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전당

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사이트정보
home  > 영화  > 부대행사

부대행사

'제5회 아랍영화제'<나와라의 선물> QA: 타그리드 아부엘하산 프로듀서 2016-05-28(토)  - 소극장


나와라의 선물 01


5/28 <나와라의 선물> 


* 게스트 : 타그리드 아부엘하산 프로듀서

* 모더레이터 : 옥미나 영화평론가


안녕하세요, 저는 영화평론가 옥미나입니다. 지금 프로듀서와 함께 자리했는데요, 원래 오시려고 했던 감독님께서 교통사고가 나서 못 오셨습니다. 대신에 저희에게 인사 영상을 보내주셨거든요 그 영상을 먼저 보고 나서 이야기를 시작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나와라의 선물 02


(할라 칼릴) 안녕하세요, 저는 할라 칼릴 감독입니다. <나와라의 선물>을 연출한 감독이구요, 여러분을 직접 만나 뵙고 싶었으나 그러지 못해서 아쉽습니다. 몇 개월 전에 한국에 방문할 기회가 있었고요, 저는 한국이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사람들도 친절하고 유머도 있고, 음식이 맛있었는데 특히 김치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나와라의 선물>을 상영작으로 선정해준 영화제에 감사드리고, 이 작품은 저의 세 번째 영화입니다. 2011년 이집트혁명에 관한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시작된 영화이고, 혁명과정에 참여하면서 겪게 된 꿈의 변화를 다뤘습니다. 특히 저는 이 영화를 통해서 성인의 시선에서 이집트 혁명을 바라보려고 했는데요, 나와라는 빵, 자유, 인간으로서의 존엄, 사회적 정의를 꿈꾸는 사람 중에 한명입니다. 그러나 사실 이 순간까지도 우리는 우리가 꿈꿨던 혁명의 어떤것도 달성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희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늘 참석해 주셔서 감사하고 저를 대신해 영화에 대해 이야기 해 줄 내 친구 타그리드 아부엘하산 프로듀서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영화 재밌게 보셨기를 바랍니다.




(타그리드 아부엘하산) 안녕하세요, 오늘 영화를 보러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이집트 감독이구요, 이집트에서 제작도하고 있습니다. <나와라의 선물>에서는 컨설턴트 제작과정에 참여했고요, 투자를 찾아다니며 같이 애썼습니다. 아부다비 펀드에서 돈을 좀 받았고요, 도하에 있는 영화 인스티듀드의 도움도 받았습니다. 하지만 애초에 스텝들은 공짜로 일을 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하고 일을 시작했었는데요, 하지만 제작사가 나중에 등장하면서 영화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보신 것처럼 감독님께서 오시고 싶었는데 대신에 인사 말씀을 전합니다.




(옥미나) 그저께 개봉한 <엑스맨: 아포칼립스>라는 영화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슈퍼 히어로물이지만 배경은 이집트입니다. 그리고 이집트 카이로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다루는데요, 우리는 영화에서 이집트를 많이 봐왔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거의 99%는 할리우드에서 이집트를 배경으로 만든 영화였던 것 같습니다. 반면에 이집트 사람들이 진짜로 만든 이집트 영화를 볼 기회는 한국에서는 거의 없다시피 한데요, 오늘 같은 경우도 워낙 이집트 영화인을 모실 수 있는 기회가 드문지라 이집트 영화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봤으면 좋겠습니다. 일단 감독이 아닌 프로듀서를 모시고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드물긴 합니다만, 전반적인 과정에 참여하셨고, 타그리드 아부엘하산 프로듀서의 경우 필릅업계나 이집트 TV 업계에서 15년 이상 종사하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카이로에 있는 아메리칸 대학을 졸업하셨고, 영국에서는 시나리오 작법을 배우셨으며, 미국에서도 공부를 많이 하시고 현재 이집트에서 여러 가지 활동을 하시고 계셔서 저희가 궁금한 이집트 영화에 관한 질문들을 뭐든지 대답을 잘 해주실 것이라 생각됩니다.

