재미도 없고요. 그래서 연기가 재밌는 것 같아요. 역시 이런 질문엔 대답이 안 되네요. 죄송합니다. (웃음)

<!--[if !supportEmptyParas]--> <!--[endif]-->

(옥미나) 여러분들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세요? 정재영 씨는 딱 그 배역에서 넘치지 않고 그러면서도 말하지 않는 뭔가가 더 있는 것 같은 여운을 남겨줘서 늘, 정말.

<!--[if !supportEmptyParas]--> <!--[endif]-->

(정재영) 안 들은 걸로 하겠습니다.(웃음)


<!--[if !supportEmptyParas]--> 정재영 GV 2-7

<!--[if !supportEmptyParas]--> <!--[endif]-->

(관객15) 잘 봤습니다. 어제 선생님 인터뷰하는 거 잠깐 들었거든요. 오늘 <아는 여자>란 작품에서 본인이 생각할 때 연기가 좀 과하거나 다시 보니까 후회가 되는 부분이 있을 거란 생각이 들거든요. 그게 제 질문입니다.

<!--[if !supportEmptyParas]--> <!--[endif]-->

(정재영) 그런 부분이 있을 수 있죠. 오늘 봤으면 그런 부분이 눈에 띄었을 텐데 못 봐서요. 그때 기억을 떠올려보면 조금 더 웃기려고 했던 부분들. 이렇게 하면 좀 더 웃기지 않을까. 그런 부분들이 아마 몇 군데 있을 거예요. 다른 분들은 그런 게 재밌다, 웃기다고 하시는 부분도 있는데, 제가 봤을 때는 좀 덜 했어야 오히려 안 웃겨도 그냥 넘어가는데, 웃기려는 의도가 보이는 부분들, 항상 연기를 할 때 그런 부분들이, 물론 이제 저희들은 감독님 핑계를 대고, 감독님이 OK 했으니까 하면서 미루긴 하지만요. 좀 더 많은 거를 보여줘야 하는 게 배우들의 의무거든요. 그런 부분들을 디테일하게 생각 못 했던 부분들이찍을 때도 그렇고 찍고 나서 항상 나중에 영화를 볼 때 아쉬운 부분들이랄까. 오늘도 그 초반에 막 던지고 이런 부분들이 그때는 재밌었다고 느꼈는데, 어떻게 보면 그런 게 넘치는 부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어쨌든 감독님이 OK한 거니까 하고 핑계를 대는 거죠.

<!--[if !supportEmptyParas]--> <!--[endif]-->

<!--[if !supportEmptyParas]--> <!--[endif]-->

(관객16) 죽을 때까지 연기를 하고 싶다고 하셨는데, TV 예능이나 드라마에 잘 출연하시지 않는 것도 이미지 소비를 안 하면서 오래 가고 싶은 마음도 있으신가 하는 그런 생각도 들고요. 그리고 사적인 걸 잘 모르다보니까 물욕이, 어떤 걸 갖고 싶어 할까 그런 생각도 들고, 일상생활에서 아내 분께 어떤 걸 또 힘들게 할까 그런 생각도 들고요. 영화 속의 이미지만 보니까 일상의 이미지가 비슷할 거라 생각은 하지만, 그런 것들도 궁금합니다.

<!--[if !supportEmptyParas]--> <!--[endif]-->

(정재영) 물욕이요? 많죠. 극장도 하나 사고 싶고요. 다른 분들은 모르겠는데 저는 비슷합니다. 다른 제 나이 또래 아저씨들하고 비슷해요. 좀 다른 건 직업이 다른 분들보다 좀 자유롭다는 거고요. 남들이 속 썩이는 걸 다 하고요. 남들이 혼나는 거 똑같이 다 혼나고, 술 먹고 늦게 들어오면 늦게 들어온다고 혼나고, 청소 좀 해라고 했는데 안 해서 혼나고요. 더러워서 혼나고, 심지어는 화장실도 앉아서 사용하라는 얘기도 듣고요. 남의 뒷담화는 그만 하겠습니다. (웃음) 남이 혼나는 건 다 똑같고요. 약간 저 부분도 제 자신한테도 안타깝기도 해요. 나는 왜 특별한 게 없지? 취미도 마땅히 없고요. 특기도 없고요. 가져보려고도 많이 생각했는데, 잘 안 되더라고요. 저는 좀 게으른 편이라서요. 약속을 정해놓고 멤버들이 모이잖아요. 그런 걸 잘 못 지켜요. 원인이 뭔가 생각해봤는데, 결론은 게으르다는 거고요. 또 뭐 질문 하셨죠? 다 대답을 해드렸나요? 다행이네요.

<!--[if !supportEmptyParas]--> <!--[endif]-->

<!--[if !supportEmptyParas]--> <!--[endif]-->

(옥미나) 아까 죽을 때까지, 죽기 직전까지 연기를 하고 싶다고 하셨는데, 사실 직업을 평생 하지 못하는 분들이 훨씬 많고, 중간에 내가 이걸 왜 했을까, 딴 걸 할 걸 이런 생각을 하는 경우도 많은데요. 배우는 특히 이걸 왜 했을까 하는 생각을 할 기회가 많았을 거라 생각이 되는데, 언제쯤 내가 이걸 정말 잘했다, 이걸 정말 평생 해야겠다는 확신을 하셨어요?