 

전체적으로 이집트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여쭤보고, 그러고 나서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 이집트 혁명에 관한 이야기나 제작비, 검열에 관련된 이야기, 또는 영화의 내용이나 인물에 관한 질문들을 하실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혹시 영화가 여자감독이 만든 영화이기 때문에 페미니즘이나 젠더 같은 이슈에 대해 질문을 하시고 싶다면 일단 영화먼저 이야기하고 나중에 시간이 있으면 추가적으로 문의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일단, 처음에 소개를 드리면 할라 칼릴이라는 감독님은 감독 겸 시나리오 작가이고 제작자이고, 카이로 영화학교 출신입니다. <베스트 오브 타임즈>(2004)<컷 앤 페이스트>(2006) 같은 작품들을 만들어서 해외에서 수상도 많이 하셨구요, 이번 작품이 세 번째 작품입니다. 상업영화와 독립영화를 넘나드는 활동을 하고 있는 분으로, <나와라의 선물>의 주연 배우 멘너 샬라비는 1982년생 이집트 여배우입니다. <애프터 더 배틀>(2012)이나 <나와라의 선물>(2015)을 비롯해 20여 편 이상의 영화에 출연을 했고, 이 작품으로 두바이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집트에 관련된 자료는 인터넷에 너무 없어요. 그래서 오늘 이야기를 들으시고 조금이라도 궁금한 게 있으시면 질문주시면 답변을 들으실 수 있을 겁니다.

 

아랍 영화 자체가 한국에서 보기 드문 경우인데요, 아랍 영화는 역사가 오래되었습니다. 1910년대,20년대부터 영화를 만들었는데, 아랍영화계에서도 절대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이집트 영화입니다. 이집트 영화가 아랍영화계의 거의 3분의 1,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카이로는 아랍영화계의 할리우드라고 불릴 정도인데요, 없는 자료를 겨우 찾아봤더니 나온 것 중에서 1959년에 모로코에서 개봉한 작품이 2,260편이면, 그중에 미국 작품이 1,000편정도, 프랑스 작품이 500, 이집트 작품이400, 인도가 100여 편 정도로 아랍에서 영화를 만드는 국가는 이집트 밖에 없다고 생각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그럼 얼마나 많은 작품들이 만들어지고 어떤 작품의 영화가 인기가 있는지 여쭤보겠습니다.

 

(타그리드 아부엘하산) 194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는 한해에 100여 작품 이상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이집트가 1950년대 전, 후반을 걸치면서 이집트 영화계의 황금기가 도래했었는데, 현재는 30여 편 수준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숫자가 줄어들게 된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인 이유입니다. 그리고 영화 정책에 관한 이유도 있는데 무엇보다 영화가 극장에서 상영되기 이전에 카피본이 거리에서 팔리고, 인터넷상에서 다운로드를 하는 바람에, 이집트 돈으로10만 달러에서 80만 달러를 들여 영화를 제작하는데 제작비를 환수하지 못해 파산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을 합니다. 그래서 제작이30여 편 정도로 줄어들게 되었습니다.

 

(옥미나) 이집트에서는 어떤 장르의 영화가 인기가 있나요?

 

(타그리드 아부엘하산) 대부분의 장르는 코미디, 미국영화를 흉내낸 액션영화들인데요, 지금 보신 <나와라의 선물> 같은 독립영화들도 있습니다. 2011년 이후 독립영화를 상영할 수 있는 공간이 확대 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극장에서는 여전히 흥행이 가장 중요한 요소이고 젊은 세대의 관객들은 이런 영화를 좋아하기 때문에, 뭔가 철학적인 것들 현실에서 마주하고 있던 문제들이나 갈등 등에서 벗어나서 영화를 즐길 수 있는 것들을 사람들은 추구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영화를 만든 할라 칼릴 감독님과 함께 회사를 창립을 했고, 독립영화를 지원하는 사업을 하고 싶습니다. 이것은 미국영화가 이집트 영화시장을 차지하는 것에 대한 정황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장르로는 코미디가 제일 인기가 높습니다. 미국 흉내를 낸 액션 영화들 보다 코미디를 보고나면 입소문이 훨씬 더 많이 퍼집니다. 친구들에게 추천을 하기도 하고 한번보고 재미있다고 생각되면 반복관람을 하는 경향도 있기 때문에 흥행에서 좋은 결과를 얻습니다. 로맨틱 보다도 오히려 코미디 영화가 더 인기가 많습니다.




(옥미나) 오늘 보신 <나와라의 선물>외에 어떤 영화던 이집트 영화를 보신적이 있는 관객분이 계신가요?

어디서 어떻게 보셨나요?

 

(관객1) 이집트 영화를 몇 편 봤습니다. 오늘 <나와라의 선물>을 제작한 할라 칼릴 감독의 전작을 봤었습니다. 그 중에서 굉장히 좋았던 작품이 <베스트 오브 타임즈>(2004)였고, 오늘 <나와라의 선물>에서 주연을 맡은 멘너 샬라비가 이 영화에도 출연을 했었는데, 굉장히 젊었었습니다. 그래서 못 알아봤고, 오늘 영화에서 가드너로 등장했던 그 분도 다른 작품에서 많이 본 분이었습니다. 그래서 되게 반가웠습니다. 제가 한 질문은 인상 깊게 본 영화가 하나 있는데 <하산&마크> 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하산은 이슬람 성직자 이름이고 마크는 이집트의 기독교 성직자입니다. 두 종교의 갈등을 없애기 위해 만든 영화이기는 하지만 이집트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무슬림이니까 혹시 <하산&마크>를 보면서 관람객들은 어떻게 생각을 했는지가 저의 질문이었습니다.

 

(옥미나) 제가 나중에 여쭤보려고 했던 질문과 비슷한데요, 타그리드 아부엘하산 프로듀서가 가지고 있던 첫 번째 프로젝트가 있었는데 방금 말씀하신 부분과 흡사한 내용으로 검열에 걸려 엎어졌던 적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여쭤보면 답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타그리드 아부엘하산) 조금 전 거론해 주신 <베스트 오브 타임즈>의 조감독을 맡았었는데, 거론해 주셔서 기쁩니다. 그리고 말씀주신 다른 감독의 작품은 확실히 흔한 작품, 흔한 기획은 아니었습니다. 그 작품이 코미디 이긴 하지만 다른 종교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 이구요, 크리스찬이 주인공으로 등장을 하는데 사실 이집트에서 무슬림과 크리스찬은 친하게 지냅니다. 같은 학교에서도 잘 어울리기도 하구요.. 어쨌든 영화에서 감독에게 검열은 강하게 작용하는 점은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 말씀 주신 영화는 영화로서는 성공하였지만 그 감독이 만든 다른 작품 만큼은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사람들에게 조금 예민한 문제였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종교가 다른 두 친구가 등장하지만 서로 자리를 바꾸는 설정 때문인데요, 이 감독님은 굉장히 용기 있게 다른 감독들이 할 수 없는 작품들을 계속 만들어 내고 계십니다.

 


(옥미나) 프로듀서께서 만드셨던 프로젝트에 관련된 질문으로 영화가 무슬림 여자와 크리스찬 남자가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였다고 들었습니다.

 

(타그리드 아부엘하산) 작년에 제가 선댄스영화제에 냈던 프로젝트로, 저는 무슬림입니다. 내용은 무슬림여자와 크리스찬 남자가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인데요. 지금 검열을 통과하지 못해서 제작을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종교문제이기 때문인데요, 무슬림 여자와 크리스찬 남자가 연애를 하기도 어렵고, 물론 결혼은 더더욱 어렵습니다. 양쪽 모두가 반대하기 때문인데요, 어쨌든 지금은 프로젝트가 중단된 상태입니다.