<!--[if !supportEmptyParas]--> <!--[endif]-->

(정재영) 처음부터였던 것 같아요. 왜 했을까 하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그런 질문은 많이 받았어요. 왜 하니 그거를, 그거 돈도 안 되는데 뭐 먹고 살려고? 진짜 너무 그런 얘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어렸을 때.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연극, 연출, 연기를 하시는 분들은요. 누가 봐도 경제적인 거랑은 거리가 멀다고 생각을 하시니까요. 그래서 저 같은 경우에도 명절을 되게 안 좋아했어요. 친척들 만나면 넌 뭐하니 요즘, TV는 언제 나오는 거니, 왕은 어제하니? 왕을 해야 성공하는 거구나. 어르신들은 왕을 되게 좋아하시더라고요. 내가 죽기 전에 너 왕 한 번은 하는 거니, 이래서 뭐라고 말씀 드릴 수도 없었던 기억이 많이 나는데, 좋아하는 걸 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되게 좋아했고, 다행히 지금까지도 좋아하고 있는 것 같아요. 왜 했을까 하는 생각은 그냥 막연히 좋아했던 것 같아요. 다행이죠?

<!--[if !supportEmptyParas]--> <!--[endif]-->

(옥미나) 그런 갈등 없이 꾸준히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심지어 그 일을 좋아하는데 게다가 잘하신다고 생각하면 아까의 덕담처럼 저희가 아주 오래오래 볼 수 있는 배우가 되실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일단 기쁩니다.

<!--[if !supportEmptyParas]--> <!--[endif]-->

(정재영) 많이 써주셔야지 제가 계속 오래 하죠. 안 써주시면 못하죠. 혼자 할 수도 없고.

<!--[if !supportEmptyParas]--> <!--[endif]-->

(옥미나) 아마 써주실 거예요. 그러면 질문 하나 정도만 더 받을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마지막으로 질문 받아 볼까요.

<!--[if !supportEmptyParas]--> <!--[endif]-->

<!--[if !supportEmptyParas]--> <!--[endif]-->

(관객17) 배우님이 모든 작품에서 최선을 다하시는 것 같은데요. 하지만 흥행은 또 결과가 다르잖아요. 그래서 흥행에 영향을 많이 받으시는지 궁금하고요. 또 생각보다 흥행이 안 돼서 좀 아쉬웠던 작품이나 생각보다 흥행이 잘 됐던 작품이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if !supportEmptyParas]--> <!--[endif]-->

(정재영) 흥행이 많이 뭔가에 영향을 미치죠. 흥행이라는 것을 무시할 수 없거든요. 흥행이 안 되면 제작하시는 제작자 분들, 투자하신 분들, 그 밑에 많은 관계자 분들이 되게 실망하게 되고 어려움을 겪게 되고요. 저 역시도 저 때문에 뭔가 안 된 것 같기도 하고, 또 주/조연을 하게 되면 책임감이 더 느껴지기도 하고요. 요즘 좀 안 돼가지고 상황이 좋지가 않습니다.(웃음) 그런 것들이 많이 영향을 미쳐요. 생각보다 안 된 거는 손익분기점을 못 넘은 건 다 예상보다 잘 안 됐다고 생각하는 거죠. 생각은 다 넘을 거라고 생각을 하죠. 애초부터 이건 알 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죠. 좋은 작품으로 만들면 잘 될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시작하니까요. 생각보다 잘 됐다는 건 만드신 분에게 되게 송구스러운 거죠. ‘그럼 넌 이것보다 안 될 거라 생각했니?’ 하는 지탄을 받을 수 있을 것 같고요. 잘 된 건 그냥 다 생각만큼 잘 된 것 같아요. 아니, 그것도 다 생각보다 안 됐네요. 더 잘될 수 있었는데, 안타깝습니다. 다 안 됐네요, 생각보다.

<!--[if !supportEmptyParas]--> <!--[endif]-->

(옥미나) 보시다시피 굉장히 소탈하시면서도 정확하게 말로 설명은 안 하시지만, 굉장히 확고한 연기관을 가지고 있는 분이라 보면 볼수록 볼매인 것 같아요.

<!--[if !supportEmptyParas]--> <!--[endif]-->

(정재영) 아니, 연기관이 없어요.

<!--[if !supportEmptyParas]--> <!--[endif]-->

(옥미나) 없으실까요? 일단 오늘 자리해주셔서 감사하고요. 마지막으로 한 마디 인사할까요?

<!--[if !supportEmptyParas]--> <!--[endif]-->

(정재영) 이렇게 철 지난 오래된 영화를 보러와 주셔서 너무 송구스럽고, 감사하고 그렇습니다. 오늘 날씨가 굉장히 더운데요. 가시다가 광안리나 해운대 들르셔서 시원하게 수영 한 번 하시고요. (관객 웃음) 죄송합니다. (웃음)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