 

(옥미나) 프로젝트가 최종적으로 안 되면 다른 이야기를 만드실 건지, 살려서 끝까지 가보실 건지 궁금합니다.

 

(타그리드 아부엘하산) 이번 프로젝트의 경우는,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제작을 하려면 정부 당국의 허가가 있어야 하는데요. 허가가 없으면 거리에서 촬영조차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정치 상황이 바뀌고 유연해 진다면 가능성이 있겠지만 당장은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래서 지금 장편 시나리오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시나리오를 쓰긴 하겠지만 제작비를 구하려면, 펀드 또는 제작 지원비 제도도 활용해야 할 것 같고요, 제가 만드는 이야기는 가족을 배경으로 하는 테러리즘 이야기가 될 것 같습니다.



나와라의 선물 03



(옥미나) 이집트 영화나 검열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요, 이 부분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으신 분이 계신가요?

 

(관객2) 오늘 이집트 영화를 처음 봤는데, 생각보다 세련되서 놀랐습니다. 한국에서는 미국영화를 많이 보고 그나마 인도영화는 많이 알려진 편인데요 아랍영화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고 이집트가 중심이라는 부분이 신기했습니다. 개인적으로 궁금한 것은 영화에 있어서 제작만큼 배급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한국은 큰 영화관이 있고 거기서 배급도 같이 진행하니 사람들이 접하는 영화가 아무래도 널리 배급되고 있는 영화들이 많습니다. 이집트 내에서는 배급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궁금하고, 인도는 미국영화에 대해 1년에 몇 편 정도만 제약을 하는 것으로 들었습니다. 이집트에도 해외영화에 대한 제도가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타그리드 아부엘하산) 해외영화에 대한 이집트의 제도에 대해 말씀 드리면 스크린 쿼터가 그랬던 것처럼 인도가 미국영화를 몇 편 이상 상영할 수 없는 제한이 있잖아요. 중국영화시장의 경우도 그러합니다. 그런 식으로 이집트에도 자국영화를 보호 할 수 있는 쿼터 시스템이 있는가. 그러한 제도는 없습니다.

1970년대까지는 이집트의 영화들은 이집트 관객들을 대상으로 놓고 진행을 했었습니다. 그리고 컨스트럭션 영화, B급영화 같은 것들이 있는데, 당시에 만들었던 영화들은 극장개봉용 영화라기보다는 아랍 전체에 비디오로 배급하는 것으로 제작되었습니다. 극장개봉을 하지 않고 바로 비디오시장으로 진출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1990년대에 이르면 실험영화들이 인기를 끌기 시작하는데요, 프랑스 영화에서 영감을 얻은 실험영화들이 극장에 걸리면서, 극장관객수가 뚝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2000년대에 들어서 코미디 영화가 크게 인기를 끌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사람들이 영화관을 다시 찾아오게 되었는데요. 10년 정도 지나면서 배급에 대한 인식들이 달라지기 시작했다고 생각이 됩니다. 뉴욕에 거점을 둔 국제적인 배급망을 가진 회사들도 생겨나서 이런 회사들이 미국이나 유럽 영화제를 통해 이집트 영화를 유통하고 있는데요, 기존에는 그런 작업들이 어려웠던 가장 큰 이유가 형식적, 기술적인 문제들 예를 들면, 이집트 영화가 보여주는 사운드나 촬영이 경쟁력이 없는 편이었기 때문에 국제영화제에서 선정되거나 상영되기 어려웠습니다. 지금은 그런 기술적인 핸디캡들을 많이 극복하고 국제적인 배급망을 통해 극장뿐만 아니라 케이블 TV에도 진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옥미나) 극장은 어떠한가요? 한국처럼 멀티플렉스가 많이 있는지요?

 

(타그리드 아부엘하산) 극장의 정확한 숫자는 제가 잘 모르겠습니다. 카이로에서 가장 큰 5대 쇼핑몰이라 불리는 곳에는 지금 같은 극장이 있습니다. 멀티플렉스처럼 8개관 이상을 가진 극장들이 있고, 전국적으로 이러한 멀티플렉스가 100개이상은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고, 카이로에 60개정도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배급에 관한 이야기를 잠깐 다시 하면, 이집트의 프로듀서들이 이집트 영화를 더 이상 제작하지 않게 되고 촬영기사나 스텝들이 많이 영화계를 떠났습니다. 혁명이후부터 제작사가 이집트 영화관을 소유하기 시작했는데, 문제는 극장을 소유하고 이집트 영화를 만들지 않는 대신에 극장 수입을 위해 미국상업영화들을 상영하고 있다는 것이죠. 그것이 오히려 악순환에 이르며 더 많은 사람들이 영화계를 이탈하게 만듭니다. 그래서 애국심이 가득한 프로듀서들이 이집트 영화를 만들어야 한다며 뭉치고 있고, 그런 의미에서 <나와라의 선물>을 제작할 때도 스텝들이 돈을 받지 않고도 이집트 영화를 만든다면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보였던 것입니다. 말씀드린바와 같이, 극장에서는 미국영화나 다른 영화에 대한 편수 제한 같은 제도가 없습니다. 편수 제한 없이 외국영화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훨씬 적은 제작비로 영화를 만드는데 성공하던지, 아니면 제작사를 설득하여 더 많은 투자를 받고 이집트 영화를 밀어달라고 하던지 그런 방법이 있지 않을 까 생각됩니다.

 


 

(옥미나) 이집트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영화에서도 이집트혁명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오는데요, 2011125일부터 211일까지 무바라크 대통령이 30년 동안 이집트 정권을 쥐고 있었던 것들에 대한 민주화 운동이 일어나는데요, 무바라크 퇴진을 요구하고 이때 이 상황이 무바라크가 막상 퇴진한 다음에 거의 무정부 상태에 이르면서 대사들을 통해 대통령이 선출되지만 곧바로 탄핵이 됩니다. 그러고 나서 다시 대통령이 들어와서 지금까지 정권을 유지하고 있는데요, 뉴스에서 국민들에게 너희 재산과 목숨은 스스로 지켜라!라고 이야기하고 경찰들을 거리에서 볼 수 없는 정말 아수라장, 혼돈상태였다고 합니다. 사실 혁명 같은 것들은 역사에 기록될 때, 승리의 순간으로 기억되기 마련이고, 혁명에만 집중할 뿐 혁명 이후 빚어지는 혼돈과 성인의 삶에 대해서는 보지 못하고 그런 미시사는 넘어가기 마련입니다. 그런 미시사를 다뤘다는 점에서 영화가 의미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뿐만 아니라혁명이 영화계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 것 같습니다.

 

(타그리드 아부엘하산) 지난 세대 같은 경우에는 무바라크 정권에 대해 거의 항복을 했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요, 이분들이 투쟁할 수 없었던 이유는 1960년대에 활동했던 활동가, 혁명가 등 운동을 했던 사람들은 고문을 당하거나 감옥에 끌려가고 찾을 수도 없게 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기 때문에 감히 항거할 수 없다. 싸울 수도 없다고 부모님 세대들은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변화하게 된 것은 새로운 세대들, 소위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아랍의 봄이 시작되는데요, 새로운 세대들이 이집트의 구세대를 비난합니다. 무바라크라는 정권이 이렇게 버틸 수 있었던 것은 결국 구세대가 묵인하고 버텨줬기 때문이 아니냐는 것입니다. 튀니지에서 일단 이 아랍의 봄이 촉발이 되죠. 경찰이 시위대의 뺨을 때리고, 그가 불을 붙이면서 시작이 됩니다. 튀니지의 민주화운동을 보면서 굉장히 강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사람들이 거리에 나와서 모두 힘을 합치면 대통령을 축출할 수 있다는 것을 보면서 우리도 그렇게 해보자 라고 생각을 했는데요. 이집트의 가장 큰 문제 중의 하나가 빈부격차였습니다. 여러분이 지금 영화에서 본 것처럼 상류층은 호화로운 맨션에서 부를 축적하며 쾌락을 즐기는 삶을 사는 반면에, 가난한 사람들은 삶에 정말 허덕이는데요, 두 번째로 말씀드릴 것은 우리의 민주화 운동의 주제가 되었던 것으로 영화에 나왔던 것처럼 빵, 자유 그리고 사회적 정의 실천이었습니다. 빵부터 설명을 하자면, 영화에서 보신 것처럼 상류층에게는 모든 것들이 다 있습니다. 빈곤층에서는 빵을 구할 수 없어서, 빵을 대체할 수 있는 식품을 얻어야 할 지경이었고요. 그것조차도 배급이 이루어져야 했는데, 배급조차도 서로 먼저 받기위해 사람이 죽기도 했습니다. 빵이라는 것은 인간이 살아남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조건에 해당됩니다. 이집트 혁명을 주도한 것은 신세대들이었습니다. 신세대들이 페이스북을 둘러싸고 서로를 초대하면서, 튀니지 혁명처럼 우리도 한번 해보자라고 이야기 한 것인데요, 이집트에서 상류층은 천하무적입니다. 아무도 건들일 수 없습니다. 하지만 빈곤층은 사람이 아니죠. 사람대접을 받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이집트 혁명에서 정권이 폭락했을 때에도, 중산층과 정직한 상류층들은 이러한 변화를 받아들여줬습니다. 혁명이 시작된 지 18일째 광장이 사람들로 넘쳐나며 결국 무바라크는 떠나게 됩니다. 영화에서 보신 것처럼, 영화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정말 모든 사람들이 문자 그대로 거리에 나와 춤추고, 노래하고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그때 우리가 가지고 있었던 자신감은 거인도 무찌를 수 있을 정도였는데요, 하지만 솔직하게 지금 대답하라고 하신다면 혁명이후는 아주 큰 실망을 했습니다. 진짜로 처벌을 받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체포가 되긴 했지만 조금 있다가 모두 다 석방이 되었죠. 맨 처음 혁명을 위해 광장에 나섰던 사람들에게 정권에서 총을 발사하는데요, 하마타로로라는 운동가가 왼쪽 눈에 총을 맞고 실명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광장에 나가죠. 그러고 그 사람은 오른쪽 눈에도 총을 맞습니다. 이후 TV에 출연하여, 양쪽 눈을 잃었지만 시도해보지 않았느냐 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혁명은 성공했지만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고 그 사람은 지금 감옥에 있습니다.

혁명의 캐치프레이즈였던 빵, 사회, 정의는 아직 아무것도 실현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더 혼란스러워졌다고 할 수 있는데요. 감히 말하면 혁명은 성공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주변의 많은 아랍 국가들은 더 움츠려들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미를 찾는다면 침묵으로부터 버텼던 몇 십 년을 지나 우리 모두가 입을 열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하는 지점이라고 생각됩니다.

 

(옥미나) 그래도 변화가 가져온 긍정적인 부분을 말하신다면..

 

(타그리드 아부엘하산) 지금 보신 것처럼 독립영화들이 좀 더 제도권극장에서 상영될 수 있게 된 것은 변화라면 변화 일 수 있고, 어떤 영화인들은 흥행이 아니라 우리 사람들의 문제, 사람들의 고민에 대한 것을 영화로 만들어야겠다는 자학을 품게 되었다는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나와라의 선물 05


(관객3) 이집트 사회와 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들으니 이 영화를 만드신 분이 더 존경스럽다는 생각을 했고, 영화를 보길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에 대해 궁금한 것 몇 가지를 질문 드리겠습니다. 개를 어떻게 훈련을 시켰고, 개를 영화 마지막에 보면 동물에 관한 해는 없습니다! 라는 자막이 뜨는데 안 올라와서 궁금했습니다. 또 병원 안에 상황들은 어떻게 찍을 수 있었는지도 궁금하고요. 마지막으로 부자동네를 로케이션으로 선정할 수 있었는지도 궁금합니다. 이 영화가 국내에서 상영을 했겠죠, 하고나서 어떤 반응이었는지도 궁금합니다.

 

(옥미나) 이집트에서는 올해 3월에 개봉했다고 들었던 것 같습니다.

 

(타그리드 아부엘하산) 이집트어여서 한국어 자막을 안 넣었던 것 같은데요, 개에게는 아무 일 없었다는 자막은 원래 박혀있습니다. 그리고 개는 경찰견을 썼습니다. 경찰견 훈련소가 최고훈련소 인데, 그게 아니면 사설 훈련소의 개는 너무 비싸서 빌리는 것이 불가능 했습니다. 경찰견 같은 경우는 훈련은 잘되어있는 반면 공짜이기 때문에 저희는 경찰견을 썼습니다. 그리고 할라 칼릴 감독님도 촬영장에서 이 개는 아주 착하다며 겁내지 말라고 했고, 사람들도 개 때문에 해코지 당한 것도 없었습니다. 감독님은 개를 아주 잘 데리고 다녔고, 무엇보다 안전했습니다.

병원은 진짜 병원이었습니다. 정부에서 관할하는 병원은 공짜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보험에 들어가 있지 않고 이집트는 상류층은 10%로 나머지 사람들은 모두 가난합니다. 이 가난한 사람들은 정부에서 관리하는 병원에 가서 보험도 없이 언제 치료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기다려야하는 것인데요. 그래서 병원에서 촬영자체는 어렵지 않았고, 허가를 받고 렌탈비만 지급하면 공간을 비워주고 바로 촬영할 수 있었습니다.

부유층의 경우 빈부격차가 나날이 커지고 있어서 큰 문제인데요, 돈이 많은 부유층들이 모여 부촌을 구성하는 것이 유행입니다. 거대한 저택과 수영장을 만들고 공동으로 사용하는 공원도 만들어서 경비와 하녀를 씁니다. 그러다 보니 부촌의 담당자 허가만 있으면 촬영에는 어려움이 없었고 조건은 무조건 멋지게 찍어라는 것 하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멋지고 호화롭게만 보이면 내용은 상관없습니다.

이 영화는 두바이국제영화제에서 제일 처음 상영되었는데요, 그때 반응은 굉장히 열광적이었습니다. 제도권에서 봤던 기존의 영화와 다르기 때문에 열광한 것도 있었고, 여우주연상 수상으로 분위기가 더 좋았던 것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이집트에서 상영때는 굉장히 놀라웠는데요, 관객들이 정말 많이 울고 진정을 하지 못해 극장 밖으로 나가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관객이 많이 울었던 것은 관객 대부분이 혁명의 당사자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모두 실패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모두 나와라처럼 순진했기 때문에 실패했다는 것을 알고 그래서 울었습니다.


(타그리드 아부엘하산) 오늘 영화 봐주시고 이집트영화와 이집트 혁명에 대해 같이 이야기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여러분들은 뉴스를 통해 이집트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고 계시고 굉장히 먼 나라이기는 하지만 우리는 고통을 나눌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뉴스는 진실을 전달하지 않습니다. 정부가 미디어를 장악하고있기 때문이고, 각각의 정부마다 의도를 품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영화를 만듭니다. 이집트에도 한국영화들이 좀 더 많이 소개되었으면 좋겠고, 서로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것이라 생각됩니다감사합니다.